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원고는 택시여객 자동차운송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주식회사로 최저임금법 적용대상인 사업장을 운영하는 회사이고, 피고들과 피고 망 O, 망 X은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원고 소유의 택시를 운전하는 근로자이거나 근로자였던 사람이다.
피고 망 O은 이 사건 소송계속 중인 2024. 8. 22. 사망하여 소송수계인 Q, P, R가 피고 망 O을 상속하였고, 피고 S, T, U, V, W는 원고 소속 근로자였던 망 Y이 아래 바.항 선행소송 계속 중인 2020. 6. 15. 사망하자 망 Y의 상속인으로서 소송수계인이 되었던 망 X(2022. 7. 18. 사망)의 공동상속인들이다(이하, 기재의 편의상 피고 S,T, U, V, W 및 피고 망 O의 소송수계인 P, Q, R를 모두 원고 소속 근로자로서 아래 바.항의 선행소송의 당사자였던 원고 소속 근로자들로 보고, '피고들'이라고만 한다).
임금지급방식
피고들은 '1인 1차제 또는 격일제'의 방식으로 근무하면서 운송수입금에서 일정액의 운송수입금(이하 '사납금'이라 한다)을 원고에게 납입하고, 나머지 운송수입금(통상'초과운송수입금'이라 한다)은 피고들이 소유하면서 원고로부터 기본급, 수당 등의 명목으로 일정한 금액의 고정급을 지급받는 방식인 이른바 정액사납금제 형태로 임금을 지급받아 왔다.
2006년도 단체협약의 체결
원고는 Z 분회(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와 사이에 2006. 9. 14. 단체협약을 체결(이하 '2006년도 단체협약'이라 한다)하였는데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최저임금법의 개정
최저임금법은 2007. 12. 27. 법률 제8818호로 개정되어 일반택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이하 '택시운전근로자'라 한다)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서'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하는 제6조 제5항(이하 '이 사건 특례조항'이라 한다)이 신설되고, 위 법률 부칙 내지 2008. 3. 21. 법률 제8964호로 개정된 최저임금법 부칙에 따라 2010. 7. 1.부터 원고의 본점 소재지인 밀양시에서도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되었다.
최저임금법 개정 이후의 근로시간 변경
원고는 이 사건 노동조합과 사이에 2009. 9. 28. 단체협약(이하 '2009년도 단체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여 근무시간을 1일 6시간 40분으로 하되, 운수사업의 특수성을 감안하여 노사합의로 1일 2시간 주 12시간 한도로 연장근로 할 수 있는 것으로 변경하고, 같은 날 임금협정을 체결(이하 '2009년도 임금협정'이라 한다)하였다. 2009년도 임금협정의 주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후 원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10. 7. 16. 임금협정을 체결하면서 근로시간을 격일제는 1일 4.5시간, 일차제는 1일 2.86시간으로 변경하였다(나머지 주요 내용은 2009년도 임금협정과 동일하다, 이하 '2010년도 임금협정'이라 한다).
원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13. 4. 2. 단체협약을 체결하면서 근로시간을 1일3시간 48분으로 정하되, 1일 2시간 주 12시간 한도로 연장근로할 수 있는 것으로 변경하였고(이하 '2012년도 단체협약'이라 한다), 같은 날 임금협정을 체결하면서 근로시간을 격일제는 1일 3.8시간, 일차제는 1일 2.36시간으로 정하였다(나머지 주요 내용은 2009년도 임금협정과 동일하다, 이하 '2013년도 임금협정'이라 하고, 위 각 단체협약및 임금협정에서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기로 한 합의를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라 한다).
선행 사건의 경과
피고들은 2019. 9. 18. 이 법원에 원고를 상대로 '원고와 피고들은 2009년도, 2010년도, 2012년도, 2013년도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을 체결하여 실제 근로시간이나 근로 형태에 변경이 없음에도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를 하였는데, 이는 택시운전근로자의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하는 최저임금법 특례조항을 잠탈하기 위한 것으로서 무효이므로, 원고는 피고들에게 위 각 단체협약 체결 전인 2006년도 단체협약에 따른 소정근로시간인 주 44시간을 기준으로 계산한 정당한 임금과 피고들이 지급받은 임금의 차액(최저임금 미달액)을 지급하여야 한다'라는 취지의 소를 제기하였고, 항소심인 부산고등법원은 2023. 11. 9. '위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 중 2009년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는 유효하고, 2010년 및 2013년 소정근로시간단축합의는 무효이므로, 원고는 피고들에게 2010년 및 2013년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 전까지 적용된 유효한 2009년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에 따른 소정근로시간을 기초로 산정한 최저임금 미달액 및 이를 기초로 산정한 퇴직금 미지급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라고 판단하였고, 그 판결은 2024. 4. 1. 확정되었다[창원지방법원 밀양지원 2019가합10537, 10612(병합), 부산고등법원(창원) 2021나13557, 2021나13564(병합), 대법원 2023다306984, 2023다306991(병합), 이하 '선행 판결'이라 하고, 선행 판결에서 원고에게 지급 의무가 있음을 인정한 금액을 '미지급 임금'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가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 주장의 요지
주위적 청구원인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와 사납금 인상 억제 합의는 서로 밀접히 연결되어 있어 이를 별개의 합의로 취급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가 탈법행위로서 무효라면 이와 밀접히 연결되어 있는 사납금 인상 억제 합의 또한 위 탈법행위를 위한 수단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들은 원고에게 정상적으로 임금협정이 되었을 경우 받을 수 있었던 정상적인 사납금과 원고가 실제로 피고들로부터 받은 사납금의 차액인 별지1 기재 각 돈(미지급 임금 중 원금의 131.4%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예비적 청구원인
원고는 피고들의 위법한 탈법행위 요구(소정근로시간 단축)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함으로써 정상적으로 인상된 사납금을 받지 못하였고, 인상된 사납금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선행 판결에 따라 미지급 임금을 지급하는 손해를 입었으므로, 피고들은 원고에게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금으로 별지 기재 각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주위적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앞서 든 각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가 무효라 하더라도 원고와 피고들 사이의 임금협정 중 사납금과 관련한 부분까지 무효로 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들이 원고에게 추가 사납금 상당의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다.
민법 제137조는 임의규정으로서 의사자치의 원칙이 지배하는 영역에서 적용된다 할 것이므로, 법률행위의 일부가 강행법규인 효력규정에 위반되어 무효가 되는 경우 그 부분의 무효가 나머지 부분의 유효 · 무효에 영향을 미치는가의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개별 법령이 일부무효의 효력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는 경우에는 그에 따라야 하고, 그러한 규정이 없다면 원칙적으로 민법 제137조가 적용될 것이나 당해 효력규정 및 그 효력규정을 둔 법의 입법취지를 고려하여 볼 때 나머지 부분을 무효로 한다면 당해 효력규정 및 그 법의 취지에 명백히 반하는 결과가 초래되는 경우에는 나머지 부분까지 무효가 된다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4. 6. 11. 선고 2003다1601 판결 등 참조).
근로기준법 제15조는 민법 제137조 본문이 정한 일부무효 시 전부 무효 원칙의 적용을 명시적으로 배제하고 있는데, 근로기준법이 정한 최저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단체협약·취업규칙·근로계약은 무효가 되고(제1항), 그 무효로 된 부분은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으로 보충되므로(제2항), 위 근로기준법 제15조가 적용되는 사건에서는 '일부무효임을 알았더라면 당사자들이 다른 법률행위를 하였을 것인가'라는 가정적 의사를 탐구할 필요가 없다. 한편 최저임금법 제6조 제3항도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근로계약 중 최저임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임금으로 정한 부분은 무효로 하며, 이 경우 무효로 된 부분은 이 법으로 정한 최저임금과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들은 민법 제137조에 대한 특칙에 해당하고, 위 규정에 따르면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가 무효라고 하더라도 임금협정 중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가 아닌 다른 내용까지 무효가 된다고 볼 수는 없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근로기준법 제15조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시간의 최대한도를 초과하는 경우 초과한 근로시간을 정한 부분을 무효로 하는 것일 뿐 이 사건과 같이 소정근로시간이 너무 적다는 이유로 무효가 되는 경우에는 적용되지 아니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피고들은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에 따라 단축된 소정근로시간을 기초로 하여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을 받게 되었으므로,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는 근로기준법 제15조의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조건'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이 사건 청구는 임금협정 중 사납금에 관한 부분이 무효가 될 경우 피고들이 늘어난 소정근로시간에 비례하여 인상될 사납금과 기납입된 사납금의 차액을 원고에게 지급할 의무가 있음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가 무효라면 원고와 피고들 또는 이 사건 노동조합 사이에 사납금을 증액하기로 하는 협약을 하였을 수도 있으나 그것이 반드시 필연적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고, 실제로 그러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이상 이를 전제로 원고가 피고들에게 증액된 사납금 상당의 채권을 가진다고 볼 수는 없는데,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와 피고들 또는 노조 사이에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가 무효가 되는 경우 사납금의 인상 여부나 정도에 관한 합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임금협정 중 사납금에 관한 부분이 무효라는 이유로 원고가 주장하는 가정적 의사에 기초하여 피고들이 증가된 사납금을 원고에게 지급해야 한다면, 실질적으로 임금의 일부를 반납하는 결과가 되어 결국 피고들이 받게 되는 금액이 다시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사태가 초래될 수도 있는데, 이는 최저임금법의 규정을 형해화하는 것으로 허용될 수 없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들이 최소한 자신들이 받은 초과운송수입금의 범위 내에서는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더라도 최저임금법 규정을 형해화할 염려가 없다는 취지로 다투나, 초과운송수입금은 이 사건 특례조항의 시행에 의해 비교대상 임금에 산입할 수 없게 된 생산고에 따른 임금으로서 이를 이유로 최저임금법 규정이 형해화될 염려가 없다는 취지의 원고 주장은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입법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원고는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19가합73898(본소), 2023가합51697(반소) 등의 판결을 들어 이 사건 청구가 인용되어야 한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위 판결 중 택시회사의 청구가 인용된 부분은, 최저임금법을 잠탈하는 소정근로시간의 단축이 발생하였으나 그 이전에 사납금에 관한 합의가 있어 그 합의가 노사 간의 유효한 자치적 법규범으로 실질적으로 존재하였던 경우로서, 노사 간의 가정적 의사를 탐지하지 않고위 합의된 사납금에 미달하는 부분을 특정할 수 있었던 경우로서, 이 사안에 적용할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위 판결은 '사납금에 관한 유효한 합의가 존재하지 아니하여 가정적 의사로 사납금을 정해야 했던 근로자들'에 대한 추가 사납금 상당 부당이득 청구는 모두 기각하였다).
예비적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원고의 주장과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들이 소정근로시간의 단축행위를 함께 한 원고에 대한 관계에서 불법행위를 하여 손해를 가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한윤옥(재판장) 김현 박승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