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지방법원판결

전주지방법원 2022. 9. 7. 선고 2021가합4146 판결

주문

1.

피고가 2020. 12. 30. 원고에게 한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다음의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 제2호증의 1·2·3, 을 제1, 11, 12, 14 내지 17, 25, 27, 2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가.

당사자의 관계 등

1)

피고는 자동차 제조 및 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19. 1. 7. 피고에 정규직으로 입사하여 2019. 2. 21.부터 피고의 전주공장 내 상용소재부 소재기술과 소속 기술사원으로 근무한 사람이다.

2)

원고는 위 상용소재부의 ‘지원조’에 배치되었는데, 지원조 소속 근로자들은 ‘지원업무(상용소재부의 생산․제조공정 라인에 일시적으로 결원이 발생하여 인력 지원 요청이 들어온 경우 해당 공정에 투입되어 작업을 지원하는 업무)’를 하거나 지원 업무가 없는 때에는 ‘바 재생작업(생산 공정에 사용된 실린더 블록 조립바․볼트를 회수하여 불순물을 제거하고 재가공을 거쳐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재생하는 작업)’을 담당하였다.

나.

원고에 대한 징계해고 경과

1)

피고의 전주공장 인사팀은 2020. 11.경 지원조 소속으로 2020. 4.경부터 근무해 오던 촉탁계약직 근로자 C으로부터 원고의 비위행위에 관한 제보를 받고, 2020. 12. 초순경 원고의 근무지의 현장 방문, 지원조 소속 정규직 및 촉탁계약직 근로자들을 상대로 한 면담조사, 2020. 12. 15.경 원고에 대한 면담조사를 거친 뒤 징계위원회를 개최하기로 하고, 2020. 12. 23. 원고에게 ‘장기간에 걸친 무단결근 및 무단조기퇴근, 촉탁계약직에 대한 갑질행위, 근무시간 중 근무지이탈 및 근무태만’을 부의 내용으로 고지하며 1심 징계위원회에 출석할 것을 통보하였다(당시 피고가 원고에게 고지한 구체적인 부의 내용은 이하의 해고사유서 기재 내용과 일부 표현상의 차이를 제외하고는 동일하다).

2)

피고는 2020. 12. 28. 1심 징계위원회 의결을 거쳐 2020. 12. 30. 원고에게 해고의 징계처분을 하면서, 아래와 같은 내용이 기재된 해고사유서(이하 ‘이 사건 해고사유서’라 한다)를 교부하였다.

3)

원고는 2021. 1. 11. 피고에게 재심을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21. 1. 25. 재심징계위원회 의결을 통해 당초 결정을 유지하고, 2021. 2. 2. 원고를 2020. 12. 30. 자로 해고(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하는 징계처분을 하였다.

다.

피고의 취업규칙 및 단체협약 등

피고의 취업규칙 및 단체협약, 징계위원회 세칙 중 이 사건 해고와 관련된 내용은 별지 취업규칙, 단체협약, 징계위원회 시행세칙 각 기재와 같다.

2.

판단

가.

이 사건 해고의 징계사유가 인정되는지 여부

1)

이 사건 제1징계사유

가)

피고의 취업규칙에는 조퇴 또는 외출을 하고자 할 때에는 소속장의 허가를 얻도록 정하고 있음에도(제26조), 원고가 2020. 9. 24.경, 2020. 10. 21.경, 2020. 11. 3.경, 2020. 11. 6.경 각 그 소속장의 허가 없이 무단으로 조퇴한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다. 한편 앞서 든 증거, 을 제4호증의 1·2·3, 제5, 6, 7, 22, 2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원고가 2020. 8. 27.경 및 2020. 12. 1.경에도 무단조퇴하여 총 6회 무단조퇴한 사실, 피고의 취업규칙에는 직원이 질병 기타 부득이한 사유로 결근하고자 할 때에는 전일 종업시간 전까지 결근계를 제출하도록 정하고 있음에도(제25조), 원고가 2020. 12. 2.경 결근사유를 제출하지 않은 채 무단결근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2020. 8. 27.경에는 정해진 종업시각까지 정상적으로 근무하였고, 위 일자의 근무시간 중 신용카드 사용내역은 원고가 아닌 당시 원고의 여자친구였던 E가 사용한 것이므로 무단조퇴를 한 것으로 볼 수 없으며, 2020. 12. 15. 자 면담조사 당시 2020. 12. 1.경 무단조퇴한 사실을 인정한 바 없고, 2020. 12. 2.에는 정해진 시업시각보다 늦게 출근하였을 뿐이므로 무단결근이 아닌 지각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앞서 거시한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 즉 ① 원고는 2020. 12. 15. 면담조사 당시 스스로 위 각 일자에 무단조퇴 및 무단결근을 한 사실을 인정하면서 같은 내용의 사실확인서를 작성하고, 1심 및 재심징계위원회에서도 이를 다투지 아니하였던 점(원고는, 피고가 징계처분에 있어 선처를 받기 위해서는 제보된 비위사실을 모두 인정할 것을 요구하여 위 사실확인서를 작성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원고가 일부 제보된 비위사실에 대하여는 부인하는 취지의 기재를 하였다는 점에 비추어 보더라도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② E 작성의 사실확인서의 기재에 의하더라도 E가 2020. 8. 27. 원고 명의의 신용카드를 사용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③ 피고의 단체협약에는 지각은 시업시간으로부터 2시간 이내에 출근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는데(제62조 제3항), 원고는 2020. 12. 2. 사전에 결근계를 제출하지 않은 채 출근하지 아니하였다가 피고의 인사팀 직원으로부터 출근 여부를 확인하겠다는 연락을 받자 비로소 출근을 하였고, 그마저도 시업시간인 15:30으로부터 2시간이 경과한 후인 17:43경이었으며, 원고는 피고 측의 출근 확인이 없었다면 출근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갑 제11, 12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을 제21호증의 일부 기재만으로 원고의 위 주장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나)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가 소속장의 허가 없이 자기 근무지를 함부로 이탈한 행위를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그 기간과 횟수에 비추어 볼 때 그 정도가 중하다고 볼 수 있는바, 이 사건 제1징계사유는 피고의 취업규칙 제64조 제19항, 제17조 제8항에 해당하여 이 사건 해고의 징계사유로 인정된다.

2)

이 사건 제2징계사유

가)

피고의 주장

원고는 정규직 근로자로서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촉탁계약직 근로자들을 지원 업무에 우선 배치시키거나 지원 업무가 없는 경우에는 바 재생작업을 시켰고, 이에 이의를 제기하면 회사를 그만두게 하겠다는 등의 협박성 발언을 하는 등 소위 ‘갑질행위’를 하였는바, 이는 피고의 취업규칙 제64조 제14, 15, 19항, 제17조 제2, 3항에 해당하여 이 사건 해고의 징계사유가 된다.

나)

판단

(1)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원고가 지원 업무를 요청받은 경우 촉탁계약직 근로자들을 우선하여 투입시키고, 지원 업무가 없는 경우에는 주로 촉탁계약직 근로자들에게 바 재생작업을 맡긴 사실, 촉탁계약직 근로자 F에게 근무 태도를 지적하며 ‘이런식으로 일하면 같이 일 못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은 인정할 수 있기는 하다.

(2)

그러나 한편 앞서 거시한 증거, 을 제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가 F에게 한 위 발언을 피고의 주장과 같은 협박성 발언으로 보기는 어려울 뿐만 아니라, 촉탁계약직 근로자들이 작성한 각 사실확인서(을 제8호증의 2 내지 5)의 각 기재만으로는 원고가 지원 업무 배정에 이의를 제기하는 촉탁계약직 근로자들에게 상부에 보고하여 회사를 그만두게 하겠다는 등의 협박성 발언을 한 사실을 인정하기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자료가 없는 점(정규직 근로자 G이 사실확인서에 기재한 부분 역시 촉탁계약직 근로자 C으로부터 들은 내용에 기초한 것일 뿐이고, G은 2020. 10. 12.경부터 지원조에서 근무하여 원고와 함께 근무한 기간이 불과 한 달 남짓이라는 점에서도 위 기재내용을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 ② 촉탁계약직 근로자의 경우 근무기간이 6개월 이내의 단기간인 특성상 조속한 업무 숙지를 위해 지원 업무에 우선하여 배치하고, 원고는 지원 업무나 바 재생작업에 비해 더 높은 숙련도가 요구되는 업무를 처리할 필요가 있었다는 취지의 원고의 주장을 일응 수긍할 수 있는 점, ③ 원고가 촉탁계약직 근로자들의 인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위에 있었던 것도 아닌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에서 본 사실만으로는 원고가 업무상 지위나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촉탁계약직 근로자들에게 부당한 업무 지시나 요구, 협박을 하였다고 보기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3)

따라서 이 사건 제2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아니하는바 이 사건 해고의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다.

3)

이 사건 제3징계사유

가)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원고가 지원 업무가 없을 경우 주로 지원조 휴게룸이나 공장 내 타 업체(D)에서 휴식을 취한 채 바 재생작업은 소홀히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는 피고의 취업규칙 제64조 제19항, 제17조 제3, 8항에 해당하여 이 사건 해고의 징계사유로 인정할 수 있다.

나)

한편, 피고는 원고가 근무시간 중 헬스장을 이용한 것도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을 제24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재심징계위원회 위원의 근무시간 중 헬스장을 이용한 사실이 있는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그렇다는 취지로 답변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기는 하나, 앞서 거시한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는 2020. 12. 15. 자 면담조사에서는 식사시간에만 헬스장을 이용하였다는 취지로 부인하였고, 재심 징계위원회에서도 같은 답변을 유지하다가 위원의 추궁이 계속되자 마지못해 수긍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피고는 원고가 근무시간 중 헬스장을 이용한 일자나 시간, 횟수에 대하여 아무런 특정도 하지 못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에서 본 사실이나 을 제8호증의 1의 일부 기재만으로는 원고가 근무시간 중 헬스장을 이용하였음을 인정하기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나.

징계재량권의 일탈·남용 여부

1)

관련 법리

가)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를 하지 못한다(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나)

취업규칙 등의 징계해고사유에 해당하는 경우, 이에 따라 이루어진 해고처분이 당연히 정당한 것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정당성이 인정되는 것이고,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의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8. 11. 10. 선고 97누18189 판결 등 참조).

다)

여러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인정되는 다른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을 유지하여도 위법하지 아니하다. 다만 여러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근로자에 대한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지는 해당 기업의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사용자가 징계처분에 이르게 된 경위와 주된 징계사유, 전체 징계사유 중 인정된 징계사유의 내용과 비중,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은 이유, 해당 징계처분의 종류, 해당 기업이 정하고 있는 징계처분 결정 절차, 해당 기업의 규모․사업 성격 및 징계에 관한 기준과 관행 등에 비추어 인정된 징계사유만으로 동일한 징계처분을 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고려하여 해당 징계처분을 유지하는 것이 근로자에게 예측하지 못한 불이익이 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해고의 정당성에 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사용자가 부담하므로, 인정되는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지에 대한 증명책임도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19. 11. 28. 선고 2017두57318 판결 등 참조).

2)

판단

이 사건 해고의 징계사유 중 제1징계사유(6회 무단조퇴 및 1회 무단결근) 및 제3징계사유 중 일부(지원 업무가 없을 경우 주로 휴게룸이나 공장 내 타 사업체 사무실에서 휴식을 취하고, 바 재생작업을 소홀히 한 사실)가 인정됨은 위에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위에서 본 사실, 앞서 거시한 증거, 을 제3, 13, 18, 1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앞서 인정된 징계사유만으로는 원고에게 사회통념상 근로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책임 있는 사유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가 징계의 종류 중 가장 무거운 처분에 해당하는 이 사건 해고를 한 것은 징계에 관한 재량권을 남용한 경우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사건 징계해고는 무효이고, 피고가 이를 다투고 있는 이상 그 무효확인을 구할 이익도 있다.

①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해고의 징계사유는 그중 일부만이 인정될 뿐인데, 피고가 징계 절차에 착수하게 된 주된 원인인 촉탁계약직 근로자들에 대한 이른바 갑질행위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는다.

②

원고의 무단조퇴·결근의 경우, 이는 피고가 취업규칙에 징계해고 사유로 규정한 무단결근 횟수(소급 1개월간 7일 이상)뿐 아니라 정직 또는 감봉 사유로 규정한 무단결근 횟수(소급 1개월간 5일 이상)에도 미치지 아니하는 점, 원고보다 단기간에 더 많은 횟수를 무단조퇴하거나 더 잦은 빈도로 무단조퇴하였다는 사유로 피고로부터 징계를 받은 피고 소속의 다른 직원(H, I)들은 모두 정직 3월의 징계처분을 받은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에게 앞서 본 제3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이 사건 해고는 다른 직원들에 대한 징계처분과 비교하여 형평성을 상실하였다고 보인다(피고는 을 제9호증, 제10호증의 9, 제20호증의 1·2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이 사건 제1징계사유로 특정된 일자 외에도 상습적으로 무단조퇴·결근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를 징계양정에 참고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이 사건 제1징계사유로 특정된 일자 외에도 상습적으로 무단조퇴·결근한 사실을 인정하기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는바, 이를 징계양정에 있어 참작할 수 있는 사유라고 볼 수는 없다).

③

피고가 2020. 12. 30. 원고가 소속되었던 지원조의 관리자 등에 대하여도 근태관리소홀이나 관리감독소홀을 이유로 감봉이나 견책의 징계처분을 한 점에 비추어 보면, 앞서 본 징계사유가 발생한 데에는 피고 내부의 근태 관련 관리·감독 체계의 미비, 관리자들의 업무해태 역시 중요한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이는바, 피고 측에게도 상당한 책임이 있다.

④

원고는 이 사건 해고 이전에 피고로부터 다른 징계처분을 받은 사실이 없으며, 피고가 이 사건 해고를 통해 달성하려는 목적은 정직이나 감봉, 견책 등 다른 징계처분을 통해서도 충분히 달성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남현(재판장) 박은혜 김민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