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판결

인천지방법원 2021. 12. 16. 선고 2020노4266 판결

2020

주문

제1 원심판결 중 피고인 B에 대한 부분 및 제2 원심판결을 각 파기한다.

피고인 B을 징역 8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검사의 피고인 A에 대한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이 법원의 심판범위(공소기각 부분 제외)

제1 원심은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사실 중 판시 별지 별죄일람표 순번 9 기재 근로자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에 관한 공소를 기각하였고, 제2 원심은 피고인 B에 대한 공소사실 중 Z, AA에 대한 각 근로기준법위반에 관한 공소를 기각하였다. 이에 대해 피고인 B은 원심판결들의 유죄부분에 대하여 각 항소를 제기하였으나, 검사는 제1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의 무죄 부분에 대하여만 항소를 제기하였을 뿐 위 각 공소기각 부분에 대하여는 항소를 제기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위 공소기각 부분은 그대로 분리·확정되어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서 제외된다.

2.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B

1)

사실오인(유죄 부분)

피고인 B은 이 사건 요양병원의 실경영자가 아님에도 이를 전제로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각 원심의 판단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판결들의 각 형(제1 원심: 징역 4월 및 집행유예 2년, 제2 원심: 징역 8월 및 집행유예 2년, 80시간 사회봉사)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무죄 부분)

관련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 A은 단순히 명의상 대표이사가 아닌 이 사건 요양병원의 실경영자 내지 사용자임을 인정할 수 있음에도 사용자 지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제1 원심의 판단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3.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인 B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각 원심의 판단

가)

피고인 B은 각 원심에서도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는바, 제1 원심은 ① 피고인 B은 2018. 7. 말경 Q의 제안으로 이 사건 요양병원의 재개원을 위하여 피고인 A의 계좌로 2,000만 원을 빌려준 것을 시작으로 이 사건 요양병원의 ‘경리과장’, ‘회계재무이사’와 같은 직함을 가지고 이 사건 요양병원의 회계관리 등을 맡기 시작한 사실, ② R는 이 사건 요양병원이 재개원한 2018. 8. 1.부터 2018. 11. 초경까지 위 요양병원의 유일한 의사이자 병원장으로서 진료 업무 및 간호사 고용 등 병원 운영의 제반 사항을 총괄한 사실, ③ 그런데 2018. 11.경 이 사건 요양병원의 재정이 급격히 어려워지면서 R가 사직하고, 병원행정업무를 담당하던 Q도 병원을 그만둔 사실, ④ 피고인 B은 2018. 11.경 당시 이 사건 요양병원의 운영자금, 급여 등 명목으로 이미 1억 800만 원을 투자한 상태여서 위 요양병원이 문을 닫는 경우 자금을 회수할 수 없게 될 것을 우려하여 그 무렵부터 이 사건 요양병원의 자금 관리, 물품 구입, 간호사 등 직원 채용 등의 제반 업무를 도맡아서 진행한 사실, ⑤ 그 무렵 이 사건 요양병원의 직원들은 피고인 B을 ‘이사님’ 내지 ‘이사장님’이라고 호칭하였고, 새로 고용된 직원들은 피고인 B과 면접을 보고,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사실(2018. 11. 15.부터 이 사건 요양병원에서 당직의사로 근무한 F 역시 피고인 B과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고 증언하였다), ⑥ 피고인 B은 이 사건 요양병원의 다른 직원들에 대한 임금 체불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2018. 11. 초순 당시 병원 운영이 중단되어서는 안되는 상황이어서 A, Q의 요청으로 내가 병원 운영을 도맡게 되었다. 이후 2019. 6. 현재까지 내가 병원을 운영하고 있다.”라고 진술한 점(증거목록 순번 52-3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등을 모두 종합하면, 피고인 B은 근로기준법에 따라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지급의 책임이 있는 이 사건 요양병원의 사용자임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나)

그리고 제2 원심은 ① 이 사건 요양병원에서 간호조무사로 근무하던 AF은 수사기관에서 “피고인 B(병원 내에서는 ’AG‘이라는 이름을 사용)을 이사로 호칭하였고, 피고인 B을 대표로 알고 있었으며, 피고인 B이 2018. 11.경부터 병원을 운영한다고 들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2019고단4143호 사건의 증거기록 75쪽), 피고인 B은 수사기관에서 “본인이 이사장으로 불렸다.”는 진술을 하였고, 특히 2019. 5. 2. 인천지방검찰청 검사로부터 조사를 받으면서는 “2018. 10.말부터 병원 내부경영을 관리하기 시작했다.”, “2018. 10.경부터 내부 실경영을 본격적으로 하고 있다.”고 진술한 바도 있는 점(2020고단2319호 사건의 증거기록 252쪽 이하)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B이 2018. 11.경부터 이 사건 요양병원을 운영한 사용자라는 점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2)

당심의 판단

각 원심이 설시한 사정들에다가 각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더하여 살펴보면, 피고인 B이 2018. 11.경부터 이 사건 요양병원을 운영한 사용자로 판시한 각 원심판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가)

피고인 B과 T는 2018. 11.경 법인통장과 카드를 대표이사인 피고인 A으로부터 회수한 것으로 보이는 점, 2018. 11. 15.부터 이 사건 요양병원에서 근무한 증인 F은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 B이 “뭔가 일이 있으면 자기에게 연락을 하라고 해서 피고인 B의 연락처만 받았다.”라고 진술하였고, 피고인 B도 2018. 10.경 까지는 피고인 A이 업무 전반을 결정하였으나, 2018. 11.경부터는 대표이사가 없어 자신이 회계, 자금, 인사 등의 업무를 하였다고 진술하는 점(공판기록 130쪽) 등에 비추어 보면, 2018. 11.경부터는 피고인 B이 일임하여 이 사건 요양병원을 실질적으로 총괄 경영한 것으로 보인다.

나)

나아가 피고인 B은 L에게 ”2019. 3. 15.까지 L 간병인의 급여 240만 원을 AY 계좌로 지급할 것을 약속하여 드리며 확인서 작성합니다. D요양병원 이사장 B“이라는 내용의 확인서(증거목록 순번 44번)를 작성하여 준 점, 피고인 B은 2019. 3.경부터 자신이 이사장으로 찍힌 명함을 사용하였다고 진술한 점(공판기록 128쪽)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B이 2019. 3.경까지도 이 사건 요양병원의 이사장으로서 노무관리, 회계, 인사관리 등을 모두 담당한 것으로 보인다.

다)

피고인 B은 근로자들의 집단적 퇴사로 인해 인력이 부족해짐에 따라 주방 업무나 청소 등을 직접 한 것으로 보이나, 이는 피고인 B의 의사에 기한 것이고 달리 피고인 B에게 업무를 지휘하거나 지시한 사람은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 B은 자신과 T가 마련한 자금으로 직원들의 급여를 지급하였다고 진술하는 점, 피고인 A은 피고인 B이 직원들에게 급여를 지급할 때 대표인 자신의 결재 없이 B의 돈으로 급여를 지급하였다고 진술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 B이 근로자들의 업무를 대신행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요양병원의 사용자가 아닌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나.

검사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제1 원심의 판단

제1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A이 이 사건 요양병원의 등기부상 대표자라는 사실 및 증인 B, T의 각 법정진술만으로는 위 피고인이 위 요양병원의 근로자들과 사이에 실질적인 사용종속관계를 유지하면서 임금 지급의 책임을 지는 근로기준법 소정의 사용자라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와 같이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가)

피고인 A은 2016. 3.경 이 사건 요양병원에 입사하여 야간당직 경비 및 시설관리를 담당하는 직원으로 근무하였다.

나)

이 사건 요양병원은 2018. 3.경 재정난으로 휴업하였다가 2018. 7.경 Q의 주도로 피고인 A, B이 함께 이 사건 요양병원을 재개원하였다.

다)

피고인 A은 2018. 7. 6.자로 이 사건 요양병원의 운영재단인 ‘의료법인 S 의료재단’의 대표자로 등재되었으나, 그 무렵부터 2018. 11.경까지 실제로 이 사건 요양병원의 운영 방향을 결정하고, 간호사 등을 고용하는 역할은 위 요양병원의 유일한 의사이자 등기 이사 중 한 사람인 R가 맡아 하였고, 법인등기부에 등재된 이사들도 피고인 A을 제외하고는 모두 R의 지인들이었다[이후 피고인 A은 R의 2018. 9.분부터 2018. 11.분까지의 임금 및 수당 등 합계 77,136,758원을 미지급하였다는 내용의 근로기준법위반 사실로 공소제기되었으나, R가 피고인에 대하여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라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죄 판결을 선고받아 확정되기도 하였다(인천지방법원 2019. 11. 21. 선고 2019고단3473 판결, 인천지방법원 2020. 9. 17. 선고 2019노4167 판결).]

라)

이후 R, Q가 모두 2018. 11.경 이 사건 요양병원을 그만두면서 그 이후부터는 피고인 B이 위 요양병원의 자금 및 물품 관리, 직원 고용 등 운영을 주도하였다. 마) 피고인 A은 2018. 7.경 당시 피고인 B에게 자금 융통을 부탁한 당사자이고, 그 무렵부터 등기부상 대표자로서 문서 결재 등을 하기는 했으나, 병원의 직원 고용, 자금 관리 등에 관한 실질적 결정권을 행사할 권한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바)

이 사건 요양병원에서 근무하다가 2019. 2.∼2019. 4.경 퇴직한 근로자들이 피고인들을 상대로 임금 체불을 이유로 하여 진정을 제기한 사건에서, 피고인 A은 위 요양병원의 운영자라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2019. 6. 26. 인천지방검찰청에서 혐의 없음 결정을 받은 바 있는데,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근로자들의 퇴직 시기인 2018. 11.∼2019. 2. 무렵 이 사건 요양병원의 운영 및 고용관계를 위 2019. 2.∼ 2019. 4. 무렵과 달리 볼 이유가 없어 보인다.

2)

당심의 판단

제1 원심이 설시한 사정들에다가 제1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더하여 살펴보면, 이 부분 제1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충분히 수긍이 가고, 거기에 검사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 등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가)

피고인 A은 2018. 7.경부터 이 사건 병원 폐업시까지 등기부상 대표이사로 있었으나, Q, R 등 기존 경영자들이 2018. 10.경 이 사건 요양병원에서 모두 퇴사하였던 것에 비추어 2018. 10. 이후에는 단지 절차적 이유로 대표이사 등기가 남아있던 것으로 보인다.

나)

이 사건 요양병원에서 2018. 7. 30.부터 2018. 12. 29.까지 근무하였던 증인 U도 원심 법정에서 자신이 재직 당시 피고인 B이 거의 운영을 하였고 피고인 A은 무슨 일을 하는지 잘 모르겠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공판기록 153~158쪽), 피고인 B도 피고인 A은 출근을 하여도 포커게임이나 야구동영상 시청만 하였을 뿐 경영상의 실질적인 업무나 의사결정은 한 바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며, 그 외 원심이 설시한 바와 같이 피고인 A은 이 사건 요양병원 경영의 실질적인 의사결정은 한 바 없고, 명의만 빌려준 것으로 보인다.

다)

한편 검사는 피고인 A이 2018. 11.경까지 이 사건 요양병원의 법인 통장과 도장을 보관하였고, 중부고용노동청에서 조사받을 당시 이 사건 병원의 대표자로서 근로자 임금체불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고 진술하였으며, 2018. 10. 말경까지 병원 운영과 관련된 대내외적인 중요 결정을 하는 등 병원 운영에 관여하였고, 2018. 11.경 이후에는 피고인 A, Q, T가 참여하는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을 통해 병원 운영 관련 주요사항을 결정하였으며, 증인 T, U의 원심법정에서의 증언 내용, 이 사건 근로자들 대부분이 피고인 A을 이 사건 요양병원의 사용자로 지정하면서 체불 임금 미지급에 관한 진정서를 제출한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 A도 대내외적으로 병원 운영에 실질적으로 관여하였던 사실이 충분히 인정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 B과 T가 2018. 11.경 피고인 A으로부터 법인 통장과 도장을 회수하였고, 이에 피고인 A은 별다른 저항이 없었던 점, 기록에는 피고인 A이 이 사건 요양병원의 대내외적인 중요 결정을 직접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이 드러나지 않고, 단지 Q, T, 피고인 B의 결정에 따라 도장만 날인한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 A이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참여하고는 있었으나 대화방 내에서 적극적으로 업무를 지시하거나 결정권을 행사하는 등 구체적인 업무지휘를 하였다고 볼 사정도 드러나지 않는 점, 증인 U의 증언 내용은 피고인 A이 대표이사 직에 있으나 실질적인 업무는 수행하지 않았다는 취지이고, 증인 T의 증언 내용은 피고인 B이 아니라 자신이 실무를 행하였다는 취지로 오히려 피고인 B과 T가 이 사건 병원을 실질적으로 경영한 것으로 보이는 점, 근로자들의 피고인 A에 대한 진정서 작성도 피고인 A이 이 사건 법인 등기부상 대표이사이기 때문으로 보일 뿐인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피고인 A이 실제로 근로자들과 실질적 근로관계를 가졌다고 보기 어렵다.

4.

직권판단

피고인 B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펴본다.

피고인 B은 제1 원심판결과 제2 원심판결에 대하여 각 항소하였고, 이 법원은 두 항소사건을 병합하여 심리하기로 결정하였다. 그렇다면 피고인 B에 대한 원심판결들의 판시 각 죄는 형법 제37조의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형법 제38조 제1항에 따라 하나의 형이 선고되어야 하므로, 이 점에서 원심판결들은 모두 그대로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5.

결론

그렇다면 제1 원심판결 중 피고인 B에 대한 부분과 제2 원심판결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피고인 B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직권으로 제1 원심판결 중 피고인 B에 관한 부분과 제2 원심판결을 모두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다시 판결하고, 피고인 A에 대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피고인 B에 대하여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