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방법원판결

창원지방법원 2015. 1. 14. 선고 2014노1610 판결

주문

피고인들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A

1)

사실오인

가)

피고인 A은 W병원의 병원장으로 재직할 당시, 병원이 수차례 어음 결제를 하지 못하여 부도에 이르는 등 극심한 경영난에 있었고, 피고인 B가 피고인 A을 배제한 채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하여 피고인 A이 병원장으로서의 권한을 행사할 수 없었다. 따라서 피고인 A이 병원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으므로 피고인 A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위반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

나)

피고인 A은 명목상 W병원의 병원장으로 재직하였을 뿐, 병원을 운영할 실질적인 권한이 없었으므로 W병원이 Y협회에 간병비를 지급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지급하지 아니하였던 사실을 알지도 못하였고, 위 간병비를 보관하는 지위에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다)

그럼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기준법위반의 점과 업무상 횡령의 점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6월, 집행유예 1년)은 지나치게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피고인 B

1)

사실오인

피고인은 피해자 AC으로부터 금원을 차용하면서 피해자 AC을 기망한 사실이 없고, 위 차용 당시 차용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있었다. 그럼에도 이와 달리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사기의 점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은 지나치게 무거워서 부당하다.

다.

검사(양형부당)

원심의 형은 지나치게 가벼워서 부당하다.

2.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가.

피고인 A의 근로기준법 위반의 점에 대하여

1)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36조에서 정하는 임금 및 퇴직금 등의 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는 사용자가 그 지급을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으나, 경영부진으로 인한 자금 사정 등으로 지급기일 내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사회통념에 비추어 인정되는 경우에만 면책되는 것이고, 단순히 사용자가 경영부진 등으로 자금압박을 받아 이를 지급할 수 없었다는 것만으로는 그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여기서 '임금이나 퇴직금을 기일 안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사용자가 퇴직 근로자 등의 생활안정을 도모하기 위하여 임금이나 퇴직금 등을 조기에 청산하기 위해 최대한 변제노력을 기울이거나 장래의 변제계획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이에 관하여 근로자 측과 성실한 협의를 하는 등 퇴직 근로자 등의 입장에서 상당한 정도 수긍할 만한 수준이라고 객관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조치들이 행하여졌는지 여부도 하나의 구체적인 징표가 될 수 있다(대법원 2006. 2. 9. 선고 2005도9230 판결, 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11도10539 판결 등 참조).

2)

살피건대, 기록에 의하면 W병원은 병원 운영자금으로 사용하기 위하여 수백억에 달하는 어음을 발행하였으나 어음금을 지급기일에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였고, 병원의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대출받지도 못하여 자금난에 빠지게 되었으며, 이러한 사정들이 이 사건 금품 체불의 한 원인이 된 점, 피고인 A은 병원장으로 취임한 후 자신의 신용으로 병원운영자금 일부를 대출받았고 병원 운영에 필요한 기계의 리스계약 체결시 연대보증을 하였으며, W병원의 운영자금을 대출받게 하여 주겠다는 AG에게 대출업무를 맡기는 등으로 병원 운영자금의 조달을 위하여 일부 노력한 점 등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위와 같은 점 외에 피고인 A이 구체적인 임금지급계획이나 자금조달계획을 수립하여 이를 직원들에게 설명하고 협의하거나, 퇴직근로자 등의 생활안정을 도모하기 위하여 임금이나 퇴직금 등을 조기에 청산하기 위해 최대한의 변제노력을 기울였다는 다른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

3)

따라서 앞서 본 사정만으로는 피고인 A이 피해 근로자들의 체불금품 청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다고 평가하기는 어려운바, 이 사건 임금 등 체불에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는 피고인 A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나.

피고인 A의 업무상횡령의 점에 대하여

1)

살피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A은 W병원의 투자자로서 병원장으로 취임한 이후부터 병원장을 사임하기까지 계속하여 병원장의 병원자금의 보관 및 지출에 관한 업무를 수행하여 왔다고 봄이 상당한바, 피고인 A이 피해자 Z에게 지급하여야 하는 간병비 중 16,343,100원을 보관하던 중 병원의 운영자금으로 지출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 A의 이 부분 사실오인 주장도 이유 없다.

가)

피고인 A은 2011. 1. 8.경 W병원장으로 취임하였는데 취임 이전인 2010. 12. 1. 당시 병원장이었던 피고인 B는 Y협회 회장 Z와 사이에 W병원이 간병인의 노무를 제공받는 대가로 환자 측으로부터 수령한 간병비를 Z에게 매월 10일 경에 일괄하여 지급하기로 합의하였다.

나)

피고인이 병원장으로 재직할 당시 W병원은 환자 측으로부터 간병비 명목으로 합계 48,230,000원 상당의 금원을 지급받았는데 Z에게는 31,886,900원만을 입금하여 주고 2011. 2. 1.부터 2011. 4. 28.까지의 간병비에 해당하는 나머지 금액은 병원의 운영자금으로 사용하였다.

다)

병원의 경리업무를 담당하였던 AA는 수사기관에서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하여 "Z로부터 위 간병비를 지급하여 달라는 독촉을 여러 차례 받고 당시 병원장이었던 피고인에게 이를 두 세 차례 보고한 사실이 있다. 고소인이 직접 피고인 A을 찾아온 적도 있다.", "소액은 자신이 지출을 먼저 하고 증빙자료를 갖추어 경리일보에 기재하여 보고하고 10만 원 이상 지출은 원장님이나 재무이사에게 구두결재를 득하고 난 후에 집행을 한 다음 경리일보를 작성하였다.", "피고인 A이 취임하고 나서는 병원장 아래에 원장 결재란을 하나 더 두어 원장 결재란에 B가 결재하고 병원장 결재란에 A 원장이 결재하였다."라고 진술하였다(이상 증거기록 35~37면, 52~57면).

라)

Z는 "간병비에 대하여 처음에는 B 원장에게 독촉을 하였으나 병원이 피고인 A에게 넘어간 이후에는 피고인 A에게 독촉을 하였다."라고 진술하였다.

마)

당시 재무이사로 근무하였던 AF는 '돈을 지출할 때에는 피고인 A에게 구두나 서면으로 보고한 다음에 지출하였고, 피고인 B, A, AD이 병원장으로서 권한 행사를 하였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실제로 피고인 A이 병원장으로 근무할 당시 W병원의 내부 기안문서나 공문에 결재하여 온 사실이 있다.

바)

또한 피고인 A, B, AD은 W병원을 운영할 목적으로 각각 10억 원, 5억 원, 200억 원 정도를 공동으로 투자하였고, 피고인 B가 W병원의 개원 당시 병원장으로 취임하여 병원을 운영하였으나, 병원의 경영난이 계속되자 피고인 A이 병원장에 취임하기로 하면서 피고인 B와 사이에 W병원에 대한 B의 지분의 1/2를 인수하기로 합의하였다. 피고인 A은 병원장으로 취임한 이후에도 병원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하여 금융기관에서 20억 원을 대출받았으며, 병원의 기계를 리스하는 데에 필요한 자금 약 40~45억 원을 조달하면서 연대보증을 하였다.

2)

한편 피고인 A 및 변호인은 병원장으로 재직하던 중에 AG에게 병원장 및 투자자로서의 모든 권한을 포기하기로 하는 합의포기각서를 작성하였으므로 병원 운영의 실제 권한이 없었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2011. 2. 7. AD, 피고인 A, AG, 피고인 B, CF 등이 모여 2011. 6. 30.까지 AG으로부터 자신들의 투자금을 반환받기로 하는 것을 조건으로 W병원에 대한 권리를 포기한다는 내용의 합의포기각서를 작성한 사실, 이에 따라 AG이 W병원의 운영자금 대출업무를 담당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이로 인하여 피고인이 병원 내의 각종 운영자금 집행과 관련하여 병원장으로서 권한 행사를 중단하였다고 볼 만한 아무런 자료도 없고, 오히려 위 합의각서 작성 이후에도 피고인 A이 자신의 명의로 병원 내부 서류 및 대외 공문 등에 결재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 A은 위 합의각서 작성 이후에도 병원장으로서 권한 행사를 계속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인 A 및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다.

피고인 B의 사기의 점에 대하여

살피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 B가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 AC을 기망하여 위 피해자로부터 4,800만 원을 교부받아 편취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 B의 사실오인 주장도 이유 없다.

1)

피고인 B는 피해자 AC에게 자신이 직접 4,800만 원을 W병원에 빌려달라고 말한 사실을 인정하고 있고, AC과 함께 근무하였던 AI의 진술도 이에 부합한다.

2)

피해자 AC은 수사기관에서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하여 "피고인이 2010. 12. 13.경 자신에게 '병원 운영이 너무 어렵다. 돈이 있으면 좀 빌려 달라. 3~4일만 있으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의료비가 나올 것이니 그 돈으로 갚아주겠다."라고 말하여 2010. 12. 14.경 자신의 계좌에서 4,800만 원을 수표로 인출하여 피고인에게 빌려주었다."라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116~117면, 공판기록 493면)

3)

피고인 B는 수사기관에서 "피해자 AC에게 돈을 빌려서 병원 운영자금으로 쓰려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병원 운영으로 나오는 돈으로 갚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만 하였지 구체적으로 어떻게 갚겠다는 생각을 한 것은 아니다. 당시 자금 사정이 어려웠던 것은 사실이다. 고소인으로부터 받은 돈은 병원 직원들 임금을 주기 위해 빌린 돈이기 때문에 그 돈은 자금담당 이사가 알아서 갚아줄 것으로 생각을 하였다."라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120면).

4)

피고인 B가 피해자 AC으로부터 금원을 차용할 당시 W병원의 대지 및 건물등기부에는 2010. 7. 21.자 채권자 CG 명의의 가압류등기와 지방세 등의 체납으로 인한 가압류등기 등을 비롯하여 여러 가압류등기가 경료되어 있었고, 2011. 4. 25.경에는 어음금의 지급을 하지 못함으로써 부도에 이르렀으며, 2011. 5. 6.경에는 폐업을 하였고, 2011. 6. 1.에는 W병원의 대지 및 건물에 대하여 경매개시결정이 있었다.

3.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들이 143명의 근로자들의 임금 합계 약 13억 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는바, 피해 근로자의 수가 많고 체불된 임금액도 거액인 점, 피고인 A의 횡령액 및 피고인 B의 편취금액도 각각 거액인 점, 피고인 B는 당심에 이르기까지 피해자 AC에게 편취금액을 변제하지 아니하였고, 위 피해자와 합의하지도 아니한 점 등 불리한 정상이 있다. 또한 피고인 A은 1984년경 벌금형으로 1회 처벌받은 전력을 제외하고는 전과가 없는 점, 피고인 B는 초범인 점, 피고인들이 원심에서 근로자 17명에 대하여 체불임금 343,590,759원을 지급하지 아니한 것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근로자들에게 체불임금을 지급하고 합의한 점, 피고인들은 당심에 이르러 추가로 5명의 근로자들과 합의하여 위 근로자들이 피고인들의 처벌을 원하지 아니하고 있고 위 근로자 중 3명의 임금 약 5,700만 원을 변제한 점, 피고인 A은 원심에서 업무상횡령죄의 피해자 Z에게 피해금액 중 10,000,000원을 지급하고 피해자 Z와 합의한 점, 피고인 B는 피해자 AC으로부터 편취한 금액을 대부분 근로자들의 임금을 지급하는 데에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바, 범행의 동기 및 범행 후 정황에 참작할 만한 면이 있는 등 유리한 정상이 있다.

여기에 피고인들의 연령, 성행과 환경, 범행의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의 조건을 참작하여 보면 원심이 선고한 형이 지나치게 가볍거나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들 및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도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들과 검사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권창영(재판장) 송진호 박선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