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피고(변경전 상호: C 주식회사)는 여객자동차운송사업 등을 목적으로 2018. 7. 26. 설립되어 상시 근로자 약 150명을 사용하여 위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원고(D생)는 2015. 9. 10. E 주식회사(이하 ‘E’이라 한다)에 입사한 후 피고가 2018. 8. 1. E을 양수하면서 원고를 포함한 E 근로자들의 고용을 승계하여, 2022. 12. 31.까지 피고 소속 버스운전기사로 근로를 제공하였다.
원고의 근로관계
원고는 2015. 9. 10. 만 63세에 E에 입사하면서(당시 E의 정년은 만 61세였다), E과 사이에 근로기간을 2015. 9. 10.부터 2016. 9. 9.까지로 정하여 촉탁직 근로계약을 체결한 후 새로운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동일한 기간 묵시적으로 근로계약을 갱신하며 계속하여 근로를 제공하였다.
1차 근로관계 종료통보 및 구제신청과 노동위원회의 판정
E은 2017. 12. 28. 원고에게 단체협약에 따른 정년도달을 이유로 2017. 12. 31.자로 근로관계가 종료된다는 통보(이하 ‘1차 통보’라 한다)를 하였고, 이에 원고는 1차 통보로 근로관계를 종료한 것은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며 2018. 2. 5.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
인천지방노동위원회는 2018. 4. 6. ‘원고의 정년 도래 이후 촉탁직 근로계약이 묵시적으로 갱신되어 약 8개월의 잔여기간이 남아 있음에도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한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로 부당해고임을 인정하면서 해고기간에 정상적으로 근로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을 지급하라는 판정을 하였다(F/G 병합).
E과 원고가 소속된 노동조합인 H노동조합(이하 ‘H노동조합’이라 한다)은 2018. 7. 3. 원고에 대하여 ‘① 향후 원고의 건강에 문제가 없고 중대한 교통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한 고용을 보장하며, ② 원고에게 해고기간 동안의 임금상당액 7,500,000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작성하였다.
2차 근로관계 종료통보 및 구제신청과 노동위원회의 판정
피고는 2020. 7. 31. 원고에게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에 대하여 촉탁직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않기로 하였다는 이유로 근로관계 종료 통보(이하 ’2차 통보’라 한다)를 하였고, 이에 원고는 2차 통보로 근로관계를 종료한 것은 부당해고 및 불이익 취급, 지배·개입의 부당 노동행위에 해당한다며 2020. 8. 24.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
인천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11. 11. ‘원고는 기간의 정함이 있는 촉탁직 근로자이고 촉탁직 근로계약의 갱신기대권은 인정되나 2차 통보로써 피고가 원고의 촉탁직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한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있고 근로관계 종료가 불이익 취급 및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구제신청 기각 판정을 하였다(I/J 병합).
원고는 2020. 12. 8. 위 인천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서를 송달받고, 2020. 12. 15.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며, 중앙노동위원회는 2021. 3. 2. ‘원고는 촉탁직 기간제 근로자로서 근로자의 계약갱신에 대한 기대는 정당한 권리로 인정됨에 따라 2차 갱신거절의 통보는 합리적 이유가 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인천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을 취소하면서 부당해고임을 인정하고 해고기간에 정상적으로 근로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을 지급하라는 판정을 하였다(K/L 병합).
원고는 피고와 2021. 5. 24.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합의하면서 피고에게 근로제공을 계속하였다.
3차 근로관계 종료통보 및 구제신청과 노동위원회의 판정
피고는 2022. 11. 21. 원고에게 ‘2021년 5월에 K 및 L 사건과 관련, 작성한 합의서에 의거 2021년 5월 1일부터 2022년 12월 31일까지가 근로기간이며 타 촉탁직 근로자와 비교할 때 근무성적과 건강상의 문제가 없다면 1년 추가 고용하기로 하였습니다. 당사자 간의 근로관계 갱신이 없는 때는 2022년 12월 31일 자로 근로관계가 종료됨을 알려드립니다.’라는 내용의 근로관계 종료 통보를 하였다.
피고는 2023. 1. 2. 원고에게 ‘단체협약 제39조 제2항에 의거 2022. 12. 30. 회사와 교섭대표 노동조합이 재입사 심사를 실시한 결과 2022년 12월 31일을 기하여 근로관계가 종료되었음을 통지한다’는 내용의 촉탁직 근로계약관계 종료 통보를 하며 원고와의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하였다(이하 ‘이 사건 통보’라 한다).
피고의 원고에 대한 징계 등
H노동조합는 2021. 11. 10. 인천광역시와 P조합에 ‘5030 준법운행 협조요청 건’이라는 제목으로, ‘H노동조합은 2021. 11. 10.부터 과다하게 책정된 배차시간표를 거부합니다. 또한 일반도로 50km, 학교주변 30km 속도로 운행할 것입니다(이하 ’5030 운행‘이라 한다). 인천시가 책정한 운행횟수를 5030 운행과 휴식시간 보장에 맞도록 조속하게 축소하여 주실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하였다
이에 따라 원고는 2021. 11. 16.부터 2022. 12.까지 5030 운행을 이유로 임의적인 감회운행 등을 하였고, 이에 피고는 2021. 1. 12., 2021. 11. 17., 2022. 3. 16. 원고에게 정상운행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하였으며, 원고가 이에 응하지 않자 2022. 1. 5., 2022. 8. 4., 2022. 11. 10. 각 정직 5일의 징계처분을 하였다(이하 이를 통틀어 ‘이 사건 징계’라 한다).
촉탁직 근로자 재고용에 관한 피고의 취업규칙 등
피고의 취업규칙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아래와 같다.
피고는 2020. 6. 29. Q단체 R노동조합(이하 ‘교섭대표노동조합’이라 한다) S지회와 정년자 및 촉탁직 근로자에 대한 아래와 같은 내용의 노사보충합의서(이하 ‘이 사건 노사보충합의서’라 한다)를 작성하였다.
피고는 2022. 9. 22. 교섭대표노동조합과 유효기간을 2021. 8. 1.부터 2023. 12. 31.까지로 하는 2022년도 단체협약(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고, 그 내용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9, 11 내지 16, 18 내지 27, 2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내지 4, 6, 9 내지 21, 23, 24, 26 내지 31, 33 내지 3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
원고는 피고 소속 촉탁직 근로자로서 피고와의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다는 정당한 기대권을 가지고 있다.
또한 피고는 이 사건 단체협약에서 정한 바에 따라 2022. 12. 30.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교섭대표노동조합과 재고용 심사를 통해 촉탁직 근로자들의 근로계약 갱신 여부를 결정하였는데, 아래와 같이 피고가 원고와의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한 데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의 이 사건 징계는 이 사건 단체협약에서 정한 징계절차를 위반하고 H 노동조합의 참여를 원천적으로 배제함으로써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한 것이고, 원고는 피고의 부당한 업무지시를 거부하며 정당하게 5030 운행을 한 것이어서 이 사건 징계의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이 사건 징계를 사유로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것은 부당하다.
피고는 원고에게 위 인사위원회의 개최 여부, 재고용 적격심사의 평가기준을 알리지 않고, 적격심사의 결과도 통보하지 않아, 재고용 적격심사과정에서 원고의 절차적 권리가 충분히 보장되지 않았다.
설령 이 사건 징계의 징계사유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그 징계 정도가 경미하고, 원고는 건강상 문제가 있다거나 근무성적이 다른 재고용 촉탁직 근로자들과 비교하여 현저히 낮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어, 피고의 원고에 대한 인사위원회 평가결과가 객관적으로 합리적이거나 공정하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와의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않고 근로관계 종료 통보를 한 이 사건 통보는 부당해고에 해당하므로 그 무효 확인을 구하고, 원고가 피고 소속 버스기사로 근로를 제공하지 못한 2023. 1. 1.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의 월 4,116,504원(= 기본급 1,883,956원 + 연장근로수당 529,863원 + 야간근로수당 117,747원 + 근속수당 70,000원 + 상여금 706,483원 + 연차수당 128,452원 + 무사고수당 110,000원 + 주휴수당 342,537원 + 절수당 142,724원 + 절근무수당 84,742원)의 비율로 계산된 임금의 지급을 구한다.
피고
원고에게는 재고용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지 않는다.
설령 원고에게 재고용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2021. 11. 16.부터 2022. 12.까지 배차시간 위반, 과도한 저속 운행, 임의적인 감회운행을 하여왔는데, 이에 피고는 원고에게 정상운행 호소 공문을 발송하고, 3차례의 이 사건 징계를 하였음에도 원고는 피고의 업무지시를 무시하고 고의적인 태업을 이어나가며 피고와의 신뢰관계가 회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도록 하였으므로, 피고가 원고에 대한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데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
해고무효 확인청구에 대한 판단
갱신기대권 인정 여부
관련 법리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기간이 지나면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근로자는 당연히 퇴직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을 갖추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와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와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해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다.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정년이 지난 상태에서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위에서 본 여러 사정 외에 해당 직무의 성격에서 요구되는 직무수행 능력과 근로자의 업무수행 적격성, 연령에 따른 작업능률 저하나 위험성 증대의 정도, 해당 사업장에서 정년이 지난 고령자가 근무하는 실태와 계약이 갱신된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지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2. 3. 선고 2016두50563 판결, 대법원 2019. 10. 31. 선고 2019두45647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갑 제10호증, 을 제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는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었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에게는 촉탁직 근로계약에 관한 정당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노사보충합의서 제1조 제2항, 제3항, 제4항, 이 사건 단체협약 제39조 제2항, 제3항에서는 촉탁직 근로계약의 갱신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고, 피고의 취업규칙에서는 촉탁직 근로계약의 갱신에 관한 명시적인 규정을 두고 있지는 않으나, 그 제68조 제2항에서는 ‘1. 건강상태가 양호하여 업무수행에 이상이 없는 자, 2. 업무의 특성상 계속 사용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자, 3. 근무성적이나 업적이 우수한 자’를 촉탁직으로 재고용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어 이는 촉탁직 근로계약의 갱신에 있어서도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촉탁직 근로계약 갱신의 요건 및 절차를 정하고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와 피고 사이의 2021. 5. 24.자 합의서 제5항은 ‘원고의 근로계약 기간은 2021년 5월 1일부터 2022년 12월 31일까지로 하고 명예롭게 퇴직한다.’고 정하면서도, 그 단서로 ‘건강상의 문제가 없고 근무성적(근태, 사고, 민원 등)이 재고용 촉탁직 근로자들과 비교하여 문제가 없을 경우에는 2023년 1월 1일부터 동년 12월 31일로 1년간 추가로 고용을 연장한 이후 명예퇴직 하도록 한다.’고 정하여 원고에 대한 계약기간의 시기와 종기를 명확히 하면서 적어도 2022. 12. 31. 이후 2023. 12. 31.까지의 촉탁직 근로계약의 갱신에 대한 요건을 정하고 있었다.
2021. 12. 31. 기준으로 피고에 재직 중인 촉탁직 근로자는 29명이고, 그 중 만 65세 이상은 9명이었으며, 2020. 8. 10.부터 2023. 6. 1.까지 피고의 촉탁직 근로자 50명 중 41명이 촉탁직 근로계약이 갱신되거나 정년 이후 촉탁직으로 재고용되어 근무하고 있어 피고의 촉탁직 근로자들의 근로계약 갱신비율이 결코 낮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원고는 정년 이후 E에 입사하여 촉탁직 근로자로서 2022. 12. 31.까지 촉탁직 근로계약을 묵시적으로 갱신하거나 새롭게 입사하는 방법으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여 왔다.
원고가 촉탁직 근로계약에 따라 제공한 근로의 내용은 시내버스의 운전으로서 해당 버스 노선이 폐지되지 않는 이상 계속적·상시적으로 수행하는 업무에 해당한다.
이 사건 통보에 관한 피고의 2022. 12. 30.자 촉탁직 근로자 재고용 심의자료에 따르면, 원고는 당시 건강상의 문제가 없었고, 교통사고 접수내역과 2021. 5. 1.부터 2022. 12. 31.까지 민원이 접수된 내역이 없었으며, 지각이나 결근 또한 존재하지 않아, 원고와 피고 사이의 2021. 5. 24.자 합의서 제5항 단서의 요건 중 일부를 충족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사정을 고려하면, 원고에게 재고용에 대한 갱신기대권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
갱신거절의 합리적 이유 유무
관련 법리
근로자에게 이미 형성된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는데도 사용자가 이를 배제하고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가 문제될 때에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 여건,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 직무의 내용, 근로계약 체결 경위, 근로계약의 갱신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와 운용 실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지 등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갱신 거부의 사유와 절차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한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그러한 사정에 관한 증명책임은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17. 10. 12. 선고 2015두44493 판결, 대법원 2019. 10. 31. 선고 2019두45647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을 제7, 8, 22, 25호증의 각 기재, 인천광역시의 2024. 7. 11.자, 2024. 8. 12.자 각 사실조회회신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원고와의 촉탁직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고 근로관계를 종료한 데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와 피고의 2021. 5. 24.자 합의서 제5항은 단서로 ‘건강상의 문제가 없고 근무성적(근태, 사고, 민원 등)이 재고용 촉탁직 근로자들과 비교하여 문제가 없을 경우에는 2023년 1월 1일부터 동년 12월 31일로 1년간 추가로 고용을 연장한 이후 명예퇴직 하도록 한다.’고 정하였는데, 이는 촉탁직 계약기간을 원칙적으로 1년으로 정하면서 원고가 건강과 근태, 사고, 민원 등에 관한 요건을 갖춘 경우에 근로계약 갱신이 가능함을 정한 것이어서, 그 요건이 충족되지 않는 경우 피고의 근로계약 갱신 거절에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원고는 피고의 3회에 걸친 이 사건 징계에도 불구하고 계속적으로 피고의 업무지시를 위반하며 임의적인 감회운행 등을 반복하였는데, 이 사건 징계가 징계절차 위반에 해당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피고는 원고가 업무 협조 및 근무성적 측면에서 개전의 정이 없이 계속해서 업무지시 거부행위를 한다는 이유로 원고와의 촉탁직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한 것이어서, 피고의 원고에 대한 근로계약의 갱신거절이 이 사건 징계만을 근거로 삼고 있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이러한 부분을 고려한 피고의 2022. 12. 30.자 인사위원회 심의결과가 그 자체로 불합리하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원고에 대한 촉탁직 근로계약 갱신 거절이 오로지 주관적 기준에 따른 것이라고 보이지도 않는다.
피고의 원고에 대한 촉탁직 근로계약 갱신 거절은 2022. 12. 30. 피고의 대표자 T과 교섭대표노동조합 S지회 회장 U이 참석한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통해 결정되었는바, 원고는 원고가 소속된 소수 노동조합인 H노동조합의 참여를 배제한 채 인사위원회를 개최한 것은 공정대표의무 위반이고, 이를 통해 결정된 이 사건 통보는 부당하다고 주장하나, 위 인사위원회의 심의는 인천지방노동위원회의 2023. 2. 15.자 공정대표의무 위반 판정 이전에 이루어진 것이므로, 피고로서는 이 사건 단체협약 제39조 제2항에 따라 교섭대표노동조합과 원고에 대한 재고용 심사를 거친 것을 공정대표의무 위반이라고 예상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고, 위 조항이 적용되지 않아 피고와 교섭 대표노동조합이 원고에 대한 재고용 심사를 할 수 없는 경우 촉탁직 근로계약이 자동으로 갱신된다는 규정이 없는 이상 촉탁직 근로계약 갱신 여부는 피고의 고유한 인사권한에 속하는 것이라 할 것이며, 위 조항에 따른 재고용 심사 절차를 거치지 않았더라면 피고가 원고와 근로계약을 갱신하였을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원고는 2021. 5. 1.부터 2022. 12. 31.까지의 근로기간 중 2021. 11.부터 2022. 12.까지 5030 운행을 이유로 들면서 피고의 배차시간표와 달리 저속 운행을 통한 임의적인 감회운행을 하였고, 이로 인하여 피고는 인천광역시로부터 원고의 미운행 차감 운송원가 7,240,376원과 급여 차감액 10,946,595원의 합계 18,186,971원 상당의 재정지원금이 차감되어 이를 지급받지 못하는 불이익을 입었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위 행위가 피고의 부당한 업무지시를 거부한 정당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나, 도로교통법 시행규칙(2019. 4. 17. 행정안전부령 제109호로 개정된 것) 제19조 제1항이 시행된 2021. 4. 17.부터 2021. 11. 10.까지 원고는 피고 소속 다른 버스운전기사들과 동일하게 정상 운행을 한 점, 원고는 2021. 11. 11.부터 2022. 12.까지 근무일별 평균 약 1회 임의적인 감회운행을 하였고, 이에 피고가 원고에게 정해진 운행계통과 속도를 지켜서 운행을 시도해 볼 것을 제안하였으나, 이에 따른 운행을 시도하지 않고 위 행위를 반복해온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와 달리 H노동조합 소속의 다른 근로자들은 5030 운행을 이유로 저속운행을 하면서도 이를 지속적으로 해온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 점, H노동조합의 대표자 V는 2022. 1. 24.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인천북부지청에 피고가 근로기준법 제53조 제1항의 연장근로시간 규정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고발하였는데 위 기관은 불기소(혐의없음)처분을 하였고, 그 밖의 원고의 주장과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의 기존 배차시간표를 준수할 경우 연장근로가 강제된다거나 휴게시간이 부족해진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한 점, 인천광역시의 위 각 사실조회회신결과에 의하면 인천광역시가 2016. 6. 2. 피고에게 통지한 ‘운행계통 적용원칙’에 기재된 ‘지선형 시내버스 평균운행속도 16.4km/h’는 버스 운송근로자의 노선왕복 운행시간에 따른 적절 휴게시간 산출을 위한 참고자료에 불과하고 위 속도로 운행하라는 의미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고 있는바, 원고가 위 속도로 운행하였다 하더라도 원고의 임의적인 감회운행이 정당화된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나아가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피고의 배차시간표와 달리 감회운행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피고의 업무지시에 따르지 않고 저속 운행을 지속하며 임의적인 감회운행을 한 것이 정당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의 취업규칙과 이 사건 단체협약 등에는 촉탁직 근로자의 재고용 심사에 관하여 세부적인 절차를 정하고 있지 않고, 원고의 촉탁직 근로계약은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당연히 종료하는 것이므로 갱신 거절의 존부 및 시기와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야 할 필요성이 해고의 경우에 견주어 크지 않고, 근로기준법 제27조의 내용과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위 근로계약이 종료된 후 갱신 거절의 통보를 하는 경우에까지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준수하도록 예정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할 것이어서(대법원 2021. 10. 28. 선고 2021두45114 판결 등 참조), 피고가 2022. 12. 30. 원고의 촉탁직 근로계약의 갱신에 대한 인사위원회의 개최와 평가기준, 그 심사의 결과를 통보하지 않았다고 하여 어떠한 절차상 위반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는 원고 및 일부 근로자들을 인천미추홀경찰서에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하였고, 인천미추홀경찰서장은 2023. 10. 10. ‘원고 및 근로자들의 배차시간 위반, 감회 운행 등의 행위로 피고가 재산상 손해와 이미지 타격 등의 비재산적 손해를 입은 사실은 인정되나, 그 규모와 정도, 태양 등을 고려하였을 때 피고의 운영 계속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정도의 손해가 발생한 경우라고 보기 어렵고, 원고 및 근로자들의 위행위로 피고가 벌점을 부과 받는다고 하더라도 인천광역시 준공영제 퇴출에 해당하는 기준에는 미달할 것이어서 업무방해죄의 위력을 구성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불송치결정을 하였다. 그러나 원고가 위와 같이 불송치결정을 받았다는 사정만으로는 피고의 원고에 대한 근로계약 갱신거절의 사유가 없다고 볼 수 없고, 피고와 원고 사이의 신뢰관계가 회복될 것으로 보이지도 않으므로, 이 사건 통보로 촉탁직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
피고는 교통사고 피해액이 크거나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상)의 점으로 불구속 기소된 근로자들, 교섭대표노동조합의 2021. 1.부터의 정당한 쟁의행위의 요건을 갖춘 준법투쟁에 참여한 근로자들과도 근로계약을 갱신하여 왔는데, 이와 달리 원고에 대하여는 업무지시 위반과 향후 업무지시에 따른 업무수행이 가능한지를 고려하여 갱신여부를 결정한 것이 합리적 이유가 없다고 볼 수 없고, 이를 객관적이고 공정한 심사기준이 적용되지 않은 부당한 차별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통보로 촉탁직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않기로 한 것은 유효하다고 할 것이어서, 원고의 이 사건 통보에 대한 무효 확인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임금 청구에 관한 판단
위와 같이 피고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통보가 유효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임금 지급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양희(재판장) 김연수 이순공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