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원고 A(1968년 출생)은 1994. 1. 3. 피고에 입사하여, 2022년경 경영지원부의 부장으로 근무하면서 피고의 세무회계를 포함한 총무 및 경리 업무를 총괄하였다. 원고 B(1965년 출생)은 1991. 1. 1. 피고에 입사하여, 2022년경 경영지원부의 부장으로 근무하면서, 피고의 자금 업무를 총괄하였다.
피고는 유리 제조업을 하는 회사인데, 2011년경 회생개시결정을 받고 2021. 6. 15. 회생절차를 마쳤다.
“명예퇴직수당” 지급 합의와 피고의 의사 변화
원고들은 2022. 6. 17. 퇴사처리되었는데, 피고의 부사장인 D는 원고들에게 ‘3개월분 임금 상당액’을 지급하겠다고 말하였다. 원고 A의 3개월분 급여 합계금액은 15,070,080원이고, 원고 B의 3개월분 급여 합계금액은 14,711,280원이다.
원고들은 2022. 6. 17. 법정퇴직금 외에 원고들에게 지급되는 위 3개월분 임금 상당액을 “명예퇴직수당”이라는 항목으로 지출해달라는 발의서를 작성하였고, 피고 부사장인 D, 피고 대표이사인 E은 그 무렵 위 발의서에 서명하였다.
피고가 2022. 7. 10.경 세무서에 신고한 원천징수이행상황에는 원고들에게 지급하는 퇴직소득의 합계액이 69,115,870원(= 원고 A의 “명예퇴직수당”을 포함한 퇴직소득 34,974,420원 + 원고 B의 “명예퇴직수당”을 포함한 퇴직소득 34,141,450원)으로 기재되어 있다.
원고 A은 2022. 8. 29. D에게 “퇴직금 33,223,910원(= ”명예퇴직수당“을 포함한 퇴직소득 중 세금을 공제한 금액)을 지급하라”는 취지로 요구하였다. 원고들은 2022. 9. 7. ‘피고가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노동청에 진정을 넣었다.
피고는 그 무렵 원고들에게 “명예퇴직수당”을 제외한 법정퇴직금만을 지급한다는 지출결의서를 작성하여 2022. 8. 31.과 2022. 9. 8. 집행하였다. D는 2022. 9. 27. 원고 A에게 ‘회사 자금사정이 어려우니, 돌아오는 2022. 10. 14.에는 ”명예퇴직수당“을 지급하겠다’는 취지로 회신하였다.
원고들은 2022. 11. 8. 위 진정을 취하했으며, 2022. 12. 22. ‘피고가 “명예퇴직수당”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원고들의 사직과 관련된 피고의 의사표시
피고는 2022. 6. 20.경 원고들의 국민연금․건강보험 사업장가입자 자격상실을 신고하였는데, 피고가 기재한 구체적 자격상실 사유는 ‘경영상 필요에 의한 인원 감축’이다.
피고는 원고들에게 법정퇴직금만을 지급한 뒤, 세무서에 ‘“명예퇴직수당”이 포함된 금액이 아니라 법정퇴직금에서 원천징수를 하였다’는 취지로 앞서의 원천징수이행상황신고를 수정하였다. 위 수정된 신고에 따라 작성된 각 원천징수영수증에 원고들의 퇴직사유는 ‘정리해고’로 기재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 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2, 10, 12, 16, 1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명예퇴직수당” 지급 합의
앞서 본 기초사실과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의 대표자인 부사장 D, 대표이사 E과 원고들 사이에 2022. 6월경 ‘원고들이 피고로부터 퇴직하면서 피고가 원고들에게 법정퇴직금 외에 추가적인 금원을 지급한다’는 합의(이하 ‘이 사건 수당 지급약정’이라 한다)를 한 사실과 위 돈의 지출 명목을 원고들이 “명예퇴직수당(이하 ‘이 사건 수당’이라 한다)”이라고 붙여 발의한 사실, 이 사건 수당의 금액은 ‘퇴직 전 3개월분의 급여를 합산한 금액’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와 원고들 사이에는 이 사건 수당 지급약정이 존재한다. 따라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들에게 이 사건 수당 지급약정에 따른 이 사건 수당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당사자의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는 “원고들은 근태의 문제로 징계해고 될 수 있는 상황에서, 징계해고를 피하기 위하여 스스로 퇴사한 것이지, ”명예퇴직“을 한 것이 아니므로 ”명예퇴직수당“을 수령할 자격이 없고, 취업규칙에도 이러한 수당의 지급에 관한 규정이 없다. 또 원고들은 회사의 경영상황에 따라 감축된 인원이나 정리해고 된 인원도 아닐뿐더러 인사위원회가 열린 적도 없어 취업규칙이 정하는 ‘퇴직에 따른 위로금’을 지급받을 수도 없으며, 관련 법령상 자진퇴사하는 자에게 급여 3개월분을 지급해야 한다는 규정도 없어, 피고가 원고들에게 이 사건 수당을 지급할 근거가 없으므로, 원고들의 청구에 응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앞서 본 증거들, 을 제11, 1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의 취업규칙에는 “명예퇴직수당”을 지급할 수 있다는 규정이 존재하지 않고, 경영상 이유로 퇴직하게 된 자들에게 위로금을 지급할 수 있다는 규정은 있나 여기에는 인사위원회가 정한 사항에 따른다는 조건이 있는 사실, 피고가 관련 법령이 정한 퇴직금은 원고들에게 모두 지급한 사실, 원고들이 사직하기 전 3년 간 출근시간만을 기록하고, 퇴근시간은 기록하지 않았으며, 간혹 기록된 퇴근시간은 정해진 퇴근시간(17:40)보다 빠른 경우가 있었던 사실, 원고들은 2022. 4. 20.경부터서야 퇴근시간을 기록하기 시작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취업규칙상 원고들에게 “명예퇴직수당” 또는 위로금을 지급할 의무는 없고, 관련 법령상 원고들에게 이 사건 수당을 지급할 의무 역시 인정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수당 지급의무는 관련 법령이나 피고의 취업규칙이 아니라 이 사건 수당 지급약정에 근거한 것이고, 이 사건 수당 지급약정이 법령에 위배되어 무효라고 볼 만할 사정도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또한 피고는 “이 사건 수당을 지급하기로 피고 부사장인 D가 사장인 E이 있는 자리에서 원고들에게 이야기한 것은 피고 내부의 의사결정 절차 중 하나에 불과하다. 그런데 원고들이 발의한 지출결의서는 결국 집행되지 않았고, 피고가 법정의 퇴직금만을 지급하겠다는 최종결정을 내린 이상, 피고가 원고들에게 이 사건 수당을 지급하겠다는 의사표시를 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고 다툰다.
앞서 본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D는 피고의 부사장이고, E은 대표이사인 사실, 원고들의 퇴직은 2022. 6월경 D와 E이 근태문제를 지적한 자리에서 결정되었고, D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수당을 지급하겠다고 말한 사실, 원고들은 2022. 6. 17.경 피고에게 ‘원고들에게 이 사건 수당의 지출을 집행해달라’는 취지로 2건의 지출결의서를 작성하였고, 그 무렵 D와 E이 위 각 지출결의서에 각 서명하였으며, 2022. 7. 10.경에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수당을 지급할 것이어서 위 돈을 포함한 퇴직소득에서 원천징수한다는 신고를 한 사실, D는 2022. 9. 27. 원고 A에게 ‘곧 이 사건 수당을 지급하겠다’고 회신한 사실을 알 수 있는 반면, 위 2건의 지출결의서는 집행되지 않았고, 피고는 2022. 9. 8.경 원고들에게 법정퇴직금만을 지급하였으며, 그 이후 원천징수가 법정퇴직금만을 대상으로 변경신고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살피건대, 피고의 모든 업무의 위임을 받은 대표이사와 부사장이 구두로 원고들에게 ‘이 사건 수당’을 지급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면, 의사의 표시에는 어떠한 절차가 필요하지 않음이 원칙일 뿐만 아니라 묵시적 의사표시도 인정될 수 있으므로, 피고의 의사표시가 반드시 모두 서면에 의하여 이루어져야 하고 그 외의 표시 방법은 아무런 효력이 없다는 피고의 규정이 존재하지 아니하는 한, 일단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는 2022. 6월경 이 사건 수당 지급약정이 체결된 것이고, 앞서 본 바에 의하면 피고 역시 위 약정을 이행하겠다는 의사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2022. 10월 중순 무렵에는 피고가 원고들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일방적으로 의사를 변경한 것으로 보일 뿐이며, 피고가 지출결의서를 집행하지 않은 것은 위 변경된 의사를 반영한 행동에 불과하므로, 이러한 피고의 행위는 이 사건 수당 지급약정의 성립 자체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한편, 앞서 본 증거들, 을 제3, 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① 피고는 2022. 6월경 원고들을 부사장, 대표이사와 독대하도록 해 면전에서 근태를 지적하였는데, 취업규칙상의 징계는 내리지 않은 점, ② 위 자리에서 원고들이 “오후까지 2명을 추려서 오겠다”고 말한 것에서 미루어 피고가 원고들에게 인원 감축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먼저 말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원고 A이 “사직하겠다”고 말하자 피고는 이를 아무런 이의 없이 받아들인 점, ④ 10년간 회생절차가 진행되고 있었고, 공장에서 사용하는 전기요금을 연체할 정도로 피고의 경제적 상황이 좋지 않았던 점, ⑤ 원고들은 2022년 당시 취업규칙이 정하는 정년(만 55세)에 가까웠거나 이미 정년을 넘은 연령이었고, 피고 소속 직원으로서는 가장 높은 급여(2인의 2022. 5월 급여 합계 9,117,120원 = 원고 A 5,023,360원 + 원고 B 4,093,760원)를 받는 사람들이었던 점, ⑥ 피고는 2022. 6. 20. 진행된 사업장가입자 자격상실신고에 스스로 ‘경영상 필요에 의한 인원 감축’이라고 기재하였고, 2022. 7. 10.경 스스로 신고한 원천징수를 수정하면서 원고들의 퇴직사유를 ‘정리해고’라고 표기한 점 등의 사실 내지 사정을 인정할 수 있다.
앞서 본 사실 내지 사정을 모두 종합하면, 오랫동안 피고에 근무하여 정년이 가까운 데다, 피고 중 가장 높은 급여를 받는 원고들의 근태 관리에 문제가 발생하자, 자금 사정에 어려움이 있었던 피고는 위 문제를 피고 내부의 징계로 처리하는 대신, 면담을 통해 지적하는 방식으로 원고들에게 일종의 압박을 가한 것으로 보이고, 원고들은 이를 수용하여 스스로 사직서를 제출하는 대신, 피고에게 ‘해고’로 신고하여 실업급여를 수령할 수 있도록 해줄 것과 이 사건 수당을 지급할 것을 요청하였을 것으로 보이며, 피고는 원고들이 피고의 방침에 협조하여 주었기 때문에 이를 수용하였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이와 같이 당사자 사이의 의사합치에 의하여 이 사건 수당 지급약정은 유효하게 성립하였다고 볼 것이므로, 원고들은 위 약정에 기해 피고에게 이 사건 수당의 지급을 요구할 수 있고, 피고에게는 위 약정에 기한 지급의무가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결국,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다만, 원고가 ”이 사건 수당은 근로의 대가로서 후불적 임금이므로,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지연손해금률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점에 관하여 본다.
“임금”이란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임금, 봉급, 그 밖에 어떠한 명칭으로든지 지급하는 일체의 금품을 말하는데(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5호), 앞서 본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의 의사에 의해 원고들은 결국 사직서를 작성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이 사건 수당 지급약정이 체결된 사실, 원고들이 이 사건 수당을 지급해달라는 품의서를 올렸고, 피고의 최종의사결정권자인 대표이사가 부사장과 함께 서명하여 결재한 사실, 피고가 ‘임금 3개월분을 지급하기로 했는데, 퇴사한 사람들에게 급여를 지급할 수는 없었다’고 진술하고 있는 사실, 원고들에게 지급될 “명예퇴직수당”은 사직한 직원들에게 지급된 적이 없는 사실, 이 사건 수당은 원고들의 근속기간(원고 A 약 28년, 원고 B 약 31년) 등과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퇴직 전 3개월분의 임금 상당액인 사실을 알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수당은 재직 중의 근로에 대한 대가로서 지급되는 후불적 임금으로서의 성질을 갖는 것이 아니라, 피고의 의사에 따라 원고들에게 퇴직의 위로금조로 지급되는 것이거나 원고들의 퇴직 후 생계보장을 위해 지급되는 보상금의 일종으로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수당을 임금으로 볼 수 없는 이상, 근로기준법이 정하는 연 20%의 지연손해금률이 적용될 수 없다. 결국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해제 주장에 관한 판단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피고
피고가 앞서 위 2. 나.의 1)항에서 주장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원고들에게 이 사건 수당을 지급하기로 한 것은 구두에 의한 증여계약에 해당하므로, 민법 제555조에 따라 이를 해제한다.
이 사건 수당 지급약정에는 ‘원고들은 경영지원부서 소속 직원들에게 인수인계를 할 것을 조건으로 이 사건 수당을 지급 받는다’는 취지의 부관이 있었는데, 원고들은 인수인계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수당 지급약정은 해제되었다.
원고들
이 사건 수당의 지급은 원고들이 작성한 지출결의서에 피고 부사장, 사장이 서명하여 결재함으로써 서면으로 표시된 것이므로, 피고는 이 사건 수당의 지급 약정을 민법 제555조에 의하여 해제할 수 없다.
이 사건 수당의 지급 약정에 조건은 부착되지 않았다.
판단
민법상 증여는 당사자 일방이 무상으로 재산을 상대방에게 수여하는 의사를 표시하고 상대방이 이를 승낙함으로써 그 효력이 생기는 법률행위인데, 이 사건 수당은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의 의사에 따라 퇴직의 위로금조로 지급되는 것이거나 원고들의 퇴직 후 생계보장을 위해 지급되는 보상금의 성격을 갖는 것으로서 원고들의 사직과 대가관계에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와 달리 이 사건 수당 지급약정이 민법상 증여계약에 해당함을 전제로 하는 피고의 위 가. 1)의 가)항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살피건대, 어떠한 법률행위가 조건의 성취시 법률행위의 효력이 발생하는 소위정지조건부 법률행위에 해당한다는 사실은 그 법률행위로 인한 법률효과의 발생을 저지하는 사유로서 그 법률효과의 발생을 다투려는 자에게 주장, 입증책임이 있다고 할 것이고(대법원 1993. 9. 28. 선고 93다20832 판결 등 참조), 해제조건부 법률행위에 해당한다는 사실 역시 마찬가지라 할 것인데, 을 제3, 10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이 사건 수당의 지급약정에 ‘인수인계를 이행하여야만 이 사건 수당이 지급된다’는 정지조건 또는 ‘인수인계를 이행하지 않으면 이 사건 수당의 지급약정이 해제된다’는 해제조건이 부가되어 있었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가.
1)의 나)항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상계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의 주장 요지
원고들은 2021. 7월경부터 2022. 6월경까지 근태관리를 소홀히 하여 퇴근시간을 기록하지 않았는데, ‘무노동 무임금’의 원칙에 비추어 원고들은 퇴근기록이 없는 일자에 해당하는 급여 상당액을 부당하게 수령한 것이다. 원고 A은 별지 1과 같이 총 49,767,791원을, 원고 B은 별지 2와 같이 36,788,814원을 부당하게 수령하여 이익을 얻었고 피고는 같은 액수의 손해를 입어, 피고에게는 부당이득반환채권이 성립하므로, 피고는 위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들의 각 이 사건 수당 채권과 대등액에서 상계한다.
관련 법리
민법 제741조는 “법률상 원인 없이 타인의 재산 또는 노무로 인하여 이익을 얻고 이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이익을 반환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당사자 일방이 자신의 의사에 따라 일정한 급부를 한 다음, 급부가 법률상 원인 없음을 이유로 반환을 청구하는 이른바 급부부당이득의 경우에는 법률상 원인이 없다는 점에 대한 증명책임은 부당이득반환을 주장하는 사람에게 있다. 이 경우 부당이득의 반환을 구하는 자는 급부행위의 원인이 된 사실의 존재와 함께 그 사유가 무효, 취소, 해제 등으로 소멸되어 법률상 원인이 없게 되었음을 주장․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 1. 24. 선고 2017다37324 판결 등 참조).
자동채권의 존부 및 범위는 그 권리의 존재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할 책임이 있다(대법원 2008. 6. 26. 선고 2006다77197 판결 등 참조).
근로자는 합의한 소정근로시간 동안 근로의무를 부담하고, 사용자는 근로의무이행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게 되는데, 근로자가 사업장에 결근하면서 근로제공을 하지 않는 것은 근로계약상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부작위에 해당하여, 근로자는 민사상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부담하게 된다.
판단
앞서 본 증거들에 을 제1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원고 A은 별지 1과 같이 출근 또는 퇴근을 215회(2021. 6. 21.부터 2022. 6. 17.까지), 원고 B은 별지 2와 같이 출근 또는 퇴근을 163회(2021. 6. 21.부터 2022. 6. 17.까지) 각 기록하지 않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원고들은 적어도 2019년경부터 2022. 6. 17.까지 출근 중 일부 또는 퇴근 중 대부분을 제대로 기록하지 않았으며, 근무시간 중 종종 자리를 이탈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의 사업장 무단이탈로 인한 근로의무의 미이행에 관하여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도 있고, 이 사건에서와 같이 위 손해배상청구권과 경합적으로 인정되는 부당이득반환을 구할 수 있다.
그런데 앞서 본 증거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 즉 ① 원고들은 피고의 각 유일한 세무회계, 자금 담당자이므로 피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원고들이 출퇴근기록을 누락한 일자에 전부 근로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면 피고의 업무가 제대로 처리되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됨에도 2021. 6. 21.부터 2022. 6. 17.까지 피고의 업무에 장애가 발생하였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는 없는 점(오히려 원고들이 퇴직한 이후 업무 처리에 장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② 원고들과 피고가 체결한 근로계약이 존재하는 이상, 피고가 지급한 급여는 일단 법률상 원인이 있는 것이어서, 원고들에게 지급한 급여에 ‘법률상 원인이 존재하지 않음’은 이를 주장하는 피고에게 증명책임이 있는바, 출퇴근기록이 없는 일자에 원고들이 무단결근 또는 조기 퇴근하는 방법으로 근로하지 않은 채로 임금을 수령하였다는 사정은 피고가 증명하여야 할 것인데,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작성한 해당 일자에 원고들이 전부 근무하지 않았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③ 피고의 취업규칙 6.27.2 부분은 무단결근에 따른 징계로 감봉 등을 정하고 있어 피고의 주장과 같이 원고들이 근 10년 동안 소규모의 회사에서 불성실하게 근무했다면 피고가 원고들을 충분히 징계할 수 있었을 것으로 생각되는데도 피고가 이 사건 이전에 원고들을 징계하거나 제재하였다는 등의 사정은 전혀 없는 점을 종합하면,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자동채권의 존부 및 범위를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피고의 위 항변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이 사건 수당의 지급약정에 따른 이 사건 수당으로서 원고 A에게 15,070,080원, 원고 B에게 14,711,280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원고들이 구하는 2022.
7. 2.부터 이 사건 제1심판결 선고일인 2023. 9. 21.까지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그 이행을 구하는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이 같아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양준(재판장) 신진화 오재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