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지방법원판결

전주지방법원 2019. 4. 18. 선고 2018가합3624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가.

인정사실

1)

원고들은 2017. 10. 20. R 주식회사(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를 채무자로 하여, 이 사건 회사에 대한 '임금 및 연월차 상여금, 퇴직금 청구채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피고를 제3채무자로 삼아, 이 사건 회사가 피고에 대하여 가지는 아래 채권(이하 '이 사건 채권'이라 한다)에 관하여 전주지방법원 2017카단2360호로 채권가압류신청을 하였고, 위 신청을 인용하는 위 법원의 2017. 10. 26.자 채권가압류결정(이하 '이 사건 가압류결정'이라 한다)이 2017. 10. 31. 피고에게 송달되었다.

2)

원고들은 2018. 8. 16. 위 가압류를 본압류로 이전하는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았고(전주지방법원 2018타채5944호), 피고는 2018. 8. 21. 위 명령을 송달받았다.

3)

이 사건 채권의 발생근거가 된 이 사건 회사와 피고 사이의 보험계약은 2016. 9. 30.경 전북 완주군 T에 있는 이 사건 회사의 공장에 관하여 체결된 재산종합보험계약이었다.

4)

2017. 9. 22.경 이 사건 회사의 공장에 화재가 일어나 위 보험계약에서 정한 보험사고가 발생하였다. 이에 피고는 위 보험사고로 지급하여야 할 보험금, 즉 이 사건 채권액을 807,128. 987원으로 산정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

나.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채권의 채무자인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채권의 추심권자인 원고들에게 그 추심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의 항변에 관한 판단

가.

항변의 요지

피고는 이 사건 채권의 선순위 질권자인 중소기업은행에 질권금액인 7억 4,000만 원을 지급하였고, 나머지 67,128,987원은 모두 공탁하였으므로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에 응할 의무가 없다.

나.

판단

1)

질권자는 다른 채권자보다 자기 채권을 우선적으로 변제받을 권리가 있고(민법 제329조), 이는 지명채권 등 재산권을 목적으로 하는 권리질권의 경우에도 동일하다(민법 제355조), 그리고 이러한 채권질권의 질권자는 입질되는 채권의 채무자, 즉 제3채무자에게 그 입질 채권을 직접 청구할 수 있고, 입질채권의 목적물이 금전인 때에는 제3 채무자에게 자기채권의 한도 내에서 이를 직접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353조 제1, 2항). 나아가 지명채권을 목적으로 한 질권의 설정은 확정일자 있는 증서에 의한 제3채무자에 대한 통지나 승낙이 있는 경우 제3채무자는 물론 기타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데(민법 제349조, 제450조), 여기의 제3자에는 입질된 채권을 압류한 질권설정자의 채권자도 포함된다.

한편 추심명령에 따른 추심권은 집행채권자가 채무자에 갈음하여 제3채무자에 대하여 피압류채권의 이행을 청구하고 이를 수령하여 원칙적으로 자기의 채권의 변제에 충당할 수 있도록 하는 권한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추심권자인 집행채권자는 채권의 추심에 필요한 채무자의 제3채무자에 대한 일체의 권리, 즉 피압류채권을 채무자에 갈음하여 자기 명의로 재판상 또는 재판 외에서 행사하는 것일 뿐, 자신의 채무자에 대한 집행채권 자체의 이행을 구할 권리는 없고, 설령 자신의 집행채권이 우선변제적 효력이 있는 채권이라고 하더라도 채무자 또는 채무자의 다른 채권자가 아닌 추심명령의 제3채무자에게는 그러한 우선변제적 효력을 주장할 수는 없다.

반면 제3채무자는 피압류채권과 관련하여 채무자에 대하여 발생한 실체법상의 모든 항변으로 추심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고, 나아가 피압류채권에 관한 채권자의 경합이 없더라도 그 채권을 공탁, 즉 집행공탁함으로써 자신의 채무자에 대한 채무소멸의 효과를 주장할 수 있다(민사집행법 제248조 제1항).

2)

을 제1, 5, 6, 7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중소기업은행이 이 사건 가압류결정 이전인 2016. 9. 30. 이 사건 회사로부터 이 사건 채권에 관하여 질권금액 7억 4,000만 원의 질권(이하 위 질권을 '이 사건 질권'이라 한다)을 설정받았고, 이 사건 채권의 채무자인 피고가 2016. 10. 11. 확정일자 있는 증서에 의해 이러한 질권설정을 승낙한 사실, 중소기업은행이 2018. 6. 25. 피고에게 이 사건 채권의 질권자로서 이 사건 채권의 지급을 청구하였고, 피고는 2018. 7. 12. 중소기업은행에 이 사건 질권의 질권금액인 7억 4,000만 원을 지급한 사실, 피고가 이 사건 소가 제기되기 직전인 2018. 8. 9. 피공탁자를 이 사건 회사로 하여 전주지방법원 2018년 금제 2541호로 민사집행법 제248조 제1항 등에 따라 제1의 가. 4)항에서 본 바와 같이 산정된 보험금 807,128,987원에서 위와 같이 지급된 질권금액을 공제한 나머지 67,128,987원(= 807,128,987원 - 7억 4,000만 원)을 집행공탁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3)

위 인정사실을 앞서 본 관련 법령과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중소기업은행은 이 사건 채권에 관하여 이 사건 질권을 적법하게 취득하였고, 이를 이 사건 채권의 채무자이자 이 사건 질권의 제3채무자인 피고는 물론 제3자인 원고들에 대해서도 대항할 수 있다. 그리고 피고가 이 사건 채권의 질권자인 중소기업은행의 우선변제적 효력에 기초한 직접 청구에 응하여 이 사건 채권 중 7억 4,000만 원을 지급한 이상, 그 범위 내에서 이 사건 채권은 적법하게 소멸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아가 이 사건 채권 중 나머지 67,128,987원도 이 사건 가압류결정 이후 이루어진 피고의 집행공탁으로 인해 역시 소멸함으로써 피고가 이 사건 채권의 추심권자인 원고들에게 지급해야 할 채무액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의 항변은 이유 있다.

4)

한편 원고들은, 근로기준법 제38조에 의하면 임금 기타 근로관계로 인한 채권은 우선변제권이 있으므로, 피고가 이 사건 가압류결정을 송달받아 우선변제권 있는 임금채권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상, 이 사건 채권의 질권자에게 우선 지급하였다는 이유를 들어 원고들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주장하나,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받아들일 수 없다.

우선 원고들의 이 사건 가압류결정 피보전채권이 질권 등 담보권에 따라 담보된 채권보다도 우선하여 변제되는 근로기준법 제38조 제2항 및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12조 제2항에서 정한 '최종 3개월분의 임금, 최종 3년간의 퇴직급여 등'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구체적인 주장이나 증명이 없다.

다음으로 설령 원고들의 이 사건 가압류결정 피보전채권이 위 '최종 3개월분의 임금, 최종 3년간의 퇴직급여 등'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이 이 사건 소송으로 피고에게 그 이행을 구할 권리, 즉 원고들의 추심권능은 원고들이 주장하는 위와 같은 우선변제권이 있는 임금채권 등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이 사건 회사의 피고에 대한 일반채권에 불과한 이 사건 채권에 대한 것에 불과하므로,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원고들이 주장하는 위와 같은 우선변제적 효력은 이 사건 채권의 채무자에 불과한 피고에게는 주장할 수 없다.

나아가 근로기준법 제38조에서 정한 임금채권의 우선변제권은 이른바 법정담보물권으로서 담보물권의 일반적인 실행절차에 의하여 우선적으로 만족을 얻을 수 있는 정도 이상의 효력을 가진다고는 할 수 없으므로, 이는 채무자의 재산에 대하여 강제집행을 하였을 경우에 그 강제집행에 의한 환가금에서 일반채권에 우선하여 변제받을 수 있음에 그치고(대법원 1994. 12. 9. 선고 93다61611 판결, 대법원 1997. 4. 22. 선고 95다41611 판결, 대법원 1989. 5. 23. 선고 88다카15734 판결 등 참조), 또한 근로기준법 제38조 제2항은 근로자의 최저생활을 보장하고자 하는 공익적 요청에서 일반 담보물권의 효력을 일부 제한하고 임금채권의 우선변제권을 규정한 것으로서 그 규정의 취지는 최종 3월분의 임금 등에 관한 채권은 다른 채권과 동시에 사용자의 동일 재산으로부터 경합하여 변제받는 경우에 그 성립의 선후나 질권이나 저당권의 설정 여부에 관계없이 우선적으로 변제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음을 밝힌 것일 뿐인 점(대법원 1994. 1. 11. 선고 93다30938 판결 참조)에 비추어 보더라도 원고들이 주장하는 우선변제적 효력은 채무자인 사용자의 재산에 관하여 민사집행법 등이 정한 강제집행절차가 이루어지는 단계에서 채권자들 사이에 경합이 존재하는 경우에 다른 채권자들과의 관계에서 비로소 의미가 있을 뿐, 이 사건의 경우처럼 원고들에 대한 채무자인 이 사건 회사의 이 사건 채권에 관하여 이 사건 가압류결정 이전에 우선변제권이 있는 이 사건 질권이 적법하게 설정되어 있었고, 이후 그 채무자인 피고가 질권자인 중소기업은행의 직접 이행청구에 응하여 이 사건 채권의 일부를 변제하였다면 이러한 피고의 임의변제행위는 원고들이 주장하는 임금채권 등의 우선변제적 효력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치봉(재판장) 최미영 신태광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