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아래와 같은 이유로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이 사건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고용계약에 근거한 사업주임을 전제로 하나, 피고인은 도급계약에 근거한 사업주이므로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는 실질적인 고용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
피해자가 나무에 깔린 공소사실 기재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에 관하여 피고인에게 업무상과실이 인정되지 않고, 설령 피고인의 업무상과실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업무상과실과 피해자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존재하지도 않는다.
검사(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1년 및 집행유예 2년)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판단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고용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주장에 관하여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유사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심은 판결문 3쪽 이하의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부분에서 근거를 자세히 설시하면서 피고인이 피해자를 고용한 사업주라고 판단된다고 보아, 피고인의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들도 인정된다.
피고인은 수사 단계에서 '아침 작업 시작 전에 근로자들을 상대로 보호구 소지 여부, 착용 점검을 안전교육과 함께 진행하였다. 아침에 근로자들을 만나서 안전보호구 등 확인을 하고, F 반장님과 만나서 작업회의를 한다. 산 경계 등을 서로 보면서 작업구역을 확인하고, 오늘은 어디 쪽에 작업을 할 건지 등을 확인하고 지시한다. 현장벌목원들의 안전관리책임은 자신에게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여(증거기록 2권 88, 90쪽), 자신이 벌목현장의 관리업무를 담당하였음을 스스로 인정하였다.
피고인은 수사 단계에서 '산업재해보상보험에 가입하였고 위 보험에 따라 피해자 측이 보험급여를 수령할 수 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여(증거기록 1권 28쪽), 피해자가 자신이 고용한 근로자임을 스스로 인정하였을 뿐 아니라, 실제로 이 사건 사고에 관하여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보험급여를 청구하였고, 피해자의 유족이 보험급여를 수령하였다[피고인은, 피해자를 실제로 고용한 F이 산업재해보상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다고 하면서 산업재해보상보험 처리를 대신 해 줄 것을 부탁하여, 이 사건 사고에 대한 산업재해 처리를 하고자 수사 단계에서 사실과 다른 진술을 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그 주장사실을 뒷받침할 만한 자료나 정황이 기록상 확인되지 않고, 오히려 F은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에게 피해자를 고용한 것처럼 산업재해 처리를 해달라는 부탁을 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한 사실이 확인된다(공판기록69쪽)].
원심이 들고 있는 근거들에다가 위와 같은 사정들을 더하여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를 고용한 사업주임이 충분히 인정된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업무상과실 또는 인과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주장에 관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관련 법령에 따른 주의의무를 게을리 한 업무상과실이 있고, 이러한 피고인의 업무상과실과 피해자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도 인정된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 또한 받아들이지 않는다.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에서는 '사업주는 굴착, 채석, 하역, 벌목, 운송, 조작, 운반, 해체, 중량물 취급, 그 밖의 작업을 할 때 불량한 작업방법 등에 의한 위험으로 인한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정하면서(제2항), 사업주가 하여야 하는 안전조치에 관한 구체적인 사항을 고용노동부령에 위임하고 있다(제4항). 산업안전보건법의 위임에 따라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세부 사항을 규정한 고용노동부령인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서는 '사업주가 중량물의 취급작업을 하는 경우 근로자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해당 작업, 작업장의 지형 · 지반 및 지층 상태 등에 대한 사전조사를 하고 그 결과를 기록 · 보존해야 하며, 조사결과를 고려하여 작업계획서를 작성하고 그 계획에 따라 작업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정하는 한편(제38조 제1항 제11호), '사업주는 작업 중 구를 위험이 있는 중량물을 취급하는 경우 구름멈춤대, 쐐기 등을 이용하여 중량물의 동요나 이동을 조절해야 하고, 작업 중인 장소가 경사면인 경우에는 경사면 아래로는 근로자의 출입을 제한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제386조).
위와 같은 관련 법령의 내용에다가 이 사건 당시 피해자가 작업을 하던 장소가약 54도의 경사도로 급경사면이고, 피해자가 깔린 나무의 무게가 약 309kg로 추산되는 점을 종합하면, 경사지에서 중량물에 해당하는 나무를 벌목하여 적당한 길이로 잘라 운반하는 작업을 하는 사업주인 피고인으로서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작업계획을 미리 세우고, 구름멈춤대 등을 이용하거나 경사면 아래로 근로자의 출입을 제한하여 벌채된 나무가 근로자와 충돌하지 않도록 할 주의의무가 인정된다.
피고인은 수사 단계에서 '사고 당시 벌목현장에 안전조치가 안 되어있었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진술함으로써(증거기록 2권 91쪽),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위와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않은 사실을 스스로 인정하였다. 한편 피고인은 당심에서 '대부분의 벌목현장에서는 구름멈춤대, 쐐기를 사용하지 않을 뿐 아니라 개별 조재목마다 구름멈춤대, 쐐기를 설치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아래와 같은 이유로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산업안전보건법의 적용 범위를 구체적으로 규정한 산업안전보건법 제3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2조를 살펴보더라도 피고인에 대하여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의 적용이 제외된다고 볼 근거가 발견되지 않고, 설령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다른 벌목현장에서도 현실적으로 구름멈춤대, 쐐기 등이 설치되지 않고 있다 하더라도, 이를 주의의무위반을 정당화하는 사정으로 볼 수는 없다.
피고인 스스로 수사 단계에서 나무를 베어내는 벌목작업과 벌목된 나무를 적당한 길이로 절단하는 조재작업이 동시에 이루어지는지에 관하여 '나무 하나를 쓰러뜨리고 절단하고, 또 나무 하나를 쓰러뜨리고 절단하는 식으로 작업을 진행한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증거기록 2권 91쪽)에 비추어, 이 사건 당시 벌목 및 조재작업을 수행한 근로자가 피해자를 포함하여 총 4명이었던 점을 고려하더라도, 해당 근로자가 벌목및 조재작업을 나무 한 개씩 순차적으로 하였던 이상, 작업 대상이 되는 개별 나무에 대하여 구름멈춤대, 쐐기를 설치하여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하고, 해당 나무를 일정한 장소로 이동시키는 작업까지 마무리된 이후 다른 나무에 대하여 동일한 조치를 순차적으로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백 보 양보하여, 피고인이 주장하는 것과 같이 개별 조재목마다 구름멈춤대,쐐기를 설치하는 방법을 실제 현장에 적용하기 어렵다는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피고인 스스로 수사 단계에서 이 사건 사고의 발생 원인에 관하여 '절단된 나무가 굴러가지않게 방지를 했어야 했는데 그런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 같다. 예를 들어 굴러갈 위험이 있는 나무는 완전히 절단하지 않는 방법으로 굴러가지 않게 하는 등의 방법이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증거기록 2권 90쪽), 이 사건 당시 피해자와 동일한 작업을 수행한 F 또한 수사 단계에서 이 사건 사고를 막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에 관하여 '나무를 구르지 말라고 일자로 놓고, 나무를 다 자르지 않고 살짝 붙어있게끔 끈을 남겨놓고 작업한다'는 취지로 진술한 이상(증거기록 2권 44쪽), 조재목이 경사지에서 굴러 사고를 야기할 가능성이 있음을 인지하였던 피고인으로서는 적어도 피해자를 포함한 근로자들에게 '조재작업 시 각 조재목을 완전히 분리하지 않고 일부 연결된 상태가 유지되도록 할 것'을 지시하는 방식으로라도 조재목이 경사지에서 구르지 않도록 하는 조치를 취하였어야 한다. 그러나 피고인은 이러한 조치조차도 취하지 않았고, 이 사건 사고 당시 피해자가 깔렸던 조재목은 아래 사진에서 확인되는 양 절단면의 형상에 비추어 완전히 절단된 상태였던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결과 발생에 피해자의 과실이 일부 작용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수사 단계에서 '나무 절단은 경사면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면서 작업을 실시한다. 목재 아래 부분이 두껍고 상대적으로 윗부분은 가늘기 때문에 밑동부터 절단하면서 작업을 한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증거기록 2권 91쪽)에 비추어, 피해자가 벌채된 나무보다 낮은 위치의 경사지에서 작업을 수행하리라는 점은 피고인이 통상 예견할 수 있는 사정으로 보아야 하므로, 이러한 사정만으로 피고인의 업무상과실과 피해자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단절되지 않는다(대법원 2014. 7. 24. 선고 2014도6206 판결의 취지 참조).
소결론
따라서 피해자를 고용한 사업주인 피고인은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필요한 조치의 일환으로, 작업계획을 미리 세우고 구름멈춤대 등을 이용하거나 경사면 아래로 근로자의 출입을 제한하여 벌채된 나무가 근로자와 충돌하지 않도록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 함으로써 피해자가 사망하는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판단된다. 이와 결론을 같이하는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판시와 같이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들과 유리한 정상들을 종합적으로 참작하여 피고인에 대한 형을 정하였다. 당심에서 원심의 형을 변경할 만한 새로운 사정도 발견되지 않는다[원심이 '피해자의 유족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1>에 따른 유족급여 등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시한 부분과 관련하여, 피해자의 유족이 피고인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의 소(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 2024가단52357 사건)<2>에서 2025. 3.25. 선고된 제1심판결 이유에 따르면 피해자의 유족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보험급여로 유족급여 일시금 118,625,000원, 장례비 17,241,680원을 지급받았고 유족연금도 지급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피해자에 대한 관계,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원심 및 당심의 변론에 나타난 양형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원심의 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 또한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정세진(재판장) 박현이 황지애
각주1) 원심판결의 해당 부분에 기재된 '산업재해보상법'은 오기로 보인다.
각주2) 제1심판결에 대하여 피고인이 항소하여 전주지방법원 2025나2006호로 항소심 계속 중이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