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의 B에 대한 채권
B는 2010. 12. 23. 영천시 C 지상 3층 건물(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에서 D(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 한다)를 개설하였고, 2011. 9. 27. 이 사건 건물 1, 2층에 공동직장어린이집<1>을 설치하고 원고로부터 설치비와 운영비를 지원받았다.<2>
원고의 위임을 받은 근로복지공단은<3>, B가 이 사건 사업장의 근로자가 아닌 사람의 자녀를 직장어린이집에 입소시켜 다니게 하는 방법으로 지원금을 부정수급하였다는 이유로, 2018. 11. 28. 직장어린이집 설치 및 운영비 지원결정을 취소하고, 1,024,019,000원[= 지원금 386,073,000원(= 교재와 교구 교체비 22,660,000원 + 시설매입비 융자 미상환액 67,100,000원 + 인건비와 운영비(2015년 12월부터 2018년 6월까지) 296,313,000원 + 추가징수금 637,946,000원(교재와 교구 교체비, 인건비와 운영비의 배액<4>)]을 납부하라는 취지의 처분을 하였고, 위 처분서가 2018. 11. 29. B에게 송달되었다.
근로복지공단은 2018. 12. 26. B에게, 2015년 12월분부터 2016년 8월분까지 및 2017년 3월분의 인건비․운영비에 관하여 그 일부만을 지원결정 취소한 것에서 전부 지원결정 취소로 재결정하고 해당 기간의 인건비․운영비 101,849,260원을 반환하고, 그 2배인 203,698,520원을 부정수급액에 대한 추가징수금으로 징수하는 처분을 하였다.
근로복지공단은 2019. 1. 25. 원고에게 위 반환금 및 추가징수금 1,329,567,140원에서 B로부터 상환받은 67,100,000원 및 E으로부터 반환예정인 22,660,000원 합계 89,760,000원을 제외한 금액인 1,239,807,140원에 대한 독촉 및 강제징수를 요청하였으며, 원고는 2019. 1. 30.경 B에게 지원금 반환 독촉장과 납부기간 내 납부하지 않을 시 B의 재산에 대하여 압류 예정임을 알리는 공문을 발송하였다.
B는 근로복지공단이 2018. 11. 28. 및 2018. 12. 26. B에 대하여 한 직장어린이집 지원금 지원결정 취소 및 부정수급 처분에 따른 지원금 반환 조치 처분에 대해 취소소송을 제기했으나 제1심 법원(서울행정법원 2018구합89824)에서 청구기각판결을 선고받았고, 이에 B가 항소 및 상고하였으나 2020. 6. 18. 항소(서울고등법원 2019누
61245)가 기각되고, 2020. 10. 29. 상고가 기각되어 그대로 판결이 확정되었다.
피고와 B 사이에 매매계약 체결 등
B는 2017. 12. 12. F에게 별지 목록 기재 부동산(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 한다)를 임대차보증금 4억 2,000만 원, 임대차기간 2017. 12. 13.부터 2020. 2. 12.까지로 정하여 임대하는 내용의 계약(이하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고, 같은 날 확정일자를 부여받았다(F는 2014. 2. 13. 이 사건 아파트에 전입신고를 하여 둔 상태였다).
피고는 2018. 12. 11. B로부터 이 사건 아파트를 4억 5,000만 원에 매수하는 내용의 계약(이하 ‘이 사건 매매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같은 날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하여 이 사건 매매계약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이하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라 한다)를 마쳤다.
B의 재산상태
이 사건 매매계약 체결 당시 B는 적극재산으로 이 사건 아파트 및 합계 315,754,913원 상당의 부동산 및 4,583만 원 상당의 차량을 보유하고 있던 반면, 소극재산으로 1,239,807,140원의 지원금 반환금 및 추가징수금채무, 4억 2,000만 원의 임대차보증금 반환채무 등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4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2, 3, 16호증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B의 일부 증언, 이 법원의 고양시 일산서구 G동장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주장 및 판단
피보전채권
원고의 B에 대한 1,239,807,140원의 지원금 반환금 및 추가징수금채권은 채권자취소권의 피보전채권이 된다.
사해행위의 성립 및 사해의사
이 사건 매매계약 체결 당시 이 사건 아파트의 가액이 5억 원이었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는바, B는 이 사건 매매계약 체결 당시 이미 채무초과 상태에 있었음에도 이 사건 아파트를 시가보다 저렴한 가격에 처분함으로써 일반 채권자에 대한 공동담보를 감소시켰으므로, 이 사건 매매계약은 사해행위에 해당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매매계약 체결 당시 이 사건 아파트의 시가가 4억 1,600만 원인 사실에 관하여 원고 소장 및 피고의 답변서에 의하여 재판상 자백이 성립하였고, 위 자백이 진실에 반하거나 착오에 의한 것이라는 점에 관한 별다른 입증이 없었는바, 이 사건 아파트의 시가는 4억 1,600만 원이라고 보아야 하고, 이 사건 매매계약 체결 당시 F는 B로부터 이 사건 아파트를 임대차보증금 4억 2,000만 원에 임차하여 그에 관한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마친 상태였던 이상, 이 사건 매매계약은 사해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원고 소장 3면(전자기록상 4면)에 ‘B는 이 사건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었으며, 그 가액은 4억 1,600만 원이며’라고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 한편, 원고 소장 6면(전자기록상 7면)에 ‘B가 피고에게 매매한 이 사건 아파트의 가액은 4억 1,600만 원으로 추정되며’라고도 기재되어 있는바, 원고가 소장에서 이 사건 아파트 가액을 4억 1,600만 원이라고 자백하였다고 볼 수 없다. 설령 원고가 소장에서 이 사건 아파트 가액을 4억 1,600만 원이라고 자백하였다고 하더라도, 자백한 당사자가 종전의 자백과 배치되는 주장을 함에 대하여 상대방이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한 경우 종전 자백은 취소되고 새로운 자백이 성립되는 것으로 보아야 하는데(대법원 1990. 11. 27. 선고 90다카20548 판결 등 참조), 원고와 피고가 2021. 1. 20. 제1심 제4회 변론기일에 이 사건 매매계약 체결 당시 이 사건 아파트의 가액이 5억 원인 사실에 다툼이 없다고 진술한 이상, 원고와 피고 사이에 종전 자백은 취소되었고 이 사건 아파트 가액이 5억 원이라는 사실에 관하여 새로운 자백이 성립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또한 피고는, 주식회사 D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 채권 45,407,656원(= 14,170,765원 + 31,236,891원)과 B에 대한 퇴직금 채권 17,433,827원 합계 59,782,653원의 채권이 있는데 이를 매매대금에서 공제하여 매매대금 4억 5,000만 원(임대차보증금 4억 2,000만 원 포함)으로 정하였는바, 이 사건 매매계약의 목적이 변제 내지 변제자력을 얻기 위한 것이고 그 대금이 부당한 염가가 아니므로 이 사건 매매계약은 사해행위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을 제11호증의 기재 및 제1심 증인 B의 증언만으로 피고가 이 사건 매매대금에서 자신의 주식회사 D 및 B에 대한 채권을 공제하여 대금을 정하였다고 보기 부족하고, 설령 피고와 B가 위 채권을 공제하여 매매대금을 정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고 및 주식회사 D에 대한 채무를 해결하기 위하여 B의 채권자들에 대한 공동담보를 감소시키는 결과가 되기 때문에 다른 채권자들의 이익을 해하는 행위로서 사해행위가 된다고 할 것이고, 위와 같은 재산상태에 비추어 B는 이로 인하여 다른 채권자들을 해하게 되리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며, 수익자인 피고의 악의도 추정된다.
사해행위취소 및 원상회복
어느 부동산에 관한 법률행위가 사해행위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그 사해행위를 취소하고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 등 부동산 자체의 회복을 명하여야 하는 것이나,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정한 대항요건 및 확정일자를 갖춘 임차인 또는 소액임차인이 있는 부동산에 관하여 사해행위가 이루어진 경우에 그 사해행위는 부동산의 가액에서 위 임대차보증금 액수를 공제한 잔액의 범위 내에서만 성립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사해행위 후 수익자가 우선변제권 있는 임대차보증금 반환채무를 이행한 경우, 사해행위를 취소하여 그 부동산 자체의 회복을 명하는 것은 당초 일반 채권자들의 공동담보로 되어 있지 아니하던 부분까지 회복시키는 것이 되어 공평에 반하는 결과가 되므로, 그 부동산의 가액에서 위 임대차보증금 액수를 공제한 잔액의 한도에서 사해행위를 취소하고 그 가액의 배상을 명할 수 있을 뿐이라고 할 것이다. 한편 위와 같이 가액배상의 방법으로 원상회복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하더라도 채권자와 수익자 모두 원물반환을 원하고 있고, 원물반환에 의하더라도 일반 채권자들을 위한 책임재산의 보전이라는 채권자취소권의 목적 달성에 별다른 지장이 없는 경우라면 굳이 가액배상을 고집하기보다는 사해행위취소에 따른 본래적 의미의 원상회복 방법인 원물반환에 의하는 것이 오히려 공평의 관념에 부합한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수익자의 의사는 사해행위취소의 효과로 수익자가 원상회복의무를 부담하는 때인 사해행위취소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 시를 기준으로 판단함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3. 4. 11. 선고 2012다107198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이 사건 매매계약 체결 당시 F가 B로부터 이 사건 아파트를 임대차보증금 4억 2,000만 원에 임차하여 그에 관한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마친 상태였던 사실은 앞서 살핀 바와 같고, 을 제4, 5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F에게 2019. 12. 10. 4,000만 원, 2020. 2. 17. 3억 8,000만 원을 지급하여 임대차보증금을 반환한 사실도 인정된다. 그러나 한편, 채권자인 원고는 이러한 사정을 다 인식하고 있음에도 이 사건 매매계약의 취소에 따른 원상회복의 방법으로 여전히 원물반환을 구하고 있고, 이 사건 매매계약 당시 이 사건 아파트 시가가 5억 원으로 인정되는 상황에서 피고 역시 원상회복의 방법으로 원물반환 하는 것 자체에 이의가 없는 사실은 기록상 명백하고, 달리 가액배상 대신에 원물반환을 한다고 하여 일반 채권자들을 위한 책임재산의 보전이라는 채권자취소권 목적 달성에 지장이 생긴다고 볼만한 자료도 드러나지 않는바, 이 사건의 경우 가액배상이 아닌 원물반환을 명하는 것이 공평의 관념에 부합한다고 할 것이다.
채권자의 사해행위취소 및 원상회복청구가 인정되면, 수익자는 원상회복으로서 사해행위의 목적물을 채무자에게 반환할 의무를 지게 되고, 만일 원물반환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경우에는 원상회복의무의 이행으로서 사해행위 목적물의 가액 상당을 배상하여야 하는바, 여기에서 원물반환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경우라 함은 원물반환이 단순히 절대적, 물리적으로 불능인 경우가 아니라 사회생활상의 경험법칙 또는 거래상의 관념에 비추어 그 이행의 실현을 기대할 수 없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므로, 사해행위 후 그 목적물에 관하여 제3자가 저당권이나 지상권 등의 권리를 취득한 경우에는 수익자가 목적물을 저당권 등의 제한이 없는 상태로 회복하여 이전하여 줄 수 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채권자는 수익자를 상대로 원물반환 대신 그 가액 상당의 배상을 구할 수도 있다고 할 것이나, 그렇다고 하여 채권자가 스스로 위험이나 불이익을 감수하면서 원물반환을 구하는 것까지 허용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볼 것은 아니고, 그 경우 채권자는 원상회복 방법으로 가액배상 대신 수익자 명의의 등기의 말소를 구하거나 수익자를 상대로 채무자 앞으로 직접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할 것을 구할 수 있다(대법원 2001. 2. 9. 선고 2000다57139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 및 을 제13, 14, 15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H이 이 사건 매매계약 체결 이후인 2019. 12. 10. 피고로부터 이 사건 아파트를 임대차보증금 3억 8,500만 원에 임대차기간 2020. 2. 17.부터 2022. 2. 16.까지로 정하여 임차하였고, 2019. 12. 10. 및 2020. 2. 17. 피고에게 임대차보증금 전액을 지급하였으며, 2020. 2. 17. 확정일자를 부여받은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한편, 채권자인 원고는 이러한 사정이 드러난 상태임에도 이 사건 매매계약의 취소에 따른 원상회복의 방법으로 여전히 원물반환을 구하고 있는 사실은 기록상 명백한바, 이 사건 매매계약의 취소에 따른 원상회복으로 원물반환을 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매매계약은 사해행위로 취소되어야 하고, 그에 따른 원상회복으로서 수익자인 피고는 B에게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기현(재판장) 윤영수 서동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