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판결

인천지방법원 2024. 11. 22. 선고 2023나62475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을 초과하는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67,403,225원 및 이에 대하여 2019. 6. 15.부터 2024. 11. 22.까지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금원을 지급하라.

2.

피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 총비용 중 2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인천 남구 D 일대 약 82,778㎡를 사업구역으로 하는 도시개발사업 시행을 위하여 도시개발법에 의하여 2006. 11. 1. 인천 남구청장으로부터 그 설립인가를 받아, 2006. 11. 16. 그 설립등기를 마친 도시개발사업조합이다.

나.

원고는 피고의 2017. 11. 15.자 임시총회에서 이사로 선임되었고, 2017. 12. 28. 피고와 사이에 [근로개시일: 2018. 1. 1.부터, 업무의 내용: 조합관련업무, 임금: 월급 350만 원, 상여금 700만 원, 차량유지비 10만 원, 식대 14만 원, 임금지급일: 매월 25일]로 하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

다.

피고 정관 중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부분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5, 39호증, 을 제5,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요지

가.

원고

원고는 피고의 상근이사로서 2018. 1. 1.부터 2019. 5. 31.까지 근로를 제공하였는데, 급여 및 퇴직금 합계 73,045,116원(= 2018년도 급여 45,050,200원 + 2019년도 급여 21,739,480원 + 퇴직금 6,255,436원)을 지급받지 못하였는바, 피고는 위 금원 및 이에 대한 근로기준법상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1)

원고는 피고의 상근이사로 근무하기로 하였으나 실제로는 피고 조합에서 근무하지 않았다.

2)

피고의 2017. 11. 15.자 임시총회 및 2018. 1. 24.자 임시총회는 소집절차에 중대한 하자가 있어 무효이므로, 원고와 피고 사이의 2018. 12. 28.자 근로계약은 권한 없는 자와 체결되어 효력이 없다.

3)

설령 위 근로계약이 유효하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2018. 1. 24. 사직서를 제출하였고 2018. 1. 24.자 임시총회는 무효이므로 원고의 근로기간은 2018. 1. 1.부터 2018. 1. 24.까지에 불과하다.

4)

2018. 1. 24.자 임시총회가 무효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원고와 피고는 2018. 7. 18.자 정기총회에서 ‘정산해서 남는다면 급여로 가져가겠다’는 조건부 약정을 하였고 그 조건이 성취되지 않았으므로 급여를 청구할 수 없다.

5)

원고는 피고의 비상근이사에 불과하므로 피고 정관 제30조 제2항에 따라 여비를 지급받을 수 있을 뿐인데, 동조 제4항에 따른 총회 승인이 없었으므로 여비를 지급할 수 없다.

6)

원고가 피고의 상근이사였다고 하더라도 피고 정관 제30조 제4항에 따른 총회 승인이 없었으므로 보수를 지급할 수 없다.

7)

원고의 임금 및 퇴직금채권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2018년도분 급여채권은 근로기준법 제49조에 따른 3년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어 소멸되었다. 지연손해금의 경우 근로기준법 제37조 제2항, 동법 시행령 제18조 제3, 4호에 따라 5%의 이율이 적용되어야 한다.

3.

판단

가.

원고의 지위

1)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 및 증거에 갑 제2, 4, 6 내지 45호증, 을 제2, 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 즉 ① 원고는 2017. 12. 28.자 임시총회에서 이사로 선임되었고, 2017. 12. 28. 피고와 사이에 근로개시일을 2018. 1. 1.부터로 하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점, ② 그런데 2018. 1. 12.경 위 임시총회의 소집절차에 중대한 하자가 있다는 법원의 판단(인천지방법원 2017카합10394호) 등이 있음에 따라, 위 임시총회에서 선임된 이사들은 2018. 1. 24. 피고에게 사직서를 제출하였고 당일 개최된 2018. 1. 24.자 임시총회에서 위 이사들이 재선임된 점(위 임시총회 속기록에 따르면 기존 임시총회 선임결의에 대한 사후추인이 아닌 새로 선임하는 취지이다), ③ 피고는 2018. 4. 18. 원고를 임원(이사)명단에 포함하여 조합설립(변경)인가를 받은 점, ④ 원고는 2018. 1.경부터 피고 총회, 이사회에 참석하여 조합의 목적사업 및 업무집행에 관한 실질적인 심의 및 의결을 진행하는 등 정관 제17조 2호, 제27조에 따른 이사의 업무를 수행한 점, ⑤ 원고가 피고 조합의 목적사업과 관련한 각종 서류의 초안 등을 작성한 점, ⑥ 원고가 피고 조합 근무 당시 조합장이었던 C, 이사였던 E 등은 2018. 7. 18.자 정기총회에서는 물론 이 사건에 제출한 사실확인서를 통해 원고가 상시 출근하는 상근이사로서 피고 조합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진술한 점, ⑦ 원고가 2018. 1. 1.부터 2019. 5. 31.까지 피고의 직장가입자로 건강보험자격을 유지하고, 피고가 위 기간 동안 원고에 대한 근로소득 및 퇴직소득을 원천징수신고한 점, ⑧ 피고는 원고가 2018. 7. 18.자 정기총회에서 “제가 비상근으로 하고 일은 더 열심히 할게요 그럼 업무 분장 없어도 되죠”라는 발언을 하였다는 이유로 원고가 비상근이사로 근무하는 것으로 피고와 합의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총회에서 원고의 상근 여부, 업무 분장 등에 대한 설전이 오가는 상황에서의 단편적인 발언만으로 원고를 비상근이사로 하는 결의가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음은 물론,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실제로 상근하여 이사업무를 수행하였다고 인정되는바 위 주장은 이유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는 2018. 1. 24.자 임시총회에서 이사로 선임되어 2019. 5. 31.까지(근무기간의 종기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위 사직서 제출 시인 2018. 1. 24.까지 근무하였다고 다투나 원고가 2018. 1. 24.자 총회에서 재선임되었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근무하였다고 인정함이 타당하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주식회사 F의 공동대표인 G가 임원(감사)이 된 점, 감사인 G가 총회를 소집하여 의장으로 진행한 점 등이 피고 정관에 위반되어 2018. 1. 24.자 임시총회가 무효라고 주장하나, ① 정관 제19조 제2항은 단체의 대표자로부터 위임받은 ‘제3자’는 조합의 임원이 될 수 없다는 취지로 해석되는바, 을 제4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G는 법인 공동대표의 위임을 받아 정관 제12조 제6항에 따라 법인의 대표자로서 조합원 자격을 취득하고 적법하게 감사로 선임된 사람이라 할 것이고, ② 앞서 본 인정사실에 갑 제41, 4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피고 재적조합원 1/3 이상이 2018. 1. 11. 임시총회 소집요구를 하고 당시 조합장 및 이사들이 일괄사퇴함에 따라 감사인 G가 2018. 1. 15. 임시총회를 소집하고 위 총회에서 조합원 동의에 따라 G가 임시의장으로서 총회를 진행한 데 소집절차 및 진행상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없는바,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

나아가 원고가 피고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회사나 법인의 임원이라 하더라도, 업무의 성격상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것으로 보기에 부족하고 실제로는 업무집행권을 가지는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면서 그 노무에 대한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임원도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임원이 담당하고 있는 업무 전체의 성격이나 업무수행의 실질이 위와 같은 정도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아니하는 것이라면, 그 임원은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있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2다10959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 보건대, 원고가 2017. 12. 28. 피고와 사이에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다만, 2017. 11. 15.자 임시총회에서 이루어진 조합장 선임결의는 절차상 중대한 하자로 인해 효력이 없고, 위 선임결의 내지 근로계약에 대해 사후추인이 이루어지지도 않았으므로 위 근로계약은 효력이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2018. 1. 1.부터 2019. 5. 31.까지 피고의 직장가입자로 건강보험자격을 유지하고, 피고가 위 기간 동안 원고에 대한 근로소득 및 퇴직소득을 원천징수신고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한편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가 피고 조합장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제공하고, 그에 대한 임금을 받은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가)

피고는 도시개발법에 따라 도시개발사업의 시행을 위해 설립된 도시개발사업조합이고, 도시개발법령에서는 임원의 자격, 종류, 선출방법, 직무, 결격사유 등에 관한 규정을 두면서, 도시개발사업 규약에서 임원을 정할 경우 임원의 자격·수·임기·직무 및 선임방법을 반드시 포함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도시개발사업의 공익적, 단체법적 성격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도시개발법 규정 체계 등에 비추어 보면, 도시개발법 규정에 따라 조합원에 의해 선출된 조합의 임원은 원칙적으로 조합으로부터 일정한 사무처리의 위임을 받은 자로서 근로자로 보기 어렵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1996. 10. 25. 선고 95다56866 판결, 대법원 2002. 7. 8. 선고 2002다74817 판결 등 참조).

나)

도시개발법 시행령 제35조, 피고 정관 제19조 제1항에 의하면, 피고의 임원은 조합장이 단독으로 선임하는 것이 아니라, 피고의 총회에서 원칙적으로 조합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 조합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선임된다. 이는 피고 정관 제29조에서 조합장이 그 권한으로 이사회 동의를 받아 직원을 채용할 수 있도록 정한 것과 대비된다.

다)

피고 정관 제17조 제2호, 제27조에 의하면, 이사는 이사회에 참석하여 조합업무 집행에 관한 협의 및 의결권을 갖는데, 조합의 일상적 업무집행에 필요한 사항을 협의·의결하기 위해 조합장과 이사로 구성된 이사회는 조합의 목적사업 달성을 위한 모든 업무집행에 관한 사항, 총회에 상정할 안건 등을 심의·의결한다.

라)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원고가 피고 조합 근무 당시 처리한 업무는 총회 또는 이사회 참석 및 심의·의결, 대관협의, 사업자금 대출, 공사진행 사항 관리 등 조합의 목적사업인 도시개발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들로 원고가 피고로부터 위와 같은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외에 피고 조합장의 지휘·감독 하에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다.

마)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아닌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는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는바(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1다44276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근로계약서 작성, 건강보험 직장가입, 근로소득세 신고 등이 이루어졌다는 사정만으로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 지위에 있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의 임원인 상근이사로 근무하였을 뿐 근로자 지위에 있었다고 볼 수 없는바, 원고가 피고 정관에서 정한 바에 따라 일정한 보수를 받는 경우에 그 보수는 위임사무의 처리의 대가이고 이를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임금이라 할 수 없으며, 피고 정관에 따라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하는 경우에도 그 퇴직금은 근로기준법 등에서 정한 퇴직금이 아니라 재직 중의 위임 사무 집행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보수의 일종이라 할 것이다(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2다28813 판결 등 참조). 그렇다면 원고의 ‘급여’ 청구는 ‘보수’ 청구로 선해하고, ‘퇴직금’ 청구에서 구하는 퇴직금 또한 보수의 일종으로 본다(따라서 원고의 근로자성이 인정됨을 전제로 한 피고의 나머지 주장에 대하여는 별도로 살피지 않는다).

나.

보수청구에 관한 판단

1)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위 인정사실 및 증거에 갑 제47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 즉 ① 원고가 2018. 1. 24. 피고 조합의 이사로 선임되었고 이후 2019. 5. 31.까지 피고 조합의 상근이사로 근무한 사실, ② 피고 조합정관 제30조는 ‘조합장 및 상금 임직원에게는 보수와 수당을 지급한다. 보수, 수당의 지급금액, 방법 등은 승인된 예산의 범위 내에서 총회의 승인을 받아 조합장이 이를 결정하고 집행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그 문언 및 체계상 엄격한 사전의결이 아닌, 조합의 보수지급의무를 전제로 한 사후적 승인을 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 ③ 피고의 2018. 7. 18.자 정기총회에 제3호 안건으로 ‘2018년 예산(안) 보고의 건’이 상정되었고, 위 예산안 중 조합운영비 예산(안)에 ‘상근이사 2인 급여 월 7,000,000원, 84,000,000원’, ‘상근이사 2인 상여 월 1,167,000원, 연 14,000,000원’이 포함된 점, 다만 위 안건은 계수조정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추후 결의하기로 한 점(다만 위 보수예산과는 직접 관련이 없는 사유이다), ④ 이후 2019. 3. 14.자 임시총회에서 제1호 안건으로 ‘2018년 결산 및 서류감사보고’, 제2호 안건으로 ‘2019년 예산(안) 보고’가 상정된 점, ⑤ 피고는 2019. 3. 14.자 임시총회에서 위 2018년 예산(안)이 결산보고된 점에 대해 다투지 않는 점, ⑥ 2019년도 예산(안)에 따른 상근이사의 보수도 위 2018년도 예산(안)에 따른 보수와 같을 것으로 추단되는 점, ⑦ 위 제1, 2호 안건 의결이 거부되었다는 사정 등에 대한 특별한 주장·입증이 없는 점, ⑧ 원고는 피고로부터 보수를 전혀 지급받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면,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아래와 같이 계산한 그 재직기간에 해당하는 미지급 보수 67,403,225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①

원고의 재직기간 중 급여 명목 보수: 56,903,225원(= 39,403,225원 + 17,500,000원)

Ÿ 월 급여 명목 보수: 3,500,000원(=7,000,000원 / 2)

Ÿ 2018. 1. 24.부터 2018. 12. 31.까지 급여 명목 보수: 39,403,225원[= 3,500,000원 × (8일 / 31일 + 11개월), 원 미만 버림]

Ÿ 2019. 1. 1.부터 2019. 5. 31.까지 급여 명목 보수: 17,500,000원(= 3,500,000원 × 5개월)

②

원고의 재직기간 중 상여금 명목 보수: 10,500,000원(= 7,000,000원 + 3,500,000원)

Ÿ 2018년도 예산(안)에 따를 때 월 예산은 583,500원(=1,167,000원 / 2), 연 예산은 7,000,000원(= 14,000,000원 / 2)인바, 피고 정관 제30조 제4항에 따라 위 승인된 예산의 범위에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18년 7,000,000원, 2019년 3,500,000원을 결정 및 집행된 상여금의 액수로 인정한다.

③

원고의 미지급 총 보수: 67,403,225원(= 56,903,225원 + 10,500,000원)

2)

피고의 항변에 관한 판단

가)

피고는 원고가 2018. 7. 18.자 정기총회에서 ‘나중에 정산해서 남으면 급여로 가져가겠다’고 발언하였다는 이유로 원고와 피고가 조건부 약정을 체결하였고 그 조건이 성취되지 않았다고 항변한다. 그러나 원고의 총회에서의 일부 발언에 의하여 원고와 피고 간 총회 결의에 의한 합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는바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또한, 피고는 이 사건 채권이 임금채권임을 전제로 근로기준법 제49조에 따른 3년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주장한다.

어떤 권리의 소멸시효기간이 얼마나 되는지에 관한 주장은 단순한 법률상의 주장에 불과하여 변론주의의 적용 대상이 되지 않으므로 법원이 직권으로 판단할 수 있고(대법원 2023. 12. 14. 선고 2023다248903 판결 등 참조), 민법 제163조 제1호는 이자, 부양료, 급료, 사용료 기타 1년 이내의 기간으로 정한 금전 또는 물건의 지급을 목적으로 한 채권은 3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시효가 완성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서 ‘1년 이내의 기간으로 정한 채권’이란 1년 이내의 정기로 지급되는 채권을 말한다(대법원 1996. 9. 20. 선고 96다25302 판결, 대법원 2013. 7. 12. 선고 2013다20571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원고는 피고 조합으로부터 일정한 사무처리의 위임을 받은 사람이고 피고 조합의 지휘 · 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고 그에 따른 임금을 지급받는 고용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므로 근로기준법이 정한 소멸시효기간이 적용되지 않으나, 이는 매월 정기로 지급하기로 약정한 보수로서 민법 제163조 제1호에서 정한 ‘1년 이내의 기간으로 정한 금전의 지급을 목적으로 한 채권’에 해당하여 3년의 단기소멸시효가 적용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리고 월별 보수채권의 이행기는 늦어도 월 말일에 도래한다고 봄이 타당한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소 제기일인 2022. 1. 5.을 기준으로 2018년도 월별 보수채권은 모두 각 이행기로부터 3년이 경과하여 시효로 소멸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러나, 소멸시효 중단사유에 해당하는 승인은 시효이익을 받을 당사자인 채무자가 소멸시효의 완성으로 권리를 상실하게 될 자 또는 그 대리인에게 권리가 존재함을 인식하고 있다는 뜻을 표시함으로써 성립하고, 그 표시의 방법은 아무런 형식을 요구하지 않는바(대법원 2018. 4 . 24. 선고 2017다205127 판결 참조), 갑 제18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의 종전 조합장인 C는 2019. 2.경 원고의 보수 지급 요청에 대하여, 당시 조합의 자금 사정이 어려워 지급하지 못하였고, H블럭의 대형 체비지가 매각되면 이를 지급하기로 약속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2019. 2.경 당시 조합장을 통하여 원고에 대하여 그 채무를 승인하였고, 이 사건 소 제기일(2022. 1. 5.)이 그로부터 3년이 경과하지 아니하였음은 역수상 명백하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원고의 재항변은 이유 있고, 결국 피고의 위 항변은 이유 없다.

다.

퇴직금청구에 관한 판단

피고의 정관에서 임원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수 있다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므로, 원고가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자가 아닌 한 피고로부터 퇴직금을 지급받을 수는 없다. 그런데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원고는 피고의 근로자라고 볼 수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하는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라.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보수 67,403,225원 및 이에 대하여 월별 보수채권 이행기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19. 6. 15.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당심 판결 선고일인 2024. 11. 22.까지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른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는 근로기준법 제36조에 따라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구하나, 원고를 피고의 근로자로 인정하지 않는 이상 위 인정범위를 초과하는 지연손해금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판결 중 위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을 초과하는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피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차승환(재판장) 김한울 이지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