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 각 근로자들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은 각 무죄.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자 C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대한 공소를 기각한다.
이유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인천 계양구 D에서 상시근로자 78명을 고용하여 의료법인 E을 운영하는 사용자이다.
피고인은 2007. 12. 9.경부터 2013. 5. 13.경까지 위 사업장에서 근무한 F의 임금 4,140,758원 및 퇴직금 389,481원 합계 4,530,239원을 당사자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지급사유 발생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한 것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근로자 22명에 대한 임금 등 54,904,268원 및 퇴직금 3,997,654원 합계 58,901,922원을 각 당사자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지급사유 발생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피고인의 주장
피고인은 근로자 G(별지 범죄일람표 연번 14번)가 퇴직할 무렵 의료법인 E의 대표자가 아니었으므로 G에게 미지급된 연말정산환급금 184,370원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한다.
또한, 피고인은 나머지 근로자들에게 대하여 이 사건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 사건 임금 및 퇴직금을 그 지급기일 내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으므로 그 책임이 조각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판단
근로자 G의 임금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근로기준법 제36조는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기타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도록 규정함으로써, 퇴직근로자 등의 생활안정을 도모하기 위하여 법률관계를 조기에 청산하도록 강제하는 한편, 사용자측에 대하여 그 청산에 소요되는 기간을 유예하여 주고 있으므로, 위 퇴직금 등 체불로 인한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위반죄는 지급사유 발생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하는 때에 성립하고, 따라서 사업주가 법인일 경우에는 위 14일이 경과할 당시에 퇴직금 등의 지급권한을 갖는 대표자가 그 체불로 인한 죄책을 짐이 원칙이고, 14일이 경과하기 전에 그 지급권한을 상실하게 된 대표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죄책을 지지 않는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9도7722 판결 참조).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이 2012. 6. 25. 의료법인 E의 이사장으로 취임한 후 2012. 9. 17. 사임하고 H이 2012. 9. 17. 위 의료법인의 이사장으로 취임하고 2012. 9. 20. 등기하였다가 2012. 12. 21. 사임한 후 다시 피고인이 2012. 12. 21. 위 법인의 이사장으로 취임하고 2012. 12. 24. 등기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을 뿐이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근로자 G가 2012. 9. 30.까지 근무하고 퇴직한 이후 임금 지급 사유 발생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할 무렵 피고인이 위 법인의 사업주 또는 사업 경영 담당자였거나 근로자들의 인사 · 급여 · 후생 · 노무관리 등 근로조건의 결정 또는 업무상의 명령이나 지휘·감독을 하는 등의 사항에 관하여 사업주로부터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 자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근로자 G를 제외한 나머지 위 근로자들의 임금 또는 퇴직금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에서 정하는 임금 등의 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는 사용자가 그 지급을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으나 경영부진으로 인한 자금사정 등으로 지급기일 내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사회통념에 비추어 인정되는 경우에만 면책되는 것이고, 단순히 사용자가 경영부진 등으로 자금압박을 받아 이를 지급할 수 없었다는 것만으로는 그 책임을 면할 수 없으며, '임금 등을 기일 안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사용자가 퇴직 근로자 등의 생활안정을 도모하기 위하여 임금 등을 조기에 청산하기 위해 최대한 변제노력을 기울이거나 장래의 변제계획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이에 관하여 근로자 측과 성실한 협의를 하는 등, 퇴직 근로자 등의 입장에서 상당한 정도 수긍할 만한 수준이라고 객관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조치들이 행하여졌는지 여부도 하나의 구체적인 징표가 될 수 있다(대법원 2006. 2. 9. 선고 2005도9230 판결 참조).
이 법원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들을 인정할 수 있다.
㈎ 피고인은 의료법인 E의 이사장 H의 부탁으로 2012. 12. 21. 위 의료재단의 이사장으로 취임하고 H은 사임하였는데 당시 위 재단은 재정이 어려워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 H은 의정부 I병원의 원장도 겸하고 있었는데 위 병원의 간호부장인 J과 공모하여 피고인이 이사장으로 취임하기 직전인 2012. 12. 13.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의료법인 E이 위 공단에 대하여 현재 보유하고 있는 또는 장래 보유하게 될 진료비 채권 중 72억 원을 J에게 양도한다는 내용의 채권양도통지를 하였다.
㈐ 그리고 J은 2012. 12. 13. H에게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위 채권양도통지에 기하여 본인에게 금원이 지급되더라도 그 중 2억 원을 넘는 돈에 대해서는 H에게 반환하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작성해 주었다.
㈑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부담하는 진료비가 전체 진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70% 정도인데 위와 같은 채권양도통지로 인하여 피고인이 이사장이 된 이후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진료비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은 J에게 2013. 1. 13.경 85,346,400원을, 2013. 6. 25.경 341,687,158원을 각 지급하였다.
㈒ 피고인은 2013. 1.경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위 법인으로 진료비가 지급되지 아니하자 비로소 위와 같은 채권양도사실을 알게 되었고 2013. 2. 27.경 H을 업무상배임으로 고소하였다. H은 2014. 2. 7. 의정부지방법원 2013고단3877호 강제집행면탈죄로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명령 120시간, J은 같은 날 같은 사건으로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을 각 선고받아 그 무렵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 피고인은 근로자들에게 체납된 임금 등을 지급하지 못하게 되자 2012. 12. 말경 이사 K와 함께 L으로부터 5,000만 원을 빌리고 병원건물 1층 및 주차장 공간의 일부를 이용해 매점을 유치하면서 보증금을 받아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을 일부 지급하였다.
㈔ 피고인은 2013. 3. 19.경 근로자들의 체납된 임금 등을 해결하기 위하여 주식회사 M과 위 회사가 의료법인 E I병원에 약 30억 원을 투자하고 재단의 지분 70% 이상을 보유하며 이사 2/3 지명권 및 이사장을 지명할 권리를 갖고 피고인은 사임하는 내용의 합의서를 작성하였다. 그리고 주식회사 M은 2013. 3. 21.경 직원들에게 체불된 임금 중 약 1~2개월 정도의 임금을 지급하였다.
㈕ 주식회사 M은 그 후 H에게 투자자금을 반환해 주는 조건으로 위 의료법인을 넘겨줄 것을 제안하였으나 H은 위 제안을 거절하였고 주식회사 M도 2013. 4.경부터 위 의료법인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중단하였다.
㈖ 피고인은 2012. 12.경 이후로 자신의 급여를 지급받지 아니하였고, 2013. 5. 13.경 더 이상 직원들의 급여 및 운영비 등을 감당할 수 없어 위 I병원의 운영을 중단하였다.
㈗ 피고인의 친척으로 I병원의 총무과장으로 근무한 N이 근로자들의 대표로 2013. 6. 10.경 노동청에 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 등으로 진정하였고 피고인은 2013. 8. 5.경 인천지방검찰청에 진정인들 중 O 외 9인으로부터 임금 및 퇴직금 합계 139,784,148원에 대한 처벌불원서를 작성받아 제출하였다.
이러한 사실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위 의료법인의 자금사정이 악화된 경위, 피고인이 경영정상화 및 미불임금 지급을 위하여 기울인 노력, 피고인과 주식회사 M의 협의내용 및 협의가 무산되게 된 경위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공소사실과 같이 이 사건 근로자들의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은 피고인이 그 지급을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으나, 경영부진으로 인한 자금사정 등으로 지급기일 내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사회통념에 비추어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책임이 조각된다.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로 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공소기각 부분(2013고단8305)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인천 계양구 D 소재 의료법인 E의 대표로서 상시 근로자 78명을 사용하여 의료서비스업을 운영하는 자이다.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 2013. 1. 21.부터 2013. 5. 13.까지 정형외과 의사로 근로한 C의 2013. 1월 임금 5,661,166원, 2월 임금 15,121,545원, 3월 임금 10,000,000원, 4월 임금 7,848,600원, 5월 임금 5,104,718원 등 합계 43,736,029원을 당사자간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위 공소사실은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에 해당하는 죄로서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2항에 의하여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사건인바, 기록에 의하면 피해자 C이 이 사건 공소가 제기된 후인 2014. 3. 24.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를 철회하였음이 명백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6호에 의하여 피고인에 대한 위 부분 공소를 기각한다.
판사 김영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