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방법원판결

제주지방법원 2012. 4. 18. 선고 2011구합1089 판결

주문

1.

피고가 2011. 7. 5. B노동조합에 대하여 한 노동조합설립신고증교부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C조합에 소속된 어선주 및 어선업 경영주를 구성원으로 하여 설립된 비법인사단이고, B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조'라고 한다)은 제주도 내 어선, 상선, 운반선, 관광선, 양식장 및 위판 시 어획물 상·하륙에 종사하는 근로자 중 이 사건 노조의 규약과 규정에 찬동하는 근로자 등을 구성원으로 하여 조합원의 권익 보호와 경제적·사회적 지위향상 등을 위하여 설립된 단체이다.

나.

이 사건 노조는 2011. 7. 4. 피고에게 조합원 수 9명, 대표자를 'D'로 하여 노동조합설립신고(이하 '이 사건 설립신고'라고 한다)를 하였다.

다.

피고는 2011. 7. 5. 이 사건 노조에게 노동조합설립신고증을 교부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9호증, 갑 제17호증의 2 내지 6의 각 기재

2.

피고의 본안전 항변에 대한 판단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처분의 직접 상대방이 아닌 제3자로서 이 사건 처분의 무효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으므로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다고 주장한다.

행정처분의 직접 상대방이 아닌 제3자라 하더라도 당해 행정처분으로 인하여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을 침해당한 경우에는 그 처분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여 그 당부의 판단을 받을 자격이 있고, 여기에서 말하는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이라 함은 당해 처분의 근거 법규 및 관련 법규에 의하여 보호되는 개별적·직접적·구체적 이익이 있는 경우를 말하며, 공익보호의 결과로 국민 일반이 공통적으로 가지는 일반적·간접적·추상적 이익이 생기는 경우에는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이 있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6. 3. 16. 선고 2006두33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2조 제5호 전문, 제6호는 '노동쟁의'라 함은 노동조합과 사용자 또는 사용자단체(이하 '노동관계 당사자'라고 한다)간에 임금·근로시간·복지·해고 기타 대우 등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로 인하여 발생한 분쟁상태를, '쟁의행위'라 함은 파업·태업·직장폐쇄 기타 노동관계 당사자가 그 주장을 관철할 목적으로 행하는 행위와 이에 대항하는 행위로서 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저해하는 행위를 각 말한다고 규정하고, 제7조 제1항, 제3항은 같은 법에 의하여 설립된 노동조합이 아니면 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의 조정 및 부당노동행위의 구제를 신청하거나 노동조합이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없다고 규정하며, 제37조 제2항은 조합원은 노동조합에 의하여 주도되지 아니한 쟁의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면서, 제29조의 4, 제30조, 제31조 제1항, 제43조 제1항, 제2항, 제48조, 제81조 등에서 사용자 또는 사용자단체(이하 '사용자 등'이라고 한다)에게 각종 의무를 부과하고, 제90조 내지 제92조 등에서 사용자 등이 그 의무를 위반한 때에 형벌을 부과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또한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9조 제3항은 행정관청은 노동조합에 설립신고증을 교부하거나 같은 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한 통보를 한 때에는 지체 없이 그 사실을 관할 노동위원회와 당해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용자 등에게 통보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관계 규정들의 내용 및 이로써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사용자 등은 노동조합의 조합원인 근로자를 사용하는 관계에 있을 뿐만 아니라 근로자 또는 노동조합의 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의 상대방으로서 노동조합의 설립 여부에 관하여 이해관계가 있는 점, ② 노동조합법에 의하여 설립된 노동조합은 '노동조합' 명칭을 사용하면서 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의 조정 및 부당노동행위의 구제를 신청할 수 있는 등의 법적 보호를 받게 되고, 이에 따라 사용자 등은 여러 가지 의무를 부담하며 그 의무를 위반하는 경우에는 노동조합법에 따라 형벌까지 받게 될 우려가 있는 점, ③ 만일 사용자 등이 노동조합의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 등에 따른 절차에서 노동조합의 무자격을 주장하여 다툴 수 있을 뿐이라고 본다면, 사용자 등은 상당 기간 동안 불안정한 지위를 벗어날 수 없는 불이익을 입게 되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사용자 등이 노동조합의 무자격 여부를 다툴 수 있는 이익은 법률상 직접적이고도 구체적인 이익이라고 봄이 옳다. 따라서 사용자단체인 원고에게는 이 사건 처분의 무효 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으므로, 피고의 본안전 항변은 이유 없다.

3.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D, E, F는 선원이 아니어서 근로자로 볼 수 없고, G, H은 선주로서 사용자에 해당하므로, 이들을 조합원으로 한 이 사건 노조는 노동조합법에 따른 노동조합이라고 볼 수 없는데도, 이 사건 노조의 노동조합 설립신고를 수리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관계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심사권한의 존부

피고는, 노동조합의 설립신고를 받은 행정관청에게 당해 노동조합을 구성하고 있는 조합원들의 자격을 실질적으로 심사할 권한이 없다고 주장한다.

노동조합법 제12조는 행정관청이 설립신고서를 접수한 때에는 3일 이내에 신고증을 교부하도록 하여 이른바 '신고주의'를 채택하고 있으나, 노동조합법 제12조 제3항은 설립신고서를 제출한 노동조합이 노동조합의 자주성에 관하여 규정한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 각 목의 1에 해당될 때에는 신고증을 교부하지 아니하고 그 신고서를 반려하고, 설립신고서에 규약이 첨부되어 있지 않거나 설립신고서 또는 규약의 기재사항 중 누락 또는 허위사실이 있는 경우 또는 임원의 선거 또는 규약의 제정절차가 노동조합법 제16조 제2항 등에 위배되는 경우에는 20일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보완을 요구하고 그 기간 내에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신고서를 반려하도록 규정하며,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9조 제2항은 노동조합이 설립신고증을 교부받은 후에도 노동조합법에 정한 설립신고서의 반려사유가 발생하였을 때에는 행정관청은 30일의 기간을 정하여 그 시정을 요구하고 그 기간 내에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당해 노동조합에 대하여 노동조합법에 의한 노동조합으로 보지 아니함을 통보하도록 하고 있다.

위 관계 규정들의 내용에 비추어 보면, 행정관청에게는 노동조합법에 정한 설립신고서의 반려 또는 보완사유가 발생하였을 때에 이에 대한 보완을 요구하는 등으로 그 진위 여부를 가려내야 할 실질적인 심사권한이 있다.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노동조합법 제2조 제1호는 '근로자'라 함은 직업의 종류를 불문하고 임금·급료 기타 이에 준하는 수입에 의하여 생활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제4호 본문은 '노동조합'이라 함은 근로자가 주체가 되어 자주적으로 단결하여 근로조건의 유지·개선 기타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조직하는 단체 또는 그 연합단체를 말한다고 규정한 다음, 제4호 단서 라목은 근로자가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경우에는 노동조합으로 보지 아니하나, 다만 해고된 자가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한 경우에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이 있을 때까지는 근로자가 아닌 자로 해석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노동조합법 각 규정의 문언 내용과 취지 등을 고려하면, 노동조합법 제2조 제1호 및 제4호 단서 라목의 '근로자'라 함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특정한 사용자에게 고용되어 현실적으로 취업하고 있는 자에 한정하는 것이 원칙이며(대법원 2011. 3. 24. 선고 2007두4483 판결 등 참조), 다만 일시적으로 실업 상태에 있는 자나 구직 중인 자도 노동3권을 보장할 필요성이 있는 한 그 범위에 포함된다(대법원 2004. 2. 27. 선고 2001두8568 판결 참조).

그런데 갑 제7호증, 갑 제16호증의 1, 2, 갑 제17호증의 2 내지 10의 각 기재, 이 법원의 서귀포해양경찰서 성산파출소장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인정되는 아래의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로서는 노동조합법 제12조 제3항 제1호, 제2조 제4호 가목 및 라목에 의하여 이 사건 설립신고를 반려하였어야 하므로, 이를 수리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고, 이러한 흠은 중대하고도 명백한 것으로 볼 수 있어 이 사건 처분은 당연무효라고 보아야 하며, 따라서 이를 지적하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다. 한편, 이 사건 노조 규약 제10조 제2항이 조합사무실에 근무하는 지부장이상의 근로자가 본인의 의사에 따라 이 사건 노조에 가입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하여 달리 볼 수 없다.

(가)

D은 2009. 1. 1.부터 2012. 2. 29. 현재까지 승선한 적이 없으며, F는 이 사건 노조의 설립신고일 이후인 2011. 8. 10.부터 6일 동안 I에 승선하였을 뿐 그 외에는 승선한 적이 없다.

(나)

F는 3년 넘는 기간 동안 승선한 기간이 단 7일에 불과한 점 등에 비추어 이 사건 노조의 설립 당시 F가 일시적으로 실업 상태 또는 구직 중이었다거나 노동3권을 보장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할 수 없다.

(다)

G은 J의 공유자, H은 K의 소유자로서 선주, 즉 사용자이다.

(라)

이 사건 노조는 위원장 D, 부위원장 E 외 1인, 조합원 수 9명으로 하여 이 사건 설립신고를 하면서, D, E, F, G, H 등 12명을 참석 조합원으로 한 '설립총회 참석조합원 명단'을 첨부하였고, 아울러 지부장 이상은 노동조합 근무도 승선경력으로 인정한다고 규정(제35조 제4항)하고 있는 규약을 첨부하였으며, 근로계약서는 D에 대한 것 1부만을 첨부하였는데(더구나 당시 D은 68세나 되어서 위 근로계약서의 진정성이 의심스러운 상황이었다), 피고는 이 사건 노조가 사용자의 참가나 근로자가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는지 여부를 전혀 심사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설립신고를 수리하였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오현규(재판장) 김종범 정영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