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지방법원판결

전주지방법원 2025. 10. 15. 선고 2024가단29637 판결

주문

1.

원고의 이 사건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원고는 C병원(이하 '이 사건 병원'이라 한다)을 운영하는 의료법인이고, 피고는 2019. 3. 11.부터 2023. 5. 31.까지 이 사건 병원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한 의사이다.

나.

원고는 2019. 3. 11. 피고와 피고가 같은 날부터 이 사건 병원에서 진료원장으로 근무하기로 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다.

이 사건 근로계약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라.

한편, 원고와 피고는 2023. 3. 1.부터는 임금을 12,581,530원으로 변경하고, 근로소득세, 지방소득세와 건강보험료를 근로자인 피고가 부담하기로 하는 변경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1>.

마.

원고는 2019. 3. 11.부터 2023. 2. 28.까지 피고와 관련된 근로소득세, 지방소득세, 건강보험료(이하 '근로소득세 등'이라 한다)로 합계 105,875,690원을 대납하였다.

바.

피고는 2023. 5. 31. 원고에게 사직서를 제출하였고, 이로써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은 종료되었다.

사.

피고는 원고가 2019. 3. 11.부터 2023. 5. 31.까지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고용노동부에 신고하였고, 원고는 2023. 11. 14.과 2024. 5. 28. 피고에게 퇴직금 53,037,280원(= 2023. 11. 14. 3,292,470원 + 2024. 5. 28. 49,744,810원)을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피고가 납부해야 할 근로소득세 등을 원고가 대납하고, 추후 이를 퇴직금에서 공제하기로 하는 약정하였는바, 이는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하는 약정 즉 퇴직금 분할 약정에 해당하고, 퇴직금 분할 약정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등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무효이다. 원고가 피고의 채무인 근로소득세 등 105,875,690원을 대신 변제하여, 피고는 위 금액 상당의 이득을 얻고, 원고는 같은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부당이득금으로 105,875,69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고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이 규정한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 으로서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 한편,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정작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임금 지급으로서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타당하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감안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수 있다.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당해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사용자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 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어 있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의 액수를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한 근로계약의 내용이 종전의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이니 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0다95147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본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 퇴직금 분할 약정을 체결하였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1)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임금(월급)은 10,000,000원으로 정해져 있고, 위 임금에 퇴직금이 포함되어 있다는 내용은 기재되어 있지 않다. 피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라 2019. 3. 11.부터 2023. 2. 28.까지 고정금액 10,000,000원을 기준으로 급여를 지급받아 왔다.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르면 근로소득세 등 정산으로 공제금액의 가감이 발생하더라도 원고는 피고에게 정해진 정액을 지급해야 한다.

2)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퇴직금에 관하여 '상기 임금총액(평균임금)은 근로계약 금액이며, 피고가 부담할 갑근세, 주민세, 건강보험, 장기요양, 국민연금, 고용보험을 원고가 선 대납한다.'고 정하고 있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추후 임금 및 퇴직금에서 쌍방 간에 충분한 합의 하에 결정하여 공제한다.'고 정하고 있어, 별도 합의를 예정하고 있다.

3)

피고가 원고로부터 임금으로 지급받은 금액 중에 특정 금액의 퇴직금이 포함되어 지급되었다고 볼 만한 다른 자료가 없고, 피고가 원고에게 서면으로 위와 같은 내용으로 퇴직금의 중간정산을 요구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다.

4)

피고가 2023. 2. 28. 작성한 '퇴직금 정산 확인서'도 사직서와 같이 변경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원고의 요구에 따라 형식적으로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5)

원고의 주장처럼 매월 고정적으로 지급되는 금원에 임금 외에 근로소득세 등 상당의 퇴직금이 포함되는 것으로 하는 내용의 퇴직금 선 지급 약정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임금을 정한 것일 뿐이고,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협의 없이 퇴직금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에 불과하다. 위와 같이 형식적으로 퇴직금 분할 약정을 체결하는 경우에도 사용자의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허용한다면 근로자 보호를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효력을 원칙적으로 무효로 보는 등으로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에도 반하게 된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한다.

판사 노미정

각주1) 위 변경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피고는 2023. 2. 28.자로 원고에게 형식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