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판결

인천지방법원 2023. 8. 24. 선고 2022가합54589 판결

주문

1.

피고 B은 원고에게 30,035,773원 및 이에 대하여 2022. 2. 19.부터 2023. 8. 24.까지 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 하라.

2.

원고의 피고 B에 대한 나머지 청구 및 피고 C, D, E, F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 다.

3.

원고와 피고 B 사이에 발생한 소송비용 중 6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 B이 각 부담하고, 원고와 피고 C, D, E, F 사이에 발생한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원고는 주류 판매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다. 피고 B은 2018. 5. 14. 원고의 공동대표이사 및 사내이사로 취임하였다가 2018. 6. 19. 공동대표이사에서 퇴임하고, 2018. 11. 8. 사내이사에서도 퇴임하였다가 2019. 6. 11.부터 현재까지 원고의 사내 이사로 등재되어 있는 사람으로 원고의 영업 및 관리를 총괄하였다. 피고 C는 2019. 1. 2. 원고의 영업이사로 입사하여 영업 및 창고관리, 수입업체로부터 주류 수·발주업무를 담당하였다. 피고 D은 2020. 4. 1., 피고 E은 2018. 12. 1., 피고 F은 2020. 11.경 원고 회사에 각 입사하여 배송 및 영업직원으로 근무하였다.

나.

원고와 피고 C, D, E 사이에 체결된 각 근로계약서에는 아래와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다.

원고는 2021. 5.경 자체 감사를 실시한 후 2021. 5. 12. 피고 C에게 권고사직을 통보하고, 2021. 6.말까지의 유급휴직을 명하였다.

라.

원고는 2021. 5. 19.과 2021. 5. 26. 재고조사를 실시하여 주류 재고가 부족한 사실을 파악하였는데, 그 재고 부족분의 매입단가 기준 가액은 60,071,547원이다.

마.

피고 C는 2021. 5. 14., 피고 B은 2021. 5. 31., 피고 D은 2021. 5. 31., 피고 E은 2021. 6. 11., 피고 F은 2021. 5. 22. 각 사직하겠다는 내용의 사직서를 원고에게 제출하였다.

바.

피고들은 수입 주류 도·소매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유한회사 H(이하 'H'라 한다)에 입사하여 근무하고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1호증(가지번호 각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이 사건 청구원인

가.

피고들에 대한 부정경쟁방지법에 기한 경업금지청구 및 피고 C, D, E, F(이하 '피고 C 등'이라 한다)에 대한 근로계약에 기한 경업금지 청구

피고 B은 원고 회사의 등기이사로서 경영상의 정보를 유출시키지 말아야 하는 비밀 유지의무가 있으므로, 그 퇴직일로부터 2년간 동종 업체로 취업 또는 경업을 하지 않아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

피고 C 등은 원고와 체결한 근로계약에 따라 재직 중에 지득한 원고 회사의 영업비밀을 외부에 유출하지 않을 의무(제7조 제1항), 근로계약기간 중 원고의 동의 없이 동종업체에 취업하지 않을 의무(제7조 제2항 제3호), 근로계약 종료 이후 2년 동안 원고의 사업장 소재지를 중심으로 반경 2km 이내의 원고와 동종업체 또는 경쟁업체에 취업하지 않을 의무(제7조 제3항)가 있다.

그럼에도 피고들은 원고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하기 전부터 원고와 동종업체인 H에 취업하여 원고의 납품거래처, 매입처, 매입가격, 납품가격, 영업방법, 거래처에 대한 서비스 등(이하 이를 합하여 '이 사건 정보'라 한다)의 영업비밀을 유출하였고, 그로 인하여 원고는 매출과 수익이 급감하여 영업상의 이익이 침해되었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들에 대하여 영업비밀 침해행위의 금지를 위하여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부정경쟁방지법'이라 한다) 제10조 제1항에 따라, 그리고 피고 C 등에 대하여는 근로계약에 따라, 각 퇴직일로부터 2년이 되는 청구취지 기재 각 해당일자까지 원고의 사업장 소재지를 중심으로 반경 2km 이내의 원고와 동종업체 또는 경쟁업체에서 취업하거나 주류 수입·납품을 주업무로 하는 사업을 스스로 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하게 하는 경업의 금지 청구를 한다.

나.

피고들에 대한 부정경쟁방지법에 기한 손해배상청구 및 피고 C 등에 대한 근로계약 제7조 제1항, 제2항 제3호에 기한 손해배상청구

피고들의 위와 같은 행위는 부정경쟁방지법상 영업비밀 침해행위에 해당하므로, 피고들은 영업비밀 보유자인 원고에게 부정경쟁방지법 제11조에 따라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피고 C 등은 위와 같이 근로계약기간 중 원고의 동의 없이 동종업체에 취업하고 영업비밀을 유출하여 근로계약 제7조 제1항, 제2항 제3호의 금지의무를 위반하였으므로, 그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그런데 피고들이 H에 영업비밀을 유출하여 원고의 거래처로 하여금 H와 거래하도록 함으로써, 2021. 5.경 461,479,814원이었던 원고의 매출이 피고들의 퇴직 직후인 2021. 6.경 140,657,097원으로 감소하였고, 수익비율이 매출금액 중 25% 상당이므로, 원고의 수익이 80,205,679원{= (461,479,814원 × 0.25) - (140,657,097원 × 0.25)} 감소하였다.

따라서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위 불법행위 또는 채무불이행에 의한 손해배상금으로 80,205,679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다.

피고 C에 대한 근로계약 제7조 제2항 제4호에 기한 손해배상청구

피고 C는 소매거래처에 마진율을 1% 이하로 대폭 낮추어 납품하는 중요한 결정사항을 독단적으로 결정하여 처리하였고, 그로 인하여 2021. 5. 12. 원고로부터 권고사직의 징계처분을 받았으므로, 피고 C는 원고에게 근로계약 제7조 제2항 제4호에 따라 위 80,205,679원의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라.

피고 B, C에 대한 업무상 횡령, 배임 및 이사의 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피고 B, C는 원고 회사의 임원으로서 60,071,547원 상당의 재고를 횡령하는 업무상 횡령 행위를 하였고, 횡령으로 인해 재고가 부족한 사실을 은닉하기 위해 원고 회사 직원인 I에게 허위의 주류판매계산서 및 매출처원장을 작성하도록 지시하는 업무상배임 행위를 하였으며, 이사로서 재고 및 창고 관리에 관한 선관주의의무와 감시의무를 위반하여 원고에게 위 재고 부족분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게 하였으므로, 공동하여 원고에게 위 금액 상당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피고들에 대한 부정경쟁방지법에 기한 경업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영업비밀의 보유자는 근로자가 전직한 회사에서 영업비밀과 관련된 업무에 종사하는 것을 금지하지 않고서는 회사의 영업비밀을 보호할 수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부정경쟁방지법 제10조 제1항에 의한 침해행위의 금지 또는 예방 및 이를 위하여 필요한 조치 중의 한 가지로서 그 근로자로 하여금 전직한 회사에서 영업비밀과 관련된 업무에 종사하는 것을 금지하도록 하는 조치를 취할 수 있다(대법원 2003. 7. 16.자 2002마4380 결정 등 참조).

한편,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2호의 '영업비밀'이란 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하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서 합리적인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된 생산방법, 판매방법 그 밖에 영업활동에 유용한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를 말한다. 여기서 '합리적인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된다'는 것은 그 정보가 비밀이라고 인식될 수 있는 표시를 하거나 고지를 하고, 그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대상자나 접근 방법을 제한하거나 그 정보에 접근한 자에게 비밀준수의무를 부과하는 등 객관적으로 그 정보가 비밀로 유지·관리되고 있다는 사실이 인식 가능한 상태인 것을 말한다(대법원 2009. 7. 9. 선고 2006도7916 판결 등 취지 참조).

2)

부정경쟁방지법상 영업비밀 해당 여부

원고는 원고의 이 사건 정보가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2호의 영업비밀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갑 제12 내지 14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 회사는 영업관리 프로그램으로 'J'을 사용하면서 원고 회사의 매출·매입, 수불 현황, 채권·채무 현황, 전자세금계산서, 각종 통계와 관련한 자료를 위 프로그램에 저장해 놓은 사실, 위 J 프로그램에 사용되는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고 있거나 접근하는 자가 제한적인 사실, 피고 B, C, D, E이 원고 회사 명의 핸드폰을 사용했던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원고가 위 프로그램에 저장된 정보나 원고 회사 명의 핸드폰에 저장된 납품거래처의 연락처 등이 비밀이라고 인식될 수 있는 표시 또는 고지를 하거나 그 정보에 접근한 자에게 비밀준수의무를 부과해 왔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는 이상, 위 인정사실과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이 사건 정보에 대하여 합리적인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관리하였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피고들이 H로 이직한 직후 원고의 매출액이 1/3 상당으로 감소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위 각 정보가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진 것임을 인정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정보가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2호의 영업비밀에 해당한다는 점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이 점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경업금지 및 손해배상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

나.

피고 C 등에 대한 근로계약에 기한 경업금지 및 근로계약 제7조 제1항, 제2항 제3호에 기한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

1)

피고 C, D, E이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재직 중에 지득한 영업비밀을 외부에 유출하지 않고(제7조 제1항), 근로계약기간 중 원고의 동의 없이 동종업체에 취업하지 않고(제7조 제2항 제3호), 근로계약 종료 이후 2년 동안 원고의 사업장 소재지를 중심으로 반경 2km 이내의 원고와 동종업체 또는 경쟁업체에 취업하지 않을 것(제7조 제3항)을 약정한 사실, 피고 C 등이 원고와 동종업체인 H에 취업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2)

그러나 피고 F도 원고에게 위 1)항 기재와 같은 약정을 하였다거나, 피고 C 등이 원고에게 사직서를 제출하기 전 근로계약기간 중에 H에 취업하여 원고의 영업비밀을 유출하였다는 원고 주장에 대하여는,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3)

또한 피고 C, D, E의 위 근로계약 제7조 제3항의 경업금지 약정은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위 피고들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근로권 등을 과도하게 제한하거나 자유로운 경쟁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으로 민법 제103조에서 정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로서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를 지적하는 위 피고들의 항변은 이유가 있다.

가)

직업선택의 자유와 근로의 권리는 국민의 기본권에 속하므로, 근로자가 사용자와 사이의 근로관계 종료 후 사용자의 영업부류에 속한 거래를 하거나 동종의 업무에 종사하지 아니하기로 하는 등 경업금지약정을 한 경우에, 그 약정은 사용자의 영업비밀이나 노하우, 고객관계 등 경업금지에 의하여 보호할 가치 있는 사용자의 이익이 존재하고, 경업 제한의 기간과 지역 및 대상 직종, 근로자에 대한 대가의 제공 여부, 근로자의 퇴직 전 지위 및 퇴직 경위, 그 밖에 공공의 이익 등 관련 사정을 종합하여 근로자의 자유와 권리에 대한 합리적인 제한으로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만 유효한 것으로 인정된다. 그리고 경업금지약정의 유효성을 인정할 수 있는 위와 같은 제반 사정은 사용자가 주장·증명할 책임이 있다(대법원 2016. 10. 27. 선고 2015다221903(본소), 2015다221910(반소) 판결).

나)

근로자가 고용기간 중 직무수행 과정에서 통상적으로 얻을 수 있는 일반적인 지식은 경업금지 약정에 의하여 보호받을 수 있는 사용자의 정당한 이익에 해당하지 않는바,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주장하는 이 사건 정보가 위 피고들이 원고 회사에 재직하는 동안 통상적으로 얻을 수 있는 영업에 관한 일반적인 지식을 넘어서서 원고의 특수한 기술이나 노하우 또는 동종업계의 영업비밀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다)

전직금지약정이 근로자에게만 희생을 강요하는 불공평한 계약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전직이 금지되는 기간 또는 그 이전에라도 근로자가 부담하는 의무에 대응하는 보상이 제공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원고가 위 피고들에게 지급한 보수에 퇴직 후까지 전직을 금지하는 의무를 부과하는 데 대한 대가가 포함되어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뒷받침할 만한 증거가 없다.

라)

위 피고들이 동종업체에 재취업해서 원고와의 근로계약기간 중에 습득한 영업 정보 등을 사용하여 영업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다른 업체의 진입을 막고 거래를 독점할 권리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그러한 거래처의 연락처나 신뢰관계는 주류납품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습득되는 측면이 강하므로 경업금지약정에 의해 보호할 가치가 있는 이익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거나 그 보호가치가 상대적으로 적은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것인데, 위 경업금지약정이 위 피고들의 이러한 재취업행위까지 금지하는 것으로 해석된다면 근로자인 피고들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근로권 등을 과도하게 제한하거나 자유로운 경쟁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4)

따라서, 원고의 피고 C 등에 대한 이 부분 경업금지 및 손해배상 주장도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

다.

피고 C에 대한 근로계약 제7조 제2항 제4호에 기한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

피고 C가 2021. 5. 12.경 원고로부터 권고사직을 통보받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그 외의 원고의 주장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설령 피고 C가 원고 주장과 같은 독단적인 행위를 하였다 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원고 주장과 같은 수익 감소금 80,205,679원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고 인정할 증거도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가 없다.

라.

피고 B, C에 대한 업무상 횡령, 배임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

1)

피고 B이 2018. 5.경부터 2021. 5.경까지 원고 회사의 공동대표이사 또는 사내 이사로서 원고 회사의 재고관리 등 영업 전반을 총괄해 왔고, 피고 C는 2019. 1. 2.경부터 2021. 5.경까지 원고 회사의 영업이사로서 영업, 창고관리, 주류 수·발주 등의 업무를 담당한 사실, 원고가 실시한 2021. 5.경의 재고조사 결과 주류 재고가 매입단가기준으로 60,071,547원 상당이 부족하였던 사실, 피고 B, C가 2021. 5.경 위와 같은 재고 부족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직원 I에게 연태구냥(대) 128상자, (중) 30상자 합계 20,496,000원 어치 물품의 공급자와 피공급자를 모두 원고로 기재한 허위의 주류판매계산서 및 매출처원장을 작성하도록 지시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거나 앞서 든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다.

2)

그러나 위 인정사실과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 B, C가 공모하여 위 부족한 재고 해당 주류 또는 주류대금을 횡령한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을 제1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 B, C가 이 사건과 관련하여 업무상횡령,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위반, 업무상배임 혐의로 수사를 받았으나 불송치(혐의없음) 결정을 받은 사실이 인정된다.

3)

또한 피고 B, C의 위와 같은 지시행위와 원고의 위 재고부족분 상당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도 않는다.

4)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가 없다.

라.

피고 B에 대한 이사의 선관주의의무 및 감시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대표이사는 회사의 영업에 관하여 재판상·재판외의 모든 행위를 할 권한이 있으므로(상법 제389조 제3항, 제209조 제1항 참조), 모든 직원의 직무집행을 감시할 의무를 부담한다. 또한 상법 제393조 제2항은 "이사회는 이사의 직무의 집행을 감독한다.", 제3항은 "이사는 대표이사로 하여금 다른 이사 또는 피용자의 업무에 관하여 이사회에 보고할 것을 요구할 수 있다.", 제4항은 "이사는 3월에 1회 이상 업무의 집행상황을 이 사회에 보고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따라서 주식회사의 이사는 이사회의 일원으로서 이사회에 상정된 의안에 대하여 찬부의 의사표시를 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담당업무는 물론 대표이사를 비롯한 다른 업무담당이사의 업무집행을 전반적으로 감시할 의무가 있고, 대표이사나 다른 업무담당이사의 업무집행이 위법하다고 의심할 만한 사유가 있음에도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하여 감시의무를 위반하여 이를 방치한 때에는 그로 말미암아 회사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주식회사의 업무는 대표이사·업무담당이사의 지휘 하에 분업적, 조직적으로 이루어지므로, 이사의 감시의무는 이사가 직접 집행하는 업무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회사의 업무집행 전반에 미치고, 따라서 피용자가 집행하는 업무도 감시의무의 대상이 된다.

2)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 B은 원고 회사의 대표이자 내지 사내이사로서 원고 회사의 주 업무인 재고 관리 업무에 관하여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 및 감시의무를 위반하였다 할 것이므로, 그로 인하여 원고에게 발생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① 위 재고부족 주류는 피고 B이 원고 회사의 공동대표이사로서 영업 및 재고 관리를 전반적으로 수행하기 시작한 무렵인 2018. 6.경부터 수입한 것으로서, 피고 B이 직원을 통해 그 재고를 처음부터 계속 관리해 왔었던 것으로 보인다.

②

그런데 피고 B은 실제 주류 재고가 매입·매출 장부와 차이가 많이 나는 상황이었음에도 이를 관리 소홀 등으로 방치하다가, 원고의 재고조사 직전인 2021. 5. 초순경 재고부족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직원에게 허위의 주류판매계산서와 매출처원장을 작성할 것을 지시하였을 뿐, 그와 같이 재고가 부족하게 된 원인과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였다는 사정을 찾을 수 없다.

③

원고 회사가 고도로 분업화되고 전문화된 대규모의 회사도 아닐뿐더러 대표이사, 업무담당이사 및 그 외의 피용자가 각자의 전문 분야만 전담하여 처리하는 것이 불가피한 경우도 아니었던 것으로 보이는바, 피고 B이 수년간에 걸친 재고부족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④

피고 B은 재고조사 직후인 2021. 5. 13. 원고의 주주 K과 통화하면서 K으로부터 재고부족에 대한 책임소재를 추궁받게 되자 '어떠한 방법으로든 책임을 지겠다. 시간을 좀 달라'는 취지의 대답을 하였다.

3)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가)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피고 B의 선관주의의무 및 감시의무 위반으로 인하여 원고에게 위 재고부족 주류의 매입단가 60,071,547원 상당의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

손해배상책임의 제한

이사가 법령 또는 정관에 위반한 행위를 하거나 그 임무를 해태함으로써 회사에 대하여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는 경우 그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함에 있어서는, 사업의 내용과 성격, 이사의 임무위반의 경위 및 임무위반행위의 태양, 회사의 손해 발생 및 확대에 관여된 객관적인 사정이나 그 정도, 평소 이사 또는 감사의 회사에 대한 공헌도, 임무위반행위로 인한 당해 이사 또는 감사의 이득 유무, 회사의 조직체계의 흠결 유무나 위험관리체제의 구축 여부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손해분담의 공평이라는 손해배상제도의 이념에 비추어 그 손해배상액을 제한할 수 있다(대법원 2004. 12. 10. 선고 2002다60467, 60474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 즉, ① 위 재고부족이 발생하게 된 원인·경위나 그 책임소재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점, ② 피고 B은 이 사건과 관련된 수사결과 불송치(혐의없음) 결정을 받았고 위 의무위반행위로 인하여 이익을 얻었는지 여부도 불분명한 점, ③ 원고 회사는 소규모 주류판매회사로서 재고관리체제가 제대로 구축되어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참작하여, 피고 B이 원고에 대하여 부담하는 손해배상액을 위 손해액의 50%인 30,035,773원(= 60,071,547원 × 0.5, 원 미만 버림)으로 제한한다.

4)

소결론

따라서, 피고 B은 원고에게 이사의 선관주의의무 및 감시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금 30,035,773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인 2022. 2. 19.부터 피고 B이 그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3. 8. 24.까지는 민법에 따른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른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마.

피고 C에 대한 선관주의의무 및 감시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

1)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에서 규정하는 근로자는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사람을 말하며,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2다28813 판결 등 참조). 따라서 회사의 임원이라 하더라도, 그 업무의 성격상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것으로 보기에 부족하고 실제로는 업무집행권을 가지는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면서 그 노무에 대한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 임원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할 수 있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등 참조).

2)

피고 C가 등기 이사가 아닌 '영업이사'라는 직함을 갖고 원고 회사에서 근무하였던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3)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 C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가 아니라 영업 부문을 포괄적으로 위임받아 이를 총괄하면서 상당한 정도의 독자적인 권한과 책임을 바탕으로 그 위임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①

피고 C는 피고 B을 대표자로 표시한 원고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 위 근로계약 제2, 3, 9조에 의하면, 피고 C는 사용자가 지시하는 장소에서 담당업무(본부장 업무 등 총괄업무 등 상기 사용자가 지시하는 업무 등)를 수행하여야 하며, 피고 C의 소정근로시간은 8시 30분부터 19시 30분까지이고, 위 근로계약서에 명기되지 않은 사항은 근로기준법 등 관계법령 및 노동관행, 기타 회사규정에 의한다고 되어 있다.

②

피고 C가 담당한 업무수행의 실질은 피고 B의 지시에 따라 창고관리 및 주류 수·발주업무 등을 제공한 것에 그친 것으로 보이고, 전문적인 분야에 속한 업무나 특정 부문의 업무를 총괄하여 책임을 지고 독립적으로 결정할 권한이 일부라도 있었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③

피고 C가 등기 이사와 마찬가지로 원고 회사 경영을 위한 의사결정에 참여하였다거나, 일반 직원과 차별화된 처우를 받았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다. 원고 법인 핸드폰 사용현황(갑 제13호증)에 의하면, 피고 B, C 외에 임원이 아니었던 피고 D, E 등도 원고 명의 핸드폰을 교부받아 사용하였다.

3)

따라서 피고 C가 원고 회사의 임원으로서 선관주의의무 및 감시의무를 부담함을 전제로 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 B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며, 피고 C, D, E, F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양희(재판장) 강윤진 유영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