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충주시 C 토지 지상 단독주택(이하 '이 사건 주택'이라 한다)의 건축주로, 위 주택 신축공사를 직접 시공하다가 2019. 12.경 D에게 위 신축공사 중 철골 · 판넬 ·샷시 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고 한다)를 도급하였다.
원고는 D에게 고용되어 2020. 1. 15.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그라인더로 샷시 상단 철판을 자르는 작업을 하던 중, 튀면서 원고가 착용하고 있던 보호안경을 뚫고 들어온 절단석에 의하여 우측 눈을 다치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를 당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우안의 전층각막열상, 외상성 백내장, 유리체 출혈, 수정체 소대해리 손상 등의 상해를 입어, 입원 및 통원 치료를 받았고, 2020. 1. 16. 각막열상에 대한 봉합술, 수정체 유화술 등을, 2020. 1. 30. 유리체 절제술, 레이저 광응고술 등을, 2020. 7. 10. 인공수정체 삽입술, 각막 이식술, 동공 성형술 등을 각 시행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 을 제3호증의 각 기재, 을 제1호증의 음성, 증인 D, E의 각 증언, 이 법원의 F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청구원인
피고는 D에게 이 사건 공사를 도급하였으나, 계속하여 위 공사의 전체적인 진행 과정을 총괄 · 조율하면서 구체적인 운영 · 시행을 직접 지휘 · 감독하였는바, 피고와 D는 실질적으로 사용자 및 피용자 관계에 있다 할 것이므로, 피고는 D의 부적합한 보호안경 제공 등으로 인하여 발생한 원고의 손해에 대하여 사용자책임을 부담한다.
또한 D가 피고로부터 수급한 이 사건 공사 현장은 피고가 직접 시공하던 이 사건 주택 신축공사 현장과 같은 장소에 있는바, 피고는 D의 근로자인 원고에 대하여 구 산업안전보건법(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산업안전보건법'이라 한다) 제29조에 따른 산업재해 예방조치의무를 부담함에도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아니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지출한 치료비 및 위자료 상당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판단
사용자책임 주장에 대한 판단
도급인은 도급 또는 지시에 관하여 중대한 과실이 없는 한 수급인이 그 일에 관하여 제3자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없다(민법 제757조).
다만 도급인이 수급인의 일의 진행 및 방법에 관하여 구체적인 지휘 · 감독권을 유보한 경우에는 도급인과 수급인의 관계는 실질적으로 사용자 및 피용자의 관계와 다를 바 없으므로 수급인 또는 그 피용인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에 대하여 도급인은 민법 제756조에 의한 사용자책임을 면할 수 없으나, 사용자 및 피용자 관계 인정의 기초가 되는 도급인의 수급인에 대한 지휘 · 감독은 건설공사의 경우에는 현장에서 구체적인 공사의 운영 및 시행을 직접 지시, 지도하고 감시, 독려함으로써 시공 자체를 관리함을 말하는 것이고, 단순히 공사의 공정을 조정하고 공사의 운영 및 시공의 정도가 설계도 또는 시방서대로 시행되고 있는가를 확인하여 공정을 감독하는 데에 불과한 이른바 감리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대법원 1992. 6. 23. 선고 92다2615 판결, 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3다78372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대하여 살피건대,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에 증인 D, E의 각 증언을 더하여 보더라도, 피고가 D와 상의하여 원래의 설계도면과 달리 지붕 모양이나 창호 크기 등을 변경하는 등으로 이 사건 공사의 일부 공정을 조정하고 위 공사를 감독하는 것을 넘어, 그 수급인인 D가 하는 일의 진행 및 방법 등에 관하여 구체적인 지휘 · 감독권을 갖고 구체적인 공사의 운영 · 시행을 직접 지시 · 지도하며 감시 · 독려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사용자책임을 부담한다는 원고의 위 주장 부분은 받아들일 수 없다.
산업재해 예방조치의무 위반 주장에 대한 판단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에 규정한 사업주가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에 대하여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3항 등에 정한 산업재해 예방조치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보려면, 사업주가 자신이 운영하는 사업장에서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이 정하고 있는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채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 등에 규정된 안전상의 위험이 있는 작업을 하도록 지시하거나, 그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위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하는 등 그 위반행위가 사업주에 의하여 이루어졌다고 인정될 정도에 이르러야 하는 것이지, 단지 사업주의 사업장에서 위와 같은 위험성이 있는 작업이 필요한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채 이루어졌다는 사실만으로는 의무 위반을 인정하기 어렵다(대법원 2007. 3. 29. 선고 2006도8874 판결, 대법원 2010. 9. 9. 선고 2008도7834 판결 참조).
돌이켜 이 사건에 대하여 보건대,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도급인인 피고가 원고에게 안전상의 위험이 있는 작업을 하도록 지시하거나, 안전조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위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이를 방치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가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에 정한 산업재해 예방조치의무를 위반하였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위 주장 부분 역시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의 청구는 더 나아가 살피지 않더라도 받아들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진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