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700,000원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1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위 집행유예의 선고가 실효 또는 취소되고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사건정보
전주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4고정403
판결선고
2025. 6. 4.
전주지방법원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은 전북 전주시 덕진구 B건물, 2층에 있는 C조합의 조합장으로서 상시 2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주택신축판매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간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21. 1. 13. 부터 2024. 1. 1.까지 근로하고 퇴직한 근로자 D의 2023년 12월 임금 2,100,000원, 2024년 1월 임금 67,741원 등 임금 합계 2,167,741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당사자간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제1회 공판조서 중 피고인의 일부 진술기재
제2회 공판조서 중 증인 D의 진술기재
고용보험 이력 조회
D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진정인)
권고사직 통보
2023년 임시이사회 회의록, 2023년 임시이사회 회의자료, 권고사직 공문
2021년 임금대장 및 이체내역증, 2022년 임금대장 및 이체내역증, 2023년 임금대장 및 이체내역증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벌금형 선택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
노역장유치(위 집행유예가 실효 또는 취소되는 경우)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주장
피고인은 2023. 12. 9.경 조합장으로 선출되어 2023. 12. 11.경 기존 조합사무실에 가서 인수인계를 받으려고 하였으나 기존 조합장의 지시를 받은 자들이 이를 방해하여 인수인계를 받지 못하였고, 이에 2023. 12. 15. 기존 조합사무실에서 50m 떨어진 곳에 새로 조합사무실을 열었다. D는 피고인이 인수인계를 시도할 당시 이를 방해하였고, 피고인이 조합문건을 가져가자 피고인을 특수절도죄로 고발하는 등 조합업무에 협조하지 아니한 채 새로운 사무실에 출근하지도 아니하였으므로, 피고인이 2023. 12. 15. 이후 D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고, 근로기준법 위반에 대한 고의도 없다.
판단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다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않은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하므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위반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 거절 이유와그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여러 사항,그 밖에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여러 사정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22도2188 판결, 대법원 2017. 7. 11. 선고 2017도4343 판결 등 참조).
그러나 위 법리에 비추어 보더라도,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에게 임금 미지급 또는 지연 지급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워 근로기준법 위반의 고의가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2023. 12. 9. 피고인이 조합장으로 선출되기는 하였으나 선출 효력에 관한 다툼이 있어 2023. 12. 11. 조합장 업무 인수인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당시 D는 조합사무실에서 근무하고 있어 조합장 선출 효력에 관한 다툼을 알고 있었다고 보인다.
D는 그 이후로도 기존 조합 사무실에서 해오던 업무, 즉, 정비업체로부터 전달받은 정보를 바탕으로 조합원 상담, 전화 응대, 경리 업무 등을 계속하던 중 2023. 12.중순경 조합원들로부터 새로운 조합장으로 선출된 피고인이 근처에 임시 조합 사무실을 열었다는 얘기를 듣게 되었으나 기존 조합 사무실에서 업무를 계속 하였다.
그러나 피고인 등 새롭게 선출된 조합 임원들이 D에게 새로운 조합 사무실로 출근하라거나 근무하라는 등의 구체적 지시를 한 사실이 있는지에 관하여 피고인은 'D가 사무실 이전 당일에 이전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으나 새로운 사무실로 출근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고, D는 수사기관 이래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으로부터 임시 조합 사무실로 출근하라는 지시를 받지 못하였다'고 진술하였다. 그러나 한편,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2023. 12. 28. 권고사직 제출 요청서를 보내며 바뀐 사무실을 알려주었으나 오지 않았다', '제가 고용하지 않은 사람에게 임금 지급의무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진술하여 2023. 12. 15.경 D에게 명확히 새로운 사무실로 출근하라는 지시 또는 구체적인 업무지시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고, D에게 새로 사람을 채용하였으니 업무를그만두라는 취지의 말을 한 사실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D는 이 법정에서 '법적으로 해결이 되고 나면 조합사무실이나 정관이나 등기부가 변하지 않는 한 이 조합사무실을 다시 이용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증언하였다.
2023. 12. 20.자 조합 임시이사회 회의에서 D를 권고사직하는 것으로 결의하였고, D에게 이사회 권고사직 제출 요청서 공문은 2023. 12. 28.경 조합 팩스로 송달되었는데, 위와 같은 이사회 결의내용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을 비롯한 조합 임원들은 D에게 그 무렵까지 발생한 임금을 지급해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인식했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구체적인 임금 액수, 임금 지급을 위한 은행 계좌번호 등을 몰랐고, D가 과다한 임금을 주장하여 임금 지급을 미룬 것뿐이라고도 주장하나, 설사 D가 이 사건 공소사실을 넘어 상여금, 식비 등을 요구하였더라도 최소한 이 사건 공소사실에 기재된 임금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는 확정적으로 발생하였다 할 것이고, 이를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한 이상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근로기준법위반죄 성립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 할 것이다.
양형의 이유
피고인에게 동종 범행으로 인한 형사처벌 전력은 없는 점, 비록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 위반의 고의가 부정되지는 아니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데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는 점, 위 범죄사실 기재 미지급 임금이 모두 지급된 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형을 정한다.
판사 문주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