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판결

인천지방법원 2024. 11. 1. 선고 2022가단288347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C은 피고의 명의를 사용하면서, 평택시 D 신축공사를 도급 받은 주식회사 E(이하 ‘E’이라 한다)로부터 2020. 4. 6. 위 공사 중 골조공사를 하도급 받았다. C 계속하여 피고의 명의를 사용하면서 2020. 7. 10.경 F(G회사)에게 그 중 일부 공사(철근, 콘크리트 공사, 해체 및 자재 정리, 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공사대금 도면상 연면적 평당 450,000원으로 정하여 다시 하도급하였다(이와 같이 이 사건 공사를 위하여 체결된 하도급계약을 ‘이 사건 하도급계약’이라 한다).

나.

F은 2020. 7. 10.경 ‘H’이란 상호로 인력사무소를 운영하던 원고와 이 사건 공사에 투입될 인부를 공급받기로 하는 근로자 알선 공급계약(이하 ‘이 사건 공급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공급계약은 약정된 노무비 지급 방식에 관하여 원고가 해당 인부들에게 노무비를 선지급한 후 이를 정산하여 F에게 일괄 청구하면, F이 청구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알선수수료 10%를 포함하여 월 단위로 원고에게 지급하는 것으로 정하였다.

다.

이 사건 공사현장을 총괄하던 C은 2020. 7. 10. 원고에게 ‘이 사건 공사에 직접 투입된 G 인건비 중 목공을 제외한 철근공, 비계공, 보통 인부 인건비에 대하여 원고에게 직접 지불함에 동의한다’는 내용의 인건비 직불동의서(갑 제4호증, 이하 ‘이 사건 직불동의서’라 한다)를 작성해주었다.

라.

원고는 이 사건 공급계약에 따라 2020. 7. 28.부터 2020. 9. 5.까지 총 34회에 걸쳐 이 사건 공사에 일용직 근로자(목공 제외)들을 공급하였고, 아래 표와 같이 43,885,000원의 인건비가 발생하였다.

마.

이 사건 공사에 위 근로자들이 공급될 당시 F과 C은 ‘일일출력인원현황 및 작업확인서’ 등을 작성하여 교부하였고, 원고는 위 인건비를 모두 선지급하으나 F과 C으로부터 이를 지급받지는 못하였다.

바.

원고는 E, F, C을 상대로 대전지방법원 2021가단117262호로 위 노무비 43,885,000원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 위 법원은 2022. 6. 23. 원고의 청구를 모두 인용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위 판결 중 E, F에 대한 부분은 그대로 확정되었으나, C에 대한 부분은 C의 단독상속인으로서 소송을 수계한 I이 항소하였고, 항소심 법원은 조정에 갈음하는 결정을 하였으며, 위 결정에 따라 원고는 I으로부터 3,000,000원을 지급받았다.

[인정근거] 일부 다툼 없음, 갑 제1 내지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증인 J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주위적 청구

1)

원고

F은 원고에게 미지급 노무비 잔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피고는 F의 직상 수급인으로서 근로기준법 제44조 제1항에 따라 F과 연대하여 책임을 지게 된다. 따라서 피고는 F과 연대하여 원고에게 미지급 노무비 43,885,000원에서 C의 단독상속인 I이 변제한 3,000,000원을 공제한 40,885,000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

피고는 C에게 계약 명의를 빌려준 것에 불과하고, 공사업무는 실질적 수급인이자 현장소장인 C이 도맡았다. 따라서 피고는 근로기준법 제44조 제1항의 직상 수급인에 해당하지 않는다.

나.

제1예비적 청구

1)

원고

원고는 F에 대하여 40,885,000원 상당의 노무비채권을 보유하고, F은 무자력 상태이며, F은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공사에 따른 공사대금채권을 보유한다. 원고는 F에 대한 노무비채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F을 대위하여 청구하는바, 피고는 원고에게 공사비 중 40,885,000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

가)

F의 연간 소득은 32,000,000원 정도이고, 대출 및 연체 채무는 약 10,000,000원에 불과하며, 별도로 파산 등의 절차는 진행하지 않았으므로 F이 무자력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나)

이 사건 공사의 공사대금은 34,650,000원(= 평당 450,000원 × 77평)인데 C은 F에게 이를 모두 지급하였으므로 피대위권리가 소멸하였다.

다.

제2예비적 청구

1)

원고

C이 이 사건 공급계약 체결 당시 원고에게 회사명을 이미 파업한 ‘K’이라고 속이고, 84개 동의 건축을 한다고 공사규모를 부풀림으로써 원고를 기망하여 원고가 이 사건 공급계약의 체결에 이르렀다. 또한 C 원고에게 노무비를 지급할 의사가 없음에도 원고에게 이 사건 직불동의서를 교부하여 원고를 기망하였다. C의 위 행위들로 인하여 원고에게 F으로부터 지급받지 못한 노무비 40,885,000원 상당의 손해가 발생하였다. 한편 피고는 이 사건 공사현장을 담당한 C을 지휘·감독 하여야 할 지위에 있었다. 따라서 피고는 민법 제756조 사용자책임의 법리에 따라 원고에게 위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2)

피고

가)

C이 이 사건 공사에 관하여 모든 권한을 행사하였고 피고는 이에 실질적으로 관여하지 않았으므로, 피고가 C을 지휘·감독 하여야 할 지위에 있었다고 할 수 없다.

나)

이 사건 직불동의서는 원고가 작성한 문서에 C은 서명만 한 것에 불과하여 이를 두고 C이 원고를 기망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C은 F에게 이 사건 공사의 공사대금을 모두 지급하였으므로 애초부터 노무비를 지급할 의사가 없었다고 보기도 어려우며, C이 건설산업 기본법을 위반한 등의 사실이 있더라도 이와 원고의 손해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으므로, C은 원고에 대하여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

3.

판 단

가.

주위적 청구

1)

문제의 소재

근로기준법 제44조 제1항은 사업이 여러 차례의 도급에 따라 행하여지는 경우에 하수급인이 직상 수급인의 귀책사유로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였다면 그 직상 수급인이 하수급인과 연대하여 하수급인이 사용한 근로자의 임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임금지급채무는 근로계약의 당사자로서 근로자와 직접적인 근로계약관계를 맺고 있는 사용자와 사이에 정산되어야 함이 계약법의 기본원리로부터 도출되는 당연한 원칙이다. 위 조문은 이에 대한 예외를 정한 것으로서 엄격히 해석할 필요가 있는바, 직상 수급인의 범위를 만연히 확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대법원 2024. 7. 25. 선고 2022다233874 판결 등 참조).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조문은 도급계약의 당사자가 아닌 자에게까지 책임을 확대하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 요컨대 피고가 이 사건 하도급계약의 당사자가 아니라면 피고는 근로기준법 제44조 제1항의 직상 수급인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2)

구체적 판단

계약의 당사자를 확정함에 있어 행위자와 상대방의 의사가 일치한 경우에는 그 일치한 의사대로 행위자를 계약의 당사자로 확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6. 3. 10. 선고 2015다240768 판결, 대법원 1998. 5. 15. 선고 97다53045 판결, 대법원 1998. 12. 8. 선고 98다11963 판결 등 참조).

기초사실에서 든 각 증거들, 갑 제13 내지 15호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실 또는 사정을 종합하면 C과 F 사이에 이 사건 하도급계약의 당사자는 C과 F이라는 의사의 합치가 있었고, 원고도 이를 알았던 것으로 판단된다. 그렇다면 이 사건 하도급계약의 당사자는 C과 F이고, 달리 원고를 보호해야 할 특별한 사정이 존재하는 것도 아니다. 결국 피고는 이 사건 하도급계약의 당사자가 아니므로 근로기준법 제44조 제1항의 직상수급인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가)

이 사건 하도급계약의 명의자가 피고이기는 하나, 실질적으로는 C이 이 사건 공사 현장을 총괄 지휘하였다. J 등 이 사건 공사 현장에 투입된 인부들도 C이 F에게 이 사건 공사를 하도급하여 F이 C의 지시를 받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고, 실제 노무비 지급이 지체되자 C에게 전화하여 항의하기도 하였다.

나)

원고는 노무비 지급이 지체되자 C으로부터 이 사건 직불동의서를 교부받았고, 이후에는 E, F, C만을 상대로 하여 그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C이 이 사건 하도급계약의 실질적 당사자로서 행위하였고 원고도 이를 잘 알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면, 이 사건 하도급계약의 체결을 위하여 작성된 공사약정서(갑 제2호증)에 피고의 이름이 기재되어 있음에도 원고가 이 사건 소에 이르기 전까지 피고에 대하여만 노무비의 지급을 구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하기 어렵다.

다)

원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원고가 작업확인서를 작성하면 F이 확인 후 서명하였고, 현장 총괄책임자인 E 현장대리인은 원고에게 일일출역인원현황서를 매일 F을 통하여 전달하였으며, 원고는 E 현장대리인이 확인 후 서명한 일일출역인원현황서를 근거로 일일 노무비를 F이 지시하는 계좌로 송금하였다는 것이어서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피고가 수행한 역할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라)

이 사건 직불동의서에는 피고와 관련된 내용이 전혀 기재되어 있지 않다. 오히려 작성자가 ‘K회사 C’으로 표시되어 있는데 K회사은 C이 이사로 재직한 회사이다. C은 독립적으로 원고와 법률관계를 형성하였고 피고는 그 과정에 개입하지 아니한 것으로 사료된다.

3)

소결론

원고의 주위적 청구는 이유 없다.

나.

제1예비적 청구

1)

피고의 본안전항변

갑 제11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F이 2022. 10. 26. 기준으로 소유 중인 부동산은 없는 반면 L을 통하여 차용한 5,000,000원의 변제를 2022. 9. 기준 627일간 연체하고 있는 등 차용금 총 10,865,000원을 변제하지 못하고 있는 사실이 인정되고, 이와 같은 F의 재산상태는 이 사건 변론종결일에도 유사할 것으로 추인된다. 그렇다면 원고는 위와 같이 무자력인 F의 공사대금채권을 대위하여 행사함으로써 원고에 대한 노무비채권을 보전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피고의 본안 전 항변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2)

본안

이 사건 하도급계약의 당사자가 F과 C임은 앞서 보았다. 나아가 가사 F과 피고 사이에 하도급계약이 체결되었다고 가정하더라도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공사의 목적물과 완성 여부를 특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공사대금채권이 발생하였다고 할 수 없다.

채권자가 채무자의 권리를 대위하여 행사하는 경우 채권자는 대위할 채권의 존재를 주장·증명하여야 한다. 위와 같이 피대위권리가 명확히 특정되지 않았고 그 존재 사실이 증명되지도 않은 이상 증명책임을 부담하는 원고의 불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원고의 제1예비적 청구도 이유 없다.

다.

제2예비적 청구

피고에게 민법 제756조에 기초한 사용자책임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C의 불법행위책임이 우선 인정되어야 한다.

그런데 C이 이 사건 공급계약 체결 당시에 이 사건 공사의 규모를 부풀림으로써 원고를 기망한 사실, C이 이 사건 공급계약 체결 및 이 사건 직불동의서 교부 당시 원고에게 노무비를 지급할 의사가 없음에도 원고를 기망한 사실 모두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이 사건 직불동의서에 ‘K회사 C’이라고 기재되어 있으므로, C이 이 사건 공급계약 체결 당시 원고에게 회사명을 이미 파업한 ‘K’이라고 고지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긴 하나, 원고에게 발생한 손해와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오히려 원고는 F과 이 사건 공급계약을 체결한 것이고 달리 그 과정에서 원고가 C이나 K의 재산상태를 확인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도 존재하지 않으므로 원고가 주장하는 C의 행위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원고에게 발생한 손해와는 인과관계가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렇다면 C의 불법행위책임을 인정할 수 없고, 이에 원고의 사용자책임도 인정할 여지가 없다(C의 불법행위책임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피고가 C을 지휘·감독할 책임이 있는지에 관하여는 나아가 살피지 아니한다).

원고의 제2예비적 청구도 이유 없다.

4.

결 론

원고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한다.

판사 김성대

각주1) 원고는 피고에게 주위적으로 근로기준법 제44조 제1항에 기한 노무비지급청구, 제1예비적으로 F을 대위하여 공사대금지급청구, 제2예비적으로 민법 제756조 사용자책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를 하고 있다. 병합의 형태가 선택적 병합인지 예비적 병합인지 여부는 당사자의 의사가 아닌 병합청구의 성질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위 각 청구는 양립 가능하므로 선택적 병합 관계로 봄이 타당하다. 다만, 선택적 병합 관계에 있는 각 청구를 당사자가 심판의 순위를 붙여 구하는 부진정 예비적 병합 청구의 소도 허용되므로(대법원 2002. 9. 4. 선고 98다17145 판결 참조), 원고가 구하는 심판의 순서에 따라 각 청구의 당부를 판단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