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판결

인천지방법원 2019. 4. 4. 선고 2018노2029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근로자 D의 카드사용내역 등에 비추어 C주점에서 D이 실제로 근무한 날이 원심에서 인정한 출근일에 미치지 못할 뿐만 아니라, 피고인은 D이 출근했을 때 일당 5만 원을 가져가도록 하거나 D이 원할 때 돈을 보내주는 방법으로 그 임금을 모두 지급한 것으로 알고 있었으므로, 피고인에게 이 사건 근로기준법위반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는바, 원심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여러 양형 조건에 비추어 원심의 형(벌금 25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인천 계양구 B에 있는 C주점의 경영자로서 상시 근로자 2명을 사용하여 음식점업을 경영하는 사람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 및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2015. 5. 16.경부터 2016. 11. 20.경까지 근로하다가 퇴직한 D의 2015. 9.분 임금 479,130원 등 별지 체불금품내역 기재와 같이 임금 합계 9,005,775원을 당사자 간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1)

D은 피고인이 '알아서 챙겨주겠다', '소방대 월급 정도는 챙겨줄게'라고 하였다고 진술하나 그 액수에 관한 진술 내용이 일관되지 않다. 한편,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일당 5만 원(식대 별도)을 지급하기로 하였음을 인정할 자료도 없다. 이에 비추어 피고인과 D은 임금의 액수나 지급시기에 관하여 구체적인 약정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인은 최소한 최저임금에 해당하는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D의 주식회사 I 주간근무일 중 교통카드 이용내역 상 19:30경 C주점 근처 J아파트 또는 K역에서 하차한 것이 확인되는 날은 출근일로 인정된다. 비번일의 경우 교통카드 이용내역 상 저녁시간대 C주점 근처 정류장 하차 내역이 없어 교통카드 이용내역으로 출근일을 특정할 수는 없다. D은 주거지에서 걸어서 또는 택시로 출근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D의 주거지에서 C주점까지 최단거리는 1.6km로 도보로 25분이고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18분 내지 29분이 소요되어 도보로 이동할 경우와 큰 차이가 없으므로, 걸어서 출근하였다는 D의 주장은 신빙성이 있다. 그러므로 C주점 근처 교통카드 이용내역이 없다고 하여 출근하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는 없고, 비번일 중 C주점와 무관한 지역에서의 교통카드 이용내역이 확인되는 날과 주식회사 I에서 주거지로의 퇴근이 확인되지 않은 날을 제외한 나머지 날을 출근일로 인정하는 것은 일응 합리성이 있다고 보인다. 따라서 주식회사 I 근로일정과 교통카드 이용내역을 토대로 C주점 근로시간을 산정한 것을 수긍할 수 있다.

3)

피고인은 D이 매일 계산대에서 5만 원을 가져갔다고 주장하나, D은 일관되게 밥값 외에 가져간 돈이 없다고 진술하고 있고, 2016. 1.부터 2016. 3.까지 근무한 H도 새벽 한 시 넘어 마감을 마치고 퇴근하였는데 D이 계산대에서 현금 5만 원을 가져가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진술한 바 있다. 반면, D이 일당을 받아간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는 없다. 설령 CCTV로 D이 계산대에서 돈을 가져가는 것이 확인된다고 하여도 그것이 식대인지 일당인지 알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일당으로 전부 지급했다는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다.

당심의 판단

1)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면 사용자가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 이유 및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게 같은 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등 참조).

2)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D에 대한 미지급 임금의 존부 및 범위를 다툰 것은 'D이 C주점에서 근무한 날에 일당을 직접 가져갔거나 그 후에 D의 요청에 따라 피고인이 보내준 돈으로 미지급 임금이 모두 충당되었다'고 믿었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고, 따라서 피고인으로서는 D이 근무한 날을 분명히 확인하여 미지급된 임금이 있는지, 있다면 그 범위가 어느 정도인지 정산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인식에 따라 D의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미지급된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피고인이 D에게 미지급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것이어서 피고인에게 이 사건 근로기준법 위반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위와 같은 고의가 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 D은 2016. 11. 26. 피고인과 다투고 "일을 그만하겠다"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후, 그로부터 3개월이 지난 2017. 2. 27.에 이르러서야 피고인에게 "문자 보시면 연락 주세요, 만나서 하고 싶은 얘기가 있습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을 뿐, 피고인과 여전히 같은 직장(주식회사 I)에서 근무하고 있었음에도 C주점에서 받지 못한 임금에 관하여 피고인에게 그 지급을 요구하거나 임금을 정산해 달라고 요청하지 않았다. 피고인 또한 D에게 임금 정산 등을 언급한 사실이 없다.

㉡ D은 2017. 3. 6. 인천북부고용노동청에 피고인으로부터 받지 못한 임금에 관한 진정서를 제출한 후 같은 달 23. 미지급 임금 합계가 3,600만 원이라고 진술했다. 피고인은 같은 달 27. 위 노동청에 피진정인으로 출석하여 비로소 D이 주장하는 미지급 임금 합계가 3,600만 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위 금액은 이 사건 공소사실의 미지급 임금 합계 약 900만 원과는 큰 차이가 있을 뿐 아니라, 아래 ㉢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D의 근무일 산정 기준 및 인정 범위가 명확하지 아니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D의 퇴직으로 피고인에게 미지급 임금을 지급할 책임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으로서는 미지급 임금의 존부나 범위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고 믿었을 것으로 보인다.

㉢ D의 C주점(이하 'C주점'라고 한다)에서의 근무는, 주식회사 I에서 주간근무를 한 날 19시 30분부터 다음날 01시까지 5시간 30분을 근무하는 형태(이하 '주간 근무'라고 한다)와 주식회사 I에서 비번인 날 17시부터 다음날 01시까지 8시간을 근무하는 형태(이하 '비번 근무'라고 한다)로 구분된다.

먼저 주간 근무와 관련하여, 원심에서는 D이 출근했다고 주장하는 주간 근무일 중 C주점 근처 버스 정류장(이하 '근처 버스 정류장'이라고 한다)에서 하차한 날을 근무일로 인정했으나, ① '비가 많이 와서 일찍 마감했다'는 D과 피고인 사이의 2015. 10. 27. 01:23경 대화내역(공판기록 32쪽)에 비추어 D이 2015. 10. 26.경 C주점에서 근무한 것으로 보임에도 위 일자에 D이 근처 버스 정류장에서 하차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주간 근무일로 인정하지 않은 점(증거기록 63쪽), ② '오늘 술 한잔하러 가겠습니다'라는 D의 2015. 11. 14.경 문자메시지(공판기록 33쪽)에 비추어 D이 2015. 11. 14.경에는 C주점에서 근무하지 않은 것으로 보임에도, 위 일자에 D이 근처 버스 정류장에서 하차했다는 이유로 주간 근무일로 인정한 점(증거기록 63쪽), ③ '너무 피곤해서 좀 일찍 들어가도 될까요'라는 D의 2015. 11. 26. 00:14경 문자메시지(공판기록 34쪽)에 비추어 D이 2015. 11. 25.경 C주점에서 근무한 것으로 보임에도 위 일자에 D이 근처 버스 정류장에서 하차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주간 근무일로 인정하지 않은 점(증거기록 64쪽), ④ '죄송한데 오늘 들어가볼게요'라는 D의 2015. 12. 21. 01:50경 문자메시지(공판기록 39쪽)에 비추어 D이 2015. 12. 20.경 C주점에서 근무한 것으로 보임에도 위 일자에 D이 근처 버스 정류장에서 하차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주간 근무일로 인정하지 않은 점(증거기록 64쪽), ⑤ '형 저 먼저 들어가봐도 될까요'라는 D의 2016. 2. 7. 01:55경 문자메시지(공판기록 40쪽)에 비추어 D이 2016. 2. 6.경 C주점에서 근무한 것으로 보임에도 위 일자에 D이 근처 버스 정류장에서 하차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주간 근무일로 인정하지 않은 점(증거기록 67쪽), ⑥ '마감하겠습니다'라는 D의 2016. 2. 13. 03:05경 문자메시지(공판기록 41쪽)에 비추어 D이 2016. 2. 12.경 C주점에서 근무한 것으로 보임에도 위 일자에 D이 근처 버스 정류장에서 하차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주간 근무일로 인정하지 않은 점(증거기록 67쪽), ⑦ '퇴근하겠습니다'라는 D의 2016. 3. 7. 01:37경 문자메시지(공판기록 42쪽)에 비추어 D이 2016. 3. 6.경 C주점에서 근무한 것으로 보임에도 위 일자에 근처 버스 정류장에서 하차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주간 근무일로 인정하지 않은 점(증거기록 67쪽), ⑧ D의 2015. 10.경 주식회사 I에서의 주간 근무일 중 C주점 근처 버스 정류장에서 하차한 날은 총 5일임에도(증거기록 63쪽), 2015. 10.경 주간 근무가 총 4일임을 전제로 미지급 임금이 계산된 점(증거기록 1-9쪽) 등에 비추어 볼 때, D이 근처 버스 정류장에서 하차한 날을 기준으로 미지급 임금액을 산정하기 어려워서 피고인이 그 지급의무의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었다고 보인다.

다음으로 비번 근무와 관련하여, 원심에서는 D이 출근했다고 주장하는 비번인날을 모두 근무일로 계산하였으나, D의 카드사용내역에 비추어 볼 때, 원심에서 비번 근무일로 인정된 것 중 2015. 7. 20경(증거기록 60쪽), 2015. 8. 13. 및 14.경(증거기록 61쪽), 2015. 9. 12.경(증거기록 62쪽), 2015. 10. 1. 및 30.경(증거기록 63쪽), 2015. 11. 12. 및 23.경(증거기록 64쪽), 2016. 2. 9.경(증거기록 67쪽), 2016. 3. 5. 및 22.경(증거기록 68쪽), 2016. 4. 10.경(증거기록 69쪽), 2016. 7. 26.경(증거기록 72쪽), 2016. 11. 12.경(증거기록 76쪽)에는 D이 17시부터 다음날 01시까지 8시간을 C주점에서 근무했다고 인정하기 어려워서, 적어도 이 부분에 관하여는 피고인이 그 지급의무의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었다고 보인다.

3)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여야 함에도 원심은 이를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음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제2의 가.항 기재와 같은데, 이는 제2의 다.항과 같은 이유로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의하여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한다.

판사 이인규(재판장) 장유진 송재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