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31,278,390원 및 이에 대하여 2017. 3. 6.부터 2020. 8. 18.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5/8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폐기물 처리업, 골재 제조 및 판매업, 비계구조물 해체 공사업 등을 하는 회사이다.
원고를 포함한 근로자들이 2017. 3. 6. 16:50경 피고 본사 현장에서 컨베이어 벨트 이전 작업을 하던 중 컨베이어 벨트를 받치고 있던 서포트가 옆으로 기울면서 컨베이어 벨트도 함께 기울어져서, 컨베이어 벨트 위에 있던 원고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대뇌 타박상, 외상성 경막하 활액낭, 좌측 비구 관절 내 골절, 좌측 장골 분쇄 골절, 좌측 치골 상하 가지 골절, 좌측 쇄골 원위부 골절 등의 부상을 입었다. 원고는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휴업급여(지급기간 2017. 3. 7.부터 2018. 12. 31.까지) 68,947,270원, 장해급여 44,749,580원을 지급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3, 11, 13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손해배상책임 발생 여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
피고는 원고의 사용자로서 안전조치 취할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 근로관계가 없더라도, 피고는 산업안전보건법상 사업주로서 낙하방지 그물과 같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조치를 했어야 했는데 아무 조치도 하지 않았으므로 손해배상책임이 있다.
피고는 C에 컨베이어벨트 설치를 발주한 자일 뿐이고, C이 원고를 고용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의 사용자가 아니며 산업안전보건법상 사업주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인정사실
근로복지공단의 2018. 12. 17.자 사실조회 회신, 갑 제10호증, 을 제3, 7, 8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 사실이 인정된다.
피고는 일반산업용 기계장치 제조업, 광물처리 및 취급장비 제조업을 하는 'C' D(이하 'C')에게 피고 공장의 컨베이어 벨트 이전, 설치 공사를 도급주었다. 이 때 피고가 인근 중장비 업체로부터 장비를 임차해서 제공하고, C은 인력을 제공하기로 하였다.
C은 2017. 2. 24.부터 원고를 비롯한 인부들을 고용하여 컨베이어벨트 설치작업을 하였다.
C 사장과 현장소장은 2017. 3. 2. 공사를 거부하며 현장에서 철수하고, 원고를 비롯한 일부 인부들만 남아 작업을 계속하였다.
판단
원고와 피고가 직접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은 아니므로 피고에게 근로계약에 따른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
피고가 산업안전보건법상 사업주로서 책임이 있는지에 관하여 본다. 피고는 피고 공장에 있는 컨베이어벨트를 이전하기 위하여 C에 도급을 준 것이었고, 이 공사는 건설폐기물 처리업, 골재 제조 및 판매업을 하는 피고 회사의 사업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컨베이어 벨트 설치, 제작에 특수한 기술과 능력을 갖고 있는 C이 추락방지조치를 직접 또는 피고에게 요구하는 방법으로 완료한 다음 근로자들을 투입시켰어야 한다. 그러나 C이 철수하여 공사를 직접 지휘, 감독할 책임 있는 주체가 없어진 다음부터는 피고가 사후적으로라도 현장을 점검하여 필요한 안전조치를 하였어야 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 상황에서는 피고가 단순히 발주자 지위에 있었다고 볼 수 없고, 산업안전보건법상 사업주(근로자를 사용하여 사업을 하는 자)에 가깝다.
사업주는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는 그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하는데[구 산업안전보건법(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23조 제3항], 피고는 컨베이어 벨트가 지상 10m 높이에 있어 추락 위험이 상당히 높은 공사였음에도 근로자들이 아무런 추락방지조치 없이 위험에 노출된 채 작업하는 것을 방치한 과실이 있다. 따라서 피고는 민법 제750조에 따라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과실상계
다만 원고도 컨베이어 벨트가 완전히 자리를 잡은 후에 크레인의 묶임 장치를 풀었어야 하는데 이를 확인하지 않고 무리하게 묶임 장치를 푼 잘못이 있으므로 이를 참작하되, 이 사건 사고는 지상 10m 이상의 높이에서 하는 작업임에도 추락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가 없었던 것이 근본적이고도 주요한 원인이므로 피고의 책임을 70%까지만 제한한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계산의 편의상 기간은 월 단위로 계산함을 원칙으로 하되, 월 미만 및 원 미만은 버린다. 손해액의 사고 당시의 현가 계산은 월 5/12푼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단리할인법에 따른다. 그리고 당사자의 주장 중 별도로 설시하지 않는 것은 배척한다.
[인정근거: 이 법원의 E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 결과, 갑 제7 내지 9, 1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일실수입
기초사항: F생 남자(사고 시 연령 57세)
가동연한: 만 65세
직업 및 소득
취업자가 타인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신체적 장해를 입어 그 업에 종사할 수 없게 된 경우 원칙적으로 불법행위당시의 피해자의 실수입이 일실수익 산정의 기초가 되고, 근로기준법상의 평균임금은 그 산정기준이 아니다(대법원 1989. 5. 9. 선고 88다카16010 판결 참조).
을 제7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이 사건 사고 당시 일급 20만 원을 받기로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컨베이어 벨트 설치공사가 끝난 후에도 그 정도의 소득을 얻을 수 있으리라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일급 20만 원을 받을 수 있는 기간, 즉 컨베이어 벨트 설치공사 기간에 관하여도 자료가 없으며 달리 원고의 소득에 관한 증명이 없으므로 도시일용노임을 기준으로 일실수입을 산정한다.
후유장해 및 노동능력상실률
신경인지기능장애로 인한 노동능력상실 16%
고관절 부전강직으로 인한 노동능력상실 10%
중복장해율: 24.4%
계산: 휴업급여와 장해급여 공제를 위해 2018. 12. 31. 전후로 나누어 계산하고, 편의상 사고일인 2017. 3. 6.부터 2018. 3. 17.까지 연속하여 377일(갑 제8호증) 입원한 것으로 보고 계산한다.
[2017. 3. 6.부터 2018. 12. 31.까지]
[2019. 1. 1.부터 201825. 2. 24.까지]
책임제한 후 일실수입
2017. 3. 6.부터 2018. 12. 31.까지의 일실수입: 23,275,275원(= 33,250,394원 × 0.7)
2019. 1. 1.부터 2025. 2. 24.까지의 일실수입: 30,792,647원(= 43,989,496원 × 0.7)
공제
2018. 12. 31.까지의 일실수입 손해 중 피고의 책임비율에 따른 손해액은 23,275,275원이고, 원고가 2018. 12. 31.까지의 휴업급여로 13,694,800원을 지급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원고가 지급받은 휴업급여를 공제하면 2018. 12. 31.까지의 일실수입 손해 중 피고에게 청구할 수 있는 금액은 9,580,475원(= 23,275,275원 - 13,694,800원)이 된다.
2019. 1. 1.부터 2025. 2. 24.까지 원고에게 발생한 일실수입 손해 중 피고의 책임비율에 따른 손해액은 30,792,647원이고, 원고가 장해급여 44,749,580원을 수령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장해급여를 공제하면 원고가 피고에게 구할 수 있는 2019. 1. 1.부터의 일실수입 손해는 존재하지 않는다.
기왕치료비
산업재해보상보험법 또는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보험급여를 받은 피해자가 제3자에 대하여 손해배상청구를 할 경우 그 손해발생에 피해자의 과실이 경합된 때에는 먼저 산정된 손해액에서 과실상계를 한 다음 거기에서 보험급여를 공제하여야 하는바, 피해자 스스로 보험급여를 공제하고 손해배상청구를 한 경우에도 위 과실상계의 대상이 되는 손해액에는 보험급여가 포함되어야 한다(대법원 2010. 7. 15. 선고 2010다2428, 2435 판결, 대법원 2019. 5. 30. 선고 2016다205243 판결 등 참조).
가) 원고가 지출한 치료비: 12,593,589원
근로복지공단에서 지급받은 요양급여: 146,454,990원(갑 제8호증)
총 기왕치료비: 159,048,579원(= 12,593,589원 + 146,454,990원)
과실상계 후 기왕치료비: 111,334,005원(= 159,048,579원 × 0.7)
따라서 피고의 책임비율에 따른 기왕치료비 손해액에서 원고가 받은 요양급여를 공제하면 원고가 피고에게 청구할 수 있는 기왕치료비 손해는 남지 않게 된다.
향후치료비
원고는 신경외과 신체감정결과에 근거하여 대증요법, 신경안정제, 수면제 기타 약제와 정신과적 치료를 위한 치료비 37,194,000원(= 1일 5,000원 × 사고일부터 여명 종료일까지 7,439일) 지급을 구하나, 증상 개선 내용, 특히 '대증요법'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위한 치료이며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지, 치료 주기 등에 관하여 아무런 설명이 없으므로 이 부분 향후치료비 손해는 인정하지 않는다.
성형외과 신체감정촉탁 결과에 의하면, 좌측 쇄골과 장골능의 총 24cm의 반흔에 대한 1회의 반흔 성형술, 우측 수부의 반흔들에 대해 3회의 레이저 반흔성형술이 필요하고, 그 비용 총액은 2,830,000원이다. 원고가 변론종결 전까지 위 비용을 지출하였다는 증거가 없으므로 변론종결 다음날 지출하는 것으로 보고 사고 당시의 현가로 계산하면 아래와 같이 2,425,593원이고, 과실상계를 적용하면 1,697,915원(= 2,425,593원 × 0.7)이 된다.
개호비
원고는 "과거 수상 이후 독립적인 일상생활이 어려운 6개월 간 음식물 섭취, 착탈의, 대소변, 체위변경 등에 대해서 보통 성인남녀의 개호 1인이 필요하였을 것으로 사료됨."이라는 감정서의 기재를 근거로 사고일부터 6개월 동안의 개호비 22,557,474원의 지급을 구한다.
피해자가 사실심 변론종결시까지의 개호비를 청구하기 위하여는 실제로 개호를 받아 그 비용을 지출하였거나 또는 개호비를 현실로 지출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피해자의 부모나 배우자 등 근친자의 개호를 실제로 받은 사실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1991. 5. 14. 선고 91다8081 판결 참조). 한편, 중환자실 입원 기간 동안에는 간호사의 전적인 간호를 받게 되어 별도로 개호인의 개호가 필요하다고 할 수 없으므로 개호비를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1988. 11. 8. 선고 87다카1032 판결 등 참조).
원고가 일반병실에 입원하는 동안 직업 개호인의 개호를 받아 개호비를 지출하였다거나 가족 등의 개호를 받았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사고 후 6개월 동안의 개호비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위자료
사고의 경위, 원고 과실의 정도, 장해 부위 및 정도, 원고의 나이 등을 고려하여 위자료 액수를 2,000만 원으로 정한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31,278,390원(= 일실수입 9,580,475원 + 향후치료비 1,697,915원 + 위자료 2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일인 2017. 3. 6.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0. 8. 18.까지 민법에서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영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