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판결

인천지방법원 2019. 7. 26. 선고 2018가단23628 판결

주문

1.

피고의 원고에 대한 인천지방법원 2017차5100호 퇴직금 사건의 2017. 9. 15.자 지급명령에 기초한 강제집행을 불허한다.

2.

이 법원이 2018카정187호 강제집행정지 신청사건에 관하여 2018. 8. 10. 한 강제집행정지결정을 인가한다.

3.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4.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1)

원고는 D이라는 상호로 개인사업체를 운영하였다. 또한 원고는 2015. 5. 29.부터 현재까지 주식회사 E(2016. 11. 16. 상호가 '주식회사 F'로 변경되었다. 이하 상호 변경 전후를 통틀어 '소외 회사'라고만 한다)의 사내이사, 2014. 3. 5.부터 2015. 5. 29.까지, 2016. 3. 31.부터 현재까지 대표이사로 각 재직하고 있다.

2)

피고는 1998. 5. 2.부터 2016. 1. 31.까지 원고의 D에서 근무하였고, 2016. 2. 1.부터 2017. 8. 1.까지 소외 회사에서 근무하였다.

나.

피고의 원고에 대한 지급명령

1)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1998. 5. 2.부터 2016. 1. 31.까지 D에서 근무하고 퇴직하여 발생한 퇴직금(이하 '이 사건 퇴직금'이라 한다)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원고를 상대로 인천지방법원 2017차5100호로 지급명령을 신청하였다.

2)

2017. 9. 15. "원고는 피고에게 36,703,820원 및 이에 대한 2016. 2.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과 독촉절차비용 186,400원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지급명령(이하 '이 사건 지급명령'이라 한다)이 발령되었다. 이 사건 지급명령은 그 무렵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가.

피고의 주장

피고는 소외 회사에서 근무를 시작하기 전에 이미 원고에게 D에서 퇴직한다는 의사 표시를 하였고, 원고는 2016. 1. 31. 피고의 퇴직에 동의하면서 직원을 통하여 피고에게 퇴직금 36,703,820원이 기재된 퇴직금내역서를 작성·교부하였다. 그러므로 이 사건 퇴직금의 채무자는 소외 회사가 아니라 원고이다.

그 후 피고는 원고로부터 3회에 걸쳐 합계 44,690,220원을 변제받았다. 그러므로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지급명령의 채권액인 퇴직금 36,703,820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독촉절차비용에서 44,690,220원을 공제한 나머지 돈과 경매신청비용 610만 원의 합계에 해당하는 채권을 가지고 있다.

나.

원고의 주장

1)

이 사건 퇴직금의 채무자

피고는 2016. 1. 31.까지 원고의 D에서 근무하다가 2016. 2. 1.부터 소외 회사에서 근무하였는데, 개입사업체인 D이 법인사업체인 소외 회사로 변경되면서 피고의 D에서의 근로관계가 소외 회사에 실질적으로 승계되었고, 그 후 피고는 소외 회사에서 퇴직하였다. 그러므로 이 사건 퇴직금의 채무자는 원고가 아니라 소외 회사이다.

2)

이 사건 퇴직금 등 채권의 소멸

소외 회사는 원고를 대신하여 피고에게 2017. 12. 19. 5,000,000원, 2018. 1. 2. 31,890,220원, 합계 36,890,220원(= 퇴직금 36,703,820원 + 독촉절차비용 186,400원)을 지급하였다. 한편 소외 회사는 2018. 1. 18. 피고에게 '소외 회사에서 2016. 2. 1.부터 2017. 7. 31.까지 근무하고 퇴직하여 발생한 퇴직금'으로 7,800,000원을 지급하였다. 그리고 피고가 주장하는 경매신청비용 610만 원은 이 사건 퇴직금 등 채권에 포함되지 않는다. 결국 이 사건 퇴직금 등 채권은 모두 변제되어 소멸하였다.

3.

판단

가.

전제된 법리

확정된 지급명령의 경우 그 지급명령의 청구원인이 된 청구권에 관하여 지급명령 발령 전에 생긴 불성립이나 무효 등의 사유를 그 지급명령에 관한 이의의 소에서 주장할 수 있고, 이러한 청구이의의 소에서 청구이의 사유에 관한 증명책임도 일반 민사소송에서의 증명책임 분배의 원칙에 따라야 한다.

따라서 확정된 지급명령에 대한 청구이의 소송에서 원고가 피고의 채권이 성립하지 아니하였음을 주장하는 경우에는 피고에게 채권의 발생원인 사실을 증명할 책임이 있고, 원고가 그 채권이 통정허위표시로서 무효라거나 변제에 의하여 소멸되었다는 등 권리 발생의 장애 또는 소멸사유에 해당하는 사실을 주장하는 경우에는 원고에게 그 사실을 증명할 책임이 있다(대법원 2010. 6. 24. 선고 2010다12852 판결 등 참조).

나.

원고가 이 사건 퇴직금의 채무자인지 여부

1)

기초 사실

피고는 2016. 1. 31. 전에 원고에게 D에서 퇴직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원고는 2016. 1. 31. 경 직원을 통하여 피고에게 퇴직금내역서(을 제1호증)를 작성·교부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 제1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와의 근로계약 종료 여부

가)

피고가 원고에게 한 D에서 퇴직한다는 뜻을 밝힌 행위는 원고와의 근로계약에 대한 합의해지 청약의 의사표시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원고가 피고에게 퇴직금내역서를 교부한 행위는 위 합의해지 청약에 대한 묵시적인 승낙의 의사표시라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원고와 피고의 근로계약은 의사표시의 합치에 따라 합의해지로 종료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나)

이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에게 퇴직금내역서를 교부한 주체는 원고가 아니라 소외 회사라는 취지로 다툰다.

그런데 원고의 주장 자체에 의하더라도 피고가 소외 회사의 경영상 어려움 등 자력을 우려하여 소외 회사에 대하여 이 사건 퇴직금, 즉 1998. 5. 2.부터 2016. 1. 31.까지 D에서 근무하고 퇴직하여 발생한 퇴직금의 정산을 요구하였고 소외 회사가 퇴직금내역서를 교부하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소외 회사의 자력을 우려한 피고가 소외 회사로부터 퇴직금내역서를 교부받는다고 하여 그 우려가 해소된다고 볼 수는 없는 노릇이다. 오히려 피고로서는 자력이 우려되는 소외 회사가 아니라 원고에게 퇴직금의 정산을 요구하였고 원고로부터 퇴직금내역서를 교부받았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 밖에 D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한 피고가 정작 소외 회사에 대하여 이 사건 퇴직금의 정산을 요구하였다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또한 원고는 퇴직금내역서가 피고의 요구에 따라 형식적으로 작성·교부된 것에 불과하여 무효라는 취지로도 다툰다.

그러나 퇴직금내역서가 효력이 없음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3)

이 사건 퇴직금 채무자

가)

원고와 피고의 근로계약은 합의해지로 종료되었으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종전 근로관계로 발생한 이 사건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이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의 D에서의 근로관계가 소외 회사에 실질적으로 승계되었다고 주장하는데, 이러한 주장은 설령 원고가 이 사건 퇴직금 채무자라고 하더라도 원고의 피고에 대한 퇴직금 채무를 소외 회사가 인수하였고 결국 원고는 퇴직금 채무를 부담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선해할 수는 있다. 그러나 채무인수는 원칙적으로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면책적 채무인수가 아니라 병존적 채무인수로 보아야 하고, 면책적 채무인수의 경우에는 채권자의 승낙을 받아야 효력이 발생한다. 그런데 소외 회사가 원고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퇴직금 채무를 면책적으로 인수하였다거나 채권자인 피고가 이를 승낙하였다는 점에 대해서는 어떠한 주장과 증명도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다.

이 사건 퇴직금의 액수

1)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은 근로자의 퇴직일 이전의 3개월 동안에 그 근로자에 대하여 지급된 임금의 총액을 그 기간의 총 일수로 나눈 금액이다(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6호 전문). 그러므로 이 사건의 평균임금은 피고의 퇴직일 직전 3개월인 2015. 11.분부터 2016. 1.분의 임금 총액을 기준으로 계산하여야 한다.

2)

피고는 2019. 6. 21. 제4회 변론기일에서 피고의 계좌별거래명세표(을 제5호증)에 기재된 바와 같이 원고로부터 계좌 입금받은 돈을 기준으로 퇴직금, 즉 평균임금을 산정하는 데 다툼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그리고 위 거래명세표에다가 갑 제14호증의 기재를 더하여 보면, 피고는 원고로부터 2015. 11.분 임금 2,025,470원, 2015. 12.분 임금 1,418,690원, 2016. 1. 분 임금 1,465,280원, 합계 4,909,440원을 지급받았음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피고의 퇴직일 이전의 3개월 동안의 임금 총액은 4,909,440원이고, 이를 그 기간의 총 일수인 92일로 나눈 53,363원이 평균임금에 해당한다. 나아가 피고의 계속근로기간은 1998. 5. 2.부터 2016. 1. 31.까지 6,484일이다.

결국 피고가 지급받아야 할 이 사건 퇴직금은 28,438,824원[= 평균임금 53,363원 × 30일 × (계속근로기간 6,484일 ÷ 365일)]이 된다.

3)

피고의 이 부분 주장 중 위 28,438,824원을 초과하는 퇴직금 36,703,820원이 성립되었다는 부분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라.

이 사건 퇴직금 등 채권의 소멸 여부

1)

피고의 변제 자인

원고는 소외 회사가 원고를 대신하여 피고에게 2017. 12. 19. 5,000,000원, 2018. 1. 2. 31,890,220원, 합계 36,890,220원을 이 사건 퇴직금으로 변제하였다는 취지로 항변하고 있는 가운데, 피고는 원고로부터 위 36,890,220원 외에 2018. 1. 18.자 7,800,000원도 포함한 합계 44,690,220원(이하 '이 사건 변제 금원'이라 한다)을 이 사건 퇴직금으로 변제받았음을 자인하고 있다. 그러므로 피고가 변제받았음을 자인하는 이 사건 변제 금원을 기준으로 이 사건 퇴직금 등 채권의 소멸 여부를 판단한다.

다만 피고는 이 사건 변제 금원의 이 사건 퇴직금 등 채권에 대한 변제충당을 자인하는 데 있어 변제일이 아닌 날짜를 기준으로 잘못 계산하고 있다. 이러한 잘못된 계산 방식과 결과에 구애받지 않고 아래 3)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정당한 변제충당의 방법과 결과에 대해 살펴보도록 한다.

2)

집행비용이 이 사건 퇴직금 등 채권에 포함되는지 여부

가)

기초 사실

(1)

피고는 이 사건 지급명령에 기초하여 원고 소유의 부동산에 관하여 인천지방법원 G로 부동산강제경매(이하 '이 사건 경매'라 한다)를 신청하였고, 2017. 10. 24. 이 사건 경매절차개시결정이 내려졌다.

(2)

피고는 이 사건 경매신청을 위해 합계 610만 원을 지출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호증, 을 제3,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나)

피고의 주장

이 사건 경매신청비용 610만 원은 집행비용으로서 이 사건 퇴직금 등 채권에 포함된다.

다)

판단

1)

강제집행비용의 경우 그 추심을 위하여 별도의 집행권원 없이 본래의 강제집행에 의하여 우선적으로 변상을 받을 수 있기는 하나(민사집행법 제53조 제1항), 그 강제집행절차에서 변상받지 못한 비용은 집행법원의 집행비용액확정결정을 별도로 받아야 한다. 더욱이 집행신청이 취하되거나 집행절차가 취소되는 등 집행 본래의 목적인 청구권의 실현을 보지 못하고 종료된 경우에는 그 집행에 소요된 비용은 채권자가 부담하여야 하는 것이고, 따라서 이는 궁극적으로 채무자가 부담하여야 할 집행비용에 해당하지 않는다.

비용, 이자, 원본에 대한 변제충당의 순서에 관한 민법 제479조에서 말하는 우선 충당되는 비용에는 채권을 실행하는 데 소요된 집행비용이 포함될 수 있지만, 여기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집행비용액확정결정이 있어야 한다(대법원 2006. 10. 12. 선고 2004재다818 판결 취지 참조).

2)

이 사건 변제 금원의 지급 이전에 이 사건 경매절차에서 피고가 주장하는 집행비용에 대한 집행비용액확정결정이 이루어졌다는 점에 대해서는 어떠한 주장과 증명도 없다. 그러므로 집행비용이 이 사건 퇴직금 등 채권에 포함된다는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변제충당의 방법과 결과

가)

변제충당에 관한 민법 제476조 내지 제479조는 임의규정이므로 변제자와 변제받는 자 사이에 위 규정과 다른 약정이 있다면 약정에 따라 변제충당의 효력이 발생하고, 위 규정과 다른 약정이 없는 경우에 변제의 제공이 채무 전부를 소멸하게 하지 못하는 때에는 민법 제476조의 지정변제충당에 따라 변제충당의 효력이 발생하며, 보충적으로 민법 제477조의 법정변제충당의 순서에 따라 변제충당의 효력이 발생한다(대법원 2015. 11. 26. 선고 2014다71712 판결 참조).

나)

원고와 피고 사이에 변제충당에 관한 약정이 있다거나 원고와 피고가 변제충당 지정의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는 이 사건에서, 민법 제479조 제1항이 정하는 비용, 이자(지연손해금은 이자에 포함된다), 원본의 변제충당 순서에 따라 변제충당을 한다[한편 피고는 위 법정변제충당의 순서와 달리 지연손해금 또는 원금, 비용의 순서로 변제충당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법정변제충당의 순서 자체는 법률 규정의 적용에 의하여 정하여지는 법률상의 효과이므로(대법원 1998. 7. 10. 선고 98다6763 판결 등 참조), 피고의 위 주장에 구속되지 않는다].

(1)

먼저 이 사건 변제 금원 중 2017. 12. 19.자 5,000,000원의 일부는, 비용에 해당하는 이 사건 지급명령의 독촉절차비용 186,400원에 변제충당되었다.

(2)

다음으로 2017. 12. 19.자 5,000,000원 중 위 변제충당 후 남은 4,813,600원, 2018. 1. 2.자 31,890,220원, 2018. 1. 18.자 7,800,000원은, 이 사건 퇴직금 28,438,824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채권에 별지 '충당액 계산표' 기재와 같이 변제충당되었다. 그 기재와 같이 변제충당 후 남은 원금과 지연손해금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

결국 피고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퇴직금 28,438,824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이 사건 지급명령의 독촉절차비용 채권이 모두 변제되어 소멸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다.

마.

소결론

이 사건 지급명령의 대상인 피고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퇴직금 등 채권은 성립되지 않았거나 변제되어 소멸하였다. 그러므로 피고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지급명령에 기초한 강제집행은 불허되어야 한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한다.

판사 이해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