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판결

인천지방법원 2016. 3. 10. 선고 2016노206 판결

2015

주문

원심판결들을 모두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2년 6월에 처한다.

배상신청인의 배상명령신청을 각하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제1 원심판결에 대하여)

피고인은 ① 2011. 5. 26. 피해자 M로부터 3,850만 원을 빌릴 당시 위 돈을 변제할 의사와 능력이 있었으나, 변제기일 이전에 M가 위 돈을 신축하는 502호(이하 '이 사건 502호'라고 한다)의 분양대금 중 일부로 전환하겠다고 하여 변제하지 않았을 뿐이고(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1항), ② 2011. 7. 13. 피해자 M로부터 이 사건 502호의 선분양을 조건으로 8,900여만 원을 송금받을 당시에도 이 사건 502호의 완전한 소유권을 이전해 줄 의사와 능력이 있었으나, 그 후 사정변경으로 완전한 소유권을 넘기지 못하였을 뿐이므로(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2항),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 원심 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제1, 2 원심판결에 대하여)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제1원심 : 징역 1년, 제2원심 : 징역 1년 6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직권판단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피건대, 원심판결들에 대하여 피고인이 항소를 제기하여 이 법원은 위 항소사건들을 모두 병합하여 심리하기로 결정하였는데, 각 원심의 피고인에 대한 각 죄는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에 해당하므로 형법 제38조 제1항에 따라 경합범가중을 한 형기 범위 내에서 하나의 형을 선고하여야 하기 때문에 원심판결들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음에도, 피고인의 위 사실오인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대상이 되므로, 이에 관하여 살펴본다.

3.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돈을 빌릴 당시 다액의 금융권채무, 사채 등을 부담하고 있었고, 신용불량상태로 인하여 피고인 명의의 통장을 사용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으며, 그러한 이유로 2011. 7. 13. 분양잔대금 명목의 89,847,350원도 P 명의의 계좌로 송금받은 점, ② 피고인은 2012. 6. 4. 이 사건 502호에 관한 P 명의의 소유권보존등기가 마쳐졌음에도 바로 피해자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해주지 않다가 2012. 11. 21.에서야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었고, 그사이 이 사건 502호에 관하여 S, T, 열린신용협동조합 명의의 근저당권이 설정되었는데, 위 근저당권은 기존 채무에 대한 추가근저당권으로 설정된 것으로 '인천 남구 N 토지'에 위 채권자들이 근저당권을 설정할 당시에 이미 빌라가 완공되면 추가담보를 제공하기로 약정이 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빌린 돈을 변제할 능력이나 이 사건 502호에 관한 완전한 소유권을 이전해 줄 능력이 없음에도 피해자로부터 돈을 빌린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보아 피고인의 위 주장을 모두 배척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하였다.

나.

당심의 판단

1)

사기죄의 요건으로서의 기망은 널리 재산상 거래관계에서 서로 지켜야 할 신의와 성실의 의무를 저버리는 모든 적극적 또는 소극적 행위를 말하는 것이다. 반드시 법률행위의 중요부분에 관한 것임을 요하지 않고, 상대방을 착오에 빠지게 하여 행위자가 희망하는 재산적 처분행위를 하도록 하기 위한 판단의 기초 사실에 관한 것이면 충분하다. 어떤 행위가 다른 사람을 착오에 빠지게 한 기망행위에 해당하는가의 여부는 거래의 상황, 상대방의 지식, 경험, 직업 등 행위 당시의 구체적 사정을 고려하여 일반적·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7. 10. 25. 선고 2005도1991 판결 등 참조). 사기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기망행위와 상대방의 착오 및 재물의 교부 또는 재산상 이익의 공여 사이에 순차적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지만, 착오에 빠진 원인 중에 피기망자 측에 과실이 있는 경우에도 사기죄가 성립한다(대법원 2009. 6. 23. 선고 2008도1697 판결 참조).

2)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들이 인정된다.

①

피고인은 인천 남구 N 토지(이하 '이 사건 토지'라고 한다)에 주택을 건설하면서 이 사건 토지의 구입자금을 비롯한 공사비의 대부분을 피고인의 여윳돈이 아닌 차용금으로 마련하였고, 2011. 5. 26.경 피해자로부터 4,000만 원을 빌릴 당시에도 이 사건 토지의 구입자금 명목으로 월 2%인 고리의 이자와 변제기 3개월을 약속하고 선이자 150만 원을 공제한 3,850만 원을 차용하였다.

②

피고인은 위 4,000만 원을 빌리고 불과 한 달 만에 다시 피해자에게 '공사대금이 부족하니 4,000만 원을 반환받는 대신 9,000만 원을 추가로 투자하고 이 사건 502호를 분양받아라'라고 제안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인과 피해자는 2011. 6.경 위와 같은 내용의 합의서를 작성하였고, 결과적으로 피고인은 피해자에 대한 4,000만 원의 변제 의무를 면하게 되었다.

③

피고인은 '위 합의서 작성 당시 피해자에게 4,000만 원을 변제할 여유가 있었으나 단지 공사대금을 마련할 목적으로 위와 같은 제안을 하였다'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피고인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해자의 돈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다시 돈을 빌리거나 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방법으로 갚을 예정이었다는 것이고(증거기록 163쪽), 피고인의 주장에 의하면 위 합의서 작성 당시 이 사건 502호의 시세가 1억 9,000만 원에 이르렀다는 것인데(증거기록 164쪽), 피고인에게 피해자의 자금 없이도 공사를 진행할 여력이 있는 상황이었다면, 피고인이 먼저 피해자에게 시세보다 6,000만 원이나 저렴한 가격에 이 사건 502호를 팔겠다는 취지의 제안을 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④

피고인은 2011. 7. 13.경 피해자로부터 8,900여만 원을 송금받을 당시 장차 이 사건 502호의 완전한 소유권을 이전해줄 의사와 능력이 있었다고 주장하나, 그 무렵 이 사건 502호에는 이미 채권최고액 5억 원 이상의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었고, 피고인은 금융기관으로부터 채무감면 대상자로 분류되어 있어 사실상 추가 대출이 불가능한 상황이었으며, 실제 피고인의 채무로 인해 이 사건 502호에 설정되어 있던 근저당권설정등기는 피고인이 아닌 피해자의 자금으로 말소되었다.

⑤

피고인도 검찰에서 '예전에는 외상공사가 가능했는데, 지금은 현찰 공사를 해야 하기 때문에 공사를 완공할 능력이 되지 않았던 사실은 인정한다. 공사할 능력이 안되었음에도 공사를 무리하게 진행한 것을 굉장히 후회하고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증거기록 169쪽), 현재까지도 피해자에게 피해액을 제대로 변제하지 못하고 있다.

3)

위 법리에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빌린 돈을 변제할 능력이나 이 사건 502호에 관한 완전한 소유권을 이전해 줄 능력이 없음에도 피해자를 기망하여 피해자로부터 3,850만 원 및 89,847,350원을 각 편취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이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 부분에 대한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들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원심판결들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