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판결

인천지방법원 2025. 5. 15. 선고 2024고단5997 판결

주문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자 B에 대한 근로자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은 무죄.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자 C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관한 공소를 기각한다.

이유

1.

공소사실 (근로자 B에 대한 근로자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

피고인은 인천 남동구 D 소재 주식회사 E의 대표이사로서 상시근로자 36명을 사용하여 감리 및 설계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가.

근로기준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3. 7. 12.경부터 2024. 3. 15.경 까지 위 사업장에서 경비 업무를 수행하고 퇴직한 근로자 B의 2024년 2월 임금 2,050,000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1 기재와 같이 위 근로자의 임금 금품 합계 5,205,536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당사자간 합의 없이 각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근로자 B의 퇴직금 19,746,067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 및 판단

가.

주장의 요지

피고인의 변호인은 이 사건 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의 점에 대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비난가능성이 없어 책임조각 사유가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나.

관련 법리

사용자가 기업이 불황이라는 사유만을 이유로 하여 임금이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거나 체불하는 것은 근로기준법이 허용하지 않는 바이나, 사용자가 모든 성의와 노력을 다했어도 임금의 체불이나 미불을 방지할 수 없었다는 것이 사회통념상 긍정할 정도가 되어 사용자에게 더 이상이 적법행위를 기대할 수 없다거나, 사용자가 퇴직금 지급을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으나 경영부진으로 인한 자금사정 등으로 도저히 지급기일 내에 퇴직금을 지급할 수 없었다는 등의 불가피한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러한 사유는 구 근로기준법(2007. 4. 11. 법률 제8372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36조, 제42조의 각 위반범죄의 책임조각사유로 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1. 2. 23. 선고 2001도204 판결, 대법원 2008. 10. 9. 선고 2008도5984 판결 참조). 이와 같은 법리는 퇴직금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범죄에 대하여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다.

판단

이 법원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피해 근로자 B에 대하여 이 사건 각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금품 합계 5,205,536원 및 퇴직금 19,746,067원을 지급하지 못한 사실이 인정되나, 한편 ① 피고인은 주식회사 E(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의 전(前) 대표이사인 F의 아내로서, 이 사건 회사는 2023. 1.경부터 12.경 사이의 1년 기간 동안 매출총손익 –3억 4,400만 원, 영업손익 –6억 8,000만 원 정도이고, 위 기간 동안 발생한 임직원 42명에 대한 급여 및 퇴직금 합계 18억 4,200여만 원 중 약 17억 5,000만 원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던 상황이었던바, 피고인이 2023. 12. 13. 대표이사로 취임하기 전부터 이 사건 회사의 재정상태는 이미 극도로 악화되어 있었던 점, ② 피고인이 이 사건 회사에 대표이사로 취임하게 된 것은 F의 사망 이후 그때까지 발생한 회사 채무내역을 정리하고 이 사건 회사의 파산절차를 진행하기 위한 것으로 임직원들의 이해관계의 일치에 따른 것으로 보이는 점, ③ 피고인은 대표이사 취임 이후 이 사건 회사가 보유하고 있던 인천 남동구 G 소재 부동산을 매각하고 기존 미지급 채무를 일부 변제하는 한편, 이 사건 회사의 감리 사업을 ㈜H에 양도하였으며, 그 과정에서 ㈜H에서 이 사건 회사에서 근무하던 직원 일부를 고용승계하되, 그때까지 발생한 임금 및 퇴직금에 대하여는 여전히 이 사건 회사의 책임하에 해소하기로 약정하고, 직원들에 대하여 2024. 5. 30.까지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을 변제하기로 하는 내용의 준소비대차계약 공정증서를 작성하여 준 점, ④ 한편, 이 사건 회사는 2024. 6. 13. 서울회생법원에 파산신청을 하였고 위 법원에서 2024. 7. 31. 파산선고를 받았는데(2024하합100502), 위 결정문에는 “이 사건 회사가 코로나19 및 건축경기 불황으로 수년간 경쟁력이 약화되어 설계 및 감리 용역의 수주가 어려워져 매출과 수익성이 악화되던 중 2023. 12.경 전 대표이사 F이 사망하여 더 이상 사업을 영위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고, 이에 채무자가 영업을 중단하고, 2024. 5. 30. 폐업하였으며, 이 사건 신청일 현재 이 사건 회사의 총 자산은 약 6억 3,684만 원이고, 총 부채는 약 33억 4,300만 원으로 부채가 자산을 초과하고 있다.”고 기재되어 있는 점, ⑤ 한편, 이 사건 피해 근로자인 B에 대한 미지급 임금은 2024. 2.경과 같은 해 3.경 2달치 임금인데, 피해 회사는 2024. 12.경 이미 이전 대표이사의 유고 상태로 인하여 사실상 영업을 중단한 상태에서 피해 근로자와 다른 직원들 모두 급여를 거의 지급받지 못한 상태에서 채무 정리 단계에 있었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피고인으로서는 가능한 성의와 노력을 다했어도 피해자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의 체불이나 미불을 방지할 수 없었다는 것이 사회통념상 긍정할 정도가 되어 더 이상의 적법행위를 기대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에 대하여는 임금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죄 및 퇴직금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에 대하여 책임조각사유가 인정된다고 할 것이고,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

라.

결론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책임조각사유가 존재하여 범죄로 되지 아니하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후단에 의하여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는 않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공소기각 부분 (근로자 C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

1.

공소사실의 요지

가.

근로기준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2 기재와 같이 퇴직한 근로자 C의 임금 등 금품 합계 25,703,966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당사자간 합의 없이 각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근로자 C의 퇴직금 45,888,019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판단

가.

적용법조: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44조 본문 제1호, 제9조 제1항

나.

반의사불벌죄 :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2항,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44조 단서

다.

판단: 이 사건 공소제기 이후 피해 근로자 C이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희망하지 않는다는 의사가 담긴 처벌불원서를 제출함

판사 김은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