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판결

인천지방법원 2021. 6. 29. 선고 2019가합66582 판결

주문

1.

인천지방법원 C 부동산강제경매사건에 관하여 위 법원이 2019. 12. 18. 작성한 별지1 배당표 중 피고에 대한 배당액 5,703,682,760원을 삭제하고, 원고에 대한 배당액 20,849,061,007원을 26,552,743,767원으로 경정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인정 사실

가.

D 주식회사의 사업 시행 및 피고와 사이의 신탁계약 체결

1)

D 주식회사(이하 ‘D’라 한다)는 인천 중구 E 전 1,314㎡ 일대 지상에 지하 4층, 지상 9층 규모의 관광숙박시설(F리조트)을 신축·분양하는 사업(이하 ‘이 사건 사업’이라 한다)을 추진하였다.

2)

D는 2006. 8. 10. 원고 및 피고와 사이에 위탁자 D, 시공사 원고, 수탁자 피고로 하여 이 사건 사업부지와 신축건물 등에 관한 분양, 관리 및 운영 사무를 피고가 수탁하는 내용의 관리형 토지신탁계약 및 토지신탁계약 특약(이하 통틀어 ‘이 사건 신탁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피고에게 이 사건 사업의 시행을 위탁하였다. 이 사건 신탁계약 중 특약사항 제13조 제1항(이하 ‘이 사건 조항’이라 한다)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나.

경매절차 진행 및 배당

1)

이 사건 사업에 따라 신축된 건물의 시공사였던 원고는 서울고등법원 2012. 5. 2. 선고 2010나100614호 판결로써 공사잔대금 채권 중 11,457,264,225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채권에 대한 집행권원을 얻게 되자, 2018. 7. 19. 인천지방법원에 공사대금채권을 청구채권으로 하여 이 사건 사업부지와 신축건물 등에 대한 강제경매를 신청하였고, 2018. 7. 23. 강제경매 개시 결정이 내려졌다(인천지방법원 C, 이하 ‘이 사건 경매절차’라 한다).

2)

피고는 이 사건 경매절차에서 이 사건 신탁계약에 따른 신탁사무를 처리하면서 고유재산에서 지출한 신탁사무처리비용 12,923,970,870원, 신탁보수 947,000,000원 합계 13,870,970,870원의 배당을 요구하였다.

3)

이 사건 경매절차에서 2019. 12. 18. 별지1 기재와 같은 배당표(이하 ‘이 사건 배당표’라 한다)가 작성되었다.

다.

원고의 배당이의 및 배당이의의 소 제기

원고는 2019. 12. 18. 배당기일에 출석하여 피고의 배당금 전액에 대하여 이의하였고, 2019. 12. 24. 이 사건 배당이의의 소를 제기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3, 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가 제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피고의 본안 전 항변에 대한 판단

피고는 ‘대법원 2015. 4. 23. 선고 2014다53790 판결’의 법리에 따라 피고가 선순위로 배당받을 수 있는 항목(재산세, 이 사건 조항에 따라 우선변제권이 인정되는 필수사업제경비)에 관하여 제기된 이 사건 소는 소의 이익이 없어 각하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위 대법원 법리는 배당이의의 소에서 승소하기 위해서는 피고의 채권이 존재하지 아니함을 주장·증명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아니하고 원고 자신이 피고에게 배당된 금원을 배당받을 권리가 있다는 점까지 주장·증명하여야 한다는 내용으로 피고가 주장하는 소의 이익과는 관련이 없고, 피고가 주장하는 우선 배당받을 권리가 있는지 여부는 본안에서 판단할 사항이므로, 피고의 위 본안 전 항변은 이유 없다.

3.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

피고가 신탁법상의 필요비, 유익비 명목으로 1순위로 배당받은 5,703,682,760원은 신탁법 제48조 제1항에 따라 우선변제권이 인정되는 필요비 또는 유익비라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경매절차에서 피고를 1순위로 배당한 것은 잘못이고, 피고 앞으로 배당된 돈은 원고에게 추가 배당되어야 한다.

나.

피고

1)

이 사건 신탁계약이 개정 신탁법 시행 전인 2006. 8. 10. 체결된 이상 피고가 이 사건 신탁계약에 따른 신탁사무의 처리를 위해 지출한 비용 등에 대하여는 구 신탁법(2011. 7. 25. 법률 제1092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신탁법’이라 한다) 제42조 제1항이 적용되어야 하므로, 위 조항에 따라 피고가 지출한 모든 신탁사무처리비용과 위 비용에 대한 이자, 그 부대비용, 신탁보수 전부에 대하여 최우선변제권이 인정된다. 설령 피고가 지출한 신탁사무처리비용 등과 신탁보수에 대하여 개정된 신탁법 제48조 제1항이 적용된다 하더라도, 위 법률 조항에 따라 우선변제권이 인정되는 필요비·유익비는 민법상의 필요비 ·유익비보다 넓게 해석하여야 하므로, 피고가 배당 요구한 신탁사무처리비용 등과 신탁보수 전부에 대하여 최우선변제권이 인정된다.

2)

한편, 이 사건 신탁계약의 당사자들은 이 사건 조항에 따라 피고의 신탁사무처리비용에 대한 최우선변제권에 관하여 동의하였고 신탁원부가 등기기록의 일부로서 공시됨에 따라 그 효력을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게 되었으므로, 민사집행법 제150조 제2항과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피고의 신탁사무처리비용에 대하여 최우선변제권이 인정된다.

4.

판단

가.

신탁법상 수탁자에게 우선변제권이 인정되는 범위

1)

구 신탁법 제42조 제1항 또는 신탁법 제48조 제1항 적용 여부

가)

관련 규정은 아래 표 기재와 같다.

나)

신탁법상 관련 규정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의하면, 피고가 이 사건 신탁계약에 따라 지출한 비용 등에 대한 이 사건 경매절차에서의 배당과 관련하여서는 구 신탁법 제42조 제1항이 아닌 현행 신탁법 제48조 제1항이 적용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1)

구 신탁법 제42조 제1항의 해석

다음과 같은 이유에 의하면, 구 신탁법 제42조 제1항을 수탁자가 지출하거나 부담한 모든 신탁사무처리 비용 등의 상환청구권에 관하여 수탁자에게 다른 채권자 등보다 우선하는 우선변제권을 부여하는 취지의 규정으로 보기 어렵고, 신탁법 부칙 제2조가 개정 신탁법이 종전의 규정에 따라 생긴 효력에는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고 정하고 있더라도 구 신탁법상 수탁자의 비용상환청구권에 대하여 우선변제권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려운 이상 피고에 대하여 구 신탁법에 따라 우선변제권이 인정된다고 볼 수도 없다.

①

구 신탁법 제42조 제1항은 수탁자가 신탁사무의 처리에 있어서 정당하게 부담하게 되는 비용 또는 과실 없이 입게 된 손해에 관하여 신탁재산에 대하여 보상을 청구할 수 있는 비용상환청구권을 규정하면서, 수탁자가 재임 중에는 신탁재산의 관리인이 수탁자 자신이어서 신탁재산에 대하여 강제집행과 같은 방법으로 권리를 행사할 수는 없으나(수탁자의 임무가 종료한 후에는 신수탁자를 상대로 보상청구권을 행사하여 신탁재산에 대하여 강제집행을 할 수 있다), 수탁자가 신탁재산의 명의인으로서 관리처분권을 가지는 것에 근거하여 신탁재산을 매각하여 그 매각대금으로 다른 권리자에 우선하여 비용상환청구권의 변제에 충당할 수 있는 소위 자조매각권을 인정하고 있다(대법원 2005. 12. 22. 선고 2003다55059 판결 참조).

②

특정 채권에 우선변제권이 인정되는지 여부는 담보물권자의 권리를 제한하는 등 다른 이해관계인의 이해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므로 그 인정은 엄격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법률에 민사집행절차 등에서의 우선변제권이 있다는 점과 그 우선변제권의 범위에 관하여 명백하게 규정하고 있지 않는 한 섣불리 우선변제권을 인정하기는 어렵다. 예컨대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2 제2항은 ‘대항요건과 확정일자를갖춘 임차인은 민사집행법에 따른 경매 또는 국세징수법에 따른 공매를 할 때에 임차주택의 환가대금에서 후순위권리자나 그 밖의 채권자보다 우선하여 보증금을 변제받을권리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근로기준법 제38조 제1항 본문은 ‘임금, 재해보상금, 그 밖에 근로 관계로 인한 채권은 사용자의 총재산에 대하여 질권ㆍ저당권 또는 동산ㆍ채권 등의 담보에 관한 법률에 따른 담보권에 따라 담보된 채권 외에는 조세ㆍ공과금 및 다른 채권에 우선하여 변제되어야 한다.’고 규정하면서도, 같은 조 제2항은 최종 3개월분의 임금에 대하여는 담보권, 조세 등 채권보다도 우선변제권이 인정됨을 규정하고 있으며, 상법 제468조도 ‘신원보증금의 반환을 받을 채권 기타 회사와 사용인간의 고용관계로 인한 채권이 있는 자는 회사의 총재산에 대하여 우선변제를 받을 권리가 있다. 그러나 질권·저당권이나 동산·채권 등의 담보에 관한 법률에 따른 담보권에 우선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구 신탁법 제42조 제1항은 그 문언으로 볼 때 수탁자에게 위 ①항에서 본 바와 같은 자조매각권을 인정하는 내용이고, 위 규정상 매각의 방법에 대한 제한이 없어서 임의매각뿐 아니라 강제집행에 의한 매각이 허용된다 하더라도 이를 넘어서 민사집행절차 등에서의 우선변제권을 부여한 내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③

구 신탁법 제43조는 수탁자가 신탁재산으로 보수를 받을 경우에도 제42조 제1항의 규정을 준용하고 있으나, 신탁사업 진행의 기초가 되는 자금 등을 제공하는 담보권자 및 다른 채권자에 비하여 그 자금 등을 바탕으로 신탁사업을 수행하는 수탁자의 보수청구권에 최우선적인 우선권을 부여할 합리적 이유를 찾기 어렵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더라도, 구 신탁법 제42조 제1항의 “다른 권리자”에 담보권자 및 다른 채권자가 포함된다고 보기 어렵다.

(2)

신탁법의 개정 이유

개정 신탁법은 ‘1961년 신탁법이 제정된 이래 내용개정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으므로 ① 사해신탁 취소소송의 요건 및 수탁자의 의무 강화, ② 수익자의 의사결정방법 및 신탁당사자 간의 법률관계 구체화, ③ 신탁의 합병ㆍ분할, 수익증권, 신탁사채, 유한책임신탁 등 새로운 제도의 도입을 통해 변화된 경제 현실을 반영하고 신탁제도를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도록 개선하기 위하여 현행법 체계를 전면 수정함으로써 신탁의 활성화를 위한 법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을 목적으로 개정된 것이다. 위 개정 이유에 비추어 보면 개정 신탁법 제48조 제1항은 종전에 구 신탁법 제42조 제1항에 의하여 인정되던 우선변제권의 범위를 축소하였다기보다는, 신탁당사자 간의 권리관계를 명확히 규정하여 법률관계를 구체화하기 위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3)

개정 신탁법 제48조 제1항의 적용

한편 구 신탁법이 개정되면서 신탁법 제48조 제1항에 명시적으로 수탁자가 ‘신탁재산의 보존, 개량을 위하여 지출한 필요비 또는 유익비’에 대하여 신탁재산에 대한 민사집행절차에서 수익자나 그 밖의 채권자보다 우선하여 ‘우선변제를 받을 권리’가 신설되었고, 위 신설 규정의 적용에 관한 시적 범위에 관하여 특별한 규정이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신탁계약이 개정된 신탁법 시행일인 2012. 7. 26. 이전에 체결되었다 하더라도, 위 개정법 시행 이후 진행된 이 사건 경매절차에서는 수탁자인 피고가 신탁재산의 보존․개량을 위하여 지출한 필요비 또는 유익비에 대하여 다른 채권자 등보다 우선하여 변제받을 수 있는 권리가 인정된다고 해석할 수 있다.

2)

신탁법 제48조 제1항의 우선변제권의 범위

가)

신탁법은 수탁자가 신탁사무의 처리에 관하여 필요한 비용을 고유재산에서 지출한 경우에는 지출한 비용과 지출한 날 이후의 이자를 신탁재산에서 상환받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수탁자의 비용상환청구권을 인정하고 있고(신탁법 제46조 제2항), 수탁자가 신탁재산에 대한 민사집행절차 또는 국세징수법에 따른 공매절차에서 수익자나 그 밖의 채권자보다 우선하여 신탁의 목적에 따라 신탁재산의 보존, 개량을 위하여 지 출한 필요비 또는 유익비에 관하여 우선변제를 받게 함으로써 수탁자의 필요비·유익비에 관한 우선변제권을 인정하고 있다(신탁법 제48조 제1항).

나)

이 사건에서 신탁법 제48조에 따른 ‘비용상환청구권의 우선변제권’의 범위가문제되므로 우선 신탁법 제46조의 ‘비용상환청구권’이 신탁법 제48조 제1항에 의하여 우선변제가 인정되는지에 관하여 보면, ① 신탁법 제46조의 비용상환청구권은 신탁사무의 처리에 관하여 필요한 비용을 그 대상으로 삼고 있지만, 신탁법 제48조 제1항의 우선변제권은 그중에서도 신탁재산의 객관적 가치 증대에 기여하여 공익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는 ‘필요비’와 ‘유익비’에 한정하고 있는 점, ② 특정한 채권의 우선변제권은 위와 같이 공익적 성격을 지닌 비용에 관하여 예외적으로 우선변제권을 인정하는 것으로 담보물권자 등 다른 이해관계인의 이해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엄격하게 해석되어야 하는데,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신탁사업의 특성상 소요비용을 쉽사리 예측하기 어렵고 소요비용의 성격 및 범위에 관하여 이해관계인들의 다툼이 있을 것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수탁자가 ‘신탁사무의 처리에 관하여 지출한 비용’ 전부에 관하여 우선변제권을 인정하는 것은 신탁계약의 취지에 맞지 않는 점, ③ 신탁법의 조문체계 및 문언상으로도 제48조 제1항은 ‘필요비, 유익비’에 한정적으로 우 선변제권이 인정됨을 명시하고 있고, 제46조의 ‘비용상환청구권’과 별도로 규정하고 있는 점, ④ 신탁법 제48조는 제1항과 별도로 제2항에서 수탁자에게 신탁재산을 매각하여 제46조의 비용상환청구권 또는 제47조에 따른 보수청구권에 기한 채권의 변제에 충당할 수 있는 권리를 규정함으로써 제1항에서 규정한 ‘신탁재산의 보존, 개량을 위하 여 지출한 필요비 또는 유익비’에 대한 우선변제권과 제46조의 비용상환청구권에 대한 자조매각권을 구분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신탁법 제48조 제1항에 의하여 우선변제권이 인정되는 비용은 수탁자가 신탁사무에 관하여 지출한 비용 중 공익적 성격이 인정되는 ‘필요비·유익비’에 한정하여 인정하는 개념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다)

다음으로 신탁법 제48조 제1항의 ‘필요비·유익비’를 민법상 ‘필요비·유익비(민법 제203조, 제367조)’와 다른 개념으로 신탁의 목적 및 수탁자가 처리하는 신탁사무에 맞게 확장할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면, 신탁법 제48조 제1항은 명시적으로 ‘필요비·유익비’라는 표현으로 우선변제권을 인정하였을 뿐만 아니라 특정한 채권의 우선변제권은 담보물권자 등 다른 이해관계인의 이해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하고, 특히 신탁계약의 경우 소요비용에 관하여 이해관계인의 다툼이 예상되므로 이를 쉽게 확장하여 해석하기 어려운 점은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은바, 신탁법 제48조 제1항의 ‘필요비·유익비’를 민법상 필요비·유익비의 개념보다 확 장하여 해석하는 것은 신탁사업 이해관계인의 보호에 있어 불합리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어 허용될 수 없다. 따라서 신탁법 제48조 제1항의 ‘필요비·유익비’는 민법상 ‘필요비·유익비’의 해석과 마찬가지로 ‘수탁자가 신탁사무의 처리에 관하여 지출한 비용’ 중 ‘수탁자가 신탁재산의 보존·관리를 위하여 지출한 비용’은 ‘필요비’로 ‘수탁자가 신탁재산을 개량하기 위하여 지출한 금액’은 ‘유익비’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나.

별지2 기재 각 항목 및 신탁보수가 우선변제권이 인정되는 필요비 또는 유익비에 해당하는지 여부

1)

피고의 주장

피고는 배당기일인 2019. 12. 18.을 기준으로 신탁재산의 보존 및 개량을 위하여 별지2 기재와 같은 12,923,970,870원의 신탁사무처리비용과 947,000,000원의 신탁보수가 발생하였고, 위 각 항목은 모두 필요비 또는 유익비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2)

판단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위와 같은 비용 또는 신탁보수비가 신탁법 제48조 제1항에서 정한 필요비 또는 유익비에 해당함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가)

피고는 별지2 기재 각 항목이 필요비 또는 유익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도 그와 같은 비용을 실제 지출하였다는 점에 관한 객관적인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 한편, 위 각 항목 중에는 아직 지출하지는 않았지만 곧 지출할 예정인 비용도 포함되어 있는 부분이 있는데, ① 신탁법 제48조 제1항의 문언상 “신탁의 목적에 따라 신탁재산의 보존, 개량을 위하여 ‘지출한’ 필요비 또는 유익비”라고 규정함으로써 ‘지출이예정된 비용’이 아닌 ‘이미 지출한 비용’에 관하여 우선변제권이 인정됨을 명확히 한점, ② 신탁법 제48조 제1항의 ‘필요비·유익비’는 민법의 필요비·유익비와 달리 해석하지 아니함은 앞에서 본 바와 같은데 민법상 필요비·유익비 상환청구에 있어 권리 행사를 위해서는 점유자 또는 제3취득자가 ‘비용지출이 있었다는 사정’을 입증해야 하는 점 등에 비추어보면, 신탁법상 우선변제권이 인정되는 필요비·유익비는 수탁자가 이미 지출한 비용에 한정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

나)

별지2 기재 각 항목 중 ‘신탁사무처리비용 제세금(A)’은 부가가치세, 개발부 담금, 종합부동산세, 재산세, 교통유발부담금, 환경개선부담금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 데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배당기일을 기준으로 실제 위와 같은 세금 또는 부담금을 부담하였는지를 인정할 객관적인 자료가 없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신탁계약 제19조 제1항 제1호에 의하면 ‘신탁재산에 대한 제세공과금(신탁사업 시행과 관련된 부가가치세, 건물의 보존등기에 따른 취득세, 등록세 및 공과금 등) 및 등기비용 일체’는 위탁자인 D가 부담하는 것이므로, 위 각 항목은 피고가 부담해야 할 성격의 제세공과금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다)

별지2 기재 각 항목 중 ‘신탁사무처리비용 사업비(B)’는 소송비용, 강제집행 절차를 위한 공탁금, 입회보증금 반환금 또는 그 예정액, 임대차보증금 반환금 또는 그예정액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소송비용은 신탁재산 자체의 보존 및 관리를 위해 지출한 공익적 비용이라기보다는 피고의 사무처리 과정에서 체결한 계약 및 그에 따른 채무부담과 관련하여 지출한 비용인 것으로 보이고, 피고가 강제집행을 위해 지출하였다고 주장하는 공탁금 역시 자신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하여 지출한 비용에 불과한 점, 입회보증금 반환 및 임대차보증금 반환에 소요된 비용도 신탁재산 자체의 보존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이 사건 신탁계약에 따른 사업 수행의 과정에서 일어난 권리귀속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비용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별지2 기재 각 항목 중 ‘신탁사무처리비용 사업비(B)’는 그 항목에 기재된 것과 같은 비용이 실제 지출되었다고 하더라도 필요비 또는 유익비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라)

신탁보수비가 신탁재산의 보존 및 개량을 위하여 지출한 필요비 또는 유익비가 아님은 그 문언해석상 명백하고, 신탁법 제48조에서 정한 ‘비용상환청구권의 우선 변제권’의 범위에 신탁법 제46조의 ‘비용상환청구권’이 포함되지 않음은 앞서 본 것과 같다.

다.

피고의 최우선변제권 합의에 관한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는 이 사건 신탁계약의 당사자들이 이 사건 조항에 따라 피고의 신탁사무처리비용에 대한 최우선변제권에 관하여 동의하였으므로, 피고의 신탁사무처리비용은 최우선변제 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 사건 조항의 문언, 문서들의 내용 및 작성 경위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조항의 의미가 신탁계약에 따른 임의적 이행 과정이 아닌 강제경매절차에서의 배당에 관하여까지 법정 배당순위에도 불구하고 피고에게 비용에 대한 최우선변제권을 부여한다는 취지의 합의로 해석하기는 어렵고, 위와 같은 신탁계약 내용이 신탁원부에 공시되었다고 하여 이 사건 경매절차에서 피고에게 위 특약에 따른 최우선변제권이 있다거나 민사집행법 제150조 제2항 및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른 합의가 성립하였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라.

소결론

1)

채권자가 제기하는 배당이의의 소는 대립하는 당사자인 채권자들 사이의 배당액을 둘러싼 분쟁을 해결하는 것이므로, 그 소송의 판결은 원․피고로 되어 있는 채권자들 사이에서 상대적으로 계쟁 배당부분의 귀속을 변경하는 것이어야 하고, 따라서 피고의 채권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계쟁 배당부분 가운데 원고에게 귀속시키는 배당액을 계산함에 있어서 이의신청을 하지 아니한 다른 채권자의 채권을 참작할 필요가 없는바, 이와 같은 이치는 이의신청을 하지 아니한 다른 채권자 가운데 원고보다 선순위의 채권자가 있다고 하여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1. 2. 9. 선고 2000다41844 판결 참조).

2)

그런데 배당기일에 출석하여 이의를 제기하였던 피고는 2019. 12. 24. 주식회사 G, H, I, J, K 주식회사를 상대로 배당이의의 소를 제기하였으나(인천지방법원 2019가합66605호, 이하 위 소송의 피고들을 합하여 ‘이 사건 채권자들’이라 한다), 2020. 5.25. 원고 및 이 사건 채권자들과 사이에 이 사건 채권자들이 배당받은 금액에 관하여 합의를 하였고 2020. 8. 24. 소를 취하하였으며, 배당기일에 출석하여 이의를 제기하였던 주식회사 G도 2019. 12. 26. 피고를 상대로 배당이의의 소를 제기하였으나(인천지방법원 2019가합2014호) 2020. 6. 4. 위 합의에 따라 소를 취하하였고, 배당기일에 출석하여 이의를 제기하였던 주식회사 L은 유치권신고인으로 집행채무자에 대한 채권자 또는 배당요구종기까지 적법하게 배당요구한 자에 해당하지 않아 배당이의의 소를 제기할 원고적격이 없는 것으로 보이고 실제 배당이의의 소를 제기하지 않았으므로, 원고에게 귀속시키는 배당액을 계산함에 있어서는 다른 채권자들의 채권을 참작할 필요가 없다.

3)

결국, 이 사건 경매절차에서 피고에게 배당된 5,703,682,760원은 원고에게 배당되어야 하는 것이므로, 피고의 배당액 5,703,682,760원을 삭제하고, 원고의 배당액 20,849,061,007원은 위 5,703,682,760원을 추가로 배당한 26,552,743,767원으로 경정되어야 한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정숙(재판장) 김성대 박건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