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각종 자동차 관련, 기계, 설비 및 그 부품의 설계, 제조, 조립, 정비 판매와 금융, 보급 및 서비스 등을 목적으로 하여 2002. 8. 7. 설립된 회사이다.
원고는 1990. 9. 8. 피고의 전신인 C 주식회사에 입사한 후 2002. 8. 7. 피고에 고용승계되어, 2016년 무렵에는 피고 D 물류부 소속 기술선임으로 근무하였다. 또한 원고는 E노동조합 B지부(이하 '이 사건 노조'라 한다)의 조합원으로서, 2013. 10.부터 2015. 9.까지 이 사건 노조의 집행부 정책연구실장을 역임하였다.
해고의 경위
인천지방검찰청은 2016. 5.경부터 피고의 생산직 직원들에 대하여 '선물세트 납품업체, 체육행사 사은품 납품업체 선정 등 납품비리'에 관한 수사를 하였고, 2016. 6. 1. 피고 본사 내 노무관리팀과 구매부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피고 직원들의 채용비리 혐의를 추가로 확인하여 수사를 확대하였다.
피고 직원들의 납품비리, 채용비리에 관한 수사 및 이에 따른 피고 직원들 기소 사실 등이 2016. 6.경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언론에 보도되었다. 2016. 8. 10.경에는 "인천지검 특수부가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 기소된 피고 노사협력팀 F에게 사내에서 정규직 채용 브로커로 활동한 노조 전 간부 A모 씨로부터 피고 1차 도급업체 소속 비정규 직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1,500만 원을 받아 챙긴 근로기준법위반 등의 혐의를 적용해 추가 기소했다. 전 노조 간부 역시 지난해 생산직의 정규직 채용과정에 개입하고 취업자로부터 총 6,000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근로기준법 위반)로 구속 기소된 인물이다."라는 사실이 보도되었다.
한편 피고는 2016. 6. 7. 피고 직원들의 부정행위와 관련하여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 등을 직원들에게 알리면서 '불법적인 행위에 대해서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공지하였다.
원고는 2016. 7. 25. 근로기준법 위반, 배임증재의 범죄사실로 기소되어, 2016. 9. 29. 이 법원으로부터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및 추징금 4,500만 원의 유죄판결을 선고받았다(인천지방법원 2016고합484호), 원고와 검사 양측이 위 판결에 불복하여 항소하였으나, 2016. 12. 22. 항소기각 판결이 선고되었고(서울고등법원 2016노3148호), 2016. 12. 30. 제1심판결이 확정되었다. 그 구체적 내용은 아래와 같다.
피고는 2016. 10. 19.경 원고에 대한 위 제1심 판결문을 입수하여 이를 토대로 2016. 10. 27.경까지 내부조사 등을 실시한 후, 2016. 11. 4. 원고에게 2016. 11. 16. 중앙인사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임을 통보하였다.
피고는 2016. 11. 4. 이 사건 노조에게도 위와 같이 원고에 대한 중앙인사위원회가 2016. 11. 16. 개최될 예정임을 통보하면서 출석변론 또는 서면 의견을 요청하였다. 그런데 이 사건 노조는 피고에 중앙인사위원회 개최를 연기해 줄 것을 요청하였고, 이에 피고는 중앙인사위원회 개최일을 2016. 11. 23.로 연기하였다.
피고는 2016. 11. 23. 중앙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에 대한 해고를 의결하였고, 2016. 11. 30. 원고에 대하여 2016. 12. 1.자로 해고(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에 처함을 원고와 이 사건 노조에 통보하였다.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는 '2015. 8.경 협력업체 직원을 피고 정규직으로 채용되도록 알선하고 4,500만 원을 수수함으로써 단체협약 제52조 제3, 7호를 위반하여 회사업무를 빙자하여 사례, 증여 또는 향응을 받고, 파렴치한 행위로 회사의 명예나 대외적 신용을 현저히 손상시켰다는 것이었다.
이 사건 노조는 2016. 12. 6. 피고에게 원고에 대한 재심을 청구하였고, 피고는 2016. 12. 20. 재심을 개최하여 원심 징계를 유지하는 의결을 하였다.
원고의 부당해고 구제절차
원고는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2017. 2. 14.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인천지방노동위원회는 2017. 4. 14. 이 사건 해고에 절차상 하자가 없고, 이 사건 해고는 징계사유가 인정되고 그 양정도 적정하므로 정당한 처분이라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 위 판정에서 인천지방노동위원회는 인사위원회 개최시한 준수와 관련하여 원고에 대한 내부조사 종료일인 2016. 10. 27.을 피고의 징계사유발생 인지일로 해석하여야 하고, 피고는 2016. 11. 16. 개최 예정이었던 중앙인사위원회를 이 사건 노조의 요청으로 연기하여 2016. 11. 23. 개최하였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징계사유발생 인지일로부터 1개월 이내에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야 하는 단체협약 규정에 부합하게 처리되었다고 판단하였다.
원고는 위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17. 5. 18.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7. 7. 19.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
관련 규정
이 사건과 관련된 피고의 2016. 9. 22.자 단체협약은 아래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각 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내지 13, 16 내지 1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및 판단
원고의 주장
단체협약 제54조 제1호 단서에 의하면, 인사위원회는 징계사유 발생 인지일로부터 1개월 이내에 개최되어야 한다. 피고는 원고가 구속된 2016. 7. 7.경 또는 언론보도를 통해 피고의 임원 F이 채용비리 관련 혐의로 추가기소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된 2016. 8. 10.경, 아니면 늦어도 피고의 임원 F이 본인의 잘못을 시인함에 따라 그를 의원면직처리한 2016. 10. 7.경에는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 발생사실을 인지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도 피고는 그때로부터 1개월 이상 경과한 2016. 11. 23.에 이르러서야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였으므로, 이 사건 징계처분은 단체협약상 인사위원회 개최시한을 도과한 절차상 위법이 있어 무효이다.
원고는 처음부터 금품수수를 목적으로 F에게 G의 부탁을 전달한 것은 아니고, F에게 대가를 약속하고 채용을 부탁한 것도 아니며, 직원의 채용은 피고 인사담당자들에게 결정권한이 있는 것이므로 원고가 이에 개입할 수도 없고, 관여하려고 한 적도 없다. 본 건 단 한 건 외에 또다른 직원의 채용 알선 또는 금품수수에 연루된 바 없는 점, 피고가 임원들의 비위행위를 미리 방지하고 감독해야 할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아니한 잘못도 있는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를 해고하는 내용의 이 사건 징계처분은 징계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남용한 것으로 무효이다.
판단
단체협약 제54조 제1호 위반 여부
단체협약에서 징계위원회 개최시한을 규정하면서 이를 위반하여 개최된 징계위원회의 징계를 무효로 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는 경우, 그 징계위원회 개최시한의 기산점은 원칙적으로 징계사유가 생긴 때이지만, 징계를 하는 것이 불가능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러한 사정이 없어진 때부터 위 기간이 기산된다. 만일 근로자에게 징계사유가 있더라도 그 사유가 나중에 밝혀지기 전까지 징계를 할 수 없었던 부득이한 사정이 있다면, 사용자가 징계절차를 개시해도 충분할 정도로 징계사유에 대한 증명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때부터 징계위원회의 개최시한이 기산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피고 직원들의 납품비리와 채용비리 행위에 관하여 피고가 먼저 인지하여 수사기관에 고발하여 수사가 시작된 것이 아니라 수사기관에서 먼저 인지하여 관련자들을 체포 또는 구속하여 수사한 후 기소한 것이고, 수사기관에서 행한 수사 관련 사항은 비공개이며, 재판이 진행 중인 경우에는 열람·등사 등을 통하여 당사자에게만 공개되는데, 피고는 수사나 재판의 당사자가 아니었기 때문에 피고로서는 원고가 채용 비리 행위 등으로 구속되었다거나 기소되었다는 대강의 사정만을 언론보도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인지할 수 있었을 뿐, 원고에 대한 제1심판결 선고 후 그 판결문을 입수하여 내부조사를 실시하기 전까지는 원고의 가담 정도, 금품수수의 경위 등 비위행위의 구체적인 내용에 관하여는 확정적으로 인지할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원고에 대한 제1심 판결문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원고에 대한 징계절차를 개시할 수 없었던 부득이한 사정이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 대한 제1심 판결문을 입수하여 내부조사 결과를 보고받은 2016. 10. 27. 또는 아무리 빨라도 원고에 대한 제1심 판결문을 입수한 2016. 10. 19.에야 비로소 원고에 대한 징계절차를 개시해도 충분할 정도로 징계사유가 증명되었음을 알았다고 볼 것이다. 피고가 위 시점으로부터 1개월 이내인 2016. 11. 16. 징계위원회를 개최하려 하였고 이를 원고 및 이 사건 노조에 통보한 이상(이 사건 노조가 징계위원회 개최 연기 요청을 함에 따라, 실제로 징계위원회는 2016. 11. 23. 개최되었다), 피고가 단체협약 제54조 제1호에서 정한 징계위원회의 개최시한을 준수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징계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근로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원칙적으로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는 것이므로, 그 징계처분이 위법하다고 하기 위하여서는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고,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처분이라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직무의 특성, 징계의 사유가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및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과 그에 수반되는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12. 9. 27. 선고 2010다99279 판결 등 참조).
다만 해고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그 정당성이 인정되고,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는지 여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 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다21962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사회통념상 근로계약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원고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다고 할 것이어서, 피고의 이 사건 해고 징계처분이 지나치게 가혹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 보기 어렵다. 원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구 근로기준법(2017. 11. 28. 법률 제151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9조는 누구든지 법률에 따르지 아니하고는 영리로 다른 사람의 취업에 개입하거나 중간인으로서 이익을 취득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제107조는 제9조를 위반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원고는 2016. 8.경 협력업체 직원을 피고 정규직으로 채용되도록 알선하고 4,500만 원을 수수하여 근로기준법 제9조를 위반하고, 피고 임원에게 부정한 청탁을 하고 그 대가로 1,500만 원을 교부하여 형법 제357조 제2항의 범죄행위를 저질러 형사처벌을 받았다. 이러한 비위행위로 인해 피고의 인사채용 절차를 왜곡시키고 관련 지원자들의 공정한 경쟁 기회를 박탈하는 등 직장질서를 문란케 하였고, 이에 관한 내용이 여러 차례 언론에 보도됨으로써 피고의 인사채용 절차에 연줄이나 금전이 개입되어 있었다는 인상을 심어주어 피고의 명예나 대외적 신용을 현저히 훼손하였는바, 원고의 위와 같은 비위행위는 그 비위의 정도가 매우 중하다.
피고는 적지 않은 숫자의 직원들이 채용비리 및 납품비리 행위로 형사처벌을 받아 직장질서가 문란케 되고 대외적 신용이 현저히 훼손되어 상당한 피해를 입게 되었으며, 위와 같은 채용비리 및 납품비리 행위는 피고의 기업 활동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상당히 큰 반면 사전에 적발하기 어려운 특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채용비리 등에 관한 경각심을 제고하여 재발을 방지하고 직장질서와 대외적 신용을 회복하기 위하여 관련 비위행위자들에 대하여 중징계를 할 필요성이 있다. 피고는 채용비리 및 납품비리에 관여하여 금품을 수수한 것으로 밝혀진 23명 전원에 대해 징계해고 또는 권고사직 등의 방법으로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켰는바, 원고의 이 사건 채용알선 및 금품수수 행위가 단 한 차례에 불과하다고 하더라도, 나아가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원고가 처음부터 금품을 수수할 목적으로 채용알선을 한 것이 아니고 G의 부탁을 들어준 뒤 G으로부터 수동적으로 금품을 받게 된 것에 불과하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만으로는 원고를 달리 취급하여야 할 타당한 이유가 될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윤선(재판장) 권혁재 박미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