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피고인 A, B, C, D, E, F, I, J, 이하 통칭하여 '피고인 A등'이라 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일부 발언, 특히 아래 표 기재와 같은 발언의 경우, 해당 피고인들이 해당 발언을 했다는 객관적인 증거가 없고, 과장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피고인 A 등의 발언은 공갈죄와 강요죄를 구성하는 '협박' 즉, '구체적인 해악의 고지'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피해자 W, AE은 현장소장에 불과하므로 제3자인 법인에 대한 법익을 침해하겠다는 내용의 해악을 고지한 것이 자연인인 위 피해자들에 대한 협박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취업의 기회가 부여되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경제적 이익이 발생되는 것이 아니므로 취업의 기회 그 자체를 '재산상 이익'으로 볼 수 없다.
피고인 A 등의 행위는 단체교섭 과정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법질서 전체의 정신에 반하지 않는 비난가능성이 없는 행위이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4조, 형법 제20조에 따라 위법성이 조각된다.
양형부당(피고인들)
원심의 각 형(피고인 A: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피고인 B: 징역 4월에 집행유예 2년, 피고인 C, D, E: 각 징역 3월에 집행유예 2년, 피고인 F: 징역 4월에 집행유예 2년, 피고인 G: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피고인 H: 징역 4월에 집행유예 2년, 피고인 I: 징역 3월에 집행유예 2년, 피고인 J: 징역 4월에 집행유예 2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피고인 A 등(제2항에서는 통칭하여 '피고인들'이라 한다)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들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일부 발언을 했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
피해자들 및 현장 직원들의 구체적 진술 등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들이 이 사건 각 공소사실 기재 해당 발언을 한 사실이 인정되고, 피해자들이 피고인들과 대립되는 관계에 있다는 점 등 피고인들이 주장하는 사정들만으로 위 피해자들의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아래에서는 1.의 가.의 1)항 기재 표 기재 각 발언을 해당 피고인이하였는지에 관하여 살펴본다.
피고인 A의 2022. 10. 4.자 순번 1번 기재 발언 관련
이 부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피해자 W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은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주요 부분이 대체로 일관되고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진술하기 어려운 정도의 구체적 내용을 포함하고 있으며, 경험칙에 비추어 보더라도 그 자체로비합리적이거나 모순되는 부분이 없다.
당시 현장에 동석하였던 ㈜U 이사 X은 교섭 당시의 상황에 대하여 "M이 그러한 협박을 하면 다른 K단체 간부들도 같이 거드는 식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당시 형틀, 철근, 알폼, 해체 이 공정들은 정리가 어느 정도 되어 있었고, 나머지 시스템, 타설 공정들을 달라고 이야기를 하였던 것이죠."라고 진술하여 피해자의 주장과 부합하는 진술을 하였다(증거목록 순번 58번, 수사기록 914쪽).
피고인 B의 순번 2번 기재 발언 관련
2022. 10. 25. M 등 K단체 L노조 간부들과의 교섭 당시 상황을 기록한 녹음파일(별건기록 제1권)에 의하면 "이렇게 되면 내가 얘기하는데 어쨌든 간에 같은.. 어쨌든 간에 그거지만.. 같은 노노싸움 만들어 갖고 ***"라는 발언이 확인된다(14분 55초).
피고인 B 스스로도 수사기관에서 위 녹음파일을 청취한 뒤 해당 목소리가 피고인 B 자신의 목소리라고 진술하였고, 해당 부분이 "이렇게 되면 내가 얘기하는데, 어쨌든 간에 같은 노노싸움 만들어갖고 이제 이 현장만 시끄럽지"라고 기재되어있는 녹취록의 기재가 피고인 B이 말한 내용 그대로라고 진술하였다(수사기록 1580쪽).
피고인 B은 "이제 이 현장만 시끄럽지"라는 말의 의미에 대하여 "집회는 열린다고는 얘기는 안했지만, 이전에도 청라에서 K단체와 Y단체가 이런 문제 때문에 서로 집회하고 하기는 했습니다, 안 좋은 일이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이 될 수 있다는 거죠"라고 진술하였다(수사기록 1580쪽).
피고인 E의 2022. 12. 8.자 순번 3번 기재 발언 관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해자 W은 수사기관에서 2022. 12. 8. 당시 현장 상황에 대하여 "전날 제시한 시스템 비계에 대해 안된다라고 하였더니, D은 '직고용을 하겠습니다'라고 하였고, 피고인 A은 '열명에서 하루 이틀이면 끝날 것을 작업을 열흘 정도 지연시켜서 할 수 있다'라고 얘기를 했고, 그렇게 얘기하면서 '내일부터는 직고용 요구로 무제한 집회를 하겠다.'라고 하며 나갔습니다.", "피고인 E는 '다시 한 번 생각해보세요. 직고용하는 것보다 저희가 요구한대로 하는 것이나을 겁니다'.라고 갔습니다."라고 진술한 사실(수사기록 183, 184, 1013쪽)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러한 피해자의 진술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고 구체적이어서 신빙할 수 있다.
피고인 F의 순번 4번 기재 발언 관련
이 부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피해자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 내용은 아래와 같다.
위 피해자의 진술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그 주요 부분에서 일관되고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진술하기 어려운 내용까지 구체적으로 진술하여 신빙성이 높을 뿐 아니라 아래 다)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당시의 상황이 녹음된 녹음파일 등과도 부합하여 믿을 수 있다.
당시 상황을 기록한 녹취록(별건기록 제1권)에 피고인 F이 순번 4번 기재 발언을 한 사실이 나타나 있지 않기는 하다. 그러나 위 녹취록에 의하면, 피고인 F은 "근데 제가 약속할 수 있는 말씀은 지회장님 얘기하셨는데 이 안이 수용된다고 했을 때 저도 어쨌든 그 얘기에 대해서, 더 이상 그 얘기에 대해서는 두 말 하지 않겠다. 그런데 저도 뭐냐면 이런 명분이라고 주시면 제가 정리를 좀 해서 이만큼 하기로 했으니까 일할 때 확실히 하고 죄송하지만 좀 더 열심히 더 빡세게 하시고, 집회도 어쨌든 간에 접어 버릴란다. 타설 얘기하는거 더 이상 얘기 안하겠다, 이제 앞으로는 그 얘기안하겠다고 내가 그러니까 그건 아예 정리할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아직까지 타설을 만나네 마네 이런 얘기 왔다 갔다고 하던데 아예 안 하겠다."라고 진술한 사실이 인정되는바(녹취록 18, 19쪽), 이처럼 피고인 F은 피해자에게 '이 안이 수용된다고 했을 때 (합의서에 서명을 하는 것을 의미함)... 집회를 접어버리고, 타설 얘기하는거 더 이상 얘기 안하겠다'는 취지의 대화를 하고 있는바, 이는 피고인 F의 순번 4번 기재 발언과 같은 맥락의 대화임을 알 수 있다.
피고인 I의 순번 5번 기재 발언 관련
피해자 AE은 경찰 3회 조사에서 2021. 6.월경 "예, I가 옆에서 M의 말에 끼어들어 '공사 원만하게 하시려면 방법이 없으니 그냥 이대로 가시죠.'라는 등 거들기는 했었는데, 저런 전체적인 얘기와 모두발언 같은 거는 전부 M이 했었습니다."라고 진술하였다(증거목록 순번 211번, 수사기록 841쪽).
이러한 피해자의 진술은 경험하지 않고서는 진술하기 어려운 구체적인 내용을 포함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아래 다)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참고인 AK의 진술과도 부합하여 믿을 만하다.
이 사건 'AB' BU 신축 아파트 공사현장 총괄업무를 담당자로서 당시 피해자 AE과 현장에 있었던 AK은 당시 현장 상황에 대하여 "제가 기억나는건 그렇게 앉아서 M이 노조를 소개하며 전반적인 채용에 관한 이야기를 했었고, I는 옆에서 그런M을 도와 이야기를 거들었으며, 나머지 남성 조합원들은 그냥 아무말 없이 앉아있었었던 것 같습니다.", "누가 더 많이 말했다고 볼 수도 없어요. M, I가 그냥 번갈아가면서 한마디씩 했었는데, 교섭과정에서 자세하게 시간 순으로 기억나는건 아니지만 그쪽에서 한 말 중에 제가 생각나는 것을 말씀드리면 '현장에 K단체 70% 이상을 무조건 고 용해야 한다. 이곳에서 만약에 형틀이 4팀이 필요하면 K단체은 무조건 3팀이 들어가야 한다. 공사 원만하게 진행하셔야 될 것 아니야, 다른 현장에 가면 80% 이상 K단체 조합원들을 쓰고 있다.'라고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저 같은 경우 내 수족처럼 부릴 수 있는 그런 팀이 있어요. 그렇게 잘 돌아가는 팀이 그래도 있어야 노조에서 작업을 못한 부분을 채워나가고 공정이 원만하게 흘러가기도 하고 또 다른 노조에 사람들을 쓰지 않으면 똑같이 집회하고 시위하고 그럴게 뻔하기 때문에 '노조가 몇 개인데 K단체를 70%를 쓰냐, 나는 내 팀도 있고, 다른 노조도 신경써야 하는데 그건 좀 어렵지 않겠느냐'라고 이야기를 했더니 정확하게 '그건 우리가 알바 아니고요. 다른 팀을 더 쓰고 싶으면 팀을 늘리세요. 네 팀 필요하면 다섯 팀으로 늘리면 되잖아요. 잘 생각해보세요. 공사 원만하게 진행하시려면요.'라면서 참 교묘하게 이야기를 하더라고요."라고 진술하였다(수사기록 862, 863쪽).
피고인 J의 순번 6번 기재 발언 관련
이 부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피해자 AH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은 아래와 같다.
위 피해자의 진술은 경험하지 않고서는 진술하기 어려울 정도로 구체적이며, 아래 다)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참고인 AL의 진술과도 부합하여 신빙성 있다.
이 사건 범행 당시 피해자 AH와 AF 아파트 공사 현장에 있었던 AL은 경찰 조사에서 당시 현장에 대하여 "J도 거들었죠. 대표님이 J에게 '너는 우리 회사 직원인데 여기서 뭐하는 것이냐'라고 말을 하니까 J가 '노조 교섭활동을 하는 것 뿐이다. 나는 노조다'라는 내용으로 말하였고, 대표님이 '그럼 현장에서 대체 기사를 두고 왔냐, AG에 보고를 했느냐'라고 물으니 '협상을 하러 온 것 뿐이다'라고 말을 자르면서 책상을 몇 차례 쳤습니다."라고 진술하여 피해자의 진술 내용과 부합하는 취지의 진술을 하였다(증거목록 순번 118번, 수사기록 2266쪽).
피고인들의 발언이 협박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공갈죄의 수단으로서의 협박은 사람의 의사결정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의사실행의 자유를 방해할 정도로 겁을 먹게 할 만한 해악을 고지하는 것을 말하고 여기에서 고지된 해악의 실현은 반드시 그 자체가 위법한 것임을 요하지 아니하며 해악의 고지가 권리실현의 수단으로 사용된 경우라고 하여도 그것이 권리행사를 빙자하여 협박을 수단으로 상대방을 겁을 먹게 하였고 권리실행의 수단 방법이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정도나 범위를 넘는다면 공갈죄가 성립한다(대법원 1993. 9. 14. 선고 93도915 판결, 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4도13615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들의 발언은 그 발언을 듣는 상대방인 피해자들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해악의 고지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피고인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인들의 발언 내용은 단순히 '집회를 개최하겠다', '투쟁을 하겠다'는 등으로 일반적 조치를 시사한 정도에 그친 것이 아니라 '이를 거부 시 현재 U에서 진행 중인 전국의 모든 현장의 공사가 어려워 질 것이다', '만약에 우리를 안 쓰면 앞으로 Y단체건, 비노건 상관없이 모두 쓰지 못하게 할 것이고, 공사를 중지시키겠다', '전국의 모든 AD 현장에서 준법투쟁을 벌여 공사를 방해하겠다'는 등으로 상대방이 영위하는 영업에 대하여 실현될 해악의 결과를 구체적으로 고지하는 내용이었다.
피고인들이 속한 K단체 L노동조합(이하 'L노조'라 한다)의 조직적 특성및 그 위력이 미치는 범위 등을 고려할 때 각 건설회사들이나 피해자들이 그 위력을 배제하기는 어렵고 위력 행사에 따른 불이익도 작다고 볼 수 없다. 실제 피해자들은 피고인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 경우 해당 공사현장 또는 다른 공사현장에서 공사가중단되거나 방해되는 일이 발생하고, 이 경우 상당한 손해가 발생하며, 이를 우려하여 피고인들이 요구하는 대로 L노조 소속의 조합원들을 고용하였다고 진술하였다(증거목록 순번 22번, 수사기록 180쪽, 증거목록 순번 43번, 수사기록 429쪽, 증거목록 순번62번, 수사기록 963쪽).
L노조와 ㈜U이 소속된 AM 및 AD㈜가 소속된 AN가 각 체결한 단체협약에는 '회사는 개설되는 현장에 조합원이라는 이유로 고용을 차별하지 않는다'라는 규정이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위 규정만으로 위 회사들이 조합원들을 반드시 고용할 법적 의무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므로, 피고인들이 피해자들에게 L노조 소속 조합원의 고용을 요구할 권한이 없고 이를 단체교섭의 대상으로 삼을 수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들은 피해자들로 하여금 다른 노조 소속 근로자들은 해고하라고 하면서 각 공사현장 별로 자신들이 임의로 정한 인원 이상의 조합원들을 고용하도록 압박할 목적으로 위와 같은 발언을 한 것이므로, 결국 피고인들이 위와 같은 발언을 한 의도나 목적이 정당하다고 볼 수는 없다.
제3자의 법인에 대한 법익을 침해하겠다는 내용의 해악을 고지한 것이 자연인인 피해자에 대한 협박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협박죄에 있어 협박이라 함은 일반적으로 보아 사람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킬 정도의 해악을 고지하는 것을 의미하며, 그 고지되는 해악의 내용, 즉 침해하겠다는 법익의 종류나 법익의 향유 주체 등에는 아무런 제한이 없다. 따라서 피해자 본인이나 그 친족뿐만 아니라 그 밖의 '제3자'에 대한 법익 침해를 내용으로 하는 해악을 고지하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피해자 본인과 제3자가 밀접한 관계에 있어 그 해악의 내용이 피해자 본인에게 공포심을 일으킬 만한 정도의 것이라면 협박죄가 성립할 수 있다. 이때 '제3자'에는 자연인뿐만 아니라 법인도 포함된다 할 것인데, 피해자 본인에게 법인에 대한 법익을 침해하겠다는 내용의 해악을 고지한 것이 피해자 본인에 대하여 공포심을 일으킬 만한 정도가 되는지 여부는 고지된 해악의 구체적 내용 및 그 표현방법, 피해자와 법인의 관계, 법인 내에서의 피해자의 지위와 역할, 해악의 고지에 이르게 된 경위, 당시 법인의 활동 및 경제적 상황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7. 15. 선고 2010도1017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해자 W은 ㈜U의 현장소장이고, 피해자 AE은 AD㈜의 현장소장인바, 위 피해자들은 피고인들이 요구하는 근로자들의 채용을 포함하여 당해 공사 현장에 관한 사실상의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는 점, ② 피해자들이 소속된 회사들은 하도급업체로서 피해자들이 관리하는 공사 현장에서 문제가 발생하여 공사가 지연될 경우 상당한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우려가 있고, 나아가 피고인들이 위협한 바와 같이 소속 회사의 다른 현장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될 경우 소속 회사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이므로 해당 현장의 현장소장인 피해자들이 이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될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앞서 본 바와 같은 피고인들이 속한 노조의 조직적 특성, 위력 등을 고려할 때 피고인들의 협박행위로 인하여 피해자들이 상당한 압박감을 느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들의 행위는 피해자들에 대한 협박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취업의 기회를 '재산상 이익'으로 볼 수 없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공갈죄는 다른 사람을 공갈하여 그로 인한 하자 있는 의사에 기하여 자기 또는 제3자에게 재물을 교부하게 하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함으로써 성립되는 범죄로서, 공갈의 상대방이 재산상의 피해자와 같아야 할 필요는 없고, 피공갈자의 하자 있는 의사에 기하여 이루어지는 재물의 교부 자체가 공갈죄에서의 재산상 손해에 해당하므로, 반드시 피해자의 전체 재산의 감소가 요구되는 것도 아니다(대법원 2013. 4. 11. 선고 2010도13774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조합원들이 공갈 행위를 통해 얻은 취업의 기회는 이를 바탕으로 현실적으로 노무를 제공한 후 그 대가로 금원을 교부받을 수 있는 법적인 지위를 의미하므로 재산상 이익으로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들이 지적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의 잘못이 없다.
피고인들의 행위는 적법한 노동조합 활동에 따른 정당행위로서 위법하지 않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자의 쟁의행위가 형법상 정당행위가 되기 위해서는, 첫째 그 주체가 단체교섭의 주체로 될 수 있는 자이어야 하고, 둘째 그 목적이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한 노사간의 자치적 교섭을 조성하는 데에 있어야 하며, 셋째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로조건 개선에 관한 구체적인 요구에 대하여 단체교섭을 거부하였을 때 개시하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합원의 찬성결정 등 법령이 규정한 절차를 거쳐야 하고, 넷째 그 수단과 방법이 사용자의 재산권과 조화를 이루어야 함은 물론 폭력의 행사에 해당되지 아니하여야 한다는 여러 조건을 모두 구비하여야 한다(대법원 2001. 10. 25. 선고 99도4837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3. 5. 23. 선고 2010도15499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① 피해자들 및 그 소속회사들이 피고인들이 소속된 노조의 조합원들을 고용하여야 할 법적인 의무는 없으므로, 피고인들에게 이를 요구할 권한이 없고, 이를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으로 보아 단체교섭의 대상으로 삼을 수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들은 피해자들로 하여금 각 공사현장 별로 자신들이 임의로 정한 인원 이상의 조합원들을 고용하도록 압박할 목적으로 '조합원들의 고용이 일정 수 이상 이루어지지 않으면 공사현장에서 집회 등을 하여 공사를 방해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이므로, 결국 피고인들이 위와 같은 발언을 한 의도나 목적이 정당하다고 볼 수는 없고, ② 발언의 내용 역시 해당 현장뿐 아니라 전국의 다른 현장에서도 공사의 진행을 방해하여 건설회사를 어렵게 하겠다는 것으로 그 수단과 방법이 상당하다고 볼 수 없으며, ③ 피고인들의 요구 사항은 결국 건설회사의 독자적인 판단에 의한 고용을 배제하고자 하는 것인바, 이는 위 운영자들의 경영권과 조화되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들의 행위가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볼 수는 없고, 피고인들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피고인들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원심은, 이 사건 범행은 L노조원인 피고인들이 소속 노조원들을 채용하도록 피해자들을 협박하여 소속 노조원들로 하여금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거나, 피해자들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려다 미수에 그쳤거나 위와 같은 범행의 증거를 은닉하였던 것인바, 노조원의 채용을 압박하는 행위는 채용시장의 공정한 경쟁질서를 근본적으로 해하는 것으로 그 사회적 폐해가 심각하고, 증거은닉 또한 정당한 수사를 방해하는 것으로서 그 죄질이 좋지 않으므로, 피고인들에 대하여 그에 상응한 엄한 처벌이 필요한 점, 다만, 피고인들이 대체로 이 사건 범행의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있는 점, 이 사건 각 범행에 있어서 피고인들의 각 지위 · 역할과 가담정도 및 공범인 M, N에 대한 관련 사건에서의 처벌 정도와의 형평성, 그 밖에 피고인들의 연령, 환경, 성행, 범행의 동기와 수단, 범행 전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을 종합하여 위와 같이 형을 정하였다.
피고인들이 주장하는 양형 사유는 원심이 피고인들에 대한 형을 정하면서 이미 충분히 고려한 사정들로 보이고, 항소심에서 양형 조건이 변화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으며, 위의 양형 조건들을 참작하면 원심의 형은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적정하다. 따라서 원심이 선고한 형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들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들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다만, 형사소송규칙 제25조 제1항에 따라 원심판결문 제9면 제2 내지 3행의 『"열명이 하루 이틀이면 끝날 작업을 열흘 정도 지연시켜서 할 수 있다. 내일부터는 직고용 요구로 무제한 집회를 하겠다.", 』 부분을 삭제하는 것으로 직권으로 경정한다<1>.
판사 위지현(재판장) 류호중 신지은
각주1) 위 2.의 가.의 3)항에서 살펴보았듯이 피해자 진술에 의하더라도 1.의 가.의 1)항의 표 순번 3번 기재 발언은 피고인 A이 한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 E도 위와 같은 발언을 하였는지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를 찾아볼 수 없는 점, 피고인 E, B, D(이하 '피고인 E 등'이라 한다)이 N과 공동하여 피해자 등 회사 관계자들을 상대로 집회 개최 중인 상태로 Y단체과의 계약을 파기하거나 K단체 조합원들을 직고용해달라는 법률상 의무 없는 일을 강요하였으나 미수에 그친 사실(공소사실 1.의 라.항 기재 공소사실)이 넉넉히 인정되는 이 사건에서 이 부분을 삭제하더라도 피고인 E 등의 강요행위의 정황 중 일부를 수정하는 것에 불과하여 이로 인하여 심판대상이 변경되었다고 볼 수 없고, 이 부분을 제외하더라도 피고인 E 등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어 위 피고인들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으로 불이익을 줄 우려도 없다고 볼 것인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공소장 변경 없이 직권으로 이 부분을 삭제하는 것으로 경정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