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판결

인천지방법원 2025. 7. 25. 선고 2023가합56995 판결

임금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국내외 항공운송업 등을 목적으로 하여 2015. 4. 7. 설립된 회사이고, 원고들은 피고 소속 운항승무원(기장 또는 부기장)이다.

나.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작성된 근로계약서 및 피고의 취업규칙의 공통되고 주요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다.

피고는 2020. 2.경부터 2022. 12.경까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로 약칭한다) 사태를 주된 이유로 원고들로부터 여러 차례 걸쳐 휴직기간이 기재된휴직신청서(이하 '이 사건 신청서'라 한다)를 제출받아 유급·무급휴직(이하 '이 사건 휴직'이라 한다)을 시행하였는데, 이 사건 신청서의 공통되고 주요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라. 피고는 원고들을 포함한 근로자들에 대한 유급·무급휴직을 고용유지조치로 하여 고용유지지원금(이하 '이 사건 지원금'이라 한다)을 신청하였는데, 원고들은 대체적으로 유급휴직 기간 중에는 월 약 396만 원의 급여를 피고로부터 지급받았고, 무급휴직 기간 중에는 월 약 198만 원의 이 사건 지원금을 피고를 통하지 않고 직접 받았다.

마.

피고는 2022. 12.경 운항승무원의 전원 복직을 결정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 1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6 내지 11, 19, 30, 3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주장 및 판단

가.

주장의 요지

1)

원고들

원고들은 근로를 제공할 의사가 있었음에도 원고들의 의사에 반하여 이 사건 휴직이 이루어졌으므로, 이 사건 휴직은 근로기준법 제46조 제1항의 '휴업'에 해당한다. 근로기준법 제46조 제1항은 휴업기간 동안에 근로자에게 평균임금의 70%에 해당하는 금액 또는 통상임금을 '휴업수당'으로 지급하도록 하고 있음에도, 피고는 그에 미달하는 급여를 지급하였다. 이에 원고들은 피고에게 1일 통상임금(비행수당 제외)을 기준으로 무급휴일을 포함한 이 사건 휴직 기간 동안의 '휴업수당'과 이 사건 휴직 기간 동안 원고들이 지급받은 급여 또는 이 사건 지원금과의 차액인 별지 2 청구금액 기재 각 돈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2)

피고

이 사건 휴직은 이 사건 신청서에 따른 원고들의 동의를 전제로 한 것으로 근로기준법 제46조의 '휴업'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 사건 휴직이 '휴업'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것으로 피고에게 근로기준법 제46조 제1항의 '귀책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 이에 피고가 원고들에게 '휴업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고, 설령 '휴업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휴직 기간 중 무급휴일에 대해서는 '휴업수당'을 지급할 수 없다.

나.

판단

1)

이 사건 휴직이 근로기준법 제46조 제1항의 '휴업'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46조 제1항에서 정하는 '휴업'에는 개개의 근로자가 근로계약에 따라 근로를 제공할 의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의사에 반하여 취업이 거부되거나 또는 불가능하게 된 경우도 포함되므로, 이는 '휴직'을 포함하는 광의의 개념이다. 한편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은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기타 징벌을 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여기서 '휴직'이라 함은 어떤 근로자를 그 직무에 종사하게 하는 것이 불능이거나 또는 적당하지 아니한 사유가 발생한 때에 그 근로자의 지위를 그대로 두면서, 일정한 기간 그 직무에 종사하는 것을 금지시키는 사용자의 처분을 말한다(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7두10440 판결 참조).

나)

구체적인 판단

살피건대, 이 사건 휴직과 관련하여 원고들이 휴직기간을 기재하여 여러 차례에 걸쳐 이 사건 신청서를 제출하였던 사실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고, 을 제1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2020. 7.경부터 2022. 9.경 사이에 이루어진 여러 차례에 걸친 노사협의회 회의에서 코로나19 사태 등을 이유로 한 유급·무급휴직의 실시를 찬성하는 의결이 이루어진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 갑 제6, 8, 9, 34 내지 3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고려하여 보면, 이 사건휴직은 원고들이 근로를 제공할 의사가 있음에도 이루어진 것으로 근로기준법 제46조 제1항의 '휴업'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피고의 취업규칙에 정하여진 휴직은 일반휴직, 육아휴직, 가족돌봄휴직으로서 모두 근로자들의 자발적인 신청을 전제로 하는데, 이 사건 휴직은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이나 피고의 취업규칙에 정하여진 휴직이 아니었다.

②

피고가 코로나 19 사태를 주된 이유로 한 유급·무급의 실시를 공지하면서 원고들을 비롯한 피고 소속 근로자들을 상대로 여러 차례 걸쳐 일괄적으로 휴직신청서를 제출받았을 뿐만 아니라, 원고들의 의사와 무관하게 근무일정을 편성하면서 이 사건 신청서의 제출을 지연한 근로자들에게 제출을 독촉하기도 하였던 것으로 보이므로, 이 사건 신청서의 제출만으로는 이 사건 휴직이 원고들이 피고의 취업규칙에 정하여진휴직과 같이 자발적인 신청에 따른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피고는 원고들이 근로를 제공할 의사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이 사건 지원금을 신청하기 위하여 이 사건 신청서를 제출받았다고 보아야 한다.

③

이 사건 휴직이 비록 휴직의 형식을 취하고 있고, 근로자들에게 지급되었던 유급 휴직수당에 변동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나, 피고가 이 사건 휴직을 처음으로 실시할 무렵 근로자들에게 하였던 공지(갑 제6호증)에 의하면, 피고가 근로자들에게 지급하려고 하였던 유급 휴직수당은 근로기준법 제46조 제1항의 '휴업수당'에 상당한 금액(평균임금의 70%와 통상임금의 100% 중 낮은 금액)을 기준으로 하되 월 396만원의 한도를 둔 것으로, 한도액은 피고가 이 사건 지원금의 1인당 한도액(회사가 지급하는 수당의 50%로서, 월 198만 원)을 고려하여 정한 것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④

피고가 원고들을 비롯한 근로자들의 유급·무급휴직을 고용유지조치로 이 사건 지원금을 신청하면서 하였고, 이 사건 지원금의 근거가 되는 고용보험법 제21조 제1항에서 사업주에게 지원을 할 수 있는 고용안전을 위한 조치로서 '휴업'과 '휴직'을 구분하고 있으나, 고용보험법 제21조 제1항의 법문상으로도 고용안전을 위한 조치는 '경기의 변동, 산업구조의 변화 등에 따른 사업 규모의 축소, 사업의 폐업 또는 전환으로 고용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을 전제로 한 것이므로, 이 사건 휴직이 고용보험법 제21조 제1항의 '휴직'에 해당한다고 하여 근로자들의 근로를 제공할 의사에 반하여 이루어지는 근로기준법 제46조 제1항의 '휴업'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할 수 없다.

2)

이 사건 휴직이 근로기준법 제46조 제1항의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인지 여부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46조에서 정한 '사용자의 귀책사유'는 민법 제538조 제1항의 규정과 관련지어 볼 때 사용자가 기업의 경영자로서 불가항력이라고 주장할 수 없는 모든 사유를 말한다(대법원 2013. 10. 11. 선고 2012다13491 판결 참조).

나)

구체적인 판단

살피건대, 갑 제22 내지 26, 28, 3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가 국내외 항공운송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유가증권시장 상장법인인 C 주식회사(이하 'C'이라고만 한다)의 자회사인 사실, 피고와 같은 저비용항공사(Low CostCarrier)들도 코로나19 사태로 유급 휴직을 실시하였는데, 다른 저비용항공사에서 운항승무원들에게 지급한 유급 휴직수당에 피고가 원고들에게 지급하였던 유급 휴직수당과 같은 한도액이 존재하지 않았던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 갑 제14, 21호증, 을 제1 내지 6, 8 내지 11, 22, 24,2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고려하여 보면, 이 사건 휴직은 피고의 세력범위 밖에서 발생한 경영장애에 따른 것으로, 이 사건 휴직이 근로기준법 제46조 제1항의 '휴업'에 해당하더라도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①

피고는 다른 저비용항공사에 비해 비교적 늦은 2015년에 설립된 회사로서, 피고의 재무제표상 2018년에 약 2,214억 원의 매출액과 약 330억 원의 결손금을, 2019년에 약 2,335억 원의 매출액과 약 451억 원의 결손금을 계상하고 있었다. 그런데 2020년 초경부터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코로나19 사태와 그에 따른 각국의 출입국 규제 강화, 대규모 여행 및 출장 수요 감소 등 여객 수요의 급감으로 영업이 부진하게 되었고, 피고의 재무제표상 2020년에 약 721억 원의 매출액과 약 1,232억 원의 결손금을, 2021년에 약 650억 원의 매출액과 약 2,247억 원의 결손금을 계상하게 되었고,2022년에 국토교통부로부터 사업개선(재무구조 개선) 명령을 받게 되었다.

②

원고들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의 피고의 재무상황이 상당한 초기비용이 필요한 항공운송업의 특성에 따른 것이고, 피고가 C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코로나19 사태로 피고뿐만 아니라 C을 비롯한 국내 항공사들은 항공편 운항의 중단 및 축소로 영업이 부진하게 되어, 항공기취급업이 고용노동부로부터 특별고용지원 업종으로 지정되고, 상당수의 저비용항공사의 재무제표의 주석에 계속기업가정의 불확실성에 대한 기재가 이루어지기까지 하였으므로(보유 항공기 크기가 작고 개수도 적은 피고와 같은 저비용항공사는 그 구조적 특성으로 인해 코로나19 사태로 야기된 각국 출입국 규제와 이에 따른 여객수요 감소로 매출에 더 큰 타격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피고가 코로나19 사태와 같은 정도의 전 세계적인 전염병의 발생, 전파로 인해 영업이 부진해짐에 따라 2020년 이후에 재무상황이 악화될 것까지 예상하거나 대비했었어야 했다고 볼 수 없다.

③

원고들은 피고가 국내 타 저비용항공사와 같은 화물운송의 확대, 피고 본사의 이전 등 재무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조치를 다하지 않았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피고로서도 당시에는 코로나19 사태가 어느 정도 수준으로 언제까지 지속될지 등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였다고 보일 뿐만 아니라, 이 사건 휴직의 주된 원인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항공기 수요 급감과 이로 인한 영업 부진이므로, 설령 피고가 원고들이 주장하는 조치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휴직은 불가피하였다고 볼 여지가 크다. 한편, C은 코로나19 사태 후에 피고에게 단기차입금으로 300억 원의 자금을 지원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④

고용노동부가 배포한 『코로나19 관련 노동관계법 주요 Q&A』 (갑 제14호증)에 휴업수당과 관련하여 '부품업체 휴업에 따른 부품공급 중단이나, 예약취소 · 매출감소 등으로 인한 휴업은 사용자의 세력범위 안에서 발생한 경영장애에 해당'하고, '경영악화 등으로 고용조정이 불가피함에도 유급 휴업 · 휴직 등의 고용유지조치를 실시한 경우에는 고용유지지원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고 기재되어 있으나,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결손금을 계상하고 있었음에도 코로나19 사태로 급격하게 매출액이 감소하여 결손금이 증대된 피고의 재무상황이 단순히 '부품업체 휴업에 따른 부품공급 중단이나, 약취소 · 매출감소 등' 에 해당한다고만 보기 어렵고, 이 사건 지원금이 사용자의 귀책사유를 전제로 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또한 위 배포자료에는 무급휴직과 관련하여 '매출이 급감하고, 적자가 지속되는 등의 사유로 고용 조정이 불가피할 정도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발생한 경우에는 사용자가 해고회피 노력의 일환으로 고용조정 대신 노사합의를 통해 무급휴직을 실시하는 것은 가능'하되, '노사합의 과정에서 사용자의 최근 경영상황에 대한 정보공유 등을 통한 설명 · 설득 노력 및 자율적 합의 노력을 경주할 필요' 라고 기재되어 있는데, 피고는 앞서 살펴본 여러 차례에 걸친 노사협의회 회의에서 근로자들에게 적어도 피고의 재무상황에 대한 정보공유 등을 통한 설명을 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3)

소결론

결국 피고가 원고들에게 이 사건 휴직 기간 동안 근로기준법 제46조 제1항의 '휴업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영학(재판장) 김민지 이주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