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D의 근로자 E, F에 관한 각 근로기준법위반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각 파기한다.
피고인 A, B을 각 벌금 700,000원, 피고인 C를 벌금 500,000원, 피고인 D을 벌금 300,000원에 각 처한다.
피고인들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각 5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들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들에 대하여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각 명한다.
피고인 D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자 G에 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대한 공소를 기각한다.
검사의 피고인 D에 대한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A, C -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
피고인 C는 악기판매업을 하는 자이고 건축업에는 문외한인데 유한회사 H(이하 'H'이라 한다)의 전신인 유한회사 I(이하 'I'이라 한다)에 채권을 가지게 된 기화로 H의 대표이사로 취임하게 되었으며, 취임 이후에도 H에 자금을 투자하였을 뿐 공동대표이사인 상피고인 B에게 대표권한을 포괄적으로 위임하여 회사 운영에는 실질적으로 전혀 관여한 바가 없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게 금품을 지급하여야 하는 '사용자'가 아님에도, 원심은 피고인 C가 사용자임을 전제로 하여 근로자 E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또는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피고인 A, C는 E의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하기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으나 H이 부도가 나는 등 경영부진으로 인한 자금사정 악화로 인해 지급할 수 없었던 것이고, 이는 설령 피고인들의 행위가 근로기준법 제112조 위반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그 책임을 조각하는 사유에 해당하여 죄가 되지 아니함에도 원심은 피고인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책임조각사유에 관하여 사실오인 또는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검사 - 법리오해
근로기준법 제36조 단서의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규정은 사용자와 근로자간 합의에 의해 근로기준법 제36조 본문의 임금 및 보상금 기타 일체의 금품 지급에 관한 법정기일 14일을 연장할 수 있다는 의미일 뿐이고, 사용자가 그 합의기간 내에 금품을 지급하지 않을 경우에는 근로기준법 제36조 위반죄가 성립한다고 해석해야 한다. 그럼에도, 원심은 근로자 J, G 및 F이 H을 퇴직하는 당일 또는 그 전날 피고인들과 사이에 임금과 퇴직금의 액수 및 그 지급기일에 관하여 합의를 하였으므로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자 J, G, F에 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은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피고인들에게 각 무죄를 선고하였는바, 원심판결에는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피고인 A, C의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① 2002. 5. 14. I은 실체는 유지하되 회사 명칭만을 H로 변경하는 등기를 마친 사실, ② I은 2002. 8. 22.자로 부도가 난 사실, ③ 피고인들은 위 I의 채권자들로서 I이 자금난으로 인해 당시 진행하던 전북 임실군 K 소재 아파트 공사를 마무리 짓지 못하게 되자 공사진행을 위해 자신들을 H 대표이사로 등재한 사실, ④ 피고인 A, D은 등기상 2002. 11. 12. 대표이사직에서 해임되었으나 A은 그 후로도 공동피고인인 대표이사 B, C의 위임을 받아 실질적으로 H의 업무를 처리하였고, D도 회사를 대표하여 2002. 12. 5. H 근로자들과 임금 등의 지급에 대하여 합의를 하는 등 2002. 12.경까지는 대표이사 업무를 수행한 사실, ⑤ 피고인 C는 2002. 6. 13.부터 2002. 7. 26.까지, 다시 2003. 2. 6.부터 현재까지 H에 공동대표이사로 등기되어 있는 사실, ⑥ 피고인 C는 H 공동대표권을 피고인 B에게 위임하여 B으로 하여금 대표권을 행사하게 하고 자신은 H 사업자금을 계속적으로 제공한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 C의 주장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근로기준법 제112조의 주체는 '사용자'이고, '사용자'라 함은 사업주 또는 사업경영담당자 기타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근로기준법 제15조)를 말한다. 피고인 C가 H의 공동대표이사로 선임됨으로써 제도적으로 근로기준법의 각 조항을 이행할 권한과 책임이 부여되었다고 할 것이고, 피고인이 공동대표권을 피고인 B에게 위임하여 위 회사에서 실질적인 업무를 행한 바 없다 하더라도 위 회사로부터 부여받은 임금 등의 지급에 관한 권한이나 책임이 소멸되었다고 할 수 없으므로 피고인은 이 사건 금품청산의무위반에 대한 책임을 부담하여야 할 사용자에 해당한다. 피고인 C의 이 점에 관한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인 A, C 주장에 관한 판단
근로기준법 제112조, 제36조에서 정하는 임금 및 퇴직금 등의 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는 사용자가 그 지급을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으나 경영부진으로 인한 자금사정으로 지급기일 내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사회통념에 비추어 인정되는 경우에는 면책될 수 있지만, 단순히 사용자가 경영부진으로 자금압박을 받아 이를 지급할 수 없었다는 것만으로는 그 책임을 면할 수 없다(대법원 2002. 11. 26. 선고 2002도649 판결 등 참조).
더욱이 이와 같이 경영부진으로 인한 자금사정으로 근로자들의 임금 등을 그 지급기일 내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은 책임조각사유로서 이를 주장하는 피고인들에게 그 입증책임이 있다고 할 것인데, 당시 H의 자금사정 및 근로자들의 임금 등을 지급기일 내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을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으므로(원심에서 피고인들이 변소자료로 제출하고 있는 통장내역 및 L은행 사실조회서는 H의 전신인 I의 자금사정을 나타내는 것에 불과하여 이를 근거로 피고인들의 변소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피고인 A, C의 이 점에 관한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인 B의 항소에 관한 판단
피고인 B은 2004. 12. 22. 원심판결에 대하여 항소를 제기한 뒤, 2007. 3. 27. 소송기록 접수 통지서를 송달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때로부터 적법한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인 20일 이내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지 않았음이 기록상 분명하고, 항소장에도 항소이유의 기재가 없을 뿐만 아니라, 달리 직권조사사유를 발견할 수도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항소에 대하여는 형사소송법 제361조의4 제1항에 따라 결정으로 항소를 기각하여야 하나,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검사의 항소를 받아들여 원심판결을 파기하는 이상 따로 주문에서 피고인 B의 항소를 기각하지는 않기로 한다.
검사의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 A, B, C에 대한 부분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① 피고인 A, D은 2002. 12. 5. 공동경영자들을 대표하여 근로자 J, G와 사이에 J, G를 비롯한 근로자 5명의 미지급 급여 및 경비 등 합계 81,640,650원을 지급하기로 하되 그중 10,000,000원은 2002. 12. 30.까지 현금으로 지급하고 나머지는 H이 공사중이던 M아파트 24평형 두 세대로 대물변제 하기로 하는 내용의 서면합의를 한 사실, ② 피고인 B, C를 대리한 피고인 A은 2003. 6. 27. 근로자 F과 사이에 급여 명목으로 7,879,500원을 같은 해 7. 20.까지 지급하기로 서면합의한 사실, ③ 피고인들은 위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을 그 합의기간이 경과하도록 지급하지 아니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살피건대, 퇴직한 근로자의 생존권 등을 보장하기 위하여 제정된 근로기준법 제36조는 사용자에게 근로자의 사망 또는 퇴직일로부터 14일 내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도록 강제하고, 사용자가 14일이 경과하도록 금품청산을 하지 아니하면 바로 근로기준법위반죄가 성립한다. 다만, 근로기준법 제36조 단서에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간 합의에 의해 그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이와 같은 규정의 취지가 기일 연장 약정의 유예 기간을 경과할 때까지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사용자에게 금품청산의무위반죄를 면하게 하는 취지가 아님이 명백하다. 그럼에도, 원심은 당시 H의 재정능력이 위 금품을 지급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어 근로기준법 제36조 후단의 지급기일 연장이 허용되는 특별한 사정에 해당하고, 당사자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가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피고인들에게 각 무죄를 선고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따라서 이 점을 지적하는 검사의 항소논지는 이유 있다.
피고인 D에 대한 부분
근로자 G의 임금미지급의 점
직권으로 살피건대, 2005. 3. 31. 법률 제7465호로 개정된 근로기준법은 같은 법 제36조의 규정을 위반한 자에 대하여는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것으로 제112조 제2항을 신설하여, 위 신설규정은 부칙 제1항에 의하여 2005. 7. 1.(이 사건 원심판결 선고일 이후이다)부터 시행되었고, 기록에 의하면 G는 원심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피고인 D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명시적으로 표시한 사실이 인정되므로(공판기록 92쪽),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6호에 규정된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죄를 논할 수 없는 사건에 대하여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표시가 있거나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가 철회되었을 때'에 해당하여 이 부분 공소를 기각하여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원심판결 중 피고인 D의 근로자 G에 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대한 부분은 위법하므로 검사의 항소이유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파기를 면할 수 없다.
근로자 J의 임금미지급의 점
앞서 본 제2의 다.(1)과 같은 이유로 원심판결에는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검사의 이 부분 항소논지는 이유 있다.
근로자 F의 임금미지급의 점
앞서 본 제2의 가.(1) 및 다.(1)에 의하면, ① 피고인 D은 2002. 11. 12. H 대표이사직에서 해임되었으나 2002. 12. 15. 공동피고인 A과 함께 J, G 등 근로자 5명의 임금 및 퇴직금에 관한 합의를 하는 등 2002. 12.경까지는 사실상 대표이사직을 수행하였고 해임등기는 2003. 2. 6. 경료된 사실, ② 근로자 F은 2003. 6. 27. H 대표이사 피고인 B, C를 대리한 피고인 A과 급여 명목으로 7,879,500원을 같은 해 7. 20.까지 지급받기로 서면합의한 사실, ③ F은 2003. 6. 28.자로 위 H을 퇴직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근로기준법 제112조 위반죄는 사업주가 법인일 경우에는 14일이 경과할 당시에 퇴직금 등의 지급 권한을 갖는 대표자가 그 체불로 인한 죄책을 짐이 원칙이고, 14일이 경과하기 전에 퇴직 등의 사유로 그 지급 권한을 상실하게 된 대표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죄책을 지지 않는다(대법원 1995. 11. 10. 선고 94도1477 판결 참조).
위에서 인정된 사실에 의하면, 피고인 D은 F의 임금 지급 약정일인 2003. 7. 20. 당시 임금지급 권한이 있는 사용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볼 수 없고, 달리 피고인 D이 위 임금 체불에 대한 책임을 져야 될 사정이 있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결국, 피고인 D의 근로자 F에 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은 적법하고,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어 이 부분에 대한 검사의 항소논지는 이유없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피고인 A, B, C의 무죄부분에 대한 항소는 모두 이유 있고, 위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판결의 유죄부분과 무죄부분의 공소사실은 각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단일한 선고형으로 처단하여야 할 것이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A, B, C에 대한 부분은 유죄부분을 포함하여 전부 파기될 수밖에 없고(피고인 A, C의 원심판결 유죄부분에 대한 항소는 이유 없으나 위와 같이 원심판결 중 위 피고인들에 대한 부분 전부가 파기되는 이상 따로 주문에서 피고인 A, C의 항소를 기각하지는 아니한다), 검사의 피고인 D에 대한 항소 중 근로자 J에 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대한 항소는 이유 있으며, 원심판결 중 피고인 D의 근로자 G에 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대한 부분에는 앞에서 본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 중 피고인 D의 근로자 E, F에 관한 각 근로기준법위반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각 파기하고, 검사의 피고인 D에 대한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변론을 거쳐 다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