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판결

인천지방법원 2022. 8. 26. 선고 2021노346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공소기각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 A, B을 각 징역 6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피고인들에 대한 위 각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유

1.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법원은 피고인 A에 대한 공소사실 중 사기의 점과 피고인 B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고, 피고인 A에 대한 공소사실 중 별지 범죄일람표 연번 2, 4, 5 각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한 공소를 기각하였으며, 피고인 A에 대한 별지 범죄일람표 연번 1, 3, 6 내지 10 각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하여 유죄를 선고하였다.

이에 대하여 검사는 원심판결 중 피고인들에 대한 무죄 부분과 피고인 A에 대한 유죄 부분에 대하여 항소하였고, 공소기각 부분에 대하여는 항소하지 않았으므로, 원심판결 중 공소기각 부분은 분리·확정되었다.

따라서 이 법원의 심판범위는 원심판결 중 무죄가 선고된 피고인 A에 대한 사기의 점, 피고인 B에 대한 부분과 유죄가 선고된 피고인 A에 대한 별지 범죄일람표 연번 1, 3, 6 내지 10 각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이다.

2.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들은 피해자 K에게 인천 부평구 I, N 지상 건물 신축공사(이하 각 신축공사를 지칭할 때에는 ‘I 신축공사’, ‘N 신축공사’라 하고, 신축공사를 통틀어 지칭할 때에는 ‘이 사건 신축공사’라 한다) 중 철골공사를 하도급(이하 ‘이 사건 하도급계약’이라 한다)주어 위 철골공사를 진행하게 하고도 약정한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않았으며, 당시 피해자로부터 위 공사대금을 편취할 범의 또한 있었다고 인정할 수 있음에도 피고인 A에 대한 공소사실 중 사기의 점, 피고인 B에 대하여 각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피고인 A에 대한 부분)

피고인 A에 대한 원심의 형(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A, 피고인 B은 2017. 하순경 인천 부평구 I에서 그곳 건축주 J으로부터 상가주택 신축공사를 도급받아 그 공사를 진행하여 수익을 얻고자 하였다.

피고인 A은 2017. 12. 10.경 위 장소에서, 피해자 K에게 “내가 건축주 J으로부터 인천 부평구 I 신축공사를 땄다. I 철골공사를 먼저 진행해주면 공사 완료 즉시 공사대금을 지급할 것이고, N 공사(건축주 M)도 진행해야하는데 N 공사는 선수금이 나오는대로 공사대금을 지급해 주겠다. 2017. 12. 29.까지 I 공사 관련 공사자재를 넣어 주고 I 공사를 진행해 달라.”라고 거짓말을 하였다.

그러나 사실 당시 피고인들은 공사 진행을 위한 기초 자금이 부족하여 공사 진행을 하려면 타인으로부터 외상으로라도 공사자재를 들여와 진행하여야 하는 상황이었고, I 신축공사와 관련하여 건축주 J과 공사 도급계약을 체결한 상태도 아니었으며, N 공사와 관련하여서도 건축주 M과 공사 도급계약을 체결한 상태가 아니었으므로 추후 N 공사를 도급받을 수 있는지 여부도 불분명하였고, 지급하지 못하고 있던 인건비 등 상당한 채무가 있었으며, 추후 건축주로부터 기성고 대금을 받더라도 인건비 등을 먼저 지급할 계획이었기 때문에 피해자가 I 현장으로 공사자재를 반입하여 그곳 철골공사 등을 진행하더라도 자재대금이나 공사대금을 피해자에게 정상적으로 지급할 능력이나 의사가 없었다.

그럼에도 피고인들은 위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고 이에 속은 피해자와 2017. 12. 13.경 ‘공사명 : N, I, 하도급공사명 : 철골공사, 계약금액 : 253,000,000원, 결재조건 : 선수금 30%, 월 마감 후 익월 말일 현금결재, (후략)’과 같은 내용의 ‘공사계약서’를 작 성한 후, 피해자로 하여금 그때부터 2018. 2.경까지 사이에 I 신축공사 현장으로 H형강 등 공사자재를 들여와 그곳에서 7,630만 원 상당의 철골공사를 진행하게 하고도, 약정한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피해자를 기망해 7,630만 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

나.

판단

1)

원심의 판단

원심은, ① 비록 이 사건 하도급계약 체결 당시 피고인들과 이 사건 신축공사의 건축주들 사이에 공사 도급계약이 체결되지는 않았으나, 피고인들은 P으로부터 이 사건 신축공사를 하도급 받았다고 믿고 피해자에게 이를 재하도급 줄 생각으로 피해자에게 “내가 건축주 J으로부터 I 신축공사를 땄다. I 신축공사 중 철골공사를 먼저 진행해주면 공사 완료 즉시 공사대금을 지급할 것이고, N 공사는 선수금이 나오는 대로 공사대금을 지급해 주겠다”고 말을 하고 피해자와 이 사건 하도급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이므로, 피해자를 기망하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② 이 사건 하도급계약은 공사 진행 후 공사대금을 지급받기로 한 속칭 외상공사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이고, 피해자도 이를 알고 이 사건 하도급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이고, ③ 피고인들이 이 사건 하도급계약 체결 당시 공사대금을 추후 지급하는 것이 불가능하였음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볼 만한 사정이 확인되지 않고, ④ 피고인 B은 2018. 1.경 건축주 J에게 피해자에 대한 공사대금 중 3,000만 원을 먼저 달라고 요구하였고, 피고인들은 2018. 2.경 피해자에게 하도급대금직불동의서를 작성해 주고 피해자와 함께 J을 만나 공사대금의 직불을 요구하였으며, 피고인 B은 2018. 3.경 자신의 공사대금을 피해자에게 양도하고 J에게 양도통지까지 하는 등 피해자에 대한 공사대금 지급을 위한 시도를 하였고, ⑤ 이 사건 하도급계약 체결 당시 피고인들이 지급받을 공사대금으로 피해자에 대한 공사대금을 지급할 수 없음이 충분히 예상됨에도 이 사건 하도급계약을 체결하고 철골공사를 진행하게 하였다거나, 피고인들이 지급받을 공사대금을 피해자에게 지급하지 않고 다른 용도로 사용할 의사가 있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으며, ⑥ 피고인들이 이 사건 하도급계약 체결 당시 인건비 등 상당한 채무가 있었다거나 건축주로부터 공사대금을 받더라도 이를 피해자에게 지급하지 않고 인건비 등을 먼저 지급할 계획이었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다고 보아,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들에게 이 사건 하도급계약 체결 당시 공사대금에 대한 편취의 범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2)

당심의 판단

그러나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들은 피해자 K에게 이 사건 신축공사 중 철골공사를 하도급주더라도 자재대금이나 공사대금을 피해자에게 정상적으로 지급할 능력이나 의사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2017. 12. 10.경 피해자에게 먼저 I 신축공사 중 철골공사의 진행을 요청하고, 2017. 12. 13.경 피해자와 이 사건 하도급공사계약을 체결하여 그때부터 2018. 2.경까지 피해자로 하여금 위 철골공사를 진행하게 하고도 피해자에게 약정한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않았으며, 당시 피해자로부터 위 공사대금을 편취할 범의 또한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충분하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있다.

①

피고인들은 이 사건 하도급계약 체결 당시 P으로부터 이 사건 신축공사를 하도급받기로 하여 피해자에게 “내가 건축주 J으로부터 I 신축공사를 땄다”는 취지로 이야기한 후 이 사건 하도급계약을 체결한 것이므로 피해자를 기망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I 신축공사의 건축주인 J은 2017. 12. 초경 P에게 위 공사를 맡길지 여부를 고려하였으며 P 또한 피고인들에게 이 사건 신축공사 중 철골공사를 맡길지 여부를 고려한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당시 P과 이 사건 신축공사의 건축주들 사이에는 공사 도급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상황이었던 점, J은 법정에서 2017. 12. 13.경에는 피고인들을 본 적도 없고 알지도 못하던 시기이므로 피고인들에게 I 신축공사를 주겠다는 말을 한 적이 없고, 2017. 12. 18.경 피고인 A을 만나 종전에 위 신축공사를 진행하던 사람의 공사금액이 1억 8,000만 원이었음을 고지하자 피고인들이 “우리도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여 협상을 거쳐 2017. 12. 29. 결국 P을 빼고 피고인들에게 I 신축공사를 도급주게 되었다고 진술한 점, 피고인들과 J의 2018. 4. 20.자 합의서에 따르더라도, 이 사건 하도급계약은 J과 무관하게 체결되었으므로 피해자에 대한 공사대금은 피고인들이 책임질 것을 약속한다는 취지가 기재되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이 2017. 12. 10. 당시 피해자에게 “내가 건축주 J으로부터 I 신축공사를 땄다. I 신축공사 중 철골공사를 먼저 진행해 주면 공사 완료 즉시 공사대금을 지급할 것이다”는 등의 이야기를 한 것은 피해자를 기망한 것으로 보기 충분하다.

②

이 사건 하도급계약은 공사 진행 후 공사대금을 지급받기로 한 속칭 외상공사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이고, 피해자도 이를 알고 이 사건 하도급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하도급계약 체결 당시 피고인들이 J으로부터 I 신축공사를 도급 또는 하도급받을 수 있을지 여부가 불명확하였던 점, 피고인들은 J과 사이에 I 신축공사 계약을 체결하면서 공정을 4단계로 나누어 하나의 공정이 끝나고 다음 공정에 대한 자재 입고시 이전 공정에 대한 금액 80%를 지급받기로 약정하였는데, 피고인 A은 J에게 선지급을 요청하여 2018. 1.경부터 J으로부터 총 72,790,700원을 지급받았고, 그 외에 J으로 하여금 I 신축공사를 진행한 공사 업체들에게 2억 5,000만 원 상당을 송금하게 하였음에도, 위 돈은 1공정에 해당하는 피해자의 철골공사 대금으로 지출된 것이 아니라 다음 공정을 진행하기 위한 인건비, 자재비 등으로 지출된 점, 피고인들은 수사기관에서 I 신축공사의 계약금액 1억 8,000만 원으로는 손실이 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으며, 이러한 손실 부분에 대해서는 따로 소개받은 N 신축공사를 통해 맞출 수 있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신축공사 계약을 진행한 것이라고 진술하였는데, 피고인들은 당시 N 신축공사에 대한 도급 또는 하도급계약을 체결한 상태도 아니었고, 그 구체적인 대금에 관하여도 아무런 논의가 있었다고 볼 만한 사정도 찾을 수 없고, 결과적으로 위 N 신축공사 계약은 성사되지도 않았던 점, 그 외에 피고인들에게 추가로 돈을 조달할 수 있는 뚜렷한 방안도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은 이 사건 하도급계약 체결 당시 I 신축공사를 진행시킬 수 있을 만한 기초자금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건축주로부터 공사대금을 지급받더라도 피해자에 대한 공사대금을 지급할 수 없음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고, 위 공사대금을 지급받더라도 피해자에게 지급하지 않고 다른 용도로 사용할 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③

설령 피고인들이 위와 같은 사정을 이 사건 하도급계약 당시인 2017. 12. 13. 당시에는 몰랐다고 하더라도, 피해자가 I 신축공사 현장에서 철골공사를 시작한 것이 2017. 12. 29.경이므로, 피고인들은 피해자에게 위와 같은 사정을 제대로 밝히지 않은 채 피해자로 하여금 철골공사를 진행하게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④

피고인 B이 2018. 1.경 J에게 피해자에 대한 공사대금 중 3,000만 원을 달라고 요청하였기는 하나, J이 위 피고인에게 철공공사 관련 자료를 요구하자 이에 응하지 않아 J이 위 직불 요청을 거절하였다. 또 피고인들은 2018. 2.경, 2018. 3.경에도 J에게 피해자에 대한 공사대금의 직불을 요청하였기는 하나, J은 이미 I 신축공사 진행경과에 따른 해당 공정 80% 상당의 공사대금은 모두 지급되었다는 이유로 위 지불 요청을 거절하였다. 피고인들의 위와 같은 공사대금 직불 요청과 J의 거절 경위, 앞서 본 피고인들과 J 사이의 I 신축공사 계약의 내용과 J의 공사대금 지급내역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이 위 일시에 J에게 피해자에 대한 공사대금의 직불을 요구한 적이 있다는 등의 사정은 이 사건 하도급계약 체결 및 피해자의 철골공사 진행 당시 피고인들에게 피해자에 대한 공사대금 편취의 범의가 없었다고 볼 이유가 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⑤

한편, 피고인 A은 피고인 B에게 피해자를 소개시켜 준 것일 뿐, 자신이 이 사건 하도급계약의 당사자는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고, 피해자는 피고인 A에 대하여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19가단7647호로 하도급대금의 지급을 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였으나 패소하였고, 위 판결은 2019. 11. 23. 그대로 확정되었기는 하다.

그러나, 피해자는 2017. 12. 10. 최초로 공사현장을 방문하였을 당시 피고인 B이 아니라 피고인 A을 만났고, 피고인 A은 피해자에게 “내가 이 사건 신축공사를 도급받았으니, 먼저 I 신축공사 중 철골공사를 시공하여 달라. 동업자(피고인 B)이 있는데, 동업자(피고인 B)가 세금계산서를 발행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였던 점, 피고인 A은 2017. 12. 13. 피해자와 이 사건 하도급계약을 체결할 당시에도 피해자의 형으로서 피해자를 대리하던 S에게 “피고인 B과 같이 공사를 한다. 철골작업이 제일 먼저 들어가는 공정이라 돈 받는데 전혀 지장이 없고 내가 현장에서 책임자로 있으니까 걱정하지말라”고 이야기하였던 점, I 신축공사의 건축주인 J 또한 2017. 12. 29. 피고인들을 동업관계로 알고 피고인들에게 I 신축공사를 도급주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A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 중 공소기각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원심판결 중 공소기각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대하여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