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판결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 2022. 3. 4. 선고 2021고정162 판결

주문

피고인들은 무죄.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A은 C노동조합 D부장이고, 피고인 B는 C노동조합 E지회 지회장이다.

피고인들은 2020. 10. 21.경 불상의 장소에서 피해자 F 주식회사(이하 ‘피해회사’라 한다)에 ‘2020. 10. 27. 12:00경에 거제시 G에 있는 피해회사가 관리하는 H(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 한다) 내 I에서 C노동조합 E 지회가 주최하는 집회(이하 ’이 사건 집회‘라 한다)의 참석을 위한 출입을 허가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고, 이에 대하여 같은 달 23.경 피해회사 직원인 J은 피고인들에게 집회개시·종료 시각, 진행 동선, 규모, 방법이 불분명하다는 이유 등으로 위 H 내의 출입을 허가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회신공문을 보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들은 2020. 10. 27. 10:00경 위와 같이 피해회사로부터 출입승인을 받지 아니하였고, H 정문 출입 통제 담당 직원으로부터 출입을 제지받았음에도 이를 무시한 채 위 H 정문을 통과하여 외부인의 출입이 엄격히 통제된 위 H 내부로 들어갔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동하여 피해회사가 관리하는 건조물에 침입하였다.

2.

판단

노동조합의 조합 활동은 근로자가 가지는 결사의 자유 내지 노동삼권에 바탕을 둔 것으로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고 한다) 제1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정당한 행위에 대하여는 민형사상 면책이 된다(노동조합법 제4조, 형법 제20조). 노동조합의 활동이 정당하다고 하려면, 첫째 주체의 측면에서 행위의 성질상 노동조합의 활동으로 볼 수 있거나 노동조합의 묵시적인 수권 혹은 승인을 받았다고 볼 수 있어야 하고, 둘째 목적의 측면에서 근로조건의 유지·개선과 근로자의 경제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하기 위하여 필요하고 근로자들의 단결 강화에 도움이 되는 행위이어야 하며, 셋째 시기의 측면에서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 별도의 허용규정이 있거나 관행이나 사용자의 승낙이 있는 경우 외에는 원칙적으로 근무시간 외에 행하여져야 하고, 넷째 수단·방법의 측면에서 사업장 내 조합 활동에서는 사용자의 시설관리권에 바탕을 둔 합리적인 규율이나 제약에 따라야 하며 폭력과 파괴행위 등의 방법에 의하지 않는 것이어야 한다. 이 중에서 시기·수단·방법 등에 관한 요건은 조합 활동과 사용자의 노무지휘권·시설관리권 등이 충돌할 경우에 그 정당성을 어떠한 기준으로 정할 것인지 하는 문제이므로, 위 요건을 갖추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조합 활동의 필요성과 긴급성, 조합 활동으로 행해진 개별 행위의 경위와 구체적 태양, 사용자의 노무지 휘권·시설관리권 등의 침해 여부와 정도, 그 밖에 근로관계의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충돌되는 가치를 객관적으로 비교·형량하여 실질적인 관점에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7. 29. 선고 2017도2478 판결 등 참조).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할 때, 피고인들이 이 사건 사업장에 출입한 행위는 정당한 조합 활동에 수반한 행위 또는 정당한 조합 활동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행위라 할 수 있고, 이러한 출입으로 인하여 피해회사의 기업운영이나 업무수행, 시설관리 등에 실질적으로 지장이 초래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들의 공소사실 기재 행위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

①

이 사건 집회는 피해회사 하청노동자 임금인상 및 권리보장을 목적으로 개최되었다. 피고인들은 위 집회를 주도하고 진행하기 위해 이 사건 사업장에 출입하였다.

②

피고인들은 F지회 차량에 탑승해 이 사건 사업장에 출입하였다. 위 차량은 피해 회사에 등록되어 있었는데, 위 차량이 위 사업장에 출입할 경우 사업장 출입문의 차단시설이 자동으로 열리고, 경비원들이 따로 차량에 탄 사람을 확인하지 않는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들이 이 사건 사업장에 노동조합차량을 타고 들어갈 당시 명확한 피해회사의 출입 저지 의사에 반하여 강제적으로 진입하였다고 보이지 않는다. ③ 피고인들이 출입문 등을 파손하는 방법으로 이 사건 사업장에 출입하지 않았다. 피고인들이 집회를 개최한 장소는 ‘I’이라고 불리는 사방이 트인 넓은 공간이고, 피고인들은 위 공간 이외에 다른 장소를 방문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④

피고인들은 2021년 11월경과 2022년 1월경 피해회사에 이 사건과 유사한 출입요청을 하였고, 피해회사는 그 출입을 허가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로 되지 아니하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되,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않는다.

판사 윤준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