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 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주식회사 C(이하 'C'이라 한다)은 주식회사 D(이하 'D'이라 한다)로부터 용인시 처인구 E아파트 신축공사 중 철근콘크리트 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도급받았다.
원고는 2023. 6. 12.부터 2023. 9. 22.까지 이 사건 공사현장에 투입되어 견출작업을<1> 수행하였다.
원고는 위 근로기간에 발생한 임금 중 마지막 2개월분에 해당하는 10,125,000원을 지급받지 못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6, 7, 8, 10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근로를 제공하였고, 피고는 그 사용자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 중 근로복지공단이 지급한 간이대지급금(700만 원)을 공제한 나머지 금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주장의 요지
피고는 원고와 마찬가지로 C의 근로자에 불과하고, C의 피용자로서 C로부터 원고의 임금도 함께 수령하여 원고에게 전달하여 준 것이므로 원고에 대한 임금 지급의무가 없다.
피고가 원고의 사용자인지 여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등 모든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근로기준법 제36조). '사용자'란 사업주 또는 사업 경영 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한다(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2호).
여기에서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라 함은 근로자의 인사 · 급여 · 후생 · 노무관리 등 근로조건의 결정 또는 업무상의 명령이나 지휘 · 감독을 하는 등의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로부터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 자를 말한다(대법원 2015. 6. 11. 선고 2014도15915 판결 등 참조).
어떤 근로자에 대하여 누가 임금 및 퇴직금의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인가를 판단할 경우 계약의 형식이나 관련 법규의 내용에 관계없이 실질적인 근로관계를 기준으로 하여야 하고, 실질적인 근로관계에 있지 않다면 근로기준법 기타 다른 법률등에 의하여 사용자로 취급되는 경우가 있다고 하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기준법상의 임금 및 퇴직금 지급의무까지 지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23. 3. 16. 선고 2022다298666 판결 등 참조).
한편 건축공사의 일부분을 하도급받은 자가 구체적인 지휘·감독권을 유보한 채 재료와 설비는 자신이 공급하면서 시공 부분만을 시공기술자에게 재하도급하는 경우와 같은 노무 도급의 경우에, 그 도급인과 수급인의 관계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와 피용자의 관계와 다를 바가 없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7. 4. 25. 선고 96다53086 판결 참조).
구체적 검토
갑 제6, 12호증, 을 제3, 7, 9, 12, 18, 19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 증인 F의 증언, 이 법원의 C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는 C의 근로자에 불과하고 원고와 실질적인 근로관계에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가 원고의 사용자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의 사용자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은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원고는 2023. 10. 11. 피고가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한 임금을 미지급하였다며 피고 및 C을 상대로 고용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하였다. 위 체불임금 진정사건(이하 '관련 진정사건'이라 한다)에 관한 담당 고용노동청의 조사과정에서 진정인 대표 G이 진술한 내용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관련 진정사건에서 C 대표의 대리인으로 출석한 동 사업장 H 대리가 진술한 내용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관련 진정사건에서 피고가 진술한 내용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한편 피고는 2023. 4. 17. C과 사이에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반장'으로 일하는 대가로 1일당 노무비를 210,000원을 받기로 정하며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 피고는 2023. 4. C을 사업장으로 하여 고용보험에 가입되어 있기도 하였다.
또한 원고와 함께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일용직 노동자로 근로하였던 G, I, J, K, L 등은 2023. 7. 6. 피고에게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2023년 6월분 노무비 청구 및 수령에 대한 권한 일체를 위임하였다. 위 위임장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2023. 9.경 원고가 피고에게 임금산정 내역에 관하여 질문하자 피고는 C에 문의하라고 대답하였다. 그 대화 내용은 다음과 같다.
D 소속 직원으로서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소장으로 일하였던 F는 이 법원에서 증인으로 출석하여 "C에서 임금 지급이 지연되자 견출작업 인부들은 피고에게 생활의 어려움을 하소연할 뿐 아니라, 임금을 받지 못하면 작업을 거부하겠다는 말을 하였다. 나는 피고에게 며칠 있으면 인부임이 나오니 견출작업 인부들에게 인부임을 대신 받겠다는 위임장을 받아 C에 보내고, C은 D에 다시 위임장을 보내 확인한 후 인부임을 C에 송금하게 되면 C이 피고에게 지급하는 방식으로 하면 되니 피고 사비로 인부임을 대신 먼저 지급하여 견출 공사를 진행하였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여 피고가 먼저 지급하였다. (이러한 사정에는) 피고가 C의 재하도급자('하수급자'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가 아니라는 점이 전제된 것이다. 나는 피고가 C의 직영근로자인 것으로 알고 있었다. 당시 D은 C에서 인부들의 임금을 제대로 지급하는지를 관리하고 있었는데, 이런 까닭에 C의 임금 미지급 상황을 알 수 있었다. 한편 나는 2023. 4. ~ 5.경 피고를 C에 소개해 줬는데 그때 골조공사는 웬만큼 진행돼서 마무리 단계였고 내부에 부적합 부위의 선복이라든지 품질향상 차원의 기능공들이 흩어져 있고 품질도 떨어지고 관리도 안 되기 때문에 피고를 소개해서 품질 수준을 올리고 작업자들이 '저 사람도 저만큼 하는데 나도 저만큼 해야 되겠다' 그런 거를 위해서 소개해주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C의 노무비 지급내역서(을 제15 내지 17호증)와 원고 및 피고 명의 계좌내역 (갑 제19호증, 을 제7호증)에 의하면, ㉮ C은 피고에게 피고가 제공한 근로에 대한 노무비 외에도 2023. 8. 16. '팀장(견출)'이라는 명목으로 56,773,630원을 지급하기도 한 점, ㉯ 피고는 위 금원이 입금되고 약 2시간 후에 G, I, J 등에게 일정 금액을 송금하였는데, 이들은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원고와 함께 근로한 일용직 노동자인 점, ㉰ C은 2023. 9. 27. 원고를 포함하여 근로자 N, O, K, L, P, Q, R, S 등에게 노무비를 지급한 것으로 회계처리를 하였는데, 실제 위 각 금원은 모두 피고에게 입금된 점 등을알 수 있다. 또한 관련 진정사건에서 진정인들의 미지급 임금 총액에 관하여도 C과 피고가 인정하는 금액이 일치하였다.
이상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C로부터 노무비를 지급받아 이를 원고 및 이 사건 공사현장 견출팀 근로자들에게 지급하였고(이 과정에서 피고는 일정 비율의 수수료를 자신의 수익으로 가져간 것으로 보인다), C로부터 노무비 지급이 중단된 이후부터 원고 등에게 그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피고는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C의 팀장 직책으로 일하면서 원고 등에게 작업을 지시하였고, 원고 등에 대한 출력 일보 등을 관리하면서 C 현장 소장에게 그 출력 일보 등의 보고를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피고의 원고 등에 대한 작업지시, 출력 일보 관리, 임금 지급 등은 피고가 C의 근로자 지위에서 견출작업팀 팀장 직책에 따라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C은 이 법원의 사실조회에 대하여 '피고와 구두로 (재)하도급 계약을 체결하였다.'는 취지로 회신하였다. 그러나 그와 같은 답변은, 이 법원 증인 F의 앞서 본 증언 및 원고 등과 피고가 모두 C과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점에 배치될 뿐만 아니라, C은 피고가 수급인이 아닐 경우 원고 등의 근로자에게 직접 임금 지급의무를 부담하게 되어 피고와 이해관계가 상반되는 점 등에 비추어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다. 나아가 설령 피고가 C과 구두의 하도급 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보더라도, 피고가 C의 견출팀 팀장이라는 직책으로 원고 등 견출작업 근로자들을 관리하는 업무를 담당하였고, 공사대금과 관련하여서도 C로부터 피고와 원고 등의 노무비 및 식대 위주로 지급받았다는 점에서, 실질적으로는 업무 수행의 독자성이나 사업경영의 독립성을 갖추지 못한 채 C의 일개 사업부서로서 기능하거나 노무 대행기관의 역할을 수행하였을 뿐으로 보이는바, C과 피고의 관계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와 피용자의 관계로 봄이 타당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판사 김현진(재판장) 윤현정 김지향
각주1) 견출공사란 콘크리트 골조면을 마감하는 작업으로서 각종 공구를 사용하여 콘크리트 면을 정리하거나 정리된 상태에서 시멘트를 묵게 반죽하여 칠하듯이 펴 발라 일정 정도의 평평함을 만들어 주는 작업을 일컫는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