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이 사건 소를 각하한다.
소송 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청소 및 폐기물 처리 대행업 등을 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18. 7. 1.부터 피고의 근로자로서 일을 하다가 2018. 7. 18. 해고(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되었다.
원고는 피고가 자신을 부당하게 해고하였다고 주장하며 2018. 7. 25. 중부지방고용노동청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고, 2018. 8. 22. 다음과 같은 내용의 인천지방노동위원회 화해조서(이하 '이 사건 화해조서'라 한다)가 작성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요지
구 근로기준법(2019. 1. 15. 법률 제1627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6조는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를 하여야 하고,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피고가 원고를 해고하면서 위 규정에 따른 예고를 하지 않았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해고예고수당 1,841,196원을 지급하여야 한다.
피고의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본안전 항변의 요지
피고는 이 사건 화해조서에서 이 사건 해고와 관련된 모든 문제가 해소된 것으로 보아 향후 민·형사상 및 행정상 일체의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하기로 하였다. 해고예고수당의 지급을 구하는 이 사건 소 역시 위 화해조서에 기재된 '이 사건 해고와 관련된 문제'에 포함되는 것이므로, 이 사건 소는 위 합의에 반한 것이어서 부당하다.
판단
관련 법리
소극적 소송요건의 하나인 부제소 합의는 합의 당사자가 처분할 권리 있는 범위 내의 것으로서 특정한 법률관계에 한정될 때 허용되며(대법원 1977. 4. 12. 선고 76다2920 판결 참조), 그 합의시에 예상할 수 있는 상황에 관한 것이어야 유효하다(대법원 1970. 8. 31. 선고 70다1284 판결, 대법원 1999. 3. 26. 선고 98다63988 판결 참조).
특정한 권리나 법률관계에 관하여 분쟁이 있어도 제소하지 아니하기로 합의(부제소 합의)한 경우 이에 위배되어 제기된 소는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고, 또한 당사자와 소송관계인은 신의에 따라 성실하게 소송을 수행하여야 한다는 신의성실의 원칙(민사소송법 제1조 제2항)에도 어긋나는 것이므로, 소가 부제소 합의에 위배되어 제기된 경우 법원은 직권으로 소의 적법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1다80449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 부제소 합의의 유효성 판단
살피건대, 원고는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라고 다투면서 중부지방고용노동청에 구제신청을 한 것인 점,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서 작성된 '체불임금등·사업주 확인서'의 체불임금 등 내역란에는 임금이나 퇴직금이 아니라 이 사건 해고예고수당 청구금액 '1,841,196원'이 기재되어 있는 점, 이 사건 화해조서에는 '이 사건 해고와 관련된 모든 문제가 해소된 것으로 보아 향후 민·형사상 및 행정상 일체의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한다'라고 기재되어 있어 원·피고는 민사상 문제에 관하여도 이의제기를 하지 아니하기로 약정하였고, 원고가 구제신청한 이유나 경위, 위 확인서 등을 더하여 볼 때 위 화해조서상 '모든 문제'에는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인지 여부 자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이 사건 해고수당도 포함되는 것이라고 봄이 타당한 점, 을 제3, 4호증에 의하면 피고는 D 주식회사에 원고의 면접 기회를 제공하였으므로 위 화해조서 제3항도 이행된 것으로 인정되는 점, 위 화해조서의 말미에는 동 화해조서가 '법원의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이 있고 '다시 다룰 수 없다'라고 명시되어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결국 원고는 해고예고수당이라는 처분할 수 있는 범위 내의 특정한 법률관계로서 예상할 수 있는 상황에 관하여 이 사건 화해조서를 작성한 것이라고 판단된다.
따라서 이 사건 소는 이 사건 화해조서를 통해 성립된 부제소 합의에 위배되어 제기된 것으로서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피고 회사의 실제 대표인 E(법인등기부상 감사)에 대하여 이 사건 해고예고수당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 약식명령(인천지방법원 2018고약18976)이 확정되었으나, 이 사건 화해조서에 따른 민사상부제소 합의와 형사처벌은 별개의 문제이므로, 위 약식명령의 확정이 부제소 합의를 인정함에 방해되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여 이를 각하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이 사건 소를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광우(재판장) 김기풍 김은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