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판결

인천지방법원 2025. 8. 12. 선고 2024노4849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D은 피고인 운영하는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였으나, 개인사업자에 불과할 뿐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고, 피고인은 근로자 D과 일당 25만 원을 지급하기로 약정한 사실도 없다. 그런데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3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 즉, ① D은중부지방고용노동청 부천지청에서 피고인이 대표로 있는 C에서 환기구 설치 업무를 일 9.5시간, 일급 25만 원을 받기로 하였고, 근무기간은 2022. 12. 23.부터 2022. 12.29.까지인데 12월 임금 80만 원을 체불하였다고 진술한 점, ② D은 근로감독관과의 통화에서 C에서 2022년 11월 말일부터 12월 초까지 일당 25만 원씩 받기로 하고 4일을 근무할 당시 교통비를 포함하여 102만 원을 수령한 사실이 있고, 그 후 12월 말경에 다시 근무하면서 기존에 받았던 금액으로 알고 일을 시작했다고 진술하면서 이에 부합하는 통장사본을 제출한 점, ③ D이 중부지방고용노동청 부천지청에 피고인에 대한 진정서를 제출한 후 근로감독관이 C에 전화를 하였는데, 수화자인 C의 관리인은 D을 알고 있고 체불임금이 80만 원이 맞다고 진술하였으며, 그 이후에도 임금액수에 대한 이의 제기 없이 사업자등록증을 확인해 줄 것만 요구하였던 점, ④ 피고인도 2023. 4.12. 근로감독관과 전화 통화당시 임금액수에 대하여는 아무런 이의 없이 작년 12월부터 운영이 어려워서 그랬다고만 진술한 후 연락이 두절된 점, ④ 피고인이 중부지방고용노동청 부천지청에 출석하여 진술할 당시 D이 C에서 처음 일할 때에는 일당 25만 원씩 받았는데 그것은 C 이사가 그렇게 얘기해서 돈을 지급했던 것이고, 그 이후에 자신이 D의 일당을 알고 나서 그렇게 줄 수 없고, 일당 18만 원으로 지급하겠다고 D에게 문자로 이야기했다고 진술하였으나, 이러한 문자도 D이 이미 근로를 제공한 뒤인 2023. 3. 15.에 보낸 것인 점, ⑤ 피고인이 D에게 일당이 18만 원이라고 기재하여 보낸 메시지는 D이 근무한 이후에 D에 대하여 일방적으로 보낸 문자메시지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근로자 D에게 2022년 12월 임금 80만 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나.

이 법원의 판단

(1)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계약이 민법상의 고용계약이든 또는 도급계약이든 그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5. 4. 14. 선고 2004도1108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D은 피고인 운영의 사업장인 C에서 2022. 12. 23.부터 2022. 12. 29.까지 일 9.5시간, 일급 25만 원을 지급받기로 하고 피고인 측의 지시에 따라 환기구 설치 업무를 수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을 앞서 본 관련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D은 피고인이 경영하는 사업장에서 일급 명목의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보아야 하므로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 소정의 근로자에 해당한다.

(2)

현행 형사소송법상 항소심은 속심을 기반으로 하되 사후심적 요소도 상당 부분 들어 있는 이른바 사후심적 속심의 성격을 가지므로 항소심에서 제1심판결의 당부를 판단할 때에는 그러한 심급구조의 특성을 고려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항소심이 그 심리과정에서 심증의 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객관적 사유가 새로 드러난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제1심의 판단을 재평가하여 사후심적으로 판단하여 뒤집고자 할 때에는, 제1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 한 합리적인 사정이 있어야 하고, 그러한 예외적 사정도 없이 제1심의 사실인정에 관한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 그것이 형사사건의 실체에 관한 유죄·무죄의 심증은 법정 심리에 의하여 형성하여야 한다는 공판중심주의, 그리고 법관의 면전에서 직접 조사한 증거만을 재판의 기초로 삼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의 정신에 부합한다(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6도18031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의 이유를 앞서 본 관련 법리에 비추어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와 대조하여 살펴보고, 여기에 D은 피고인에 대하여 체불임금 80만 원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는데,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김포시법원 2023가소63957 사건에서 2023. 11. 2. "피고인은 D에게 80만 원과 이에 대하여 2023. 1. 13.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판결이 선고되어 그대로 확정된 사실은 이 법원에 현저한 점 등의 사정을 보태어 보면, 피고인은 근로자 D의 임금80만 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3)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은 정당하므로,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3.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 범위를 벗어나지 않은 경우 항소심으로서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은 근로자 D에게 체불임금 80만 원 중 52만 원을 지급하였다고 보이는 점, 피고인이 미지급한 임금의 액수가 그다지 많지 않은 점, 피고인은 1991년경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죄로 벌금 20만 원을 선고받은 외에 별다른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의 사정은 피고인에 대한 유리한 정상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근로자 D에게 임금 80만 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은 사안으로서 그 죄질이 결코 가볍지 않은 점, 피고인은 근로자 D으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그럼에도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을 부인하면서 자신의 책임마저 회피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점 등의 사정은 피고인에 대한 불리한 정상에 해당한다.

위와 같은 여러 사정에 당심에 이르러 원심의 형을 달리할 만한 특별한 사정변경은 없는 것으로 보이고,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나 경위, 범행의 수단 및 방법,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의 조건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선고한 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되지 아니한다. 따라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수환(재판장) 진원두 신순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