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판결

인천지방법원 2022. 12. 22. 선고 2021노3961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개인 트레이너인 D의 업무 내용 및 자율성 등을 고려할 때 D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가사 D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피고인은 D이 근로자라는 점을 인식하지 못하였고, D과 합의 하에 퇴직금과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것이므로, 이 사건 각 공소사실에 대한 고의가 없었다. 또한 D은 피고인의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던 회원 명단 등 파일을 가져가서 삭제하였는바, 이는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3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D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이고, 피고인은 이와 같은 사정을 알면서도 30일 전에 해고 예고를 하지 않았고 해고 예고수당도 지급하지 아니하였으며 D이 퇴직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보아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하였다.

1)

D은 피고인으로부터 120만 원~135만 원의 기본급(2020. 3. 1. '위탁업무 트레이너 지원금'으로 명칭을 바꾸었다)과, 개인강습(PT, Personal Training) 시간에 따른 수업료, 신규 및 재등록 매출에 따른 인센티브 등을 정기적으로 지급받았다.

2)

근무시간이 14:00부터 24:00로 지정되어 있었고, 지각, 외출 등의 경우에는 피고인에게 통지하였으며, D을 비롯하여 피고인이 운영하는 체력단련 시설 소속의 트레이너들이 순번을 정하여 주말에 근무하는 당직 제도가 운영되었고, 월차, 연차 등의 휴가 제도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3)

D은 피고인에게 매일 신규 매출, 청소 및 정리 완료, 전단지 홍보 일정 등에 대하여 보고하였고, 피고인은 총괄팀장이었던 D에게 트레이너 및 회원관리, 보고할 사항 등에 관하여 지시하였다.

4)

운동기구, 장비, 비품은 모두 피고인이 제공하였고, D을 비롯한 트레이너들이 개인적으로 업무에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여 사용한 적은 없다.

5)

피고인은 D이나 트레이너들의 요청에 따라 고용보험을 포함한 이른바 4대 보험에 가입시켜 주었다.

6)

피고인이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신청해주었다는 사실만으로 퇴직금 지급기일에 대한 연장 합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나.

당심의 판단

1)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인지 여부

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ㆍ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ㆍ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ㆍ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9. 7. 선고 2006도777 판결 등 참조). 또한 전체적으로 보아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되는 이상, 근로자에 대한 위 여러 징표 중 일부 사정이 결여되었거나 다른 지위를 아울러 가지고 있다고 하여도 그러한 사유만으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8도11087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이 적절히 설시한 사정에 더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D은 임금을 목적으로 C 김포점(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 한다)에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또한, D이 이 사건 사업장의 회원정보 및 매출 자료를 개인 이메일로 전송한 사실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근로기준법 제26조 제3호, 같은법 시행규칙 제4조 별표 1에서 정한 해고 예고의 예외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이 사건 사업장은 근무시간이 오전(06:00~15:00), 오후(13:00~22:00), 저녁(14:00~24:00) 3타임으로 정해져 있고(공판기록 84쪽), 휴가 일수도 연 14일로 정해져 있었으며(증거기록 27쪽), D을 비롯한 트레이너들은 지각, 조퇴, 외출 등으로 근무시간을 채우지 못하는 경우 피고인 내지 동료 트레이너에게 미리 알렸다(증거기록 111~112쪽, 공판기록 70~71, 123~124쪽). 이를 소속 트레이너들이 자율적으로 휴가나 출·퇴근 여부를 정하고 그 현황을 피고인과 공유하는 정도였다고 볼 수는 없다.

②

이 사건 사업장 소속 트레이너들은 이 사건 사업장에서 미리 정해놓은 수업료를 따랐고, 매월 직급에 따라 정해지는 기본급, 개인 강습 시간에 따라 정해지는 수업료, 신규 및 재등록 매출에 따른 인센티브 등을 지급받았다. 트레이너 업무의 특성상 수업료와 인센티브 역시 임금의 성격을 지닌 것으로 보아야 한다.

③

이 사건 사업장 내 헬스기구 등 기계장비는 모두 피고인 소유 재산이고, 헬스기구 등 기계장비, 시설 관리 비용, 비품 등은 모두 피고인의 책임ㆍ관리 하에 제공되었으며, 소속 트레이너들이 그 사용에 대한 대가를 따로 지불하지 않았다.

④

D을 비롯한 소속 트레이너들은 개인 강습 외에도 무료 수업, 회원 상담, 청소, 당직 등 사업장 운영에 필요한 부수 업무와 전단지 배포, 블로그 관리 등 홍보업무를 수행하였다.

⑤

피고인과 소속 트레이너들은 이 사건 사업장 매출 현황 및 홍보 계획 등에 관하여 논의하는 시간을 한 달에 2회 가량 정기적으로 가졌고, D은 거의 매일 피고인에게 신규 매출, 청소 및 정리 완료 여부, 전단지 홍보 일정 등을 카카오톡으로 보고하였다.

⑥

D이 청소나 전단지 홍보 등 업무를 수행하지 않았다거나 무단 지각, 조퇴을 하였다는 사유로 별도로 징계를 받지 않았다 하더라도, 위에서 본 사정들을 종합하면 징계 여부는 피고인의 재량일 뿐 D의 근로자성을 부정할 사유로는 볼 수 없다.

2)

피고인의 고의가 인정되는지 여부

가)

임금, 퇴직금 등(이하 '임금 등'이라 한다)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위반죄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 이유와 그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여러 사항, 그 밖에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점만으로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죄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의 고의가 있다고 단정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도8248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이러한 법리는 해고예고수당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죄에 있어서도 적용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나)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은 D의 근로자성에 관하여 정확하게 알지 못하였을 가능성이 있고, 그로 인하여 D에게 30일 전에 해고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고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에게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 및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①

피고인이 2019. 1.경 D과 사이에 체결한 용역계약서에는, 'D은 트레이너 용역계약 해지 시 퇴직금을 피고인에게 청구할 수 없다. 업무 특성상 D의 자유적인 레슨, 트레이너의 자율성, 본인관리(센터 관련 용역시간 외 개인운동) 등의 이유로 프리랜서 업무는 근로노동법에 해당되지 아니함을 D은 인정한다'(제3조), 'D은 퇴직 시 피고인에게 일할 계산한 용역비용과 근로기본급여 및 매출보너스 외 퇴직금 및 추가적인 금전요구를 할 수 없다'(제6조) 등으로 정하고 있다.

②

피고인은 2018. 12. 21. D에게 카카오톡으로 위 용역계약서 내용을 보내면서 '확인해 보고 추가할 것 진지하게 생각해 봐'라는 메시지를 전송하였고, D이 '기본급에 관한 퇴직금 지급 안 하는 건지(레슨비+인센티브 제외)'라는 내용의 답장을 보내자 피고인이 '기본급에 관한 것도 퇴직금 없습니다. 입사 시 고지한 부분이고 퇴직금 드리려고 4대 보험 한 것 아닙니다. 퇴직금 관련 부분은 얘기 안 나오게 합니다'는 취지로 대답하였으며, 이에 D은 '네!! 해 달라는 게 아니고 의견이었어요. 전 이해하죠. 왜 그런지 아니까'라고 메시지를 전송하였다.

③

이후 피고인이 2020. 3. 1. D과 사이에 체결한 위탁계약서에도 '1. 트레이너는 위탁업무에서 정하고 있는 트레이너 신분이며, 독립 트레이너로서 이 계약에 의하여 회사로부터 위탁받은 업무를 수행한다. 2. 트레이너에게는 회사 직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및 제반 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 3. 트레이너와 회사 간에는 어떠한 경우에도 고용관계가 성립하지 않으며, 본 계약서가 유효한 가운데 행해지는 쌍방 간의 향후 어떠한 행위도 고용관계를 형성하거나 고용관계로 해석되지 아니한다'(제2조)라는 내용이 있다.

④

이 사건 사업장에서 트레이너로 근무하였던 E, I 역시 '트레이너들은 근로자가 아닌 프리랜서로 일하였다'는 취지의 확인서를 제출하였다.

⑤

이 사건 사업장에서 트레이너로 근무하였던 E, F는 각 원심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스스로 근로자가 아닌 프리랜서라고 생각하였다. 위탁계약서 작성 당시 피고인, D을 포함한 다른 트레이너들이 나중에 일을 그만둘 때 퇴직금을 청구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서로 나눈 적이 있다', '2020. 3. 1. 위탁계약서를 작성할 때 취업규칙을 다 같이 모여 앉아서 읽은 적이 있다. 그때 본인은 프리랜서라고 생각하였다. 당시 D도 함께 있었다' 등으로 증언하였다.

⑥

피고인은 2022. 10. 12. 중부지방고용노동청 부천지청으로부터 I이 피고인을 상대로 제기한 진정사건에 관하여 '진정인(I)이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고 볼 수 없다'는 취지의 행정종결 처분을 받기도 하였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아래와 같이 판결한다.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김포시 B, 7층에 소재한 C 김포점 대표로서 상시근로자 4명을 사용하여 체력단력 시설 운영업을 영위하는 사용자이다.

1)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그 예고를 하여야 하고,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6. 9. 15. 입사한 근로자 D을 해고하면서 2020. 4. 27.에 2020. 5. 1.까지 정리하고 퇴사토록 통보하여, 30일 전에 해고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으며, 해고예고수당 통상임금 30일분 2,061,600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6. 9. 15.부터 2020. 4. 30.까지 근로하고 퇴사한 D의 퇴직금 9,540,054원을 당사자 간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판단

이는 제2의 나.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피고인의 고의에 관한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판결의 요지는 공시하지 않는다.

판사 이수민(재판장) 해덕진 김형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