주문
제1심판결 중 아래의 지급을 명한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9,107,865원 및 이에 대하여 2020. 3. 18.부터 2022. 11. 17.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소송 총비용 중 4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의 금전 지급을 명한 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이 법원의 심판범위
제1심법원은 원고의 청구 중 퇴직금 부분을 배척하고 임금 부분만을 인용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만이 불복하여 항소하였으므로, 이 법원의 심판대상은 퇴직금 청구에 한정된다.
기초사실
원고는 자동차부품제조를 하는 피고에게 고용되어 2014. 2. 17.부터 2020. 3. 3.까지 근무하였다.
원고는 위 근로기간 동안 임금액을 인상하면서 아래와 같은 조건의 근로계약서를 새로 작성하였는데, 그와 함께 퇴직금을 매월 분할하여 지급받겠다는 취지의 ‘퇴직금 정산 신청서’와 그에 따라 퇴직금을 지급받았다는 취지의 ‘퇴직금 정산 및 지급 확인서’를 작성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2호증, 을 제1 내지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의 주장
원고와 피고 사이의 퇴직금 중간정산에 대한 합의(이하 ‘이 사건 퇴직금 중간정산 합의’라 한다)는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피고는 이 사건 퇴직금 중간정산 합의에 따라 퇴직금을 전부 지급하였다.
판단
퇴직금을 중간정산하기 위해서는 ‘주택구입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로 근로자가 중간정산을 요구하여야 한다(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이하 ‘퇴직급여법’이라 한다. 제8조 제2항). 그런데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퇴직금 중간정산 합의가 퇴직급여법 시행령에서 정한 사유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퇴직금 중간정산 합의는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 사건 퇴직금 중간정산 합의에 따라 퇴직금을 전부 지급하였다는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여 아래와 같이 산정된 퇴직금 18,215,731원과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근무일수: 총 2,207일(2014. 2. 17. ~ 20. 3. 3.)
퇴직 전 3개월간의 임금 합계: 9,138,156원
1일 평균임금: 100,419원(= 9,138,156원 ÷ 91일)
퇴직금: 18,215,731원(= 100,419원 × 30일 × 2,207일 ÷ 365일)
피고의 항변 등에 관한 판단
당사자들의 주장
피고의 주장
이 사건 퇴직금 중간정산 합의가 인정되지 않아 퇴직금을 지급해야 하더라도, 피고가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한 금원 12,989,900원은 부당이득으로 반환되어야 하므로, 해당 부분은 퇴직금에서 공제·상계되어야 한다.
원고의 주장
6의 3. 법률 제15513호 근로기준법 일부개정법률의 시행에 따른 근로시간의 단축으로 근로자의 퇴직금이 감소되는 경우
재난으로 피해를 입은 경우로서 고용노동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
월할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된 돈은 임금으로 지급된 것이므로, 원고는 위 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없다.
원고의 부당이득반환 의무가 인정된다 하더라도, 그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의 퇴직금채권과 상계하는 것은 퇴직금채권의 2분의 1을 초과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금액에 관하여만 허용된다.
판단
4대 보험료 대납 부분에 대한 판단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본문에 의하면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하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으로써 근로자의 임금채권과 상계를 하지 못하는 것이 원칙이고, 이는 경제적ㆍ사회적 종속관계에 있는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인바, 근로자가 받을 퇴직금도 임금의 성질을 가지므로 역시 마찬가지이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11다58794 판결 참조). 다만 근로계약 체결 당시 또한 계산의 착오 등으로 임금이 초과 지급되었을 때 그 행사의 시기가 초과 지급된 시기와 임금의 정산, 조정의 실질을 잃지 않을 만큼 합리적으로 밀접되어 있고 금액과 방법이 미리 예고되는 등 근로자의 경제생활의 안정을 해할 염려가 없는 경우나 근로자가 퇴직한 후에 그 재직 중 지급되지 아니한 임금이나 퇴직금을 청구할 경우에는, 사용자가 초과 지급된 임금의 반환청구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상계하는 것은 허용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8. 6. 26. 선고 97다14200 판결 등 참조).
위 법리를 고려하여 살피건대, 이 사건에서 피고가 주장하는 4대 보험료 대납분이 원고의 퇴직금 채권과의 상계 내지 공제가 허용되는 자동채권이라고 볼만한 사정을 찾을 수 없으므로, 이에 관한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월할 퇴직급 명목으로 지급된 부분에 관한 판단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면, 그 약정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에서 정한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같은 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다. 한편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퇴직금 지급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임금 지급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수 있다. 따라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해당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사용자가 퇴직금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하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 내용이 종전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2다77006 판결 대법원 2010. 5. 26. 선고 2008다9150 판결 등 참조). 한편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5호는 근로자인 채무자의 생활보장이라는 공익적, 사회 정책적 이유에서 ‘퇴직금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성질을 가진 급여채권의 2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을 압류금지채권으로 규정하고 있고, 민법 제497조는 압류금지채권의 채무자는 상계로 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한 금원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근로자의 퇴직금채권을 상계하는 것은 퇴직금채권의 2분의 1을 초과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금액에 관하여만 허용된다고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위 법리와 앞서 든 증거에 의하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 월할 퇴직금 액수를 특정하면서 해당 금액을 월 지급총액에 포함하기로 합의한 사정이 인정되고, 달리 제출된 증거만으로 그와 같은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사용자가 퇴직금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2다77006 판결 대법원 2010. 5. 26. 선고 2008다9150 판결 등 참조), 근로자인 원고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인 피고에게 반환할 의무가 있다.
이에 앞서 본 사실, 갑 제4호증, 을 제7호증의 각 기재를 종합하면, 피고는 원고에게, 2014. 5.경부터 2015. 12.경까지의 총 8개월 동안 매월 215,600원, 2016. 1.경부터 2017. 11.경까지 기간 및 2018. 2.경에 대한 총 24개월 동안 매월 231,000원, 2017. 12.경부터 2018. 1.경까지 기간 및 2018. 3.경부터 2020. 2.경까지의 총 14개월 동안 매월 238,700원, 합계 10,610,600원(= 215,600원 × 8개월 + 231,000원 × 24개월 + 238,700원 × 14개월)을 무효인 퇴직금 분할 지급 약정을 바탕으로 월할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원고에 대하여 위 금원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갖고 있다 할 것이고, 피고가 이 법원에서 상계의 의사표시를 함으로써 원고의 퇴직금채권 중 1/2을 초과하는 부분인 9,107,865원(18,215,731원 × 1/2, 원 미만은 버림)은 피고의 위 부당이득반환채권과 대등액의 범위에서 소멸하였다(즉 피고의 나머지 부당이득반환채권 1,502,735원은 아직 남아 있다).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부당이득반환채권과 상계되어 소멸하고 남은 퇴직금 9,107,865원 및 이에 대하여 2020. 3. 18.부터 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법원 판결 선고일인 2022. 11. 17.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퇴직금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는 기각해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제1심판결 중 인용된 원고의 임금 청구 부분은, 피고가 항소하지 않아 확정되었다).
판사 장창국(재판장) 한승철 하승수
각주1) 퇴직급여법 시행령 제3조(퇴직금의 중간정산 사유) ① 법 제8조제2항 전단에서 "주택구입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란 다음 각 호의 경우를 말한다. 1. 무주택자인 근로자가 본인 명의로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 2. 무주택자인 근로자가 주거를 목적으로 「민법」 제303조에 따른 전세금 또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2에 따른 보증금을 부담하는 경우. 이 경우 근로자가 하나의 사업에 근로하는 동안 1회로 한정한다. 3. 근로자가 6개월 이상 요양을 필요로 하는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의 질병이나 부상에 대한 의료비를 해당 근로자가 본인 연간 임금총액의 1천분의 125를 초과하여 부담하는 경우 가. 근로자 본인 나. 근로자의 배우자 다. 근로자 또는 그 배우자의 부양가족 4. 퇴직금 중간정산을 신청하는 날부터 거꾸로 계산하여 5년 이내에 근로자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 따라 파산선고를 받은 경우 5. 퇴직금 중간정산을 신청하는 날부터 거꾸로 계산하여 5년 이내에 근로자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 따라 개인회생절차개시 결정을 받은 경우 6. 사용자가 기존의 정년을 연장하거나 보장하는 조건으로 단체협약 및 취업규칙 등을 통하여 일정나이, 근속시점 또는 임금액을 기준으로 임금을 줄이는 제도를 시행하는 경우 6의 2. 사용자가 근로자와의 합의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을 1일 1시간 또는 1주 5시간 이상 단축함으로써 단축된 소정근로시간에 따라 근로자가 3개월 이상 계속 근로하기로 한 경우
각주2)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한 3,300,000원 중 월할 퇴직금으로 지급된 238,700원을 제외한 금액인 3,061,300원(= 3,300,000원 - 238,700원)을 기준으로 하여, 원고의 2019. 12. 4.부터 2019. 12. 16.(임금 계산기간은 17일에 기산하여 16일에 마감)까지의 임금 1,326,563원(= 3,061,300원 × 13/30일), 2019. 12. 17.부터 2020. 1. 16.까지의 임금 3,061,300원, 2020. 1. 17.부터 2020. 2. 16.까지의 임금 3,061,300원, 2020. 2. 17.부터 2020. 3. 3.까지의 임금 1,688,993원(= 3,061,300원 × 16/29일, 원 미만 버림, 이하 같다)을 합한 금액이다.
각주3) 피고는 당심의 변론기일(2회)에서 원고가 중간정산금으로 받아간 돈에 대한 정산을 주장하였는바, 그에 대한 상계의 항변으로 보아 판단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