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방법원 밀양지원판결

창원지방법원 밀양지원 2021. 9. 10. 선고 2019가합10483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피고 합자회사 A(이하 '피고 회사'라 한다)는 보통 여객 자동차영업을 목적으로 하는 합자회사로 최저임금법 적용 대상인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는 회사이고, 피고 B는 피고 회사의 무한책임사원이다. 원고들은 피고 회사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피고 회사소유의 택시를 운전하는 근로자이다.

나.

임금지급방식

원고들은 '1일 2교대제 또는 1인 1차제'의 방식으로 근무하면서 운송수입금에서 일정액의 운송수입금(이하 '사납금'이라고 한다)을 피고에게 납입하고, 나머지 운송수입금(이하 '초과운송수입금'이라고 한다)은 원고들이 소유하면서 피고 회사로부터 기본급, 수당 등의 명목으로 일정한 금액의 고정급을 지급받는 방식인 이른바 정액사납금제 형태로 임금을 지급받아 왔다.

다.

최저임금법의 개정

최저임금법은 2007. 12. 27. 법률 제8818호로 개정되어 일반택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이하 '택시운전근로자'라 한다)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서'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하는 제6조 제5항(이하 '이 사건 특례조항'이라 한다)이 신설되고, 위 법률 부칙 내지 2008. 3. 21. 법률 제8964호로 개정된 최저임금법 부칙에 따라 2010. 7. 1.부터 피고 회사의 본점 소재지인 밀양시에서도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되었다.

라.

2015년도 단체협약의 체결

피고 회사는 교섭권한이 있는 M 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과 사이에, 2014. 12. 30. 2015년도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는데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마.

2016년도 임금협정의 체결

피고 회사는 이 사건 노동조합과 2016. 6. 15. 2016년도 임금협정을 체결하였는데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바.

최저임금

최저임금법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이 결정 · 고시한 시간당 법정 최저임금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 주장의 요지

가.

원고들

피고 회사와 원고들 사이에 1일 근로시간을 3.5시간으로 단축한 2015년도 단체협약은 실제 근무시간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형식적으로 단축한 것에 불과하여, 강행규정인 이 사건 특례조항을 잠탈하기 위한 것으로 무효이다. 2016년도 임금협정 제5조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은 1일 12시간이다. 그런데 피고 회사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매월 지급한 임금 중 최저임금산입 대상 임금은 1일 12시간의 소정근로시간에 따라 산정한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므로 2016. 10.부터 2019. 12.까지의 법정최저임금에서 피고 회사로부터 지급받은 임금을 제외한 미지급 임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나.

피고들

피고 회사와 이 사건 노동조합 사이에 소정근로시간을 3.5시간으로 단축하기로 한 단체협약은 이 사건 특례조항을 잠탈할 목적이 아니어서 유효하고, 이와 같이 소정근로시간을 3.5시간으로 단축하기로 한 단체협약에 따라 2016년도 임금협정에서도 소정근로시간을 1일 3.5시간으로 정한 것이다. 이와 달리 피고 회사와 원고들 사이에 소정근로시간을 1일 12시간으로 합의한 바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최저임금 미달액에 상응하는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한편, 피고 B는 합자회사의 피고 회사의 무한책임사원이므로 상법 제269조, 제212조 제1항의 규정에 따라 합자회사의 채무를 완제할 수 없는 때 또는 합자회사 재산에 대한 강제집행이 주효하지 못한 때에 보충적 책임을 지는 것인데 이와 같은 점에 대한 입증이 없다.

임금채권의 소멸시효는 3년이고, 원고들이 이 사건 소를 제기한 시점은 2019. 10.23.이므로 2016. 10. 22. 발생한 임금채권은 시효로 소멸되었다.

3.

판단

가.

근로시간을 3.5시간으로 단축하는 협약의 효력

1)

관련법리

근로기준법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1주간의 근로시간은 40시간을, 1일의 근로시간은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도록 기준근로시간을 정하여 규제하면서(제50조 제1항, 제2항), 그 기준근로시간의 범위 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가 합의한 근로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규정하고 있다(제2조 제1항 제8호). 근로자는 합의한 소정근로시간 동안 근로의무를 부담하고, 사용자는 그 근로의무이행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게 되는데, 사용자와 근로자는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합의할 수 있다. 다만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거나, 노동관계법령 등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로서의 효력을 부정하여야 한다.

헌법 및 최저임금법 관련 규정 내용과 체계,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입법 취지와 입법 경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규정 취지 및 일반택시운송사업의 공공성,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 관련 전후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택시운전근로자 노동조합과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법리는 사용자가 택시운전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2)

구체적인 판단

갑 제1호증, 을 제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 회사와 이 사건 노동조합 사이에 소정근로시간을 3.5시간으로 단축하기로 하는 합의는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에 의하여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을 외형상 증액시키기 위한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❶ 피고 회사와 이 사건 노동조합 사이에 소정근로시간이 이전의 단체협정에 비하여 2015년도 단체협정에 의하여 3.5시간으로 줄어든 점은 다툼이 없는 바, 원고들을 비롯한 피고 회사 소속 택시운전 근로자들의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이 2015년단체협약 체결 전·후로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또한 피고 회사 소속 택시운전 근로자들은 2015년도 단체협약에 따라 1일 2교대제 37,000원, 격일제 74,000원, 일차제 57,000원의 사납금을 피고 회사에 납부하여야 하는데, 1일 3.5시간의 근로시간으로는 이와 같은 사납금을 마련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❷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되기 전과 달리,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으로 피고 회사와 같은 택시회사는 더 이상 초과운송수입금을 비교대상 임금에 산입할 수 없게 됨에 따라 고정급만으로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해야 하였는바, 이 사건 특례조항의 시행 이후부터는 고정급의 액수 자체가 중요한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 그런데 사용자인 피고 회사로서는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기 위하여 비교대상 임금에 포함되는 고정급을 증액하는 대신, 소정근로시간을 줄여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을 높이는 방식으로 시간급 최저임금액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수 있었다.

●

이 사건 특례조항은 종래 근로의무를 부담하기로 합의된 소정근로시간에 대응하여 지급되는 통상적이고 기본적인 고정급을 최저임금 수준 이상으로 높이는 것을 당연히 예정한 것이지, 이와 달리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은 전혀 변함이 없음에도 형식적으로만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함으로써 시간당 고정급이 고시된 시간급 최저임금 수준을 충족하도록 하는 편법을 예정한 것이 아니다(위 대법원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❹ 2015년도 단체협약은 피고 회사와 이 사건 노동조합 사이의 자발적인 합의에 의한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소정근로시간 단축이 근로관계 당사자들 사이의 자발적인 합의에 의한 것이라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특례조항의 취지를 회피하기 위한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를 유효하다고 할 수는 없다.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의 취지를 잠탈하기 위한 행위 그 자체일 뿐인데도 역으로 이러한 합의를 오히려 중시하여 유효하다는 결론을 이끌어 내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강행법규가 보호하는 이익을 보호의 대상자가 스스로 포기하기로 하였다고 하여 강행법규의 취지와 규범으로서의 효력이 부정될 수는 없다(위 대법원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나.

원고들에게 적용되는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판단

1)

관련법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3조에 의하면, 단체협약 중 근로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하여 정한 부분은 이른바 규범적 부분으로서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를 직접 규율하는 효력을 가진다. 이러한 규범적 부분은 단체협약이 실효되더라도 그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근로계약의 내용이 되어 그것을 변경하는 새로운 단체협약 내지 취업규칙이 체결 · 작성되거나 또는 개별적인 근로자의 동의를 얻지 아니하는 한 개별적인 근로자의 근로계약의 내용으로서 여전히 남아있어 사용자와 근로자를 규율한다(대법원 2014. 6. 26. 선고 2011다33825 판결 등 참조). 단체협약 또는 취업규칙의 소정근로시간 조항이 무효인 경우, 최저임금 미지급 여부와 관련하여 종전에 정한 소정근로시간 조항이 근로관계 당사자 사이에 효력을 미친다고 봄이 타당하고, 민법상 무효행위 전환 법리를 전제로 당사자의 가정적 의사를 해석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2)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판단

원고들은 소정근로시간을 3.5시간으로 단축하기로 하는 합의는 무효이므로 2016년도 임금협정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은 1일 12시간으로 해석되어야 함을 전제로그에 따라 계산한 법정최저임금에서 회사가 지급한 임금을 뺀 나머지 돈의 지급을 구하고 있으므로 먼저 원고들에게 적용되는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살펴본다.

피고 회사와 이 사건 노동조합 사이에 2016년도 임금협정상 "1일 근로 3.5시간으로 하며, 운수사업의 특수성을 감안하여 노사합의로 연장근로시간을 합하여 12시간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음은 앞서 기초사실에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갑 제1호증, 을 제2, 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❶ 위 규정은 문리적 해석상 소정근로시간과 연장근로시간을 합하여 1일 최대 12시간으로 한다거나 가능한 연장근로시간의 총합이 12시간이라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자연스러워 보이는 점, ❷ 이 사건 특례조항의 시행으로 피고 회사로서는 동일한 소정근로시간에 대하여 소속 근로자들에게 지급해야 할 임금이 실질적으로 상승하는 효과를 받게 되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려는 유인이 발생한 점, ❸ 2015년도 단체협약 체결 당시 피고 회사와 이 사건 노동조합은 소정근로시간을 1일 3.5시간으로 정하는 것에 합의하였는데, 2016년도 임금협정에서 이를 갑자기 급격하게 증가시킬만한 사정이 발생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위 규정을 소정근로시간을 1일 12시간으로 정한 것이라고 해석하기는 어렵고, 달리 피고 회사와 이 사건 노동조합 사이에 소정근로시간을 1일 12시간으로 정한 것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한편 원고들이 2016년 임금협정에 의하여 피고 회사와 원고들 사이에 소정근로시간을 1일 12시간으로 정하였다고 주장하는 것 외에 달리 2015년도 임금협정 체결 이전에 피고 회사와 원고들 사이에 합의된 소정근로시간 등 원고들에게 적용되어야 할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주장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위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추가 주장·입증이 없는 이상 원고들의 청구는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종수(재판장) 박이랑 박인범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