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판결

인천지방법원 2022. 12. 22. 선고 2022노1773 판결

2022

주문

제1 원심판결 및 제2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을 각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2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에게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①

피고인에게는 임금 미지급의 고의가 없었으며, ② 피고인이 운영하는 D 주식회사(이하 ‘피고인 회사’라 한다)는 G가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F의 직상수급인이라고 할 수 없는바, 피고인 회사가 F와 연대하여 미지급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각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가.

제1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제1 원심에서도 동일한 주장을 하였고, 제1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 회사가 F의 직상수급인으로서 피해 근로자들에 대하여 연대하여 임금을 지급할 의무를 위반한 사실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1)

피고인 회사는 2019. 1. 23.경 F와 사이에 이 사건 공사의 잔여 공사를 하도급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였는데, 피고인 회사가 F 사이에 통모하여 형식적으로 위 하도급 계약서를 작성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위 하도급계약의 효력을 함부로 부인할 수 없다.

2)

F의 실질적 운영자인 G는 수사기관 이래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하여 ‘O가 피고인 회사에 이 사건 공사를 도급하고, F는 이 사건 공사의 일부를 피고인 회사로부터 하도급 받았다. 다만 공사 대금은 O로부터 직불받기로 하였다’는 취지로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진술하였다.

3)

O의 실질적 운영자인 M 역시 원심 법정에서 ‘O가 F와 직접 계약을 체결한 것은 없고 F가 피고인 회사와 하도급 계약을 체결하고 공사를 진행하였다’는 취지로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진술하였다.

4)

피해 근로자들도 피고인이 G의 직상수급인이라고 진술하였는바, 피해 근로자들은 피고인 회사를 F의 도급인으로 생각하고 근로를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5)

F가 작성한 2019. 5. 31.자 공사비 정산 사실 확인서, 2019. 6. 20.자 공사포기 합의서에 피고인 회사가 당사자로 기재되어 있다.

6)

피고인도 수사기관에서 G에게 이 사건 공사 중 내외부 마감, 창호 일부, 가스·전기 및 냉난방 설비, 외부 대지 정리 등 잔여 공사를 하도급 한 사실을 여러 차례 인정하였다.

7)

피고인은 2019. 1. 23. 이후 이 사건 공사를 포기하고 나머지 공사는 도급인인 O가 직접 하수급인을 선정하여 공사를 완료하기로 하고 F와 사이에 직접 도급 계약을 체결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① O와 F 사이에 도급계약서가 작성된 사실이 없고, 달리 O가 F와 직접 공사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볼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는 점, ② 피고인 회사는 건설업 면허를 보유하고 있으나 F는 건설업 면허가 없는바, 건설공제조합에서 하자보수 보험증권을 발급받고, 은행에서 PF 대출금을 받아 공사 대금으로 집행하려면 피고인 회사가 이 사건 공사의 수급인의 지위에서 탈퇴할 수는 없는 점, ③ 피고인은 F와 사이에 하도급계약을 체결한 사실을 인정하고 여러 차례 그 효력을 인정하였는바, 피고인의 주장은 그동안의 태도와 행동에 모순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위 주장은 쉽사리 수긍하기 어렵다.

8)

피고인 회사와 O 사이에 O가 직접 하수급인을 선정하여 공사를 진행하는 것에 협력하는 내용의 확약서가 작성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고인 회사와 O 사이의 내부적인 관계에 불과하고 이러한 사정만으로 피고인 회사가 피해 근로자들에 대하여 직상수급인이 아니라고 할 수 없다(오히려 공사비 정산 사실 확인서는 2019. 5. 31. 작성되었고, 공사포기 합의서는 2019. 6. 20. 작성되었는바, 피고인 회사가 2019. 5.경 이전에 이 사건 공사를 타절하거나 대외적으로 수급인의 지위에서 탈퇴한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9)

피고인이 O가 이 사건 공사를 직영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공사에 별다른 관여를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은 피고인의 내심의 의사에 불과하고, 피고인 회사와 F 사이에 체결된 하도급계약의 효력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

10)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G의 직상수급인으로서 피해 근로자들에 대하여 연대하여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음이 충분히 인정된다.

나.

제2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제2 원심에서도 동일한 주장을 하였고, 제2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 회사가 F의 직상수급인으로서 피해 근로자들에 대하여 연대하여 임금을 지급할 의무를 위반한 사실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다.

당심의 판단

1)

관련법리

처분문서는 그 성립의 진정함이 인정되는 이상 법원은 그 기재 내용을 부인할 만한 분명하고도 수긍할 수 있는 반증이 없는 한 그 처분문서에 기재되어 있는 문언대로의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하여야 한다. 당사자 사이에 계약의 해석을 둘러싸고 이견이 있어 처분문서에 나타난 당사자의 의사해석이 문제되는 경우에는 문언의 내용, 그와 같은 약정이 이루어진 동기와 경위, 약정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논리와 경험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어야 한다(대법원 2018. 7. 12. 선고 2017다235647 판결).

제1심이 증인신문 절차를 진행한 뒤 그 진술의 신빙성 유무를 판단할 때에는 진술 내용 자체의 합리성·논리성·모순 또는 경험칙 부합 여부나 다른 증거들과의 부합 여부 등은 물론, 공개된 법정에서 진술에 임하고 있는 증인의 모습이나 태도, 진술의 뉘앙스 등 증인신문조서에는 기록하기 어려운 여러 사정을 직접 관찰함으로써 얻게 된 심증까지 모두 고려하여 신빙성 유무를 평가하게 된다. 이에 비하여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에 대한 항소심의 신빙성 유무 판단은 원칙적으로 증인신문조서를 포함한 기록만을 그 자료로 삼게 되므로, 진술의 신빙성 유무 판단을 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라 할 수 있는 진술 당시 증인의 모습이나 태도, 진술의 뉘앙스 등을 그 평가에 반영하기가 어렵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제1심판결 내용과 제1심에서 증거조사를 거친 증거들에 비추어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이 명백하게 잘못되었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있거나, 제1심의 증거조사 결과와 항소심 변론 종결 시까지 추가로 이루어진 증거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항소심으로서는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이 항소심의 판단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9. 7. 24. 선고 2018도17748 판결).

2)

구체적 판단

제1, 2 원심이 각 설시한 사정들에다가, 제1, 2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회사가 F의 직상수급인으로서 피해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지급하지 않은 사실, 피고인에게 미필적으로나마 임금 미지급에 대한 고의가 있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제1, 2 원심판결은 모두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것과 같은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가)

피고인 회사와 F가 작성한 하도급계약서에는 피고인 회사가 당사자로 기재되어 있다. 처분문서인 위 하도급계약서에는 피고인이 직접 날인하였으며, 위 계약서 제7장 및 제10장에는 피고인 회사가 S을 현장소장으로 지정하였다고 명확히 기재 되어 있다(제1 원심 증거기록 1권 52∼53면).

나)

G는 제1 원심 법정에서 ‘O가 아니라 피고인 회사와 하도급계약을 한 것이고, 다만 공사대금은 O로부터 직불로 받는 것으로 하였다. 피고인 회사에서 대리인으로 나온 S에게 공사내역서, 일일공사일보, 현장사진 등을 제출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제1 원심 공판기록 78∼80면). G는 임금 미지급과 관련된 자신의 범행을 모두 인정하였고, 피고인의 유·무죄와 무관하게 피해 근로자들에게 임금지급의무가 있다는 점에서 피고인의 범행에 관하여 허위의 진술을 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이지 않는바 그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된다.

다)

M는 제1 원심 법정에서 ‘2019. 1. 16.자 확약서를 작성할 당시에는 제3의 건설회사에게 도급을 주어 공사를 맡기려고 하였으나, 잔여 공사비에 맞춰서 공사를 진행할 건설회사를 찾지 못했다. 이에 피고인 회사가 빠지지 않고 남아있으면서 하도급 계약을 체결하는 것으로 합의가 되어 AF 건축사를 통해 피고인에게 F를 소개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제1 원심 공판기록 169∼173면). 위 진술 역시 구체적이고 객관적 증거들과 부합하여 신빙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라)

피고인도 수사기관에서 ‘건축주가 F를 추천하면서 하도급계약을 하라고 해서 계약을 체결하였다. F가 준공을 하였다면 건축주가 본 회사를 거쳐서 공사비를 지급해야 한다’는 취지로(제1 원심 증거기록 1권 43, 46면), ‘공사 종료 후에 시행사로부터 나머지 잔금을 지급받으면 F에 마감공사 계약에 따른 10억 원을 지급하려고 하였다. 시행사에서 저희에게 외상으로 준공까지 내줄 회사가 있으니 그 회사에 일을 맡기라고 하여 10억 원에 F와 하도급계약을 체결한 것이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제1 원심 증거기록 2권 48면), 피고인은 적어도 F와 하도급계약을 체결한 2019. 1. 23. 당시에는 피고인 회사가 당사자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마)

2019. 1. 16.자 확약서에는 이 사건 공사 중 잔여 공사 및 미시공 부분과 미지급 공사대금이 명시되어 있고 ‘O는 미지급 공사대금을 피고인 회사에게 지급하지 않고 제3자 건설회사와 도급계약을 체결하여 공사하는 것에 대하여 승인하며, 피고인 회사는 공사 진행에 최대한 지원한다’, ‘피고인 회사는 O가 제3자 건설사와 직접 계약하여 공사를 할 수 있도록 허락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그러나 위 확약서의 작성으로 바로 피고인 회사가 이 사건 공사에서 배제되는 효과가 있다고 볼 수는 없고, M는 결국 제3자 건설회사를 구하지 못하여 피고인 회사를 배제하지 않고 새로운 하도급계약을 체결하는 방법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바)

O와 피고인 회사 사이에서 O가 F에게 직접 공사비를 지급하고, 내부적으로 향후의 공정을 F에게 맡기기로 약정한 것을 넘어서 대외적으로 피고인 회사를 배제하고 F와 직접 도급공사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볼 아무런 자료가 없다.

사)

위에서 살핀 사정을 종합하면 대외적으로는 여전히 피고인 회사가 수급인이자 하도급인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었다고 보아야 하고, 피고인 역시 실질적으로는 하수급인의 선정 및 F가 진행한 공사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피고인 회사가 법적으로 하도급인의 지위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3.

직권판단

그러나 직권으로 살피건대 피고인은 제1, 2 원심판결에 대하여 각 항소를 제기하였고, 이 법원은 각 항소사건들을 병합하여 심리하기로 결정하였다. 피고인에 대한 원심판결들의 각 죄는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형법 제38조 제1항에 따라 하나의 형을 선고하여야 하므로, 제1 원심판결 및 제2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나, 제1 원심판결 및 제2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이를 모두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제1 원심판결 및 제2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에 관하여 다시 쓰는 판결 이유】 범죄사실 및 증거의 요지

이 법원이 인정하는 범죄사실과 그에 대한 증거의 요지는 원심판결들의 각 해당란에 기재되어 있는 바와 같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9조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