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6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1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D와 E(이하, D와 E를 통칭하여 'D 등'이라고 한다)는 주식회사 C(이하, 'C'라고만 한다) 소속 근로자가 아니라, C가 이 사건 공장부지의 관리를 위임한 I 소속 근로자이다.
D 등은 이 사건 공장부지 현장에서 2013. 3.경부터 2016. 10.경까지 3년 이상 근로를 제공한 바 없고, 특히, E는 자신이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주장하는 기간 내에 수 회에 걸쳐 입 · 퇴원을 반복하였으며, 중등도의 인지장애로 진단되었는바, 위 기간 동안 근로능력조차 없었던 자로서 이 사건 공장부지에서 근로를 제공한 바 없다. 따라서 피고인은 D 등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음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인천 부평구 B에 있는 공장부지 약 6,340평을 임대하는 C의 실경영자로서 상시근로자 3명을 고용하여 부동산임대업을 영위하는 사용자이다.
피고인은 2013. 3. 8.경부터 2016. 10. 31.경까지 C에서 위 공장부지를 관리하는 업무에 종사하다가 퇴사한 근로자 D의 2013년 3월 임금 2,322,580원을 비롯하여 원심판시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근로자 2명의 2013년 3월부터 2016년 10월까지의 임금 합계 246,591,210원을 당사자 간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D 등은 C에서 근무한 사람들로서 피고인이 판시와 같이 D 등에 대한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D 등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하여 자신들은 C의 직원으로서 이 사건 공장부지를 관리하는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다. D는 검찰에서 피고인과 대질조사를 받으면서도 매우 구체적으로 진술하였고, F(피고인이 I의 실제 운영자라고 의심하는 사람)에게 통장을 빌려줬던 사실, 이 사건 공장부지의 임대료를 일부 받은 사실도 모두 사실대로 진술하는 모습을 보였다.
C의 총무이사로 근무한 G도 D 등이 C의 직원으로 이 사건 공장부지를 관리하였다고 진술하였고, D 등에게 이 사건 공장부지 현장을 소개한 F도 D 등은 C의 직원이라고 진술하여 D 등의 진술을 뒷받침하고 있다.
D 등은 이 사건 공장부지를 관리하는 과정에서 폭력 등의 혐의로 형사처벌을 받은 바가 있는데, 이와 관련하여 피고인은 D의 변호인을 선임하여 주고, D 등의 벌금을 납부해 준 바가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피고인은 경찰에 제출하기 위하여 2014. 11. 6. D가 2013. 3. 8. C에 입사하여 현재 재직중이라는 취지의 재직증명서를 작성하여 주기도 하였다.
D 등이 2016. 7. 25. 피고인을 임금미지급을 이유로 진정하자, 피고인은 2016. 11. 3. 근로감독관의 입회하에 D 등이 2014년 3월경부터 2016. 10. 31.까지 C의 직원으로 근무하였고, D 등에게 미지급임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작성하였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이후 태도를 바꾸어, 현장관리를 총괄한 G의 말만 믿고 D 등이 C의 직원인줄 알고 위와 같은 합의서를 작성하였으나, 이후 G의 배임적인 행동을 접하고 현장을 탐문하여 본 결과 D 등은 C의 직원이 아니고 I의 직원으로 확인되었다며 D 등에 대한 임금지급의무를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우선, D 등이 이 사건 공장부지 현장에서 3년 넘게 근무하였음에도 오로지 G의 말만 믿고서 피고인이 D 등을 C의 직원으로 인정하여 앞서 본 일련의 행동을 하였다는 것 자체가 납득하기 어렵다. 게다가 피고인이 주장하는 G의 배임적인 행동이라는 것도 G가 피고인에게 임금지급을 요구하여 피고인과의 관계가 틀어졌다는 것 외에 별다른 내용이 없다. 한편, D 등이 피고인을 임금미지급으로 진정할 때 J도 함께 피고인을 진정하였는데, 수사 초기부터 G는 J은 C의 직원이 아니라고 진술하였고, 원심 법정에서도 마찬가지로 진술하였는바, G가 피고인에게 임금지급의무를 지우기 위하여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만을 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D 등은 C를 상대로 임금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는데, 무변론선고기일이 지정되었다가 C의 이의신청으로 무변론선고기일 지정이 취소되고 위 사건이 조정에 회부되었다. 이에 관해 F이 2017. 2. 22. 피고인에게 전화하여 문의하였는데, 이때 피고인은 '임금지급의무를 부인하는 것은 아니다. 무변론판결로 선고되면 다른 채권자들이 인정하지 않을 수 있다. 조정화해를 통하는 것이 확실하다'라는 취지로 이의한 이유를 설명하였다.
당심의 판단
D 등이 C 소속 근로자인지 여부
원심이 판시한 위와 같은 사정들에다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들까지 보태어 보면, D, E 등이 C에 고용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은, D 등이 C에 고용된 직원들이라는 G의 진술을 신빙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D는 원심 법정에서 '이 사건 공장부지에서 피고인과 급여 등 근로조건에 관하여 논의한 사실은 없고, G와 최초에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급여 등 근로조건에 관하여 논의하였으며, G로부터 업무상 지휘 · 감독을 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음에도, G는 원심 법정에서 D 등 채용경위에 관하여 잘 모른다고 진술하였는바, 그 진술의 신빙성이 다소 의심스러울 여지가 있기는 하나, ㉠ 당초 J, D, E가 피고인을 근로기준법위반 혐의로 고소하였는데, G는 수사기관에서 'D, E는 C 소속 직원이 맞고, J은 C 소속 직원이 아니다'라는 취지로, J에 한하여서는 C에 유리한 진술을 하면서, '자신은 C와 분쟁 관계에 있어 C에게 유리한 진술을 해줄 입장은 아니고, 사실을 진술하는 것일 뿐'이라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이에 D 등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하여만 기소되기에 이르렀던 점, ㉡ G가 D 등의 채용과정을 잘 알지 못한다고 진술하는 것은, 이 부분에 관한 진술이 C와의 분쟁에서 불리하게 작용하거나 D 등에 대한 임금 지급 책임을 부담하게 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D 등이 C에 고용된 직원들이라는 G의 진술은 일응 신빙할 만하다.
G는 C의 총무이사로서, 피고인은 이 사건 공장부지에 관한 법적 분쟁에 집중하고, G가 이 사건 공장부지 현장을 관리 · 감독하였던 점, G가 D 등과 사이에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은 G와 분쟁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위 근로계약을 다투지 아니하였던 점 등을 고려하면, D 등과 C 사이의 근로계약은, C의 실경영자인 피고인으로부터 이 사건 공장부지 현장에 관한 업무집행 권한을 위임받은 G가, 피고인으로부터 근로계약 체결에 관한 위임을 받아, 혹은 그 권한 범위 내에서 체결한 것으로 유효한 것으로 판단된다.
피고인은, C가 I에 이 사건 공장부지의 관리를 위임하였기 때문에, 별도로 D 등을 고용하여 이 사건 공장부지의 경비업무를 수행하게 할 필요가 없었다고 주장하나, 피고인은 그 주장과 같이 I에게 이 사건 공장부지의 관리업무를 위임한 상황에서도, 원심이 판시한 바와 같이 D 등이 C 소속 직원임을 전제로 한 일련의 행동을 하였는바, 별도로 직원을 고용할 필요가 없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피고인은, I을 실제로 운영하는 F이 D에게 3개월간 매달 100만 원을 지급하였고, D 등에게 6개월 간 매달 300만 원을 지급한 거래내역을 들어, 위 금원은 I이 그 소속 근로자인 D 등에게 지급하는 급여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F은 원심 법정에서 'D에게 3개월간 지급한 100만 원은 현장 경비이고, D 등에게 6개월간 지급한 300만 원에 관하여는, D 등이 C로부터 임금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하여 실업급여라도 받게끔 하기 위하여 일정 기간 급여를 받아왔다는 자료로 사용할 목적으로 송금한 것이며, 송금 직후 다시 인출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C로부터 이 사건 공장부지의 관리를 위임받은 I이 C 소속 근로자에게 현장에서 필요한 경비를 지급하는 것이 납득하지 못할 바 아닌 점, D 등 명의의 계좌 거래내역을 살펴보면, 매달 300만 원이 입금되고, 즉시 인출되었는바, F의 진술을 뒷받침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F의 진술은 신빙할 만하고, 여기에 원심이 설시한 바와 같이 피고인이 D 등이 C의 직원임을 전제로 일련의 행동을 하였던 점까지 보태어 고려하면, F이 D 등 명의의 계좌에 금원을 송금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D 등이 I 소속이라고 보긴 어렵다.
피고인은, 근로자들이 임금을 전혀 받지 못하였으면서도 3년간이나 근무하였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하나, 이에 대하여 D 등은 당장 그만 두게 되면 그 동안 근로를 제공한 것에 대하여도 전혀 임금을 받지 못할 것 같아서 어쩔 수 없이, 돈이 생기면 주겠다는 약속을 믿으면서 근무하였다고 진술하는바, D 등이 진술하는 계속 근로를 제공하게 된 경위가 수긍하지 못할 바도 아니다.
D 등이 원심 판시 근로기간 동안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
살피건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들, ① 피고인은 D에게 경찰 제출용도로 '2013. 3. 8. C에 입사하여 현재 재직중'이라는 취지의 재직증명서를 작성하여 주기도 하였던 점, ② D 등은 2016. 7. 25. 피고인을 임금미지급을 이유로 진정하자, 피고인은 2016. 11. 3. 근로감독관의 입회하에 'D 등이 2014년 3월경부터 2016. 10. 31.까지 C의 직원으로 근무하였고, D 등에게 월 급여가 300만 원임을 전제로, 미지급임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작성하였던 점, ③ E는 2013. 10. 7.부터 병원에 입원하여 만성경막하 혈종으로 인한 수술을 받았고, E에 대한 진료기록에 의하면 E는 2014. 1. 22. 기억력 저하를 호소하였고, 2014. 3. 21. 중등도 인지 장애 진단을 받기는 하였으나, 2013. 10.경 E에 대하여 수술을 시행한 의사 Y의 사실조회 회신결과에 의하면, E는 퇴원 당시 보조구가 필요 없었으며, 언어능력 저하도 관찰되지 아니하였던 점, ④ E는 이 사건 공장부지를 관리하는 과정에서 형사처벌을 받은 바 있는데, 위 사건의 판결문에 의하면 E는 2014. 6. 3.경에도 이 사건 공장부지를 관리하던 중 타인에게 상해를 가하였다는 것인바, 이는 E에 대한 중등도 인지 장애 진단 이후의 사건으로, 위와 같은 장애로 인하여 E의 근로능력이 없게 되었다고 할 수 없는 점, ⑤ 2004.경부터 2017년까지 이 사건 공장부지의 지분권자와 건물철거 계약을 체결하였고, 이 사건 공장부지의 관리를 맡았던 '자연으로'와 협력하는 등으로 이 사건 공장부지에 자주 방문하였던 K은 원심 법정에서 'D 등이 이 사건 공장부지에서 자연으로의 토지관리업무의 방해행위를 진두지휘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피고인이 제출한 이 사건 공장부지의 임차인들의 확인서나 현장사진에 의하더라도, (비록 위 임차인들은 D 등이 I 소속이라고 주장하기는 하나) D, E가 함께 이 사건 공장부지에서 근무하였음은 인정할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고려하면, D 등은 원심 판시 근로기간 동안 C 소속 직원으로 근무하였음이 인정된다.
다만, 국민건강보험공단 인천경기지역본부장의 문서제출명령에 대한 회신 결과에 의하면, E는 2013. 10. 7.부터 L병원에 17일간, 2014. 6. 3.부터 Z의료원에 10일간 입원한 사실이 인정되고, 위 입원 기간 동안에는 근로를 제공하지 못하였을 것으로 보이는바, 피고인은 위 기간 동안에는 E에 대하여 임금지급의무를 부담하지 아니하고, 위 기간 동안 E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음을 전제로 하여 E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을 전부 유죄로 인정한 원심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고, 그와 같은 사실오인은 원심판결에 영향을 미쳤다고 할 것이며, 피고인의 나머지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