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판결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 2022. 9. 28. 선고 2022고정9 판결

2022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2021고정301』

피고인은 통영시 B에 있는 ‘C회사 D대리점’을 운영하는 사람이고, 피해자 E(남, 61세)는 피고인에게 고용된 근로자로서 근로조건에 관한 쟁의행위를 하는 사람이다.

피고인은 2021. 5. 15. 17:40경 위 ‘C회사 D대리점’에서, 그곳 유리창 앞에 세워져 있는 피해자 소유인 시가 합계 50만원 상당의 집회 시위용 피켓 10개, 시가 2만원 상당의 화이트보드 1개를 가지고 가 위 대리점 1층 창고에 숨기는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하였다.

『2022고정9』

사용자는 근로자가 노동조합에 가입 또는 가입하려고 하였거나 노동조합을 조직하려고 하였거나 기타 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를 한 것을 이유로 그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그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할 수 없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2020. 8. 중순경 위 사업장 2층 사무실에서 그곳 출입문의 비밀번호를 변경한 후 이를 F노동조합 G지부 H단체에 가입한 I, J, E, K, L에게 고지하지 않고 위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아니한 근로자들에게는 고지함으로써 노동조합에 가입한 근로자들에게만 2층 사무실 출입을 제한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노동조합에 가입한 근로자들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하였다.

2.

판 단

가.

『2021고정301』관련 면소 주장에 관한 판단

1)

피고인은 2021. 12. 22.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에서 ‘2021. 4. 5. 16:25경 사이 위 C회사 D대리점에서, 피해자가 쟁의행위의 일환으로 매장 내부의 벽면과 유리창에 부착해 두었던 피해자 소유인 시가 14만 원 상당의 현수막을 뜯어내 이를 은닉하는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하였다’는 범죄사실에 대하여 무죄 판결을 받았고, 위 판결은 2021. 12. 30. 그대로 확정되었다.

2)

피고인과 변호인은 이 사건 범행이 판결이 확정된 범죄사실과 포괄일죄 관계에 있다고 주장하나,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범행일시는 2021. 5. 15.이고 판결이 확정된 범죄사실의 범행일시인 2021. 4. 5.이므로, 약 40일간의 시간적 간격이 있는 점, ② 이 사건 범행일시와 판결이 확정된 범행일시 사이에 다른 유형의 손괴 범행이 이루어지지 않았으므로, 위 각 범행은 단편적, 일회성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이 사건 공소사실에 기재된 손괴의 객체는 ‘시가 합계 50만원 상당의 집회 시위용 피켓 10개, 시가 2만원 상당의 화이트보드 1개’인 반면, 판결이 확정된 범죄사실의 객체는 ‘시가 14만 원 상당의 현수막’으로 서로 구별되는 점 등을 고려해 보면, 피고인의 단일하고 계속된 범의 아래에서 동일한 피해 법익에 대하여 이 사건 범행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범행과 판결이 확정된 범죄사실이 포괄일죄 관계에 있다고 평가할 수는 없으므로, 피고인과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나.『2021고정301』의 공소사실에 관한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의 이 사건 행위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로서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1)

피해자들의 집회시위 피켓에는 ‘노예처럼 부려먹고 점심 값조차 안주는 C회사 대리점 대표를 규탄한다’, ‘하루종일 쫄쫄 굶겨가며 노예처럼 부려먹는 C회사 대리점 대표를 규탄한다’는 등의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데, 이는 피고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표현에 해당한다[피해자는 위 피켓을 이용하여 피고인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는 범죄사실로 유죄 판결을 받기도 하였다(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 2021. 9. 8. 선고 2021고정215 판결, 항소심인 창원지방법원 2022. 7. 7. 선고 2021노2488 판결)].

2)

피고인은 위 피켓 등을 이유로 2021. 3. 4.경 C 주식회사로부터 기준에 부합하지 않게 대리점의 전시장을 운영하고 있다는 경고를 받은 후 같은 날 그러한 계약위반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재발할 경우에는 책임을 지겠다는 취지의 확인서를 작성하였다.

3)

이 사건 피켓의 표현은 피고인이 점장으로 있는 자동차 대리점에 대하여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할 여지가 충분하였으므로, 피고인이 자동차 판매 영업을 하는 데 상당한 지장을 초래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4)

피고인은 2020. 10. 30.경 전시장을 가로막고 있는 불법유인물 및 현수막 등을 철거할 것을 요구하는 공고문을 대리점에 게시하였고, 2021. 3. 17. 본사로부터 계약위반과 관련된 경고를 받았음을 알리면서 2021. 3. 19.까지 현수막 등을 철거해달라는 취지의 공고문을 게시하였으나, 피해자는 이에 응하지 않았다.

5)

결국, 피고인은 자신에 대한 명예훼손 표현이 계속되거나 대리점 영업 방해가 계속되는 되는 것을 막고자 어쩔 수 없이 이 사건 행위를 한 것으로 보인다.

다.『2021고정301』의 공소사실에 관한 판단

1)

검사의 공소제기

검사는, 피고인이 사무실 출입문 비밀번호를 변경한 후, 노동조합에 가입한 근로자와 그렇지 않은 근로자를 차별하여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아니한 근로자에게만 변경된 비밀번호를 고지하는 방법으로, 노동조합에 가입한 근로자들에게 불이익을 주었다는 취지로 공소를 제기하였다.

2)

노동조합의 가입 유무를 기준으로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주었는지 여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처음부터 노동조합 가입 유무를 가지고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않은 근로자에 대하여만 변경된 비밀번호를 고지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가)

노동조합에 가입되지 아니한 근로자인 M은 참고인조사 과정에서 변경된 비밀번호를 알게 된 경위에 관하여 ‘테블릿 PC를 찾기 위해 2층 사무실로 갔었는데, 사무실 문이 잠겨져 있고 비밀번호도 변경되어 있었다. 그래서 피고인에게 2층 사무실 비밀번호를 물으니 피고인이 자신에게 비밀번호를 알려주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이 법정 증인신문 과정에서도 ‘피고인으로부터 변경된 비밀번호를 사전에 고지 받은 것이 아니라 피고인에게 물어봐서 그 때 알게 된 것이다. 피고인으로부터 변경된 비밀번호를 노동조합원들에게 알려주지 말라는 등의 지시를 받은 사실도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나)

이 사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듯한 참고인들의 진술은, 노동조합에 가입되지 않은 M이 변경된 비밀번호를 알고 있는 것에 바탕을 두고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은 M의 진술에 비추어 보면, 참고인들이 사실을 오해한 상태에서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진술을 하였을 여지가 크다.

3.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판사 김창용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