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당심에서 확장한 원고의 청구를 포함하여 제1심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7,969,743원 및 이에 대하여 2020. 9. 15.부터 2022. 9. 22.까지는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의 가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인정사실
원고는 레미콘 생산 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피고와, 2017. 4. 11. 별지1 기재 ‘운반도급계약서’ 내용와 같은 계약(이하 ‘제1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그때부터 피고가 제공한 믹서트럭으로 공장에서 공사현장까지 레미콘을 운송하는 일을 하였고, 2019. 1. 25. 다시 별지2 기재 ‘도급계약서’ 내용과 같은 계약(이하 ‘제2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으며, 2020. 1. 1. 다시 별지3 기재 ‘근로계약서’ 내용과 같은 계약(이하 ‘제3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피고에게 믹서트럭 운전기사로서 공장에서 공사현장까지 레미콘을 운송하는 노무를 제공하다가 2020. 8. 31. 퇴사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2·3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요지
원고가 ‘제1·2계약은 근로계약의 실질을 가지고 있으므로, 피고는 2017. 4. 11.부터 2020. 8. 31.까지 1년 넘게 근로를 제공한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주장함에 대하여, 피고는 ‘제1·2계약은 제3계약과는 달리 도급계약의 실질을 가지고 있어, 원고는 독립사업자로서 수급받은 운송 업무를 처리하고 운임을 지급받았을 뿐 근로를 제공한 것이 아니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근로자 해당 여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당하는지, 노무 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 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삼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 갑 제5·6·7호증, 을 제1·3·4·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하거나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는 제1계약 체결 당시부터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의 지휘·감독을 받는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 원고는 피고가 지정한 레미콘 운반 시간·장소를 준수하여야 했다(제1계약 제2조, 제8조 제2항, 제3항, 제10조 제1항, 제2항, 제8항, 제2계약 제2조, 제7조 제4항, 제9조 제3항, 제5항). 피고는 원고의 결근·조퇴·휴무 여부를 점검하는 등 근태 관리를 하였고, 근태 평가를 기초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권한도 갖고 있었다(제1계약 제13조 제9항, 제2계약 제12조 제9항).
◎ 원고는 피고가 제공한 피고 소유의 믹서트럭을 운전하여 레미콘을 운반하는 업무를 수행하였다. 믹서트럭의 정비, 타이어 교체, 유류에 관한 일체의 비용은 원칙적으로 피고가 부담하였다(제1계약 제7조 각 항, 제2계약 제6조 각 항).
◎ 제1·2계약은 원고에게 운전면허가 있을 것을 요하는 등(제1계약 제3조 제2항 제2호, 제13조 제6호, 제2계약 제3조 제2항 제2호, 제9조 제7항, 제12조 제1항 제6호) 원고가 직접 믹서트럭을 운전할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렇다면 원고가 제1·2계약의 수행을 위하여 제3자를 고용하거나 업무를 대행하도록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였다.
◎ 제1·2계약은 원고가 운송업무와 관련하여 피고가 주관하는 교육에 성실히 임하고(제1계약 제10조 제8항, 제2계약 제9조 제6항), 운송사업과 관련된 연합회 등의 외부단체에 피고 동의 없이 가입할 수 없도록 하는(제1계약 제10조 제11항) 등, 원고를 피고에 전속한 일원처럼 취급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 원고는 운전량에 따라 운반비를 지급받을 뿐 별개의 이윤 창출 또는 손실 초래의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운반에 필요한 장비와 시설을 피고가 모두 제공하는 이상 위 운반비는 원고의 노무 자체에 대한 대상적 성격을 갖고 있다고 할 것이다.
◎ 제1계약 제12조 제2항에 의하면 계약기간이 만료되더라도 상호 계약 연장 의사가 있을 경우 별도의 계약서 없이도 계약이 갱신되고, 제6조는 근속장려금 제도를 두어 원고의 장기근속을 유도하고 있으며, 실제로 원고는 제1계약 체결 시부터 제3계약 체결 시까지 중단 없이 피고를 위한 운반 업무를 계속하였다. 한편 제2계약 제11조 각 항은 2019. 9. 30.에 제2계약이 종료되고 이를 갱신하려면 별도의 갱신계약을 체결하기로 한다고 정하고 있으나, 원고는 2019. 9. 30.이 지난 후로 2020. 1. 1. 제3계약을 체결할 때까지 피고를 위한 운반 업무를 계속하였다.
◎ 피고가 원고의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지 않았다거나, 원고에 대한 4대 보험을 가입하지 않았다거나, 원고가 피고로부터 부가가치세 상당액을 지급받고 스스로 세무서에 부가가치세를 납부한 사정은 있다. 그러나 원고가 제1계약 체결일과 같은 2017. 4. 11. 피고 회사명과 같은 ‘B’이라는 상호로 사업자등록을 하고 그때부터 부가가치세를 납부한 점, 제2계약 제9조 제9항이 원고로 하여금 사업자등록을 ‘일반과세자’로 유지하도록 요구하고 있는 점, 피고가 원고에게 운반비 명목으로 매월 대가를 지급할 때 부가가치세를 공제한 금액을 지급하였고 그 부가가치세는 분기별로 정산한 후 따로 지급하여, 원고가 독립한 사업자로서 독자적으로 납부할 부가가치세를 피고가 그 때그때 원고에게 지급하지 아니하고 별도로 관리하고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앞선 사정들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큰 것이어서, 그것만으로 원고의 근로자성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퇴직금 액수
갑 제1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가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기간 중 최종 3개월인 2020. 6. 1.부터 2020. 8. 31.까지(92일)의 기본급여 합계는 7,200,000원임이 인정되고, 그렇다면 원고의 퇴직금은 7,969,743원{= (7,200,000원 ÷ 92일) × 30일 × (근로일수 1,239일 ÷ 365), 원 미만은 버림}이 된다.
결론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퇴직금 7,969,743원 및 이에 대하여 위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지난 다음날인 2020. 9. 15.부터 피고가 퇴직금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다투는 것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대법원 2013. 12. 12. 선고 2012다105741 판결 등 참조) 당심 판결 선고일인 2022. 9. 22.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이고 당심에서 확장한 원고의 청구를 포함하여 제1심판결을 주문 제1항과 같이 변경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창국(재판장) 한승철 하승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