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2,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5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에게 위 벌금 상당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제주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3고정39
판결선고
2013. 5. 24.
제주지방법원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은 관광호텔 및 관련시설업을 영위하는 제주시 C주식회사(변경 전 상호 'D 주식회사'. 이하, '회사'라 한다)의 대표이사인바, 2005. 3. 21.부터 회사에서 근무하다가 2011. 11. 22.자로 퇴사처리된 근로자 E의 퇴직금 7,434,780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내에 지급하지 않은 것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회사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한 근로자 8명(이하 '퇴직근로자들'이라고 한다)의 임금, 퇴직금 등 합계 51,720,687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그 지급사유 발생일로부터 14일 내에 지급하지 않았다.
증거의 요지
F, G의 각 증언
피고인에 대한 각 사법경찰관 피의자신문조서
서울지방노동위원회 화해조서, 각 수사결과보고 및 각 진정인 진술조서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 포괄하여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벌금형 선택
노역장 유치 : 형법 제70조,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퇴직근로자들의 퇴직일
변호인은, 퇴직근로자들에 대하여는 공소사실 기재 퇴직일인 2011. 11. 22.이 아니라 2011. 8. 8. 해고통지에 의해 근로관계가 종료되었으므로 그들에 대한 임금지급책임은 그로부터 14일이 경과한 2011. 8. 22. 당시의 대표이사에게 있는데, 피고인은 2011. 10. 7.에야 회사의 사내이사로 등기되었으므로 이 사건 범죄의 주체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증거들에 의하면 ① 퇴직근로자들을 포함하여 해고통지를 받은 근로자들 10명은 노동청에 부당해고구제신청(서울 2011부해2006)을 하였고, 이에 피고인은 2011. 11. 14.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인들에 대한 해고를 철회하고 복귀근무를 명하는 내용증명을 2011. 11. 14. 발송하였다'는 내용의 답변서를 제출한 사실, ② 그 후 2011. 11. 22. 위 사건에 관하여 피고인과 10명의 근로자들 사이에 '회사는 근로자들 10명의 4대보험 상실일자를 2011. 11. 22.로 정정한다'는 내용의 화해가 성립된 사실이 각 인정되는바, 노동위원회법 제16조의3 제5항에 따라 위 화해는 재판상 화해의 효력이 있고 재판상 화해가 성립되는 경우에는 화해의 창설적 효력에 의해 종전 법률관계를 대신하여 화해내용에 따른 새로운 법률관계가 성립하는 것이므로, 회사와 퇴직근로자들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화해에서 정해진 2011. 11. 22.자로 종료되었다고 할 것이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근로기준법위반의 고의 유무
변호인은, 피고인에게 이 사건 범죄에 대한 고의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임금 등의 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에 의한 근로기준법위반죄는 고의범이므로 사용자가 임금 등 지급의무가 존재한다는 점을 인식할 것을 요하고, 만약 임금·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고의가 있다고 볼 수 없을 것이나(대법원 2007. 3. 29. 선고 2007도97 판결 등), 서울지방노동위원회 화해조서(수사기록 238면)에 의하면 피고인은 2011. 11. 22. 회사를 대표하여 퇴직 근로자들 등 근로자 10명에게 2012. 2. 22.까지 미지급 임금 354,324,512원을 분할 지급하기로 약정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피고인은 위 약정과 같은 내용의 임금지급의무가 존재함을 당연히 알고 있었고, 임금지급의무의 존재 및 범위에 관한 인식이 없었다고 할 수 없다.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면책사유의 존재 여부
변호인은, 피고인이 회사를 실질적으로 경영하기 시작한 때에는 이미 전 경영진의 방만한 운영과 범죄행위로 인해 극도의 자금압박을 받는 상태였고, 그러한 상황에서도 피고인은 투자유치를 위해 노력하여 운영자금을 마련하고 회사자산을 매각하는 등 경영정상화를 위하여 최선을 다했으며 체불임금 해결을 위해서도 노력했으므로, 지급기간 내에 임금 등을 지급할 수 없는 불가피한 사정으로 인해 적법행위의 기대가능성이 없었으므로 피고인의 책임이 조각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임금 등의 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는 사용자가 그 지급을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으나, 경영부진으로 인한 자금사정 등으로 지급기일 내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경우에만 면책되고, 단순히 사용자가 경영부진 등으로 자금압박을 받아 이를 지급할 수 없었다는 것만으로는 그 책임을 면할 수 없으며, '임금이나 퇴직금을 기일 안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사용자가 퇴직근로자 등의 생활안정을 도모하기 위하여 임금이나 퇴직금을 조기에 청산하려는 최대한의 변제노력을 기울이거나 장래의 변제계획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이에 관하여 근로자측과 성실한 협의를 하는 등, 퇴직근로자 등의 입장에서 상당한 정도 수긍할 만한 수준이라고 객관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조치들이 행해졌는지 여부도 하나의 구체적인 징표가 될 수 있다.
이 사건에 있어, (1) 자금사정 등으로 인해 사회통념상 임금지급이 불가능하였다는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고, (2) 피고인도 사용자로서 임금 등 지급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증거들에 의하면 회사의 전 대표이사인 H은 회사 자금 약 72억 원을 횡령하고 배임행위로 회사에 125억 원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입힌 것으로 인하여 징역 6년 및 2년 6월의 각 유죄판결(서울북부지방법원 2012고합158, 2012고합526)을 선고받은 사실, 이러한 H의 범죄행위 등으로 인해 자금사정이 악화되어 회사는 2011. 7. 12.과 7. 19.에 서울중앙지방법원과 제주지방법원에 각 회생신청을 하였다가 취하하였고, 채권자들로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파산신청을 제기당하기도 하였으며, 회사 소유 부동산에 대해 경매절차가 개시되어 있는 사실이 인정되는바, 이에 따르면 피고인이 회사를 실질적으로 경영하기 시작한 2011. 8. 무렵 회사의 재정상태가 매우 좋지 않았던 점은 인정된다.
그러나, 나아가 피고인이 근로자들에게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증거들 및 '대체전표 등 회사제출자료', '체불임금관련'(수사기록 42, 57면) 등에 의해 인정되는 사정들, 즉 (1) 피고인은 근로자들과 화해할 당시 법원 공탁금 5억 원으로 화해조항에서 정해진 미지급 임금 354,324,512원을 지급하기로 하였으나, 화해 성립 후 2012. 1. 11. 3,000만 원, 2012. 9. 4. 1,000만 원을 근로자들을 대리한 변호사에게 지급하였을 뿐(수사기록 43, 53면) 근로자들이 회사 회계장부 등 업무관련 자료를 넘겨주지 않는다는 이유를 내세워 나머지 금액을 지급하지 않고 공탁금은 다른 채무 변제에 사용한 점, (2) 피고인 주장과 같이 피고인이 투자유치를 통해 운영자금을 마련하는 등 경영정상화를 위해 노력하였다 하더라도, 그와 같이 마련한 운영자금으로 근로자들의 임금을 우선적으로 변제하였다거나 근로자들에게 가능성 있는 변제계획을 제시하는 등의 노력을 한 사정을 인정할 자료가 없는 점을 종합하여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에게 '임금 등을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양형의 이유
다음과 같은 정상들을 모두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함.
유리한 정상 : 근로자들에게 일부 금액을 변제한 점, 피고인의 회사 운영 경위(회사에 투자하여 손해를 본 주주였다가 소액주주들을 대표하여 경영에 참여하게 되었고, 그 후 회사정상화를 위해 노력함) 및 운영 시작 당시 회사의 자금사정, 근로계약관계 성립 경위(전 대표자가 계약 체결) 등에 비추어 비난가능성이 적다고 판단되는 점, 이종 범죄로 벌금형을 2회 받은 것 외에 다른 전과가 없는 점
기타 : 피고인의 환경, 경제적 여건 등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허경호
별지
각주1) 화해를 통해 퇴직처리일자 등이 동일하게 정해진 점 등에 비추어 범의가 단일한 것으로 보임(대법원 1997. 9. 30. 선고 97도1490 판결 참조)
각주2) 화해내용에 따라 피고인이 근로자들에게 지급하기로 한 금액에는 근로자들이 실제 근무한 2011. 8. 8.까지의 임금체불액 외에 합의금조로 추가된 금액이 있고(수사기록 233, 252면), 이 사건에서는 2011. 8. 8.까지의 임금체불액에 대해서만 금품청산의무위반으로 공소가 제기되었는데(수사기록 8, 308면), 피고인이 나중에 지급한 합계 4,000만 원이 이 사건 공소제기 금액을 변제한 것인지, 아니면 나머지 금액에 대한 것인지 특정할 자료는 없으나, 피해변제 노력으로 참작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