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5,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않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판결
사건
2025고단484
판결선고
2026. 4. 23.
범죄사실
피고인은 2021. 1.경부터 경남 하동군 B에 있는 재단법인 C 가공공장의 본부장으로 근무하면서, 생산라인 운영 및 생산관리, 안전관리, 품질관리 등의 업무를 담당하던 중,2023. 4. 6.부터는 중대재해 산업안전관리자의 업무도 담당하게 되었다. 따라서 피고인에게는 시설보완, 보수 및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계획 수립,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안전교육 실시 등의 의무가 있었고, 특히 생엽절단기 등 공작기계를 정비하여야 하는 경우, 근로자들로 하여금 기계의 전원을 차단하고 점검 중이라는 내용의 표지판을 설치하는 등 필요한 방호조치를 취한 후 정비작업을 진행하도록 교육, 관리, 감독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야간 근무시 이물질 제거작업 등 공작기계 정비가 필요한 경우 현장을 관리, 감독하는 대리인을 지정하는 등의 안전계획을 수립하지 않고, 소속 근로자들을 상대로 공작기계 정비시 전원을 차단하고 작업하도록 안전교육을 제대로 실시하지 않았다. 또한 피고인은 실제 생엽 절단기의 이물질을 제거하여야 하는 상황에서, 소속 근로자들이 절단기의 전원을 완전히 차단하지 않은 채 절단기의 전원 스위치를 껏다가 켜기를 반복하며 에어프레셔를 이용하여 내부 청소를 하는 것을 알면서도 묵인해온 사실이 있었다.
피고인은 위와 같은 업무상 과실로 2023. 5. 15. 23:10경 위 가공공장에서 근로자들이 현장 관리자 없이 야간 작업을 하도록 하고, 생엽 절단기에 이물질이 걸리자, 생엽 절단기의 전원을 완전히 차단하지 않고 전원 스위치를 껐다가 켜기를 반복하는 상황에서, 피해자 D(남, 31세)이 생엽 절단기에 올라가서 에어프레셔와 손으로 이물질을 걷어내던 중 불상의 이유로 갑자기 가동된 위 생엽 절단기 칼날에 왼손이 끼이도록 함으로써 피해자로 하여금 좌측 수부 고도 압궤 절단상을 입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위와 같은 업무상 과실로 피해자로 하여금 상해를 입게 하였다.
증거의 요지
D, E, F, G, H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발생보고서 각 입건 전 조사보고서 및 수사보고서, 112신고사건처리표
연구소 직원 채용서 사본, 등기사항전부증명서, 진단서, 입퇴원확인서, 수술확인서, 수술 부위 사진, 분쇄기의 안전작업에 관한 기술지침, 가공공장 업무분장, 조직도, 현장사진, 사고 당시 CCTV 영상 캡처사진, 자율안전확인 대상기계 등의 규격 및 형식별 적용범위 별표2, 산업안전보건기준에관한규칙 88조, 92조, 생엽카터기 매뉴얼, 위험성평가 순회점검결과, 사고기계 비상전원장치 및 전원장치 사진, 식품가공용 기계의 안전작업에 관한 기술지침, 생엽절단기 사용설명서, 재해원인조사 의견서, C 가공공장 업무분장 내역, 생산라인 기계작동법 메모, I 메일송부내용, 각 녹취서 작성보고, 답변서, 위험성평가 참여 근로자 명단, 위험성평가 순회점검 위험성평가 결과표 및 위험성 평가 개선조치보고서, 안전관리자 지정공문 및 관련자료, 피해자녹음내용 정리자료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이 사건 사고에 관하여 피고인과 변호인은 피고인에게 주의의무위반이 없었고, 이 사건 사고는 피해자가 업무준칙이나 기계작동 매뉴얼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발생한 것 으로 피고인의 주의의무위반과 이 사건 사고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없다며 무죄를 주장한다. 그러나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모두 종합하면, 이 사건에서 피고인의 주의의무위반과 상당인과관계가 모두 인정되므로, 피고인과 변호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사업주는 소속 근로자에게 정기적으로 안전보건교육을 실시하여야 하는데, 구체적으로 작업 환경, 작업 공정 및 설비에 대한 위험요인과 안전작업 방법 등을 교육하여야 한다(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동법 시행규칙 제26조 제1항 [별표5]). 또한 사업주는 동력으로 작동되는 기계의 정비·청소·급유·검사·수리·교체, 조정 작업 등을 할 때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으면 해당 기계의 운전을 정지해야 하고, 기계의 운전을 정지한 경우에 다른 사람이 그 기계를 운전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기계의 잠금장치를 하고 그 열쇠를 별도 관리하거나 표지판을 설치하는 등 필요한 방호 조치를 하여야 하며, 작업하는 과정에서 적절하지 아니한 작업방법으로 인하여 기계가 갑자기 가동될 우려가 있는 경우 작업지휘자를 배치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92조). 그리고 사업주는 일정 규모 이상의 사업장에 안전관리자를 선임하여야 하는데, 안전관리자는 사업장에서 안전에 관한 기술적인 사항에 관하여 사업주 등을 보좌하고 관리감독자에게 지도·조언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으로서 해당 사업장 안전교육계획의 수립 및 안전교육 실시에 관한 보좌 및 지도·조언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산업안전보건법 제17조 제1항, 동법 시행령 제18조 제1항).
이에 따라 피고인이 이 사건 가공공장의 본부장으로서 2023. 4.경 이 사건 회사의 안전관리자로 지정되기는 하였으나 안전관리업무에 관하여 특별히 업무를 진행하거나 인지함이 없이 소속 근로자들에 대해 안전보건교육을 실시하지 않았고, 소속 직원인 피해자, E, F도 안전보건교육이 실시되지 않았다고 일치하여 진술하고 있으며(E은 경찰 조사에서 2021. 10.경부터 조사 당시까지 2022년경 1회만 안전교육을 받았다고 진술하는데 이는 사무직 외 근로자에 대하여 매 분기당 6시간 이상 안전보건교육을 실시하도록 한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26조 제1항 [별표4] 규정에 위배됨), 직원 I도 사업주와 피고인에게 안전교육이 필요하다고 수차례 말한 바 있음에도 안전보건교육이 진행되지 않았다고 진술하였다.
피고인은 안전관리자로 임명된지 한달여 밖에 되지 않았고, 사업주로부터 어떠한 업무지시를 받은 바 없다고 주장하며 자신의 책임 밖에 있었던 일이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사업주인 H은 당시 안전관리자였던 피고인에게 이러한 전반적인 안전업무를 위임하였다고 진술하고, 피고인도 안전관리자로서 수차례 안전관리업무에 관한 회의 참석 및 보고에 대한 결재를 수행하였으며, 설령 구체적인 업무지시가 없었더라도 피고인은 이 사건 회사에 십수년째 근무 중이었고, 안전관리자로 임명된 후이므로 해당 업무를 적극적으로 찾아 수행하였어야 하나, 전혀 이행한 바 없고, 사고 당일에도 작업지휘자를 배치하지도 아니한 상태에서 책임자인 자신은 퇴근하였다. 또한 피고인은 사업장의 안전관리에 관한 책임이 있는 자 또는 이를 보좌하는 자에 해당함에도 기계 조작 등에 관해 잘 알지 못한다는 이유로 이물질 제거 방법 등에 관해 지침을 마련하거나 교육한 사실이 없고 전적으로 피해자와 같은 정규직 근로자에게 맡겨둔 것으로 보이므로, 피해자가 다른 근로자에게 배운 위험한 방식으로 또는 임의적으로 이물질 제거를 하였다는 이유로 그 책임을 면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직원 I은 피고인이 '바람세기를 조절할 때 (안전에 유의하지 않고) 직원이 직접 올라가서 조절하라'는 등 지시를 하였다고 진술하기도 하였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이 이물질 제거 방법 등에 관해 지침을 마련하고 안전보건교육을 실시하며 안전관리자인 피고인 자신이 퇴근하는 경우 별도의 작업지휘자를 배치하였더라면 애초에 피해자가 위험한 작업을 시도하지 않았거나 작업지휘자 등이 작업전 전원 차단 확인, 잠금장치 설치, 작업 중 안전 감시 등을 통해 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절단기는 수직 방향으로 계속해서 생엽이 투입되는 구조여서 덮개를 덮을 수 없고 피해자가 작업하던 위치에서 닿을 수 있는 비상전원장치가 설치되어 있었음에도 피해자가 이를 이용하여 전원을 완전히 차단하지 않은 상태에서 동료 직원에게 다른 전원장치의 조작을 맡기고 이물질 제거 작업을 하다가 손이 끼이는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것이어서 피해자에게도 과실이 존재하나, 피고인의 과실과 피해자의 과실이 경합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과실과 이 사건 사고 사이의 인과관계가 단절된다고 볼 수는 없다.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268조, 벌금형 선택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양형의 이유
피고인의 주의의무위반으로 인하여 피해 근로자가 중한 상해를 입은 점은 불리한 정상이나, 피고인에게 동종전과 또는 벌금형을 초과하여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이 사건 사고의 발생에 피해자의 과실도 일부 존재하는 점, 피고인의 회사가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한 점,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들을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장민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