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소 중 원고 B, C, D, E, F, G, H, I의 각 무효확인 청구부분을 각하한다.
피고는,
원고 A에게 3,269,201원 및 이에 대하여 2016. 1. 1.부터,
원고 J에게 2,524,5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3. 1. 1.부터,
원고 K에게 2,458,5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3. 8. 7.부터,
원고 L에게 3,877,541원 및 이에 대하여 2013. 3. 30.부터
각 2016. 8. 25.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금원을 각 지급하라.
원고 A, J, K, L의 각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원고 A, J, K, L와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80%를 위 원고들이, 나머지를 피고가, 나머지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나머지 원고들이 각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 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1991. 11. 21. 설립되어 인천광역시 서구 가좌로96번길 17에서 식품판매업, 식육제품 제조 및 판매업을 하는 회사이고, 원고들은 아래 입·퇴사현황과 같이 피고 소속 근로자로 재직 중이거나 재직했던 사람들이다.
피고는 2000. 4. 30. 원고들을 비롯한 피고 소속 근로자들에게 같은 날을 기준으로 하여 산정한 퇴직금을 중간정산하여 지급하였다(이하 '이 사건 2000. 4. 30.자 중간정산'이라 한다).
피고는 원고들을 비롯한 피고 소속 근로자들과 사이에 2000. 5. 1. 급여지급방식을 기존의 월급제에서 퇴직금을 연봉에 포함하여 분할 지급하는 방식의 연봉제로 전환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을, 2001. 5. 1. 같은 내용의 근로계약을 각 체결하였다(이하 각 근로계약을 합하여 '이 사건 퇴직금분할지급 연봉제 계약'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4, 7호증, 을 제1, 2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본안전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는 피고와 현재 근로계약이 존속하고 있는 원고 B, C, D, E, F, G, H, I의 경우 위 원고들의 퇴직금청구권이 발생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2000. 4. 30.자 중간정산, 2000. 5. 1.자 및 2001. 5. 1.자 이 사건 퇴직금분할지급 연봉제 계약의 무효의 확인을 구할 이익이 없어 이 사건 소 중 위 원고들의 청구 부분은 부적법하다고 항변한다.
확인의 소에 있어서는 권리보호요건으로서 확인의 이익이 있어야 하고 그 확인의 이익은 원고의 권리 또는 법률상의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 위험이 있고 그 불안, 위험을 제거함에는 피고를 상대로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일 때에만 인정된다(대법원 2013. 2. 15. 선고 2012다67399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소 중 위 원고들의 청구 부분에 확인의 이익이 있는지에 관하여 살펴본다. 위 원고들은 장래 발생할 퇴직금청구권의 액수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로 퇴직금 중간정산 약정의 무효 확인을 구하고 있다. 그 청구에 확인의 이익이 있다고 보려면, 원고들의 위 퇴직금청구권에 현존하는 불안, 위험이 있고, 위 각 퇴직금 중간정산 약정의 무효가 확인되는 경우 그 불안, 위험이 제거될 수 있다고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퇴직금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라 근로자의 안정적인 노후생활 보장에 이바지하기 위하여 사용자가 설정하는 제도(제1조)로서 원칙적으로 퇴직 등 근로관계가 종료되어야 위 법에 따른 퇴직금청구권을 취득한다 할 것이어서(제9조 참조), 근로관계가 존속하여 아직 구체적 퇴직금청구권을 취득하지 못한 위 원고들에게 현존하는 불안, 위험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이 사건 2000. 4. 30.자 중간정산 및 2000. 5. 1.자 및 2001. 5. 1.자 이 사건 퇴직금분할지급 연봉제 계약의 무효 확인만으로는 장래 원고들이 퇴직하면서 받게 될 퇴직금청구권의 구체적 금액이 확정되는 것도 아니어서 장래 분쟁의 소지는 여전하므로, 위 원고들의 무효 확인이 원고들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 위험을 제거함에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이라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소 중 위 원고들의 이 사건 2000. 4. 30.자 중간정산, 2000. 5. 1.자 및 2001. 5. 1.자 이 사건 퇴직금분할지급 연봉제 계약의 무효 확인 청구 부분은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원고 A, J, K, L의 퇴직금 차액 청구에 관한 판단
위 원고들의 주장에 관한 판단
위 원고들 주장
피고의 이 사건 2000. 4. 30.자 중간정산은 위 원고들의 자유로운 의사에 기한 것이 아니라 피고의 강박에 따른 것이므로 효력이 없다. 피고와 위 원고들 사이의 이 사건 퇴직금분할지급 연봉제 계약 또한 강행법규에 위반하거나, 근로자 집단의 동의를 받지 않은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이어서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는 위 원고들에게 위 원고들이 입사한 날로부터의 근로기간을 기초로 재산정한 퇴직금에서 피고가 위 원고들에게 지급한 퇴직금을 공제한 차액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이 사건 2000. 4. 30.자 중간정산이 무효인지 여부
위 원고들이 이 사건 2000. 4. 30.자 중간정산으로 인한 퇴직금을 수령한 점 등을 고려하면, 위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2000. 4. 30.자 중간정산이 피고의 강박에 의하여 일방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다.
따라서 위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퇴직금분할지급 연봉제 계약이 강행법규에 위반하여 무효인지 여부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0다95147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퇴직금분할지급 연봉제 계약은 근로관계가 존속하여 아직 발생하지 않은 퇴직금을 지급하기로 한 약정으로서, 근로자들의 퇴직금청구권을 사전 포기하는 것이므로, 강행법규인 구 근로기준법(2015. 1. 27. 법률 제737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4조에 위반하여 무효이다.
미지급 퇴직금의 계산
이 사건 2000. 4. 30.자 중간정산은 유효하고, 이 사건 퇴직금분할지급 연봉제 계약이 무효이므로, 피고는 위 원고들에게 이 사건 퇴직금분할지급 연봉제 계약 기간만을 포함하여 재산정한 퇴직금에서 피고가 위 원고들에게 지급한 퇴직금을 공제한 차액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국 피고는 위 원고들에게 퇴직금을 산정하면서 그 근로기간에 이 사건 퇴직금분할지급 연봉제 계약기간인 2년(2000. 5. 1.부터 2002. 4. 30.)을 누락한 셈이므로, 피고가 위 원고들에게 지급하여야 할 미지급 퇴직금은 퇴직 당시 평균임금 × 30일 × 누락 근로일수 730일(2년) ÷ 365일의 산식을 통하여 구할 수 있다.
갑 제4호증, 갑 제7호증의 2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위 원고들의 퇴직 직전 3개월 간의 평균임금을 적용하여 위 산식에 따라 피고가 위 원고들에게 미지급한 퇴직금을 계산하면, 별지 표 '미지급 퇴직금'란 기재 각 금액과 같다. 4) 소결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위 원고들에게 별지 표 '미지급 퇴직금'란 각 기재 금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 항변
신의칙 위반 항변
이 사건 퇴직금분할지급 연봉제 계약이 있은 후 15년이 넘도록 위 원고들이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하다가 그 무효를 주장하면서 이 사건 소를 제기한 것은 신의칙에 반하므로 원고의 청구에 응할 수 없다.
상계항변
이 사건 퇴직금분할지급 연봉제 계약이 무효라면, 피고가 위 원고들에게 이 사건 퇴직금분할지급 연봉제 계약 기간 중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한 금원은 위 원고들이 부당이득 한 것이므로, 피고의 위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위 원고들의 퇴직금채권과 상계한다.
판단
신의칙 위반 항변에 관하여
이 사건 소는 위 원고들이 미지급 퇴직금을 받기 위하여 제기한 것으로서 위 원고들이 퇴직하여 퇴직금청구권이 발생한 후 3년이 지나지 않은 점, 위 원고들이 피고 소속 근로자로 재직하는 동안에는 그 지위 상 이 사건 퇴직금분할지급 연봉제 계약을 곧바로 문제 삼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위 원고들의 이 사건 소 제기가 신의칙에 반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사정도 없다.
따라서 피고의 신의칙 위반 항변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상계항변에 관하여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본문에 의하면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하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으로써 근로자의 임금채권과 상계를 하지 못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계산의 착오 등으로 임금을 초과 지급한 경우에 근로자가 퇴직 후에 그 재직 중 받지 못한 임금이나 퇴직금을 청구하거나, 근로자가 비록 재직 중에 임금을 청구하더라도 위 초과 지급한 시기와 상계권 행사의 시기가 임금의 정산·조정의 실질을 잃지 아니할 만큼 근접하여 있고 나아가 사용자가 상계의 금액과 방법을 미리 예고하는 등으로 근로자의 경제생활의 안정을 해할 염려가 없는 때에는 사용자는 위 초과 지급한 임금의 반환청구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근로자의 임금채권이나 퇴직금채권과 상계할 수 있다. 따라서 근로자가 일정 기간 동안의 미지급 법정수당을 청구하는 경우에 사용자가 같은 기간 동안 법정수당의 초과 지급 부분이 있음을 이유로 상계나 그 충당을 주장하는 것도 허용된다.
한편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4호는 근로자인 채무자의 생활보장이라는 공익적, 사회 정책적 이유에서 '급료·연금·봉급·상여금·퇴직연금,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성질을 가진 급여채권의 2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다만 그 금액이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의한 최저생계비를 감안하여 대통령령이 정하는 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 또는 표준적인 가구의 생계비를 감안하여 대통령령이 정하는 금액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각각 당해 대통령령이 정하는 금액)'을 압류금지채권으로 정하고 있고, 민법 제497조는 압류금지채권의 채무자는 상계로 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고 정하고 있다. 따라서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계산의 착오 등으로 위 초과 지급한 임금 상당 금원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근로자의 임금채권을 상계하는 것은 임금채권의 2분의 1을 초과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금액에 관하여만 허용된다고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2014. 12. 11. 선고 2011다77290 판결 등 참조).
판단
위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을 제1호증의1, 8 내지 10, 을 제2호증의 1, 10 내지 12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가 위 원고들에게 이 사건 퇴직금분할지급 연봉제 계약에 따라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은 2000. 5. 1.부터 2001. 4. 30. 까지는 별지 표 '2000년 퇴직금'란 기재 금액인 사실, 2001. 5. 1.부터 2002. 4. 30.까지는 별지 표 '2001년 퇴직금'란 기재 금액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앞서 본 법리에 따라 피고는 위 원고들에게 위와 같이 지급한 퇴직금 상당액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위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미지급 퇴직금채권과 상계할 수 있되, 다만 그 퇴직금채권의 1/2를 초과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금액에 한하여 가능하다 할 것이다. 이에 따라 계산하면, 원고 J, K의 경우 미지급 퇴직금채권의 1/2보다 피고가 상계할 부당이득반환채권의 금액이 많아 피고는 미지급 퇴직금채권의 1/2을 초과하는 범위 내에서만 위 부당이득반환채권으로 위 미지급 퇴직금채권과 상계를 할 수 있고, 원고 A, L의 경우 미지급 퇴직금채권의 1/2보다 피고가 상계할 부당이득반환채권이 적어 피고는 그 전액으로 위 미지급 퇴직금채권과 상계할 수 있다. 그 구체적 계산 내역 및 결과는 별지 표 기재와 같다.
따라서 피고는 위 원고들에게 각 별지 표 '최종 인용금액'란 기재 금액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위 원고들이 각 퇴직한 다음날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16. 8. 25.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위 원고들은 퇴직일로부터의 지연손해금을 구하나, 금전채무불이행의 경우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변제기 다음날부터 지연손해금이 가산된다 할 것이므로 이를 넘어서는 지연손해금 청구 부분은 이유 없다).
결론
이 사건 소 중 원고 B, C, D, E, F, G, H, I의 각 무효확인 청구 부분은 부적법하여 각하하고, 원고 A, J, K, L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각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범석(재판장) 김유미 박상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