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 A에게 40,000,000원, 원고 B에게 19,600,000원, 원고 C에게 5,600,000원, 원고 D에게 8,400,000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2018. 11. 17.부터 2022. 6. 14.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를 각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F’이라는 상호로 도금공장의 도금설비를 해체․매입하여 중고로 판매하는 사업을 하는 사람이고, 망 G(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피고에게 고용된 근로자이다. 원고 A은 망인의 처이고, 원고 B은 망인의 모이며, H는 망인의 부이다. 원고 D는 H의 처이고, 원고 C는 H의 자녀다.
피고는 스테인리스 식판 도금 생산을 하는 I로부터 포천시 소재 작업장 내의 도금조(Plating Tank)를 해체하는 작업(이하 ‘이 사건 작업’이라 한다)을 도급받아, 2018. 11. 14.부터 망인 등을 고용하여 이 사건 작업을 하였다.
망인 등은 2018. 11. 14.부터 같은 달 16.까지 도금조의 슬러지, PVC 및 단열재를 제거하는 작업을 하였는데, 도금조 바닥 하부에서 사각 철판(이하 ‘이 사건 철판’이라 한다)이 발견되었다. 망인이 2018. 11. 17. 10:00경 이 사건 철판 두께를 확인하려고 전동 그라인더로 절단 작업을 실시하던 중 이 사건 철판 내부에서 폭발이 발생하였고, 망인은 폭발로 인해 튀어 올라온 철판에 맞고 바닥에 떨어졌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망인은 2018. 11. 17. 14:41경 다발성 외상으로 사망하였다. 마.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경기북부지사는 이 사건 사고는, ‘도금조에서 사용한 황산, 인산 등의 산성 용액이 이 사건 철판과 장시간 접촉하여 부식하면서 인화성 가스인 수소 가스가 이 사건 철판 속 상부 공간에 체류되어 있었는데, 이 사건 철판을 전동 그라인더로 절단함에 따라 절단된 부분으로 산소가 유입되었고, 전동 그라인더 사용시 발생한 불티(스파크)가 점화원으로 작용하여 수소 가스가 폭발함으로써 발생하였다’고 판단하였다.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의정부지청은 소규모 영세사업주인 피고에게 철과 산성용액이 반응하여 발생하는 수소가스가 폭발위험이 있다는 화학적 지식까지 있으리라 기대하기에는 무리라는 이유 등으로 피고의 산업안전보건법위반 혐의에 대하여 내사종결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을 제1 내지 1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사업주는 사업을 할 때 폭발성, 발화성 및 인화성 물질 등에 의한 위험을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구 산업안전보건법(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3조 제1항]. 구체적으로 사업주는 위험물, 위험물 외의 인화성 유류 또는 인화성 고체가 있을 우려가 있는 배관·탱크 또는 드럼 등의 용기에 대하여 미리 위험물 외의 인화성 유류, 인화성 고체 또는 위험물을 제거하는 등 폭발이나 화재의 예방을 위한 조치를 한 후가 아니면 용접·용단 및 금속의 가열 등 화기를 사용하는 작업이나 연삭숫돌에 의한 건식연마작업 등 그 밖에 불꽃이 될 우려가 있는 작업(이하 "화재위험작업"으로 한다)을 시켜서는 아니 된다[구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2019. 1. 31. 고용노동부령 제24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40조].
위 인정 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는 이 사건 작업 당시 황산, 인산 등의 산성 용액이 들어가는 용기인 도금조에서 이 사건 철판을 발견하였고, 이 경우 이 사건 철판의 부식으로 인하여 인화성 가스인 수소 가스 발생으로 인한 폭발 위험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철판을 제거하는 등의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고 망인으로 하여금 불꽃이 될 우려가 있는 전동 그라인더를 만연히 사용하게 한 과실이 있다.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사고로 망인과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도금조 내의 이 사건 철판의 부식으로 인하여 인화성 가스인 수소 가스가 발생하였다는 사실을 예견할 수 없었으므로 피고에게는 과실이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과 갑 제5, 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사고에 관하여 피고의 산업안전보건법령 위반에 대한 과실이 인정되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① 피고는 2018. 11. 16.경 도금조 내에서 이 사건 철판을 발견하였는데, 도금조의 구조상 이 사건 철판의 존재는 이례적이고, 피고 스스로도 이 사건 철판의 존재에 의문을 가졌다고 자인하고 있다. 그럼에도 피고는 시간이 늦었다는 이유로 이 사건 철판에 대해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다음날에는 현장을 작업반장과 망인 등 인부들에게 맡기고 다른 일을 보고 있다가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
안전보건공단 작성의 황산에 대한 물질안건보건자료에는 황산이 금속을 부식시켜 가연성 수소가스를 발생시킬 수 있음이 기재되어 있고, 황산탱크에서 수소가스에 의한 폭발사고 등 이 사건 사고와 유사한 재해가 중대사고 사례로 보고된 적도 있다. 피고는 도금공장의 도금설비를 해체․매입하는 일을 업으로 하는 사업주로서 황산, 인산 등의 산성 용액이 들어가는 용기인 도금조를 해체하는 이 사건 작업을 함에 있어 위와 같은 위험성에 대해 사전에 인지하고 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할 주의의무가 있는바, 위와 같은 위험성에 대해서 알지 못한 것 자체가 위 주의의무를 위반한 과실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피고가 소규모 영세사업주라고 하여 위 주의의무가 면책되거나 경감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불법행위에 따른 형사책임은 사회의 법질서를 위반한 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으로서 행위자에 대한 공적인 제재(형벌)를 그 내용으로 함에 비하여, 민사책임은 타인의 법익을 침해한 데 대하여 행위자의 개인적 책임을 묻는 것으로서 피해자에게 발생한 손해의 전보를 그 내용으로 하는 것이고, 손해배상제도는 손해의 공평·타당한 부담을 그 지도원리로 하는 것이므로, 형사상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는 침해행위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민사상 불법행위를 구성하는지 여부는 형사책임과 별개의 관점에서 검토하여야 할 것이므로(대법원 2008. 2. 1. 선고 2006다6713 판결 등 참조), 수사기관이 이 사건 사고에 대한 피고의 혐의에 대하여 내사종결하였다는 이유만으로 피고가 민사책임을 면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일실수입
원고들은 망인의 일실수입을 형식적으로 490,000원으로 청구하고 있으나, 이 부분에 대한 구체적인 주장 및 입증을 하지 않았으므로, 원고들의 이 부분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위자료
참작사유: 이 사건 사고의 경위와 결과, 망인의 사망 당시 연령, 망인과 원고들의 관계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 등 참작.
인정금액 : 원고들이 구하는 바와 같이 망인 68,600,000원, 원고 A 5,000,000원
상속관계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망인 사망 당시 상속인은 처인 원고 A과 부모인 원고 B와 H인 사실, 그 후 H가 사망하였고, 상속인은 H의 처인 원고 D, 자녀인 원고 C, 자녀인 망인의 대습상속인 원고 A인 사실이 인정되므로, 원고들은 각 아래와 같이 망인의 위자료를 상속하였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 A에게 40,000,000원(= 상속받은 망인의 위자료 35,000,0000원 + 고유 위자료 5,000,000원), 원고 B에게 19,600,000원, 원고 C에게 5,600,000원, 원고 D에게 8,400,000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일인 2018. 11. 17.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2. 6. 14.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오승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