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2년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3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사기의 점에 대하여)
피고인이 피해자 AE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말한 사실이 없고, 피해자로부터 돈을 빌린 AF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에게 거짓말을 한 사실이 없음에도, 원심은 이 사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이 사건 공소사실이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Z병원의 운영을 정상화하고자 노력하는 과정에서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점, 피해자들과 합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3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직권판단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피건대, 검사가 당심에 이르러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사기의 점에 대한 공소사실을 아래의 범죄사실란 [2012고단39]에 기재된 것과 같이 변경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그 심판대상이 변경되었으므로,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에는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피고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의하여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사건정보
창원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2노1481
판결선고
2012. 12. 6.
창원지방법원
제2형사부
판결
범죄사실
[2011고단472]
피고인은 창원시 마산합포구 Y에 있는 Z병원을 운영하는 자로서 1997. 12. 23. 피고인 명의로 창원시 마산회원구 양덕동 153-9 중소기업은행 동마산지점과 피고인 명의로 수표계약을 체결하고 당좌수표 거래를 하여 왔다.
피고인은 2010. 11. 17.경 창원시 마산회원구 AA에 있는 AB 사무실에서 수표번호 "AC", 액면 "300,000,000원", 발행일 "2011. 6. 14."로 된 피고인 명의로 된 위 은행 당좌수표 1장을 발행하였다.
위 수표소지인이 지급제시기간 내인 2011. 6. 14. 위 은행에 위 수표를 지급제시를 하였으나 피고인은 예금부족으로 지급되지 아니하게 하였다.
피고인은 이를 비롯하여 2010.경부터 2011. 2. 28.경까지 사이에 별지 범죄일람표에 기재된 것과 같이 액면금 합계 10억 원인 당좌수표 4장을 발행한 후 그 수표소지인이 지급제시기간 내에 위 은행에 지급제시 하였으나 예금부족으로 지급되지 아니하게 하였다.
[2011고단814]
피고인은 창원시 마산합포구 Y 소재 Z병원의 운영자이다.
피고인은 위 병원에서 2009. 10. 5.부터 2011. 5. 10.까지 간호사로 근무하고 퇴직한 근로자 AD에게 2011년 3월분 임금 582,728원을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하도록 기일 연장 합의 없이 지급하지 않은 것을 포함하여, 별지 '개인별 체불 금품내역서(1)-퇴사자' 기재와 같이 근로자 102명[C, D, E, F, G, H, I, J, K, L, M, N, O, P, Q, R(순번 110번), S, T, U, V, W, X 외 나머지 근로자]에게 총 합계 1,272,005,967원의 임금, 퇴직금을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하도록 기일 연장 합의 없이 지급하지 않았다.
[2012고단39]
피고인은 창원시 마산합포구 Y에서 Z병원을 운영하는 사람으로, 2010. 7.경 위 병원의 부채만도 10,000,000,000원 상당에 이르렀으며, 경영상의 어려움으로 인해 병원 근로자들에게 임금도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이었으므로 피해자 AE으로부터 금원을 차용하더라도 이를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0. 11.경 위 Z병원에서 그곳 관리이사로서 자금관리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AF으로 하여금 피해자에게 "병원운영자금으로 쓸 돈을 빌려주면 발행한 어음의 만기일까지 틀림없이 변제하겠다"라고 말하게 하여 피해자를 기망하고,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2010. 11. 17. 22,210,000원을 송금받고, 2011. 3. 14. 33,421,812원을 송금받고, 2011. 4. 25. 17,500,000원을 송금받고, 2011. 5. 6. 27,720,000원을 송금받아 합계 100,851,812원을 교부받았다.
증거의 요지
위 범죄사실에 대한 증거의 요지는, 원심판결의 해당란에 '증인 AO, AE, AP의 당심 법정에서의 각 진술'을 추가하는 외에는 원심판결에 기재되어 있는 바와 같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9조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각 부정수표단속법 제2조 제2항, 제1항(수표발행 후 부도의 점), 각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금품청산의무 위반의 점), 형법 제347조 제1항(사기의 점), 각 징역형 선택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형이 가장 무거운 사기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가중)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아래의 유리한 정상을 참작)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과 그 변호인은 피고인이 AF에게 공소사실에 기재된 것과 같은 말을 하게 하여 피해자 AE으로부터 돈을 차용한 사실이 없고, Z병원(이하 '이 사건 병원'이라 한다)의 재정을 관리하였던 AF이 이 사건 이전부터 피해자와 계속적인 거래를 하다가 일부차용금을 변제하지 못한 것일 뿐만 아니라 피해자도 이 사건 병원의 재정상황에 대하여 잘 알고 돈을 빌려준 것이어서 편취의 범의도 없었다고 주장한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다 증인 AO, AE, AP의 당심 법정에서의 각 진술을 보태어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은 이 사건 병원의 운영자이고, 병원의 관리이사인 AF이 피해자로부터 차용한 돈은 피고인 명의의 통장계좌로 입금되어 이 사건 병원의 운영자금으로 사용된 점, ② 피해자 AE은 경찰 및 검찰에서 "이 사건 병원이 재정적으로 어렵다는 사실은 2011. 5.경 AF이 2011. 3.경 발행한 어음의 만기를 연장하여 달라고 요청하여 알게 되었다. 이 사건 병원의 매출에 비하여 피고인이 상당히 많은 어음을 발행한 것으로 알고 있으나, 정확한 내역은 알지 못하며, 피고인에게 속은 점은 채무가 과다하여 어음이 정상적으로 결제가 되지 않고, 부도가 예상됨에도 어음을 담보로 나에게 돈을 빌려갔다는 것이다"라는 취지로, 당심 법정에서는 "2010년경부터 AF의 부탁으로 이 사건 병원에 어음할인의 방법으로 돈을 빌려주었는데, 그 돈을 피고인 명의의 통장으로 입금하였고, 피고인이 진료업무 외에 경영에도 참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진술을 한 점, ③ 이 사건 병원의 경리부장 AG은 경찰에서 "피고인이 이 사건 병원의 경영 전반에 대하여 AF 이사에게 위임을 하였고, AF 이사의 지시에 따라서 약속어음을 발행하였으나, 어음을 발행한 다음에 피고인에게 보고를 한다. 2010. 11. 15.부터 이 사건 병원에 근무하였는데, 그 전부터 자금상황이 좋지 않아 다른 사람으로부터 자금을 조달 받고 있었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점, ④ 피해자에게 이 사건 돈을 빌려달라는 말을 한 이 사건 병원의 관리이사 AF은 검찰에서 "피고인의 어음발행 용도 인감을 내가 보관하면서 물품대금 등 명목으로 어음을 발행하였는데,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총 결재대금 및 발행어음에 대하여 피고인에게 보고를 한다. 이 사건 돈을 AE으로부터 먼저 차용한 다음 피고인에게 그 사실에 대하여 매월 보고를 하였다. 이 사건 병원의 월 매출은 5억 원에서 5억 5,000만 원 정도 되었는데, 한 달에 어음 결제대금이 8억 원 정도 되어 운영하기 어려웠다. 이 사건 병원이 부도난 이유는 어음을 돌려막기하다가 도저히 자금 회전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점, ⑤ 이 사건 병원의 개원 당시부터 병원 운영자금을 빌려주었던 AO은 당심 법정에서 "어음할인의 방법으로 이 사건 병원에 운영자금을 빌려주었는데, 어음할인 당시 AF이나 경리직원과상의하여 돈을 빌려주었지만, 피고인도 증인의 사무실에 찾아와 돈을 빌려달라고 요구한 적이 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여 피고인도 이 사건 병원 운영자금과 관련된 금전거래에 관여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⑥ 피고인도 경찰 및 검찰에서 "병원 경영이 어려워 병원 운영자금으로 사용하기 위해 피해자에게 어음을 할인하는 방법으로 돈을 빌렸는데, 부도가 나는 바람에 일부 변제하지 못했다. 병원 운영이 어려운 상황에서 어음을 발행하였고, 지급을 못한 것이 사실이라 달리 할 말이 없다. 피해자로부터 의료소모품을 납품받고 그 대금을 지급하지 못한 사실이 있는데, 의료소모품 대금을 어음으로 결제하였다. 그 어음은 내가 AF에게 지시하여 발행을 한 것이고, 추후 보고를 하라고 하였다. 피해자로부터 이 사건 돈을 빌린 구체적인 경위는 잘 알지 못하지만 병원의 자금 압박으로 빌리게 되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어 피고인도 이 사건 돈의 차용여부와 이 사건 병원의 재정상황이 어떠하였는지 여부는 인식하고 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⑦ 또한 피고인이 이 사건 병원 운영자금이 부족하여 피해자 이외에도 AO, AP에게도 돈을 빌렸는데, 2011. 6. 14.경까지 그들로부터 빌려서 갚지 못하고 있던 돈이 6억 원이 넘었으며, 아직까지도 그 차용금 전액을 변제하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2010. 11.경 이전부터 이 사건 병원의 근로자들에게 임금 등을 지급하지 못하기 시작하여 당심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능력으로는 그 체불 금품을 청산하지 못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비록 피고인이 AF에게 직접 피해자로부터 돈을 빌릴 것을 지시하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 피고인도 당시 이 사건 병원의 운영자금이 부족하여, 병원 재정을 담당하고 있던 AF이 이를 다른 곳에서 조달하여 사용하고 있다는 사정을 잘 알고 있었으므로, 이 사건 병원의 운영자로서 AF으로부터 어음 발행 및 그 결제 상황에 대하여 매월 보고 받던 피고인이 묵시적이나마 AF에게 병원 운영 유지를 위하여 필요한 자금을 빌리도록 지시하였다고 봄이 상당할 뿐만 아니라 당시 이 사건 병원의 재정형편상 그와 같이 빌린 돈을 변제기일 내에 갚을 수 없다는 사정도 미필적이나마 인식하고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인이 AF에게 피해자로부터 돈을 빌릴 것을 지시한 적이 없고, 편취의 범의도 없어 피고인에 대하여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피고인과 그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양형의 이유
피고인이 발행하여 지급되지 아니한 수표의 액면금 합계가 10억 원이고, 피고인이 고용한 근로자들에 대한 체불 임금 등이 12억 원 상당이며, 피해자 AE에게 편취한 돈도 1억 원 상당에 이르는 등 이 사건 범행의 규모와 죄질이 가볍지 아니한 점,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 일부를 부인하면서 반성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는 점 등 피고인에게 좋지 않은 정상들이 있으나, 피고인이 당심에 이르러 부도난 수표들을 모두 회수하고, 사기 범행의 피해자 AE과 원만히 합의하였을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피해 근로자들과도 원만히 합의하여 그들이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병원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자금 부족 등의 문제로 발생한 것일 뿐 의도적으로 저지른 범행은 아닌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이 동종의 범행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벌금형보다 중한 처벌을 받은 전력도 없는 점 등의 사정을 고려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징역형의 집행을 유예하는 형을 선고하기로 한다.
판사 이상균(재판장) 이수웅 김지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