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판결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 2024. 12. 12. 선고 2023가단58549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1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2. 6. 2.부터 2024. 12. 12.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피고는 2004. 12. 13. 체결한 단체협약 제30조 제2항에 따라 원고 조합원에 대한 인사조치 시 사전 통보를 받을 권리 및 사전 협의를 할 권리가 원고에게 있음을 확인하고, 위 단체협약 제114조가 유효하게 존속함을 확인한다.

3.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4.

소송비용 중 1/3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5.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 지위

원고는 군산 C조합 소속 근로자를 조직 대상으로 하여 설립된 지역단위 노동조합으로, 당초 D노동조합 산하 E지부에서 2015. 3. 18. 조직변경 절차를 거쳐 설립되었다. 피고는 1972. 8. 18. 설립되어 금융 및 농산물 판매업 등을 하는 법인이다.

나.

단체협약의 체결 및 관련 쟁송

1)

D노동조합은 E지부를 위하여 2004. 12. 13. 피고와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 한다). 이 사건과 관련된 규정은 다음과 같다.

2)

피고는 2021. 3. 12. 원고에 단체협약 해지를 통보하였고, 위 해지통보에 따라 2021. 9. 19. 단체협약이 실효되었다고 주장하였다.

3)

원고는 2021. 9. 8. 이 법원에 단체협약효력유지가처분을 신청하였고(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 2021카합1095), 법원은 2022. 1. 24. ‘2004. 12. 13. 체결한 단체협약의 효력을 2022. 12. 13.까지 유지한다’는 결정을 하였다.

4)

피고는 2022. 12. 14. 원고에게 단체협약 해지를 통보하였다.

다.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 결과

1)

원고는 전북지방노동위원회에 피고의 단체교섭 거부·해태 부당노동행위 및 노동조합 운영에 대한 지배·개입에 의한 부당노동행위를 주장하면서 구제신청을 하였다. 전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22. 3. 3. ‘임금교섭 요청에 응하지 않은 행위가 단체교섭 거부·해태 부당노동행위이고, ㉠ 2022. 1. 1.부터 조합비 일괄공제를 중단한 행위, ㉡ 2021. 11. 16. 개최된 2021년 제12차 이사회에 안건으로 상정된 직제규정 개정에 대해 협의하지 않고, 2021. 12. 13. 개최된 2021년 제13차 이사회 개최 사실과 그 결과를 원고에게 통보하지 아니한 행위, ㉢ 원고와 협의 없이 2021. 10. 8. 및 2021. 11. 30. 인사발령을 한 행위, ㉣ 2021. 11. 24. 단체협약 실효로 노동조합 활동이 근무시간으로 인정받을 수 없으니 근태관리에 주의를 기울이라는 문서를 보낸 행위 등(이하 ㉠ 내지 ㉣ 행위를 ’이 사건 쟁점행위‘라 한다)이 노동조합 운영에 대한 지배·개입에 의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구제신청 일부 인용 판정을 하였다(전북G).

2)

피고가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22. 6. 2. ‘임시총회에서 급여비교표를 배포한 행위 및 사업계획총회에서 원고 노동조합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자료를 배포한 행위에 대하여 부당노동행위로 인정한 부분을 취소하고, 이 사건 쟁점행위에 대해서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재심신청을 일부 기각하였다(중앙H).

라.

인사발령 관련 쟁송

1)

원고는 2023. 1. 19. 군산시청 및 전북지방노동위원회에 쟁의행위를 신고하였고, 이 사건 단체협약 제114조에서 쟁의기간 중에는 인사조치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음에도 피고가 조합원들에 대한 인사조치를 하였다.

2)

이에 원고는 이 법원에 인사발령정지가처분을 신청하였고(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 2023카합10078), 법원은 ‘2023. 1. 19.자 쟁의행위가 종료될 때까지 원고 조합원에 대하여 징계, 해고, 이동 등을 포함한 인사발령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결정을 하였다.

3)

피고가 위 가처분결정에 대하여 이의신청을 하였으나 2023. 12. 21. 가처분이 그대로 인가되었고(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 2023카합10093), 피고의 항고[광주고등법원(전주) 2023라1070] 및 재항고(대법원 2024마6340)가 모두 기각되어 2024. 7. 30.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9, 13, 1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손해배상청구에 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피고의 이 사건 쟁점행위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또한 피고의 원고 조합원에 대한 2023. 6. 4., 2023. 6. 15. 및 2023. 7. 4. 등 인사조치는 이 사건 단체협약 제114조에 위반하여 쟁의기간 중에 이루어진 것으로 원고 노동조합에 대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이러한 부당노동행위는 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와 같은 부당노동행위로 원고가 입은 비재산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관련 법리

사용자가 노동조합의 조직 또는 운영에 지배·개입하는 행위가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는 정도에 이른 부당노동행위로 인정되는 경우에 그 지배·개입행위는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노동조합의 단결권을 침해하는 위법한 행위로 평가되어 노동조합에 대한 불법행위가 되고(대법원 2006. 10. 26. 선고 2004다11070 판결 참조), 사용자는 이로 인한 노동조합의 비재산적 손해에 대하여 위자료 배상책임을 부담한다(대법원 2020. 12. 24. 선고 2017다52118 판결 참조).

다.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의 이 사건 쟁점행위 및 쟁의기간 중 인사조치는 부당노동행위로서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는 정도에 이르러 원고 노동조합의 단결권을 침해하는 위법한 행위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그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➀ 피고의 이 사건 쟁점행위는 전북지방노동위원회의 초심판정,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에서 모두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되었다.

➁ 이 사건 쟁점행위는 아래와 같이 원고 노동조합의 조직과 활동을 위축시키고자 하는 의도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 이 사건 단체협약 제17조에서 조합비를 급여에서 일괄 공제하도록 정하고 있고 이에 따라 조합비를 공제하여 왔음에도 피고는 2022. 1. 1.부터 조합비를 공제하지 않겠다고 통보한 후 실제 조합비를 공제하지 않았다. 특히 ‘2022. 12. 13.까지 이 사건 단체협약의 효력을 유지한다’는 2022. 1. 24. 법원의 가처분결정에도 불구하고 그 이후에도 조합비를 공제하지 않았다.

㉡ 이 사건 단체협약은 노동조건과 관련된 규정 제정 또는 개폐 시 사전에 조합과 협의하여야 하고(제6조 제1항) 이사회 개최시 심의안건을 공개하고 그 결과를 지체 없이 공개하도록 정하고 있다(제20조 제2항). 피고는 원고 노동조합과 협의를 하지 아니한 채 2021. 11. 6. 근로기준법 개정사항 반영 등을 사유로 하는 직제규정 개정을 안건으로 하여 2021년 제12차 이사회를 개최하였고, 2021. 12. 13. 개최된 2021년 제13차 이사회 개최 사실과 결과를 원고 노동조합에 통보하지 아니하였다. 이로써 원고 노동조합이 조합원의 의사를 대변할 기회를 박탈하였다.

㉢ 이 사건 단체협약에서 조합원의 인사조치 전에 원고 노동조합과 사전에 협의하도록 규정하고 있고(제30조 제2항) 그동안 원고 노동조합은 협조 날인 등의 방법으로 사전 협의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원고 노동조합과 아무런 사전 협의 없이 2021. 10. 8. 및 2021. 11. 30. 조합원에 대한 인사발령을 진행하여 인사와 관련한 조합원의 의사를 대변할 기회를 박탈하였다. 피고는 2022. 8. 30. 사전 협의 없이 한 인사발령에 대하여 부당노동행위가 아니라는 법원(대전지방법원 2023구합201613)의 판단이 있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2022. 8. 30. 인사발령 전에 원고 노동조합에 인사발령 협조 공문을 보내는 등 이 사건 2021. 10. 8. 및 2021. 11. 30. 인사발령과는 사안을 달리하여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 피고는 원고 노동조합이 2021년 임금교섭을 위한 일정을 회신해달라고 요청하자 2021. 11. 24. ‘단체협약의 실효로 노동조합 활동이 근무시간 내 인정받을 수 없으니 근태관리에 주의를 바라며, 이로 인한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도록 유념 바랍니다’라고 회신하였다. 단체교섭 참석은 조합활동으로서 통상근무로 간주됨에도(이 사건 단체협약 제11조) 위와 같이 회신하여 조합활동과 단체교섭권을 위축시켰다.

➂ 이 사건 단체협약상 쟁의기간 중에는 인사조치를 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고(제114조), 특히 원고 노동조합의 2023. 1. 19. 쟁의행위가 종료될 때까지 인사발령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법원의 판단[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 2023카합10078, 2023카합10093, 광주고등법원(전주) 2023라1070, 대법원 2024마6340]까지 있었음에도 피고는 위 쟁의기간 중 수차례 조합원들에 대한 인사조치를 하였다(2023. 6. 4., 2023. 6. 15., 2023. 7. 4., 2023. 12. 18., 2023. 12. 29 등). 특히 피고는 원고 노동조합을 탈퇴하는 조합원에게 승진 또는 본점 발령을 하는 등 조합원들의 탈퇴를 유도함으로써 인사권 행사를 통하여 조합원들의 단결이나 쟁의행위에 대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단결권을 저해하였다.

➃ 피고는 단체협약 해지 통보 등 이 사건 단체협약 효력에 대한 법적 다툼이 있어 위법행위에 대한 고의·과실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단체협약 유효기간 만료 무렵 단체협약을 체결하고자 하는 교섭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바, 새로운 단체협약 체결 교섭을 전제로 한 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2조 제3항(2021. 1. 5. 법률 제1786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1>이 적용된다고 보기 어렵고, 이는 문언적 해석상 비교적 명백하다. 오히려 이 사건 단체협약 유효기간 만료 30일 이내 원고나 피고의 갱신요구안 제출 등 요구가 없었으므로 단체협약은 2년 단위로 자동 연장되었다(부칙 제3조). 따라서 피고의 해지 통보가 부적법하여 이 사건 단체협약이 유효하였음은 비교적 명백하고 또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더라면 그러한 사정을 쉽게 알아볼 수 있는데도 단체협약이 실효되었다고 주장하며 이 사건 쟁점행위 등을 하였으므로, 고의·과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➄ 피고는 원고 노동조합 조직변경의 효력 등에 문제가 있어 고의·과실을 인정할 수 없다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산업별 노동조합인 D노동조합 노조의 하부조직인 E지부는 지역별 단위 노동조합과 유사한 근로자단체로서 독립성이 인정되고, 제명처분의 효력이 정지되어 적법한 조직변경의 절차를 거쳐 동일한 인적구성을 가진 독립한 지역별 단위 노동조합인 원고로 전환하였으므로(갑 제3호증),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특히 피고가 원고로부터 2015. 3. 20.경 위와 같은 조직변경통보를 받고도 이 사건 쟁점행위 등이 있기까지 약 6년이 넘는 기간 동안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고 이 사건 단체협약을 근거로 원고와 근로조건 등을 협의하여 왔음에 비추어 보더라도 위 주장은 이유 없다.

➅ 나아가 피고는 2022. 7. 19.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 사건(전북I)에서 화해가 성립되어 그 이전 행위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묻는 것이 신의칙에 반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위 구제신청 사건에서 부당노동행위는 특별상여금 미지급, 개인정보보호법 및 복무규정 위반 공문을 보낸 행위 등에 관한 것으로서(을 제3호증) 이 사건에서 문제 삼는 행위와는 별개의 것이다. 따라서 위 사건(전북I) 신청취지와 관련하여 향후 일체의 민·형사 및 행정상 어떠한 방법으로도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한다고 화해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쟁점행위 등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데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

라.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원고 노동조합과 피고의 관계, 피고 회사의 부당노동행위 내용과 경위 및 결과, 이로 인한 원고의 노동조합 활동 침해 정도 등 변론에 나타난 제반사정을 고려할 때, 피고가 원고에게 배상하여야 할 위자료의 액수는 10,000,000원으로 정한다.

마.

소결

피고는 원고에게 위자료 1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2022. 6. 2.부터 피고가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상당한 이 판결선고일인 2024. 12. 12.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단체협약 규정 존속 확인 청구에 대한 판단

단체협약이 실효되었다고 하더라도 임금, 퇴직금이나 노동시간, 그 밖에 개별적인 노동조건에 관한 부분은 그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근로계약의 내용이 되어 그것을 변경하는 새로운 단체협약, 취업규칙이 체결·작성되거나 또는 개별적인 근로자의 동의를 얻지 아니하는 한 개별적인 근로자의 근로계약의 내용으로서 여전히 남아 있어 사용자와 근로자를 규율하게 된다(대법원 2000. 6. 9. 선고 98다13747 판결, 대법원 2007. 12. 27. 선고 2007다51758 판결 등 참조).

피고가 2022. 12. 14. 원고에게 단체협약 해지를 통보하여 해지되었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새로운 단체협약이 체결되지 아니하였음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한편 이 사건 단체협약 제30조 제2항(원고 조합원에 대한 인사조치 시 사전 통보를 받을 권리 및 사전 협의를 할 권리) 및 제114조(쟁의행위 중 신분보장)는 개별적인 노동조건에 관한 부분으로 개별 근로계약의 내용으로 여전히 남아 사용자와 근로자를 규율한다. 이와 달리 집단적 노동관계에 관한 규정으로 규범적 부분이 아니라는 취지의 피고 주장은 이유 없고,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위 조항의 효력 존속 여부에 대하여 다투고 있는 이상 원고로서는 위 권리 존속의 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박성구

각주1) 제32조(단체협약 유효기간의 상한) ③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이 만료되는 때를 전후하여 당사자 쌍방이 새로운 단체협약을 체결하고자 단체교섭을 계속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단체협약이 체결되지 아니한 경우에는 별도의 약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종전의 단체협약은 그 효력만료일부터 3월까지 계속 효력을 갖는다. 다만, 단체협약에 그 유효기간이 경과한 후에도 새로운 단체협약이 체결되지 아니한 때에는 새로운 단체협약이 체결될 때까지 종전 단체협약의 효력을 존속시킨다는 취지의 별도의 약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에 따르되, 당사자 일방은 해지하고자 하는 날의 6월전까지 상대방에게 통고함으로써 종전의 단체협약을 해지할 수 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