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방법원판결

의정부지방법원 2021. 12. 23. 선고 2021노586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

C를 운영한 피고인과 이 사건 근로자 D 사이에, D가 영업사원으로서 거래처로부터 수금하지 못한 돈이 있을 경우 매달의 결산 합의에 따라 위 미수금채권과 D의 임금을 상계하기로 명시적이고도 자유로운 의사로 약정하였는바, ① 위와 같은 유효한 상계약정에 따라 D에 대한 체불 임금과 퇴직금(이하 ‘임금 등’이라 한다)은 존재하지 않고, ② 설령 위 상계약정이 유효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위 근로자에 대한 임금 등 채권과 미수금채권을 상계할 수 있다고 믿었으므로, 피고인에게 임금 등의 미지급에 관한 고의도 없다. 그런데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선고한 형(벌금 300만 원)은 지나치게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본문에서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여 이른바 임금 전액 지급의 원칙을 선언한 취지는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임금을 공제하는 것을 금지하여 근로자에게 임금 전액을 확실하게 지급받게 함으로써 근로자의 경제생활을 위협하는 일이 없도록 그 보호를 도모하려는 데 있으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으로써 근로자의 임금채권과 상계를 하지 못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계산의 착오 등으로 임금을 초과 지급한 경우에 근로자가 퇴직 후에 그 재직 중 받지 못한 임금이나 퇴직금을 청구하거나, 근로자가 비록 재직 중에 임금을 청구하더라도 위 초과 지급한 시기와 상계권 행사의 시기가 임금의 정산․조정의 실질을 잃지 아니할 만큼 근접하여 있고 나아가 사용자가 상계의 금액과 방법을 미리 알려주는 등으로 근로자의 경제생활에 안정을 해칠 염려가 없는 때에는 사용자는 위 초과 지급한 임금의 반환청구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근로자의 임금채권이나 퇴직금채권과 상계할 수 있다(대법원 1995. 12. 21. 선고 94다26721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또한 사용자가 근로자의 동의를 얻어 근로자의 임금채권에 대하여 상계하는 경우에 그 동의가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터 잡아 이루어진 것이라고 인정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때에는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본문에 위반하지 아니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다만 임금 전액 지급의 원칙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그 동의가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기한 것이라는 판단은 엄격하고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대법원 2001. 10. 23. 선고 2001다25184 판결 등 참조).

한편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그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할 것인데(대법원 2005. 6. 9. 선고 2005도1089 판결 참조),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 거절 이유와 그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여러 사항, 그 밖에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도8248 판결, 대법원 2015. 7. 9. 선고 2013도12730 판결 등 참조).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근로자가 상계하기로 하였다는 합의 사실을 부인하고, 합의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의한 동의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기 어려우며, 그와 같은 상황에 비춰 피고인에게 고의도 인정된다는 이유로 피고인의 위 주장을 배척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하였다.

(3)

당심의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① 피고인이 주장하는 영업사원의 거래처에 대한 미수금채권에 의한 상계는 임금 전액 지급 원칙을 선언한 근로기준법 규정을 전형적으로 잠탈하는 것으로서 앞서 본 매우 엄격한 요건 아래에서만 상계를 허용하는 대법원 판례의 법리에 비춰, 유효한 상계약정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근로자가 명시적이고 자유로운 의사에 터 잡아 상계약정에 동의한 것으로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어느 모로 보나 위 상계약정이 유효하다고 볼 수는 없다. ② 나아가 위와 같은 상황에서 피고인이 위 근로자에게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않은 것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도 없다.

결국 근로자 D에 대한 임금 등 미지급의 점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것과 같은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의 위법은 없다. 피고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은 피고인에 대한 유․불리한 여러 정상을 종합하여 형을 정하였고, 원심판결 선고 이후 원심의 형을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변경할 만한 특별한 사정변경은 없다.

원심이 참작한 위와 같은 사정들에다가 피고인의 나이, 성행, 직업, 가족관계, 사회적 유대관계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 조건을 종합하면, 비록 피고인이 항소이유에서 주장하는 사정들(이 사건의 경위 등)을 고려하더라도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용두(재판장) 이의진 이영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