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판결

인천지방법원 2023. 9. 21. 선고 2021가합54469 판결

주문

1.

피고가 2020. 5. 31. 원고에 대하여 한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2.

피고는 원고에게,

가.

69,919,839원 및 그 중 22,964,670원에 대하여는 2021. 5. 4.부터, 24,112,899원 에 대하여는 2022. 8. 9.부터, 22,842,270원에 대하여는 2023. 3. 11.부터 각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나.

2022. 7. 1.부터 원고가 복직할 때까지 월 2,415,157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3.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4.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시내버스 운송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로서, 2001. 10. 24. 설립되어 상시 근로자 약 150명을 사용하여 시내버스 운송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원고는 2015. 3. 2. 피고에 입사하여 2020. 5. 31.까지 피고 소속 버스 운전기사로 근무한 사람이다.

나.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 등

1)

원고는 2015. 3. 2. 피고에 정규직 버스 운전기사로 입사하여 근무하였고, 2019. 2. 28. 정년에 도달하였다.

2)

원고는 2019. 5. 30. 피고와 촉탁직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는 2019. 6. 1.부터 촉탁직 버스 운전기사로 근무하였다. 이 사건 근로계약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3)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당시 '촉탁직의 경우 근로계약기간이 정해져 있으므로 회사에서는 근로계약기간 만료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킬 수 있으며, 통상적으로 촉탁직의 경우 근로계약기간 만료로 근로관계를 종료하더라도 해고로 인정되지 않고 있다.'라는 내용이 기재된 확인서(이하 '이 사건 확인서'라 한다)에 서명하였다.

4)

피고는 2020. 4. 28. 원고에게 2020. 5. 31.자로 이 사건 근로계약의 기간이 만료되어 근로관계가 종료된다는 사실을 통보하였다.

5)

원고는 2020. 6. 15. 피고 소속 C 실장에게 전화하여 재계약을 희망한다는 의사를 밝혔고, 2020. 7. 3. 피고에게 '재고용 요청서'라는 제목으로 재고용을 희망한다는 취지의 내용증명우편을 발송하였다.

6)

C는 2020. 8. 3. 및 2020. 8. 6. 원고에게 다음과 같이 입사서류의 제출을 요구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7)

원고는 2020. 8. 초순경 피고에게 소견서 등이 포함된 입사서류를 제출하였다. 그러나 피고는 원고와 다시 촉탁직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거부하였다.

다.

원고의 부당해고구제신청 등

1)

원고와 H노동조합은 2020. 7. 27. 피고가 원고와의 이 사건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않고 종료시킨 것이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

2)

인천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9. 29. 피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않고 종료시킨 것이 부당노동행위에는 해당하지 않으나,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에 대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되고, 피고의 갱신거절에 합리적 이유가 없다.'라는 이유로 부당해고에는 해당한다고 판정하였다.

3)

피고는 2020. 10. 28. 위 초심판정 중 부당해고 부분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1. 1. 22. 위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피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4)

피고는 2021. 3. 9. 이 사건 재심판정에 대하여 불복하여 서울행정법원에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 위 법원은 2022. 4. 22. 피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서울행정법원 2021구합57889호), 피고가 이에 불복하여 항소하였으나 항소심에서도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였다(서울고등법원 2022누44103). 위 판결은 대법원의 심리불속행기각 결정(2023두36596)으로 2023. 6. 15. 확정되었다.

라.

촉탁직 근로자 재고용에 관한 피고의 내부 규정 등

1)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당시 피고의 사업장에 대하여 적용되는 단체협약(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 한다)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아래와 같다.

2)

피고의 취업규칙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아래와 같다.

3)

피고는 2018. 1. 18. 교섭대표 노동조합과 사이에 아래와 같은 내용의 노사합의서(이하 '이 사건 노사합의서'라고 한다)를 작성하였다. 피고는 2018. 1. 18. 및 2019. 3. 19. 위 노사합의서 내용과 같은 내용의 공고문(이하 '이 사건 공고문'이라 한다)을 피고의 배차실 및 휴게실에 약 1달간 게시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4, 5, 9, 11, 26호증, 을 제1 내지 5, 9, 11, 1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

원고는 피고 소속 촉탁직 근로자로서 이 사건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다는 정당한 기대권을 가지고 있음에도 피고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부하였다. 따라서 피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않은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하므로 그 무효 확인을 구하고, 원고가 더 이상 피고 소속 버스기사로 근로를 제공하지 못한 2020. 6. 1.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의 미지급 임금 지급을 구한다.

나.

피고

1)

해고 무효 여부

①

이 사건 근로계약의 경위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은 근로계약의 갱신이 아닌 채용(재고용)에 관한 것이다.

②

설령 이 사건을 근로계약의 갱신에 관한 것으로 보더라도, 피고가 기간 만료된 촉탁직 근로자를 다시 채용할지 여부는 피고의 고유한 인사 권한이고, 단체협약, 취업규칙에 근로계약 갱신의 근거가 될 만한 규정이나 요건·절차가 설정되어 있지 않다. ③ 원고는 취업규칙 제26조 제2항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으므로 재고용 대상이 아니었고, 1회차 촉탁직 근로계약만을 체결한 원고에게 갱신에 관한 신뢰가 인정될 만한 사정이 존재하지 않았다.

2)

월별급여액 확정 및 연차휴가수당 포함 여부

임금산정표는 임금을 예시한 표에 지나지 않고 실제 근무일수에 따라 산정이 상이할 수 있음에도 원고는 각 기간별 임금산정표에 기재된 금액을 단순히 모두 더한 합계액을 월별급여액으로 정하여 산정한 것은 타당하지 않다. 따라서 장래 실제로 휴일근로를 할지 또는 연차휴가를 사용할지 여부가 불분명하므로 휴일근로수당, 휴일연장근로수당 및 연차휴가수당은 임금 산정에서 제외되어야 한다.

3.

해고무효확인청구에 대한 판단

가.

갱신기대권 인정 여부

1)

관련 법리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기간이 지나면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근로자는 당연히 퇴직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을 갖추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와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와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해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다.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정년이 지난 상태에서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위에서 본 여러 사정 외에 해당 직무의 성격에서 요구되는 직무수행 능력과 근로자의 업무수행 적격성, 연령에 따른 작업능률 저하나 위험성 증대의 정도, 해당 사업장에서 정년이 지난 고령자가 근무하는 실태와 계약이 갱신된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지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2. 3. 선고 2016두50563 판결, 대법원 2019. 10. 31. 선고 2019두45647 판결 참조).

2)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본 사실, 앞서 본 증거 및 갑 제13, 14호증, 을 제10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는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에게는 이 사건 근로계약에 관한 정당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1)

이 사건 근로계약, 이 사건 단체협약 및 피고의 취업규칙에서는 촉탁직 근로계약의 갱신에 관한 명시적인 규정을 두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① 이 사건 근로계약 제9조 제4항은 '재계약시 첨부되지 않은 모든 서류는 최초 계약 당시 서류로 갈음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근로계약의 갱신을 전제로 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이 사건 노사합의서에서는 촉탁직 근로계약의 기간이 만료된 경우 재계약을 희망하는 근로자는 재계약 신청서를 피고에게 제출하여야 하고 피고는 그 중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근로자에 대해 재계약 승인통보를 하여 재계약을 체결하도록 정하고 있는바, 이는 촉탁직 근로계약의 갱신 절차에 관한 것인 점, ③ 피고의 취업규칙 제26조 제2항에서는 '심신의 장애 및 일체의 사고가 없고 재직 시 회사에 기여한 공이 현저하고 능력이 우수하다고 인정되는 자'를 촉탁직으로 재고용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는데 이는 촉탁직근로계약의 갱신에 있어서도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촉탁직 근로계약 갱신의 요건 및 절차를 정하고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2)

비록 이 사건 근로계약 제1조 제1항에서 '근로계약이 종료되면 본 근로계약은 자동 종료되고 퇴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기는 하나, 이 사건 근로계약에 재계약에 관한 조항도 함께 존재하는 것을 고려하면, 이 사건 근로계약 제1조 제1항은 더 이상 갱신하지 않는 의사의 확인이라기보다는 계약기간의 시기와 종기를 명확하게 하기 위한 의례적 조항으로 보인다. 또한 원고가 작성한 이 사건 확인서에 '촉탁직의 경우 근로계약기간이 정해져 있으므로 회사에서는 근로계약기간 만료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킬 수 있으며, 통상적으로 촉탁직의 경우 근로계약기간 만료로 근로관계를 종료하더라도 해고로 인정되지 않고 있다.'라고 기재되어 있으나, 원고로서는 이 사건 확인서를 작성하지 않으면 재고용이 되지 않으므로 어쩔 수 없이 이를 작성한 것이라는 취지로 2021. 1. 22. 중앙노동위원회 심문회의 당시 진술하였다. 이러한 사정들을 고려하면, 이 사건 근로계약서와 확인서의 기재내용만으로 원고의 이 사건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기대권을 부정할 수 없다.

(3)

원고의 촉탁직 근로자들 가운데 2018년에 계약기간이 만료된 40명의 근로자들 중 33명에 대하여 촉탁직 근로계약이 갱신되었고, 2019년에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촉탁직 근로자들 총 36명 중 24명에 대하여 마찬가지로 촉탁직 근로계약이 갱신되었는바, 원고의 촉탁직 근로자들의 근로계약 갱신비율이 결코 낮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위 40명의 촉탁직 근로자들 대부분이 1회 이상 재계약을 체결하였고, 8회 이상 재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도 존재한다. 나아가 피고의 이전 대표이사 I은 2017. 5. 31. 소속 운전기사들에게 적어도 65세까지는 고용을 보장하겠다는 취지로 말하기도 하였다.

(4)

원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라 제공한 근로의 내용은 시내버스의 운전으로서 해당 버스 노선이 폐지되지 않는 이상 계속적 · 상시적으로 수행하는 업무에 해당한다.

(5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의 정년퇴직 및 이 사건 근로계약 사이에 일정한 기간의 단절이 존재하는 점, 해당 기간에 원고가 퇴직금을 수령한 점 등에 비추어, 이를 근로계약의 '갱신'으로 보아서는 안 되고, 원고가 퇴사한 후 '재고용'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① 원고를 비롯한 촉탁직 근로자들이 재계약 체결을 전후하여 동일하게 피고가 운영하는 노선의 버스 운전기사로 근무하였는바 그 업무의 범위나 내용에 별다른 변동이 없었던 점, ② 이 사건 근로계약서 제9조 제4항에서 재계약시 첨부되지 않은 서류는 최초 계약 당시의 서류로 갈음하기로 정하였고, 피고가 재입사 신청기간을 퇴사 후 1달 내로 제한하는 등 재입사의 형식을 갖추게 하였을 뿐이고 실질은 계약 갱신과 유사하게 운영되었는바, 피고의 촉탁직 근로계약은 재계약 체결 전후로 계약의 실질적 내용과 형식적 절차의 면에서 모두 연속성이 유지되고 있다고 보이는 점, ③ 원고와 같은 촉탁직 근로자들은 계약 갱신 과정에서 통상 짧게는 1개월에서 길게는 6개월에 이르기까지의 근로기간의 단절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는데, 이는 피고가 퇴직금 등의 문제로 형식적인 퇴사 후 재고용 절차를 밟는 데 소요되는 기간으로 보이고 원고의 위 근로기간 단절 기간이 다른 촉탁직 근로자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전에 근로기간의 공백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근로계약에 대한 갱신기대권이 존재하지 않게 된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④ 피고는 촉탁직 근로자의 계약기간이 만료되면 재계약 체결 여부와 상관없이 1년 단위로 퇴직금을 정산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원고도 동일하게 인식하였다고 보이므로, 원고가 퇴직금을 수령하였다는 사정만으로 근로계약의 확정적 단절을 수용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⑤ 피고가 정년을 도과한 근로자들과의 근로관계를 실질적·확정적으로 종료시킨 뒤 새로운 채용절차를 거쳐 다시 촉탁직 근로자로 재고용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고, 정년을 도과하기 전 근로자와 정년을 도과한 후의 근로자를 구분하여 재고용하거나 근로계약 갱신을 하고 있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단지 이 사건 단체협약이나 노사합의서 등에서 '갱신'이 아닌 '재계약', '재고용' 등의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피고가 이 사건 노사합의서 등을 통해 정하고 있는 재계약의 절차 및 요건에 관한 사항들이 촉탁직 근로계약의 갱신에 대한 것이 아니라고 볼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가 주장하는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원고가 피고에서 실질적 ·확정적으로 퇴사한 후 재고용되는 것이라고 평가할 수 없다.

(6)

또한, 피고는 원고가 장해판정을 받았고, 교통사고를 일으키거나 징계를 받은 전력이 있어 취업규칙 제26조 제2항에서 정한 재고용 요건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갱신기대권이 인정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① 피고 대표이사는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서 조사를 받을 당시 원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 기간 동안 교통사고를 발생시키지 않았고 건강에도 이상이 없었기 때문에 재고용을 요청했다면 재고용을 하였을 것이라고 진술한 점, ② 피고도 중앙노동위원회 심문회의 당시 원고에게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으므로 재계약 신청서만 제출하였다면 재계약이 가능하였을 것이라고 진술한 점, ③ 원고에 대한 2020. 8. 4.자 소견서와 2021. 8. 30.자 소견서에 원고의 요추부 추간판탈출증이 경쾌되었고 버스 운전기사로 근무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기재되어 있어 원고가 과거 장해판정을 받았다는 사정만으로는 위 취업규칙 제26조 제2항에서 정한 '심신의 장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④ 피고는 촉탁직 근로자의 재계약 여부를 심의할 때 주로 계약기간 중 교통사고 발생 여부를 중점적으로 심의하여 당해 기간 사고이력이 없으면 적합 판정을 하였는데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 기간 동안교통사고를 일으킨 사실이 없고, 원고의 과거 교통사고 이력과 징계 전력이 그 정도가 무겁다고 보기 어려우며, 피고가 원고보다 중한 교통사고를 발생시킨 이력이 있는 근로자들과 재계약을 체결한 사례가 여러 건 존재하는 점, ⑤ 피고는 2019. 5. 30. 원고의 장해등급, 교통사고 이력, 징계 전력을 충분히 알고 있는 상황에서 원고와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한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가 주장하는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원고에게 갱신기대권이 없다고 할 수 없다.

나.

갱신거절의 합리적 이유 유무

1)

관련 법리

근로자에게 이미 형성된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는데도 사용자가 이를 배제하고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가 문제될 때에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 여건,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 직무의 내용, 근로계약 체결 경위, 근로계약의 갱신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와 운용 실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지 등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갱신 거부의 사유와 절차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한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그러한 사정에 관한 증명책임은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17. 10. 12. 선고 2015두44493 판결, 대법원 2019. 10. 31. 선고 2019두45647 판결 참조).

2)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본 사실, 앞서 본 증거, 갑 제19, 2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원고와의 이 사건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한 것에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

(1)

피고는 이 사건 노사합의서에 따르면 촉탁직 근로자가 재계약을 희망하는 경우에는 퇴사 후 1달 이내에 피고에게 재계약 신청서를 제출하여야 하는데, 원고는 위 기한 내에 피고에게 재계약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이 정당하게 종료되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는 중앙노동위원회 심문회의 당시 재계약 신청서 양식은 별도로 존재하지 않고 운전기사들은 대부분 구두로 재계약을 신청하고 있으며 원고도 구두로 재계약을 신청할 수 있다고 진술한 점, 피고는 2019. 5. 30.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당시에도 구두로 재계약 신청을 하였고, 2020. 6. 15. C에게 전화하여 재계약을 신청한다는 의사를 표시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이 사건 노사합의서에서 정한 기한 내에 피고에게 구두로 적법하게 재계약 신청을 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2)

원고가 2020. 8.경 피고에게 입사서류를 제출하게 된 것은 피고가 원고로부터 적법한 재계약 신청을 받고도 입사서류 제출에 대한 안내를 지연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이므로, 이는 갱신거절의 합리적 이유가 될 수 없다.

(3)

피고의 대표이사는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서 조사를 받을 당시 원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 기간 동안 교통사고를 발생시키지 않았고 건강에도 이상이 없었기 때문에 재고용을 요청했다면 재고용을 하였을 것이라고 진술하였고, 피고도 중앙노동위원회 심문회의 당시 원고에게는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기 때문에 재계약 신청서만 제출하였다면 재계약이 가능하였을 것이라고 진술하였다.

(4)

피고는 2019. 5. 30. 원고의 장해등급, 교통사고 이력, 징계 전력을 충분히 알고 있는 상황에서 원고와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한 점, 원고에 대한 2020. 8. 4.자 소견서와 2021. 8. 30.자 소견서에 원고가 버스 운전기사로 근무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기재되어 있는 점,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 기간 동안 교통사고를 일으킨 사실이 없고, 과거 교통사고 이력과 징계 전력은 그 정도가 무겁다고 보기 어려운 점, 피고는 원고보다 중한 교통사고를 발생시킨 이력이 있는 근로자들과도 재계약을 체결한 사례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의 장해등급, 교통사고 이력, 징계 전력만으로는 피고가 원고에 대한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할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없다.

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에게는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바,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합리적 이유 없이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하여 무효이고, 피고가 이를 다투고 있는 이상 확인의 이익도 인정된다.

4.

미지급 임금청구에 대한 판단

가.

임금 지급의무의 발생

근로자에 대한 해고처분이 무효인 경우에는 그동안 근로계약관계가 유효하게 계속되어 있었던 것으로 되어 여전히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유지한 것으로 되고, 근로자가 해고기간 동안 근로를 제공하지 못한 것은 부당한 해고를 한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말미암은 것이므로 근로자는 민법 제538조 제1항에 따라서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에 그 반대급부로 받을 수 있는 임금 전부의 지급을 구할 수 있다(대법원 2010. 7. 22. 선고 2010두5479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것이 무효인 이상 원고가 실제로 근로를 제공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고의 귀책사유로 말미암은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에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임금 지급의무의 범위

1)

관련 법리

가)

근로자가 부당해고로 인하여 지급받지 못한 임금이 연차휴가수당인 경우 해당 근로자의 연간 소정근로일수와 출근일수를 고려하여 근로기준법 제60조 제1항의 요건을 충족하면 연차유급휴가가 부여되는 것을 전제로 연차휴가수당을 지급하여야 하며, 이를 산정하기 위한 연간 소정근로일수와 출근일수를 계산함에 있어서 사용자의 부당해고로 인하여 근로자가 출근하지 못한 기간을 근로자에 대하여 불리하게 고려할 수는 없어 그 기간은 연간 소정근로일수 및 출근일수에 모두 산입되는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대법원 2014. 3. 13. 선고 2011다95519 판결 참조).

나)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해고된 근로자는 그 기간 중에 노무를 제공하지 못하였더라도 민법 제538조 제1항 본문의 규정에 의하여 사용자에게 그 기간 동안의 임금을 청구할 수 있고, 이 경우에 근로자가 자기의 채무를 면함으로써 얻은 이익이 있을 때에는 같은 법 제538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이를 사용자에게 상환할 의무가 있는데, 근로자가 해고기간 중에 다른 직장에 종사하여 얻은 수입은 근로제공의의무를 면함으로써 얻은 이익이므로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해고기간 중의 임금을 지급함에 있어서 위의 이익(이른바 중간수입)을 공제할 수 있다. 한편, 근로기준법 제46조는 근로자의 최저생활을 보장하려는 취지에서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휴업하는 경우에 사용자는 휴업기간 동안 당해 근로자에게 평균임금의 100분의 70 이상의 수당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여기서의 휴업에는 개개의 근로자가 근로계약에 따라 근로를 제공할 의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의사에 반하여 취업이 거부되거나 또는 불가능하게 된 경우도 포함되므로, 근로자가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해고된 경우에도 위 휴업수당에 관한 근로기준법이 적용될 수 있으며, 이 경우에 근로자가 지급받을 수 있는 해고기간 중의 임금액 중 위 휴업수당의 한도에서는 이를 중간수입 공제의 대상으로 삼을 수 없고, 그 휴업수당을 초과하는 금액 범위에서만 공제하여야 한다(대법원 1991. 12. 13. 선고 90다18999 판결 등 참조).

2)

월별급여액의 확정 및 연차휴가수당 포함 여부

가)

원고가 부당해고기간에 실제 근무와 상관없이 출근한 것으로 보아야 함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고, 갑 제3, 27호증, 을 제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단체협약 제6조 제4항에서 피고 회사의 매월 만근 근로일수는 22일(2월은 20일)이고 만근을 한 때에는 제수당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으며, 임금산정표는 임금협정서의 부속문서로서 근로자가 한 달에 22일 만근한 경우를 전제로 산정된 사실, 이에 따라 피고 회사의 근로자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만근을 해 왔고, 원고 또한 2019. 10. 1.부터 2020. 5. 31.까지 만근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부당해고기간에도 원고의 만근을 전제로 임금산정표에 따라 월별급여액을 정해야 할 것이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의 연차휴가수당을 임금산정표의 기준인 1년당 26일을 기준으로 계산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갑 제3, 30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2020. 5. 31.까지 만근하면서 임금산정표의 기준에 따른 연차휴가수당을 지급받아 왔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의 부당해고로 인해 원고가 출근하지 못한 기간에 대하여 원고에게 불리하게 고려할 수는 없으므로, 부당해고기간이 연간 총근로일수 전부를 차지하고 있는 경우에도 피고는 원고가 만근한 것을 전제로 연차휴가수당을 지급하여야 한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미지급 임금 계산

가)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 갑 제23, 24, 28 내지 30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아래의 각 사실이 인정된다.

(1)

2020. 6. 1.부터 적용된 각 기간별 임금산정표에 의하면 해고기간에 발생한 월별 급여액은 아래 표와 같다.

(생략)

①

2021. 1. 1. - 12. 31. 월별급여액(3,098,504원) = 2020년 월별 급여액 2,966,996원 × (2021년 지선촉탁직 시급액 9,646원 / 2020년 지선촉탁직 시급액 9,236.598원)

②

2022. 1. 1. - 6. 30. 월별급여액(3,258,152원) = 2020년 월별 급여액 2,966,996원 × (2022년 상반기 지선촉탁직 시급액 10,143원 / 2020년 지선촉탁직 시급액 9,236.598원)

(2)

2020. 6. 이후 원고가 다른 회사에서 근무하거나 자영업을 한 구체적인 내역은 아래와 같다.

①

2021. 6. 9. ~ 2021. 6. 28. : ㈜J에서 경비직

②

2021. 8. 4. ~ 2021. 8. 26. : ㈜K에서 일용직

③

2021. 10. 19. ~ 2021. 12. 4. : ㈜L에서 운전직

④

2022. 4. 10. ~ 현재 : 개인택시 자영업

나)

원고는 원고가 다른 회사에서 근무하거나 자영업을 한 기간 동안에는 피고로부터 받던 급여액의 휴업수당에 해당하는 금액을 초과하는 부분은 모두 공제하는 것으로 하여 휴업수당에 해당하는 금액인 월별 급여액의 70%를 미지급 임금으로 청구하고 있는바, 각 임금산정기간에 따라 계산한 미지급임금은 아래와 같다.

(1)

2020. 6. 1.부터 2022. 6. 30.까지의 미지급 임금 : 합계 69,919,839원

(2)

2022. 7. 1.부터 복직 시까지의 미지급 임금 : 매월 2,415,157원(중간수입공제)

4)

소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1) 2020. 6.경부터 2022. 6.경까지의 미지급 임금 합계 69,919,839원 및 그 중 22,964,670원(2020. 6.경부터 2021. 3.경까지의 미지급 임금 중 원고가 소장에서 청구한 금액)에 대하여는 임금지급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인 2021. 5. 4.부터, 24,112,899원(2021. 4.경부터 2022. 3.경까지의 미지급 임금 중 원고가 2022. 8. 3.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에서 청구한 금액)에 대하여는 임금지급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위 신청서 부본 송달일 다음날인 2022. 8. 9.부터, 나머지 22,842,270원에 대하여는 임금지급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23. 3. 6.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 다음날인 2023. 3. 11.부터 각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2) 2022. 7. 1.부터 원고가 복직할 때까지 매월 2,415,157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양희(재판장) 강윤진 유영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