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15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은 이 사건 각 공소사실 중 근로자 B, C, D, E에 관한 각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대한 공소를 각 기각하고, 나머지 공소사실에 대하여만 유죄를 선고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이 유죄 부분에 대하여만 항소하였고, 공소기각 부분에 대하여는 피고인과 검사 모두 항소하지 않았으므로, 원심판결 중 공소기각 부분은 항소기간의 도과로 분리·확정되어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서 제외된다.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피고인은 건설업을 하는 사용자가 아니며 근로자 H(이하 ‘H’라고만 한다)와 같이 J를 운영한 I에게 고용된 일용직 근로자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원심은 피고인을 H의 사용자로 인정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으므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15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직권 판단
피고인의 항소이유에 대하여 판단하기에 앞서 직권으로 살피건대, 검사가 당심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한 적용법조 중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를 “구 근로기준법(2021. 1. 5. 법률 제1786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9조 제1항, 제36조”로 변경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허가 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그 심판대상이 변경되었으므로, 원심판결은 그대로 유지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 사유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심판대상이 되므로 이하에서 이에 관하여 살펴본다.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항소이유와 같은 취지로 주장하였는데, 이에 대하여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피고인이 남양주시 G 도시형생활주택 P동 신축공사 중 외벽 석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고 한다)에 관하여 H의 사용자라고 봄이 타당하다는 이유로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아니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피고인은 I으로부터 헤베당 33,000원을 받기로 하고 이 사건 공사를 시작하였다. 이처럼 피고인은 I과 자신의 근로와 관련하여 일당을 정한 것이 아니고, 특정한 공사의 완성을 약정하고 그 결과에 대하여 보수를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것이므로, 피고인과 I 사이에 이 사건 공사에 관한 재하도급계약이 성립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H는 I이 피고인에게 이 사건 공사 현장에 소개한 근로자이기는 하나, 피고인이 I으로부터 재하도급받은 이 사건 공사에 종사한 것으로 보이고, 그 임금도 I이 피고인에게 지급하는 헤베당 33,000원의 재하도급대금에서 지급된 것으로 보이며, 편의상 I이 피고인을 통하여 H에게 임금을 지급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한 다른 근로자들인 B, C, D, E은 피고인과 일당을 정하였고, H의 경우 공사 시작 전에 피고인과 일당에 관하여 구체적인 논의를 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나, 피고인과 H 사이에 230,000원 내지 200,000원의 일당을 지급하기로 하는 암묵적 합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당심의 판단
원심이 설시한 사정에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I은 위 도시형생활주택을 동별로 나누어 재하도급하였는데, 그중 P동의 작업반장이 피고인이었고, 피고인도 이 사건 공사 전부터 H를 알던 사이였으며, H는 이 사건 공사의 작업일보를 작성하여 피고인에게 보고한 점, ② I은 이 사건 공사에 투입된 근로자 중 H만 알고 있었고, 나머지 근로자가 누구인지 알지 못하였으며, 이 사건 공사에 투입된 근로자의 인원수조차 알지 못하였던 점, ③ I으로서는 H의 임금을 자신이 지급해야 한다면 친분이 있던 H에게 곧바로 지급하면 될 것이고 굳이 피고인을 통해 임금을 지급해야 할 사정은 없었던 점 등을 더하여 보면, 피고인은 이 사건 공사에 관하여 H의 사용자임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은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변론을 거쳐 아래와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