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원심의 형(징역 3년)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검사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피고인은 X에게 전처를 찾기 위해서는 법원에 전처를 상대로 지급명령신청을 하여야 한다고 설명하고, 법원의 주소보정명령을 통해 전처의 주소지를 확인한 뒤 X로부터 실비를 훨씬 초과하는 대가를 지급받았다. 결국, 피고인은 X로부터 지급명령신청의 대가로 35만 원을 받아 법률사무의 취급에 관하여 금품을 받았다고 볼 것임에도,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의 위 형(징역 3년)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검사의 변호사법위반죄 부분에 관한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
공소사실의 요지
변호사가 아니면서 금품·향응 또는 그 밖의 이익을 받거나 받을 것을 약속하고 또는 제3자에게 이를 공여하게 하거나 공여하게 할 것을 약속하고 소송 사건에 관하여 감정·대리·중재·화해·청탁·법률상담 또는 법률관계 문서 작성, 그 밖의 법률사무를 취급하여서는 아니 된다.
피고인은 변호사가 아닌 자로서 전북 완주군 V에 있는 W 사무실을 운영하던 중, 2015년 7월경 X로부터 위임을 받고 X 명의로 Y에 대한 대여금 지급명령신청서를 작성하여 전주지방법원에 제출하는 등 소송사건에 관하여 법률사무를 취급한 다음, 2016년 1월경부터 2016년 2월경까지 사이에 위 사무실에서 X로부터 35만 원을 받았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채택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 즉 ① X은 피고인에게 이혼한 전처 Y을 찾아 줄 것을 의뢰하자, 피고인은 X 명의로 Y에 대한 지급명령신청서를 작성하여 법원에 제출한 다음 법원으로부터 주소보정명령을 받아 Y의 주민등록등본을 발급받았고, Y이 이의신청을 한 후 지급명령신청은 각하된 점, ② X은 원심에서 피고인에게 Y을 찾아달라고 부탁하면서 피고인의 요구대로 돈을 주었으나 Y을 상대로 소송을 의뢰하며 돈을 준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X은 글도 제대로 알지 못하고 피고인이 자신의 명의로 Y을 상대로 어떠한 소송을 진행하는 지도 알지 못한 점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지급명령신청서를 작성하여 법원에 제출한 것은 Y의 소재를 파악하기 위한 방편이었을 뿐이고, X이 피고인에게 법률사무를 의뢰한 것도 아니라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관련 법리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는 소송사건 등에 관하여 법률사무를 하는 행위에 대한 벌칙을 규정하고 있는데, 위 조문은 금지되는 법률사무의 유형으로서 감정, 대리, 중재, 화해, 청탁, 법률상담, 법률관계 문서 작성을 나열한 다음 '그 밖의 법률사무'라는 포괄적인 문구를 두고 있다. 위 조문에서 규정한 '그 밖의 법률사무'는 법률상의 효과를 발생·변경·소멸시키는 사항의 처리와 법률상의 효과를 보전하거나 명확하게 하는 사항의 처리를 의미하는데, 직접적으로 법률상의 효과를 발생·변경·소멸·보전·명확화하는 행위는 물론이고, 위 행위와 관련된 행위도 '그 밖의 법률사무'에 해당한다(대법원 2015. 7. 9. 선고 2014도16204 판결 등 참조).
한편,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는 금품·향응 기타 이익의 수수 또는 그 약속행위가 있어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위 법조항 소정의 '이익'은 비변호사의 법률사무 취급을 금하는 위 법의 입법취지 등에 비추어 볼 때, 실비변상을 넘는 경제적 이익에 한한다고 해석하여야 할 것이고, 단순한 실비변상을 받았음에 불과한 때에는 위 법 소정의 법률사무 취급이 있어도 범죄가 된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6. 5. 10. 선고 95도3120 판결 등 참조).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비록 X로부터 법률사무인 지급명령신청서의 작성 및 제출을 의뢰받았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X로부터 받은 35만 원은 지급명령신청서를 작성·제출하는 법률사무의 취급에 관한 대가가 아니라, X의 전처인 Y의 주소지로 그녀를 직접 찾으러 가는 사실행위에 관한 대가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설령 이와 달리 보더라도 피고인이 실비변상을 넘는 경제적 이익을 취득하였다고 보기에도 부족하다. 따라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피고인이 공소사실과 같이 이익을 받고 법률사무를 취급하였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에는 부족하므로, 원심의 이 부분 판단은 결과적으로 정당하고, 검사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인은 2015. 7. 23.경 X과 사이에 지급명령신청을 제기할 때 소요되는 실비 명목으로 183,000원을 지급받아 사용하고 남은 돈은 X의 계좌로 반환하기로 약정하였고, 2015. 10. 25.까지 송달료, 우편료, 유류비로 77,000원을 지출한 후 나머지 106,000원은 2016. 7. 7. X의 계좌로 반환하였다.
피고인이 X로부터 의뢰를 받아 183,000원을 선지급받은 후 지급명령신청서를 작성·제출하는 등 법률사무를 취급하였다고 하더라도 실비변상만을 받은 것으로 볼 것이므로,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위를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 위반죄로 처벌할 수 없다. 검사도 '피고인이 X로부터 183,000원 또는 77,000원을 지급받고 법률사무를 취급하였다. '는 내용으로 공소를 제기하지는 아니하였고,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이 피고인이 법률사무를 취급한 이후인 2016년 1월경부터 같은 해 2월경까지 사이에 X로부터 대가로 35만 원을 받았다. '는 내용으로만 공소를 제기하였다.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부터 당심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X의 부탁으로 송달료, 인지대 등을 지급받고 X의 전처인 Y을 상대로 지급명령신청을 한후 주소보정명령을 받아 Y이 경기도 시흥시에 거주하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그 후 X이 자신에게 Y의 주소지에 직접 가서 Y을 데리고 와달라고 2회 부탁하여 X로부터 교통비, 식대 등 명목으로 20만 원, 15만 원을 지급받고 Y의 주소지에 찾아갔으나 Y을 만나지는 못하였다. X로부터 받은 35만 원은 Y을 직접 찾으러 가는 데 소요된 실비일 뿐이다. '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
X 또한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이 소송을 한다고 하여 한 번 돈을 주고, 그 후에 Y의 주소지인 경기도 시흥시에 Y을 찾으러 간다고 하여 경비 명목으로 돈을 주었다. '고 진술하여, 피고인의 진술에 부합하는 듯한 취지로 진술하였다.
위 (가)항에서 보았듯이, 피고인은 X과의 약정에 따라 지급명령신청에 소요되는 실비로 183,000원을 선지급받아 사용한 이후 남은 돈은 반환하였는데, 만약 피고인이 지급명령신청을 제기하고 주소보정명령을 받는 방법으로 Y의 주소를 확인해주는 대가로 35만 원을 지급받을 의사였다면, 처음부터 X로부터 실비 명목의 돈을 선지급받을 때 더 많은 돈을 지급받거나, 사용하고 남은 실비 명목의 돈을 반환하기로 하는 약정을 체결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2015. 7. 24. X 명의로 Y을 상대로 대여금의 지급을 구하는 지급명령(전주지방법원 2015차3503호)을 신청하였고, X이 2015. 10. 15. 위 법원으로부터 송달받은 주소보정명령을 통해 그 무렵에 Y의 주민등록초본을 발급받음으로써 Y의 주소지를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Y은 위 법원에 이의신청서와 답변서를 제출하였고, 이에 위 법원이 X에게 보정명령을 내렸으나 X이 이를 이행하지 않자 위 법원은 2016. 1. 4. 각하결정을 하였다. 그런데, X은 Y의 주민등록상 주소지를 확인하게 된 무렵이 아니라 그 때부터 무려 3~4개월이 지난 시점에서야 피고인에게 35만 원을 지급하였다. 그렇다면, 피고인의 진술과 같이 Y의 주소지를 확인한 뒤에 X의 추가적인 의뢰에 따라 Y의 주소지로 그녀를 직접 찾으러 가는 사실행위에 관한 대가로 35만 원을 지급받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검사는 원심에서 피고인이 전주시에서 Y의 주소지인 시흥시 AK까지 2회 왕복하는 데 소요되는 통행료, 주유비가 합계 163,328원(= 40,832원/편도 1회 ×4회)에 불과하여 X로부터 받은 35만 원이 실비를 훨씬 초과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하였다. 그러나 실비를 오직 교통비에만 한정되는 것으로 볼 수 없고, 만약 피고인이 Y을 찾으러 가는 과정에서 지출한 소정의 식비 등을 포함한다면 피고인이 X로부터 지급받은 35만 원이 Y을 찾으러 가는 데 소요되는 실비를 초과한다고 단정하기도 어럽다. 그렇다면, 설령 피고인이 당초에 X로부터 지급명령신청을 제기하여 법원으로부터 주소보정명령을 받는 방법으로 Y의 주소지를 확인한 뒤에 그 주소지로 Y을 직접 찾으러 가는 업무까지 포괄적으로 의뢰를 받고 그 대가를 분할하여 지급받은 것이라고 하더라도,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법률사무 취급에 관하여 실비변상을 초과하는 경제적 이익을 취득하였다고 보기에는 부족하다.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
피고인은 차용금을 경매 낙찰대금으로 사용하여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처럼 피해자 2명을 기망하여 합계 3억 3,000만 원을 편취한 뒤 이를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였고, 그 과정에서 피해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자신의 경력을 속이고 검찰간부로 재직하는 동생의 직업을 내세우기도 하였다. 그 밖에 피고인은 논을 파헤치고 나무를 뽑아 손괴하였으며 지갑을 절취하고 퇴직한 근로자의 임금을 지급하지 않는 등 다수의 범행을 반복하여 저지르기도 하였다. 특히 피고인은 사기죄로 누범기간 중임에도 자숙하지 않고 피해자 I에 대한 사기죄 범행을 저질렀는바, 범행의 수법과 결과, 횟수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의 죄질이 좋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심에 이르기까지 피해회복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러한 사정들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다만,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을 모두 인정하면서 잘못을 반성하고 있는 점, 이 사건 절도죄 및 근로기준법위반죄 범행으로 인한 피해가 비교적 가벼운 점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하고, 그 밖에 피고인의 건강,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 조건을 종합하면, 원심의 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되지는 않는다.
따라서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과 검사의 각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다만 형사소송규칙 제25조 제1항에 따라, 원심판결 '법령의 적용'의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중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를 '구 근로기준법(2017. 11. 28. 법률 제151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9조 제1항, 제36조'로 고치는 것으로 원심판결을 경정한다.]
판사 박정제(재판장) 황윤정 김주완
각주1) 2017고단1178호 수사기록(이하 '수사기록'이라 한다) 2책 68쪽
각주2) 수사기록 2책 23~24쪽, 31쪽
각주3) 수사기록 2책 37쪽
각주4) 수사기록 2책 69~70쪽
각주5) 공판기록 98~100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