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소 중 2023. 10. 1.부터 2025. 10. 1.까지의 지연손해금 청구 부분을 각하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59,729,728원과 이에 대하여 2025. 10. 2.부터 2026. 5. 14.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회생채무자 주식회사 B(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는 자동차부품 및 계량기 제조, 판매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이다.
원고는 1996. 12. 16.부터 2023. 9. 15.까지 이 사건 회사에서 근무하다가 퇴사하였는데, 2021. 1. 1. 임원으로 승진하여 경영전략실장(직위: 상무보)으로 보임되어 퇴사할 때까지 근무하였고, 2021. 3. 26. 열린 정기주주총회 결의에 의하여 2021. 4. 7.경부터 2023. 9. 15.까지 이 사건 회사의 법인등기부에 사내이사로 등재되어 있었다.
이 사건 회사는 서울회생법원 2023회합100156호로 회생신청을 하였고, 2023. 10. 23. 이 사건 회사에 대한 회생절차개시결정이 내려졌으나, 2025. 4. 25. 위 회생절차는 종결(폐지)되었다. 이 사건 회사는 다시 광주회생법원 2025회합5021호로 회생신청을 하였고, 위 법원은 2025. 10. 1. 이 사건 회사에 대한 회생절차개시결정(이 회생절차를 이하 '이 사건 회생절차'라 한다)을, 같은 날 피고를 이 사건 회사의 관리인으로 선임하는 결정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18, 1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이 사건 회사의 등기임원으로 근무하였으나 실질적으로는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노무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이다. 따라서 원고의 임금 및 퇴직금채권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채무자회생법'이라 한다) 제179조 제1항 제10호에서 정한 '채무자의 근로자의 임금·퇴직'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청구취지 기재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의 본안전 항변 요지
제1주장
원고는 업무집행권을 가지고 업무를 수행한 등기임원으로서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원고가 구하는 임금 및 퇴직금은 그 법적성격이 이사의 보수채권이므로, 이는 채무자회생법이 정한 회생채권이다. 따라서 이 사건 회생절차에서 회생채권조사확정재판에 의하여 채권의 존재 여부 등이 판단되어야 하고, 민사소송의 형태로 제기된 이 사건 소는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제2주장
설령, 원고의 채권이 근로자의 임금 및 퇴직금 채권이라 하더라도 회생절차개시결정일까지 발생한 지연손해금채권은 회생채권으로서 회생절차에서 행사하여야 하므로 부적법하다.
제1주장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그 실질에 있어서 근로자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는지 여부,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갖고 있는지 여부와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하고(대법원 2005. 5.27. 선고 2005두524 판결, 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6다78466 판결 등 참조), 전체적으로 보아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되는 이상, 근로자에 대한 위 여러 징표 중 일부 사정이 결여되었거나 다른 지위를 아울러 가지고 있다고 하여도 그러한 사유만으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며(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8도11087 판결 등 참조), 한편 회사의 이사 또는 감사 등 임원이라고 하더라도 그 지위 또는 명칭이 형식적·명목적인 것이고 실제로는 매일 출근하여 업무집행권을 갖는 대표이사나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관계에 있다거나 또는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외에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러한 임원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에다가 앞서 든 각 증거, 갑 제5 내지 45호증, 을 제2 내지 12, 1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인이 사건 회사에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인 것으로 판단된다. 그렇다면, 원고의 임금 및 퇴직금 채권은 채무자회생법 제118조에서 정한 회생채권이 아니라 같은 법 제179조 제1항 제10호에서 정한 '채무자의 근로자의 임금·퇴직금'인 공익채권으로, 같은 법 제180조 제1항에 따라 이 사건 회생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수시로 변제할대상에 해당하므로, 원고는 이 사건 소로써 그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이 부분 본안전항변은 이유 없다.
원고는 2021. 1. 1. 이 사건 회사의 임원으로 위촉되었고, 이 사건 회사와 임원위촉계약서를 작성하였으며, 이 사건 회사로부터 이 사건 회사의 경영 및 업무집행의 일부 권한을 위임받아 위임사무 처리에 대한 연 보수를 지급받기로 하였다.
이 사건 회사는 임원을 등기 여부를 불문하고 직위에 따라 사장, 부사장, 전무, 상무, 이사, 감사 6단계로 구분한 후, 임금과 퇴직금 등 급여 지급에 있어서 일반사원과는 달리 정하고 있다. 그리고 이 사건 회사의 정관에 의하면, 이 사건 회사는 3인 이상 9인 이하의 이사를 두고(제23조), 등기된 이사는 주주총회에서 선임되며(제24조 제1항), 임기를 2년으로 제한하고(제25조 제1항), 이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이 사건 회사의 경영과 관련된 모든 중대한 사안 결의에 참여할 권한을 가지고 있다(제26조).
원고는 주주총회의 선임 결의를 거쳐 임명된 등기임원으로 근무하여 위 규정의 적용대상이 되지만, 그러한 경우에도 여전히 원고가 담당한 전체 사무의 실질이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는 것에 그친 경우라면, 원고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볼 수 없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2다28813 판결 참조).
이 사건 회사에는 원고의 상위직급으로 사장, 부사장, 전무가 있다. 원고는 전무의 하위직급인 상무보로서 직책에 따른 업무를 수행하였고, 임원으로 위촉된 이후에도 그 전에 사원으로서 수행하던 업무와 동일한 업무를 그대로 수행하였는바, 원고가 실질적으로 전문적인 분야에 속한 업무의 경영을 위하여 특별히 위촉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1>
원고가 그 소관업무를 처리함에 있어 위임전결권을 행사하였다고는 하나, 그 권한은 위임전결 권한표 등 이 사건 회사 내부의 업무관련 규정에 의하여 구체적이고 한정적으로 부여된 것에 불과하다. 이 사건 회사의 위임전결 권한표에 의할 때 임원 아닌 사원인 팀장에게도 일정 부분 위임전결권이 있었음을 고려하면, 이 사건 회사는 업무효율성 등을 이유로 중간관리자에게 요구되는 정도의 위임전결권을 임직원들에게 부여한 것으로 보이므로, 위임전결권의 행사 자체만으로 원고의 근로자성이 부정된다고 볼 수 없고, 그 실질적인 권한범위를 따져보아야 할 것인데, 원고가 독자적인 경영판단에 따라 광범위하게 위임전결권을 행사한 것으로 평가할 만한 근거는 충분하지 않다.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는 경영회의 및 월간회의를 주재하면서, 원고로부터 진행과정 및 결과보고를 받고 필요한 지시를 내리는 등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경영권을 행사하였다. 나아가 원고는 대표이사 등에게 수시로 근태 및 업무보고를 하고, 그들로부터 업무지시는 물론, 역량 및 업적에 대한 평가까지 받았다. 그 밖에 원고에게 위임된 업무범위, 업무수행 방식, 출퇴근 시간, 근무시간이나 근무 장소, 급여액, 이 사건 회사의 조직 구성이나 규모, 원고가 피고의 대표이사가 주재하는 생산, 판매 재고 관련
월간회의(PSI)의 참석대상자도 아니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피고의 주장처럼이 사건 회사의 업무와 관련하여 경영일반, 영업, 생산(제조), 품질, 디자인, 연구개발, 인사/총무, 마케팅, 구매, 경비에 관하여 폭넓은 재량권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이 사건 회사의 상위직급자인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을 받아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일 뿐이다.
원고는 이 사건 회사로부터 매월 근로소득세와 고용보험료, 건강보험료, 국민연금보험료 등을 공제한 정액의 월 급여 등을 지급받아 온 것으로 보이고, 일반사원과 동일하게 복리후생규정, 경조사처리규칙, 학자금/장학금관리규칙 등을 적용받았다.
피고는 원고가 다수의 이사회 회의에 참석하여 이 사건 회사의 경영에 관한 주요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다고 주장하나, 원고는 상법상 이사로서 이사회의 구성원이므로, 그와 같은 자격으로 이사회에 참여한 것만으로 원고의 근로자성을 부정할 것은 아니고, 피고 제출 이사회 회의록에 의하더라도, 원고가 회의록에 서명 또는 날인한 것에서 더 나아가 안건에 관하여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거나 의사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는 사정은 발견하기 어렵다.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비록 원고가 이 사건 회사의 상무보라는 직함을 가지고 맡은 업무를 처리함에 있어 사실상 다소 큰 권한을 행사하였어도 이는 대표이사의 신임을 바탕으로 그의 지휘·감독 아래 이 사건 회사의 규정에서 정한 소관 업무를 수행한 것에 불과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회사의 또 다른 등기임원이자 원고와 함께 이사회 회의에 참석한 E의 경우 확정판결(광주지방법원 2025. 6. 17. 선고 2024가단554662)에서 근로자성이 인정되었고, 원고를 위 E과 달리 볼 만한 충분한 근거를 찾기 어렵다.
제2주장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채무자가 회생절차개시결정 전에 근로자의 임금 등을 변제할 의무의 이행을 지체하여 생긴 근로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은 채무자회생법 제118조에서 정한 '채무자에 대하여 회생절차 개시 전의 원인으로 생긴 재산상의 청구권'으로서 같은 법제179조에서 정한 공익채권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회생채권이고, 근로자는 회생절차를 통해서만 위 채권을 행사할 수 있다.
따라서 원고의 지연손해금 청구 중 2023. 10. 1.부터 이 사건 회사의 회생절차개시결정일인 2025. 10. 1.까지 발생한 지연손해금을 청구하는 부분은 회생절차에 의하여 행사하여야 하므로 부적법하다고 할 것이다.
본안에 관한 판단
피고의 임금 및 퇴직금 지급의무
갑 제4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미지급한 임금 및 퇴직금 합계액이 59,729,728원(= 임금 26,200,500원 + 퇴직금 33,529,228원)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59,729,728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지연손해금 부분
원칙적으로 사용자는 임금 및 퇴직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한 경우 그 다음날부터 지급하는 날까지의 지연일수에 대하여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이자를 지급하여야 하나(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20조 제5항, 제3항, 같은 법 시행령 제11조,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 같은 법 시행령 제17조), 예외적으로 채무자회생법에 따른 회생절차개시결정이 있는 경우 그 사유가 존속하는 기간에 대하여는 위 지연손해금율이 적용되지 아니한다(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20조 제4항, 같은 법 시행령 제12조, 근로기준법 제37조 제2항, 같은 법 시행령 제18조 제1호, 임금채권보장법 제7조 제1항 제1호).
앞서 본 바와 같이, 2025. 10. 1. 이 사건 회사에 대한 회생절차개시결정이 있었으므로, 위 회생절차개시결정 다음날인 2025. 10. 2.부터는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연 20%가 아니라 상법 또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지연손해금율이 적용되어야 한다. 이를 초과하는 원고의 지연손해금 청구 부분은 이유 없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합계 59,729,728원과 이에 대하여 퇴직금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날 이후로서 이 사건 회사에 대한 회생절차개시결정일 다음날인 2025. 10. 2.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선고일인 2026. 5. 14.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 중 2023. 10. 1.부터 2025. 10. 1.까지의 지연손해금 청구 부분은 부적법하여 이를 각하하고, 나머지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일부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상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